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냐 실패냐…기로에 서다

2020 창업시장 전망

새해 자영업 창업시장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공존한다. 어느 쪽이 더 강한 지를 예상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창업시장을 활성화시킬 만큼 강한 긍정적 요소가 있다고 해도, 여전히 과당경쟁을 하고 있는 자영업 시장이 인구통계학적 구조 및 노동 정책적 변화와 ICT의 발달로 인한 유통과 서비스의 근본적인 변화에 맞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편의성에 대한 지향을 충족시키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영업을 위협하는 요소도 차고 넘쳐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창업환경의 부정적 변화 속에서도 시장을 재구축해 고객가치를 높이는 혁신 업종과, 미묘한 트렌드 변화를 포착한 틈새 업종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경영진과 점포주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잘 대처해야 한다. 경기가 좋아지고 창업 환경이 유리하게 변하기를 기대하거나, 가만히 앉아서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경영만이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위협

새해에는 무인점포가 전 업종으로 확산돼나갈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올수록 단순 업무는 무인화된다. 경쟁 심화와 인건비 상승에 대처하는 방법은 한정돼 있다.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운 자영업 시장에서 점포의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키오스크 설치, 무인 스터티카페, 무인 모텔, 코인 노래방, 코인 빨래방 등 점포의 무인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특히 CCTV 설치와 앱을 통한 원격 조정이 가능한 기술개발이 돼 있고, 한국인의 시민의식 향상은 무인점포 시대를 여는 데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급성장해온 커피전문점은 올해 무인카페의 확산으로 새로운 경쟁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키오스크 설치를 넘어서서 완전한 무인카페 창업, 즉 무인카페 및 벤딩머신 고급 자판기가 퍼져나갈 것이다.

왜냐하면 1500원 하는 커피전문점이 인건비 상승의 부담으로 중장기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따라서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00원 하는 무인카페나 벤딩머신 커피가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로 사람이 직접 만드는 것에 못지않게 자판기가 맛있는 커피를 제조하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다.
 

또한 무인카페는 문을 열고 닫는 것을 앱을 통해 자동으로 할 수 있고, 대부분 지역이 24시간 영업도 가능해 다점포 창업자들의 새로운 업종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수 년 전 편의점 창업자들의 다점포 창업으로 편의점이 크게 증가한 사례에서 보듯이, 인건비 부담이 없는 무인카페나 벤딩머신 창업이 다점포 창업 수요자들의 인기를 끌 수 있다.

‘터치커피’는 벌써 50여개 점포로 확장했고, ‘바리스타마르코’는 벤딩머신을 200여군데에 설치했다. ‘카페띠아모’에서 론칭한 ‘스마트띠아모’ 역시 론칭하자마자 많은 창업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 업종은 병원이나 대형 건물의 벤딩머신 자판기로 설치하거나 밤늦게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자투리 점포로 시작해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직원을 줄일 수 있는 IT기술도 점포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점포 앞이나 테이블 위에 붙어 있는 QR 코드로, 주문부터 결제까지 모든 게 실현 가능하다. 국내도 테이블 주문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고급 식당은 테이블 위에 비치된 태블릿PC로 주문할 수 있는 곳이 증가하고 있고, 각 자리에 정착된 간단한 터치 주문 시스템을 갖춘 매장도 늘어난다. 

‘역전할머니맥주’는 최근 많은 고객들로 북적거리는 매장으로 알려져 있는데, 각 자리에 고정 비치된 주문 시스템으로 인건비 한두 명 분을 절감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시끄럽고 복잡한 매장에서 고객들도 자리에서 편안하게 주문할 수 있어서 편리하고, 추가 주문 때마다 일일이 직원을 불러서 대면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어서 반응이 좋다.

이 밖에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처럼 스마트오더 시스템도 늘어나고 있고, 줄을 서야 하는 ‘대박’집도 앱을 통한 시간예약으로 불편함을 해소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울 잠원동에 있는 편의점 CU의 새로운 콘셉트 'Eco Friendly CU'의 132㎡ 남짓 규모의 매장은 최근 오픈하자마자 고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도시락, 죽, 치킨, 오뎅, 샌드위치, 샐러드, 햄버거, 고구마, 커피 등 다양한 즉석식품을 매장 내에 마련된 2인용 10여개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컵라면과 각종 주전부리를 함께 먹는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들락거린다. 

