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윤석열 검찰총장 흔들 공수처 작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20.01.06 10:27:05
  • 호수 12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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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영감님…뒷방 늙은이 신세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궁지에 몰렸다. 검찰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 법안이 통과되면서 ‘무소불위 권력’의 근원이었던 기소 독점권이 깨졌다. 이외에도 검찰은 수십 가지 난제에 직면했다. 
 

지난달 30일 공수처 설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올해 7월께 출범할 전망이다. 공수처법은 정부로 이송돼 약 20여일의 준비 기한을 거쳐 공포되고, 6개월이 경과된 시점부터 시행된다.

개혁 첫 발 
힘 빠진 검

공수처는 대통령,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대법원장·대법관·판사, 검찰총장·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 고위공직자 본인 또는 가족의 범죄혐의 수사를 맡는다. 직무유기·직권남용·피의사실공표·공무상비밀누설·알선수재 등의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기소권도 일부 갖는다. 검사와 판사, 경무관 이상 경찰관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직접 기소할 수 있다. 검찰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독점적으로 갖고 있던 기소권을 공수처와 일부 나눠 갖게 됐다. 형사소송법 246조는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비대한 권한을 갖고 정치권력의 이해 또는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이를 남용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검찰 견제를 위해 공수처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같은 검찰권 남용의 하나로 기소 독점주의도 꼽혀왔다. 공수처가 설치되면 이 같은 검찰 권한이 분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시 기능이 강화되고, 그간 검찰 내부 비위 발생 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것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


검찰은 공수처 통과 직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최근 수정안에 포함된 범죄 인지 시 공수처에 즉시 통보토록 한 조항이 “독소조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이 수사 착수를 통보할 이유가 없고, 자칫 뭉개기 부실수사나 사건 암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판·검사 경무관 이상 고위직 특수수사 임무
기소독점 65년 만에 깨져…부패수사도 넘어가 

또 윤석열 검찰총장은 신년사를 통해 공수처 설치법 관련 메시지를 담았다. 윤 총장은 지난달 31일 “검찰총장으로 저는, 헌법정신과 국민의 뜻에 따라 (검찰 가족)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총장은 신년 다짐회에 앞서 이날 배포한 신년사를 통해 “형사사법 관련 법률의 제·개정으로 앞으로 형사 절차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공수처뿐만 아니라 검경수사권 조정까지 앞두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핵심은 경찰의 1차 수사 재량권을 대폭 늘리고,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권한은 줄여 검찰과 경찰을 수직적 관계서 상호협력 관계로 설정하는 것이다.
 

▲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공동취재단

개정안은 우선 경찰이 모든 사건에 대해 1차적 수사권과 종결권을 가지도록 했다.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는 ▲부패 범죄, 경제 범죄,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방위사업 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인지한 각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제한된다.

용두사미 
조국 수사

개정안은 경찰의 권한을 키우는 대신 보완책으로 검찰의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 방안을 담았다. 검찰은 기소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 수사 요구권,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 등 경찰이 수사권을 남용했을 때 사건 송치 및 시정조치, 징계 요구권 등의 통제 장치를 갖는다.


경찰은 검사의 보완 수사 요구가 있는 경우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이행하고, 결과를 검사에 통보하도록 했다. 경찰이 수사 결과 ‘혐의없음’ 결론을 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결정하더라도 결정 이유가 담긴 서면과 관계 서류·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고, 검찰은 서류 등을 90일 이내에 반환하도록 했다.

또 불송치 결정 이유를 서면으로 고소인 등에게 통지하도록 했고, 고소인 등이 이의를 신청하면 곧바로 검사에 사건을 송치하도록 했다. 검사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할 때는 그 이유를 문서에 명시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고, 경찰은 사건을 재수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유지하되, 고등검찰청에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영장심의위원회를 둬 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 경찰이 심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경찰 수사 당시의 피의자 신문조서보다 증거 능력을 높게 인정받았던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을 제한하는 방안도 담겼다. 개정안은 검찰서 작성된 피의자 신문조서라도 재판단계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앞두고…

조국 수사는 용두사미가 됐다.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지난해 8월27일 대대적 압수수색과 함께 수사에 착수한 지 126일 만이다. 조 전 장관과 일가의 비리 혐의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검찰이 그동안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의 동생 및 5촌 조카를 구속하는 데 성공했으나 사건의 몸통이라던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신병 확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언론 보도를 보면 조국은 중죄인이었고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든 수사였지만 결과는 너무 옹색하다”며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흠집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 인사들과 함께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서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패스트트랙 국회 충돌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으로부터 큰 비난에 직면했다. 서울남부지검은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등 75명의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 의안 및 법안접수 방해, 정치개혁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 방해 등 고발 사건을 수사한 결과 황 대표, 나경원 의원 등 의원 14명, 보좌진 2명을 지난 2일 불구속 기소했다.

무리한 먼지털이 스톱?
검찰총장 책임론 부상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11명에 대해선 약식명령 청구를, 나머지 48명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했다.

국회 의안과와 회의실서 공동폭행한 혐의 등으로 고발된 민주당 의원 58명 가운데 이종걸·박범계·표창원·김병욱 의원 등 의원 4명과 보좌진·당직자 4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박주민 의원 등 2명은 약식명령을 받았다. 검찰은 나머지 의원 31명, 보좌진·당직자 9명 등 40명에 대해선 기소유예를, 권미혁·김해영·박완주 등 의원 6명과 당직자 2명에 대해선 혐의없음 처분했다.


이 같은 처분에 대해 민주당은 “여야 균형을 위한 기계적 기소”라며 유감을 표했으며 한국당은 “여당무죄 야당유죄”라고 반발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정치적으로 매우 편파적 판단을 한 검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야당에는 철퇴를, 여당에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국민의 눈이 정녕 두렵지 않은가”라고 논평했다.

검찰의 연이은 난기류로 윤 총장의 사퇴설도 제기된다. 매번 검경 수사권 조정서 검찰의 힘을 빼는 제도가 마련될 때마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이에 반발해 자진사퇴를 선택하곤 했다.

패트 수사로
정치권 압박?

지난해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공수처 법안 지정을 비판하며, 사실상 자진사퇴했다. 2011년 김준규 전 검찰총장도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 반발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임기 46일을 남기고 사퇴했다. 2005년 김종빈 전 검찰총장도 ‘헌정 이래 경찰의 첫 수사지휘권 발동’에 반발해 취임 6개월 만에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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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