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①연천 전곡선사박물관

우주선을 타고 시간 여행

▲ 독특한 외관이 인상적인 전곡선사박물관

추운 겨울이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이불 밖은 위험해!”라며 움츠러든다. 따뜻한 집도, 롱 패딩도 없던 선사시대 사람들은 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호기심을 보이는 아이 손을 잡고 연천 전곡리 유적(사적 268호)에 위치한 전곡선사박물관으로 향한다. 

전곡리 유적은 1978년 미군 병사 그렉 보웬이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전기 구석기시대 문화를 주먹도끼 문화권과 찍개 문화권으로 분류하던 종전 세계 고고학계의 학설을 뒤엎은 사건이었다. 동북아시아 최초로 전곡리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되며 아시아 지역의 인류 진화가 뒤처지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연천 전곡리 유적 입구

전곡리 유적과 ‘전곡선사박물관’은 구석기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소다. 유적 관람은 유료, 박물관은 무료이며 두 곳은 입구는 다르나 유적 후문을 통해 연결된다.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유적까지 함께 돌아보기에 좋지만, 겨울에는 실내 박물관이 매혹적이다.

독특한 외관

전곡선사박물관은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기다란 곡선형 건물은 국제 설계 공모를 거쳐 프랑스 건축 팀이 설계했다. 외형은 원시 생명체인 아메바와 미래 지향적인 우주선 모양이고, 스테인리스 판을 덮은 외벽은 뱀 비늘을 모티프 삼아 빛을 받으면 반짝거리도록 설계됐다.

▲ ‘원시인 루시 현대인을 만나다’ 조형물과 전곡선사박물관이 어우러진 풍경

건물 규모가 커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조금 떨어져서 보려고 산책로에 들어선다. 마른 억새와 풀이 무성한 야외는 선사시대 분위기다. 매머드나 구석기인 조형물이 분위기를 더한다. 풀밭 사이로 반짝이는 은빛 건축물이 선사시대에 불시착한 우주선 같다.


마침 옆으로 ‘원시인 루시 현대인을 만나다’라는 조형물이 눈에 띈다. 현대에 사는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선사시대에 도착한 상상을 해본다.

▲ 박물관 입구가 지하 1층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된 박물관 내부는 전시 특성에 맞게 동굴처럼 설계했다. 입구가 지하 1층이다. 야외에서 입구로 이어져, 표시가 없으면 지하 1층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지하 1층에는 안내데스크와 3D영상실이 있고, 상설전시실과 고고학체험실(인터스코프) 등 주요 관람 시설, 카페테리아, 뮤지엄 숍은 대부분 1층에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요일과 1월1일, 설날·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 ‘전곡 구석기나라 여권’은 뮤지엄 숍에서 발급한다.

고고학, 선사시대, 주먹도끼처럼 먼 옛날이야기에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관심을 보일까? 박물관은 이런 부모의 우려를 아는 듯, 여러 가지 재미난 장치를 마련했다. 대표적인 예가 ‘전곡 구석기나라 여권’이다. 여권을 발급하면(유료) 아이들이 좀 더 재미나게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다.

여권은 뮤지엄 숍에서 판매한다. 여권을 사면 제일 먼저 여권용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구석기인으로 변신한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RFID 칩이 내장된 카드를 받으면 구석기 시간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정교한 모형이 행진하듯 늘어섰다.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중앙의 메인 전시물에 시선을 빼앗긴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정교한 모형이 행진하듯 늘어섰다. 초기 인류 화석 중 하나인 사헬란트로푸스차덴시스(별칭 투마이)부터 학창 시절에 달달 외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 등이다.

동북아시아 최초 주먹도끼 발견된 곳
구석기시대 생활상 보여주는 장소

세계적인 복원 예술가 엘리자베스 데인스의 손을 거친 전시물은 머리카락 한 올, 주름 하나까지 섬세해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하다.

▲ 본인의 사진과 고생대 인류의 모습을 합성해보는 체험이 흥미롭다.

“옛날에는 사람이 진짜 저렇게 생겼다고요?” 아이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저 시대에 살았다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한 모양이다. 여권과 카드를 들고 체험 코너로 향한다. 시대별로 설치된 터치스크린에 RFID 카드를 대면 미리 찍어둔 본인의 사진과 고생대 인류가 합성된 사진이 나온다.

‘너무 이상하게 생겼다’는 충격도 잠시. 투마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등으로 변한 자신을 보며 즐거워한다. 다양한 사진 꾸미기 기능까지 있어 그야말로 아이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 제한 시간 내에 미스터리 상자의 비밀번호를 추론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가이드 투어, 전곡리 유적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3D 영상 등이 알찬 관람을 도와준다. 제한 시간 내에 박물관에서 미스터리 상자의 비밀번호를 추론하는 성인 대상 프로그램(유료)도 인기다.