주변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 중심에 자리잡은 이곳은 얼마 전 24시간 영업하는 중형 마트가 문을 닫은 후 밤늦은 시간 생필품 이용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간식거리를 찾는 젊은 층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침 출근 시간대는 샌드위치 등 테이크아웃 고객들도 들른다. 셀프결제시스템도 갖춰져 있어서 직원 한 명이면 충분히 운영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편의점 공룡이 몰려오고 있다. 이전 5년이 편의점 수의 양적 성장이었다면, 향후 5년은 중대형 편의점으로 재편되는 편의점 전성시대가 될 것이다. 일본과 대만은 이미 99㎡, 165㎡ 이상의 중대형 편의점으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하지만 한국은 4만5000여개의 편의점이 82.5㎡이하가 전체의 72%, 66㎡ 이하가 전체의 52%에 달할 정도로 동네 구멍가게 수준이다. 이러한 편의점들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중대형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할 것이다. 다양한 즉석식품과 신선식품들이 편의점 매장에 진열되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의 골목상권은 공룡 편의점과 경쟁해야 하는 또 다른 위험 요소를 안게 됐다. 특히, 김밥, 분식, 죽, 샌드위치, 도시락, 치킨, 피자, 저가 커피 등 중소형 매장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부정적 요소 공존
과연 어느 쪽이 더 강할까

지난해에도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편의점만 유의미한 성장을 했다. 1인가구가 증가하고, 초개인화 추세와 귀차니스트들은 동네 어귀의 멀티숍인 편의점을 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선식품 제조기술의 발달과 유통망의 원활화는 편의점 제품에 대한 고객 만족도도 높이고 있다. 급성장하는 HMR, 밀키트 제품 또한 편의점이 주변 식당을 공격하는 요소다.  

배달하는 편의점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에 촘촘하게 들어선 편의점들이 본격적으로 배달을 시작하면 주변 자영업자뿐 아니라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새벽 배송 등 신선식품 배송은 가격 인상 요인 등 많은 리스크 요소가 있지만, 편의점 배달은 동네 가까운 곳으로 배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 만족도가 높고 편리함도 있어서 향후 배달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단일 메뉴의 배달전문 업종도 편의점의 다양한 메뉴 배달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공격

저녁식사 수요를 겨냥한 편의점의 출현도 예상된다. 이로써 24시 편의점 주변의 원룸 고객이 편의점에서 다양한 신선식품으로 식사하고, 셀프빨래방을 이용하면서 냉장고와 세탁기가 없어도 되는 편의점 공룡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자영업자들은 이러한 공룡 편의점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메뉴와 서비스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IT와 앱을 통한 마케팅 전략으로 스마트 경영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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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만 아는 보수대연합

