서희건설 ‘포스트 이봉관’ 세 갈래 시나리오

한 데 모인 이 회장댁 삼공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서희건설 후계구도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다. 지난달을 끝으로 이봉관 회장의 세 딸들이 모두 입사했기 때문. 후계 경쟁 가능성이 언급되는 배경이다. 반면 사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서희건설은 ‘1조 매출’을 자랑하는 중견 건설사다. 광고모델인 배우 한고은씨와 아파트 브랜드 스타힐스로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다. 서희건설은 국내 건설사 브랜드 평판 10위에 진입하는 등 실적 면에서도 상승세다.

1조 매출
중견건설

창업주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 지난 1982년 운송회사 ‘유성화물’을 설립했다. 1994년 건설업으로 업종을 변경, 서희건설을 코스닥 상장사로 키워냈다. 현재 이 회장은 25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의 수장으로 우뚝 섰다.

이 회장 슬하에는 3명의 딸이 있다. 이 중 첫째와 둘째는 일찍이 회사 경영에 뛰어들었다.

장녀는 이은희 서희건설 부사장으로 지난 2014년 ‘통합구매 담당 상무’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치밀하면서도 직원들과 시원하게 소통하는 성격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유성티엔에스 사내이사와 서유이엔씨 감사 등을 맡고 있다.


차녀는 이성희 서희건설 전무다. 이 전무는 지난 2015년 상무서 전무로 승진, 재무본부서 회사의 살림을 도맡고 있다. 이 전무는 상당히 계획적인 성격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유성티엔에스의 사내이사이기도 하다.

두 딸은 일찌감치 승계 후보로 거론됐다. 이들의 서희건설 지분은 미약하지만 그룹 지주사서 일정 지분을 쥐고 있었다.

서희건설그룹의 최상위에는 이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유성티엔에스’의 최대주주(22.57%)다. 이어 유성티엔에스는 서희건설서 가장 많은 지분(26.18%)을 갖고 있다.

장·차녀 이어 검사 출신 막내 입사
세 자매 나란히 지주사 지분 보유

다시 서희건설은 ‘한일자산관리앤투자’의 최대주주(50.41%)이고,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오너 일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유성티엔에스 지분(16.72%)을 보유하고 있다.

즉, ‘오너 일가→유성티엔에스→서희건설→한일자산관리앤투자→유성티엔에스’의 순환출자구조인 셈이다. 이하 계열사들은 각각의 회사를 중심으로 뿌리를 내렸다.

유성티엔에스 지분 현황은 이 회장(8.68%)과 이 부사장(4.35%), 이 전무(3.53%) 등이다. 눈길이 가는 건 막내딸의 입지. 이 회장의 셋째 딸은 첫째와 둘째보다 많은 6.0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이도희 전 청주지검 검사로 재직 시절 유성티엔에스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회사 경영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검복을 벗고 서희건설 미래전략실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 서희건설 서희 스타힐스 아파트

이도희 서희건설 수석부장은 사업별 투명성을 확보,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신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등 중차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부장이 입사하기 전 후계 순위는 장녀와 차녀로 좁혀졌다. 이 수석부장을 제외한 두 자매의 공동경영 가능성도 관측됐다. 이 수석부장은 지주사 지분만 취득했을 뿐, 경영권과 멀찍이 떨어져 있었던 탓이 컸다. 이미 직책을 달고 있는 언니들과 결이 달랐다. 하지만 이 부사장이 입사하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해석이다.

오순도순?
옥신각신?

서희건설은 그룹 핵심사다. 다만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높지 않다. 이 회장(3.94%)과 이 부사장(0.68%), 이 전무(0.58%), 이 수석부장(0.58%)의 합은 5.78%에 불과하다.

서희건설은 ▲한일자산관리앤투자(건물관리업) ▲경기라이프(시설물관리업) ▲경주환경에너지(폐기물 처리업) ▲칼라스퀘어(부동산임대 및 공급업) ▲내외경제티브이(영상, 방송통신업) 등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소재 해외 법인 한 곳도 해당 범주에 포함된다.

서희건설은 이 외에도 여러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회장 등은 유성티엔에스서 모두 22.57%의 지분을 확보했다. 유성티엔에스는 서희건설의 최대주주인 만큼 승계의 핵심 축으로 풀이된다. 유성티엔에스의 지분 확보 여부에 따라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성티엔에스는 ▲애플디아이(가공식품 도소매) ▲이엔비하우징(주택신축 판매 및 임대) ▲유성강업(철강재 도소매) ▲동화실업(항만하역) 등을 종속회사로 뒀다.

후계 구도가 거론되면서 관심은 승계 재원 여부로 향했다. 눈길이 쏠린 곳은  배당정책. 그룹 계열사 가운데 몸집이 크고, 이 회장과 세 딸의 지분이 있는 유성티엔에스와 서희건설이 꼽혔다.

후계 경쟁?
재원 마련?