▲ 인터스코프에서 즐기는 VR 체험

인터스코프는 종전 체험 시설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박물관에 우주선 테마를 결합해 공간을 꾸미고, 고인류 VR존과 냉동 미이라 ‘외찌’ 체험존 등 체험형 전시물을 배치했다. 극심한 환경오염 때문에 지구를 떠나 화성에 정착한 인류가 수천 년 뒤 자연 복원된 지구를 탐사하는 상상 속 이야기를 담아 흥미롭다.

▲ 야영장, 캐러밴, 산책로 등 다양한 휴양 시설을 갖춘 한탄강관광지

전곡선사박물관과 가까운 한탄강관광지는 야영장, 캐러밴, 산책로, 한탄강어린이교통랜드, 물놀이장 등 다양한 휴양 시설을 갖췄다. 풍광 좋은 한탄강을 끼고 자리해 운치 있는 휴식을 선사한다. 임진물새롬랜드는 하수종말처리장을 공원으로 만들었다. 캠핑장과 산책로, 놀이 시설 등을 조성했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꾸며 재미를 더한다.

▲ 하수종말처리장을 공원으로 만든 임진물새롬랜드

연천에는 고구려의 흔적이 많다. 연천 당포성(사적 468호)은 절벽을 이용한 평지성이다. 호로고루, 은대리성과 함께 연천 지역 고구려 3대 성으로 꼽힌다.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대지가 삼각형이고 성의 양쪽은 절벽이라, 평지와 연결되는 동쪽 성벽만 높게 축조했다. 지형을 활용한 고구려의 축성법을 살펴볼 수 있다.

▲ 연천 당포성은 절벽을 이용한 평지성이다. ▲ 고려조 네 왕의 제사를 지내던 숭의전

고구려의 흔적

연천 숭의전지(사적 223호)는 조선 시대에 고려조 네 왕(태조, 현종, 문종, 원종)과 충신 16인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 지낸 숭의전이 있던 자리다. 태조 이성계가 1397년 전각을 세우고, 고려 태조의 위패를 모신 게 숭의전의 시초다. 한국전쟁 때 전각이 모두 소실돼 1970~1980년대에 재건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전곡선사박물관→임진물새롬랜드→연천 숭의전지→연천 당포성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전곡선사박물관→연천 전곡리 유적→한탄강관광지
둘째 날: 임진물새롬랜드→연천 당포성→연천 숭의전지→연천고랑포구역사공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전곡선사박물관 http://jgpm.ggcf.kr
- 연천군 문화관광 https://tour.yeoncheon.go.kr
- 한탄강관광지 http://hantan.co.kr

문의 전화
- 연천군청 관광과 031)839-2063
- 전곡선사박물관 031)830-5600
- 한탄강관광지 031)833-0030


대중교통 
지하철: 수도권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 하차, 시청역 출발 기준 약 1시간20분 소요. 소요산역 정류장에서 39번·39-1번·53번· 53-1번 버스 등 이용, 전곡선사박물관앞 정류장 하차, 약 20분 소요.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자가운전
세종포천고속도로→민락 IC→민락지하차도→민락교차로에서 동두천·양주 방면 오른쪽→신평화로→소요산교차로에서 안흥마을·안흥동 방면 오른쪽→신흥학교삼거리에서 도곡골 방면 좌회전→신천로에서 동안교 방면 우회전→강변로→연천·전곡 방면 우회전→하봉암로에서 평화로 방면 좌회전→평화로→사랑동삼거리에서 좌회전→전곡선사박물관

숙박 정보
- 조선왕가(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연천읍 현문로, 031)834-8383, www.chosun1807.com 
- 알멕스랜드(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왕징면 왕산로218번길, 010-5266-4017, www.almecsland.com
- 연천세계캠핑체험존: 전곡읍 선사로, 031)835-7100, http://hantan.co.kr 

식당 정보
- 망향비빔국수 본점(비빔국수): 청산면 궁평로, 031)835-3575
- 명신반점(짜장·짬뽕): 전곡읍 전곡역로, 031)832-2307
- 신라가든(옛날불고기돌솥정식): 청산면 평화로, 031)832-7666, https://sinlagarden.modoo.at

주변 볼거리
연천 호로고루, 재인폭포, 허브빌리지, 연천 경순왕릉, 임진강 주상절리, 한탄강지질공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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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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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