하지만 두 회사의 배당 규모는 승계를 언급할 정도로 크지 않다. 승계 재원을 마련하기엔 턱없이 적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유성티엔에스의 3년간 배당은 ▲2억100만원 ▲2억9700만원 ▲3억5300만원 등에 불과했다.


서희건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동기간 서희건설은 ▲15억7000만원 ▲25억4900만원 ▲25억3600만원 등의 배당을 실시했다.

두 회사의 배당은 순이익에 비해 높은 편도 아니었다. 같은 기간 유성티엔에스의 당기순이익은 109억원서 120억으로, 서희건설은 285억원서 369억원으로 성장했다.
 

유성티엔에스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은 ▲1.83% ▲2.46% ▲2.90% 등이었다. 서희건설은 ▲5.82% ▲8.07% ▲7.18%에 머물렀다. 이 회장 등의 지분을 감안했을 때 이들에게 돌아가는 현금을 승계 자금으로 해석하기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시선이 가는 또 다른 영역은 오너 2세의 개인회사. 승계를 앞둔 기업들은 후계자들의 개인회사를 그룹 차원서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때론 과도한 ‘밀어주기’로 논란이 되는 사례가 적잖다.

지난 2013년 이 부사장과 이 전무는 각각 90%, 10%의 지분을 출자, ‘애플디아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오늘날 지분 구조는 유성티엔에스(50.82%), 이 부사장(34.43%), 이 전무(14.75%) 등이다. 애플디아이는 유성티엔에스의 종속기업이다.

한 회사 모두 입성…후계 경쟁 시작?
사측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일축


회사의 사업 목적은 식당 및 편의점(체인점) 운영으로 애플디아이는 설립 초기부터 서희건설이 운영 중이던 안성맞춤, 함평나비, 예산휴게소 등 고속도로 휴게소를 넘겨받았다. 지난 2015년에는 독립형 편의점인 로그인(LOGIN)을 인수, 편의점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애플디아이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45억원 ▲146억원 ▲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유성티엔에스서 비롯된 내부거래는 ▲1억원 ▲1억원 ▲8900만원에 불과했다. 소위 ‘일감 몰아주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반면 서희건설서 발생된 매출은 ▲69억원 ▲68억원 ▲52억원 등이었다. 같은 기간 애플디아이 매출액의 ▲47.69% ▲46.83% ▲60.58%에 해당한다.

서희건설은 최근까지도 애플디아이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서희건설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재료매입’ 명목으로 애플디아이에 5억원을 지출했다. 다만 직전년도 같은 기간에 41억원이 오간 점을 미뤄볼 때 크게 줄어든 수치다.

애플디아이 외에도 주목을 받는 회사는 ‘이엔비하우징’이다. 이엔비하우징 역시 초기에는 오너 일가 지분이 100%였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지분은 48.98%로 낮춰졌고, 나머지 51.02%는 유성티엔에스가 소유 중이다.

이엔비하우징은 지난 2016년 서희건설로부터 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2017년과 2018년의 경우, 2억원으로 수렴했다. 유성티엔에스서 비롯된 매출은 지난 3년간 없었다.

사실 무근
“전혀 아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후계 구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후계에 대해 정해진 것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회장님께서 아직 정정하시고, 실무를 맡고 있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말 그대로 (세 딸들이)각자 역할을 맡고 있을 뿐 경쟁구도는 없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뒤늦게 입사한 이 수석부장이 유성지엔에스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지분 확보는) 이전에 이미 있었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서희건설 주가 조작 의혹 그 이후…

서희건설은 ‘문재인 대통령 테마주’로 꼽힌다. 이 회장은 문 대통령과 경희대학교 동문으로 총동문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서희건설은 지난 2018년 6월 보도자료를 통해 ‘남북 접경지역 지뢰제거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골자는 비무장지대(DMZ) 등에서 지뢰 제거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민간연구소와 맺었다는 것.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발표된 소식이었다. 서희건설은 ‘남북 경제협력주’에 이름을 올렸으며 주가는 수직상승했다.

당시 서희건설 주가는 주당 1000원 초반에 머물러 있었지만 다음날부터 2000원대 초반까지 껑충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지뢰사업 MOU가 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논란이 된 점은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 사이 이 회장이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는 것. 이 회장은 지난해 7월31일부터 8월3일까지 모두 661만6000주를 팔았다.

세부적으로 ▲7월31일 260만주 ▲8월1일 70만8000주 ▲8월2일 260만주 ▲8월3일 70만8000주 등이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주식 매각을 통해 116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거뒀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이 회장의 주식매매와 관련, 사전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안은 없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사측은) 투명하고 떳떳하다는 입장”이라며 “금감원 조사를 있는 그대로 성실하게 받았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MOU 체결 이후)주가가 오를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내부적으로도(지뢰제거 사업이) 이슈가 될지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제약회사는 신약 개발 등 관련 이슈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지만, 서희건설의 경우 사업 청사진을 그린 MOU였을 뿐”이라며 “만일 서희건설서 수주 등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들이 발생했다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잘라 말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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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