장동혁만 아는 보수대연합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방선거를 53일 앞두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자 일각에선 “장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 후 부정선거론을 제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장 대표가 취임 직후 구상했던 보수 대연합은 이미 무너졌다. 그의 구상은 왜 무너졌을까? 그리고 누가 그다음을 노리고 있을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장 대표는 미국 국제공화연구소의 초청을 받았다. 원래는 지난 14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초청 측의 요청으로 3일 앞당겨 출국했다. 누가 뭐래도 앞당긴 출국 장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최전선 워싱턴 DC로 출발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코 외면할 수 없기에 나아간다”고 주장했다. 6·3 지방선거를 53일 앞둔 시점에서, 그것도 일정을 더 늘린 출국이었다. 그 스스로는 “6·3 지방선거는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는 거대한 전선이 될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의 분열과 고통의 시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위기의 대한민국 앞에서 우리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지난 1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너무 갑작스럽게 비밀스럽게 가셔서 명분을 모르겠다”며 “선거를 코앞에 앞둔 상황에서 공천도 마무리가 안 됐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선거가 어려운 상황에서 뛰어야 하는 후보들이 단 하루라도 낭비하지 않도록 후보를 빨리 결정지어 주는 일”이라며 “그걸 포기하고 미국에 간 것은 이번 선거가 이미 어렵게 된 마당에 포기하는 심정으로 차라리 다음에 어떤 정치적 행보를 위해서 지지층 결집을 목적하려고 간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지난 11일 경기 수원 방문 도중 기자들을 만나 “미국에 지방선거 표를 찍어줄 유권자가 있느냐”며 “리더가 이번 지방선거를 포기한 거 아니냐는 느낌을 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런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이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9일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국제공화연구소의 중요한 목적·역할 중 하나는 각국 부정선거 감시”라며 “장 대표가 그에 대한 기법을 배우고 와서 지방선거 패배 후 부정선거 때문에 졌다고 얘기하려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친한(친 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윤희석 전 대변인도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비슷한 주장을 했다. 보다 못한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국제공화연구소 근무 경력이 있다는 익명의 워싱턴 DC 외교·안보 싱크탱크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개발도상국·후진국의 선거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부정을 감시하는 국제공화연구소를 단순히 부정선거론 연구기관으로 매도하는 것은 상당히 모욕적인 수사”라면서 장 대표를 두둔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 당선 과정에서 대여 투쟁과 단일 대오를 강조했다. 선출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단일 대오로 뭉쳐 제대로 싸우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지금부터 단일 대오에서 이탈해 내부 총질하는 분들과 당론을 계속 어기는 분에 대해서는 결단하겠다”고 주장했다. 선거 앞두고 미국행…일각선 “부정선거론 배우러?” 극복 못 한 모순…당내 한 제외하고 당외 이와 연대? 이후 진행된 것은 한 전 대표·김 전 최고위원 제명과 배 의원 당원권 1년 정지 등 친한계 일원들에 대한 징계였다. 이들 중 배 의원은 법원에 징계 효력 정치 가처분을 신청했고, 지난달 인용돼 징계 효력에서 벗어났다. 친한계 구성원들은 다수의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출연하면서 이익과 불이익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원외 인사들도 방송 출연을 통해 존재감을 유지하면서 이들의 의견을 왕성하게 전달한다. 하지만 장 대표 등 친한계가 아닌 국민의힘 인사들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의견을 밝히기 때문에 비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9월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면서 “방송에서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한 전 대표 대신 선택한 연대 시도 대상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였다. 지난 1월엔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통일교 게이트 특검법 공동 추진을 합의했다. 지난달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여 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이 대표와의 연대를 통해 보수 대연합을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다수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공조와 연대는 다르다”면서 선거 연대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도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서 징계를 받고 대표직에서 물러나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을 토대로 국민의힘에 대한 강한 반감을 유지하고 있다. 당내 경쟁자와의 투쟁을 위해 불미스럽게 당을 나간 외부 인사와의 연대를 추구하는 그림에 대해선 한동안 “모순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보수 대연합은 당내 갈등을 봉합한 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인 순서”라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당선 과정에서 구 친윤(친 윤석열)계와 강경 보수 성향 윤 어게인 세력의 지원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장 대표의 구상을 확인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친한계를 국민의힘에서 내보낸 후 구 친윤계·윤 어게인을 묶어 강경한 선명 보수 야당을 만들어 그 위에 군림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구 친윤계 중 상당수는 대구·경북·강원 등 국민의힘의 텃밭으로 통하는 지역 내 유지들과 밀착해 정치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어게인 세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두둔하면서,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했다. 두 세력에 대해선 “같은 ‘보수’라는 테두리 안에 있을 뿐, 성향이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구 친윤계는 언론 노출을 가급적 피하면서 지역구 관리에 공을 들이는 토착 보수 성향을 보인다. 반대로 윤 어게인 세력은 대규모 집회 개최·유튜브 활동 등 강경한 의견을 왕성하게 표현하는 것에 주력한다. 실패한 연대 이대로 포기? 아울러 구 친윤계는 윤 어게인 세력과 밀착하는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지난달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로 발표된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선언에도 참여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을 이미 지웠다. 반대로 전한길씨 등 윤 어게인 세력은 절윤 선언을 격렬하게 비판하면서 장 대표에 대해서도 독한 비난을 이어갔다. 장 대표로선 지난해 당 대표 선거 출마 이후부터 구상했던 “구 친윤계·윤 어게인을 묶는다”는 목표가 어긋난 것으로 보여질 여지가 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지방선거 패배와 장 대표 체제 붕괴에 대비해 ‘포스트 장동혁’을 거론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친 후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포스트 장동혁에 도전할 수 있는 인사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한 전 대표 ▲신동욱 수석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공천 1차 마감 시한까지 신청하지 않았다. 이어 당의 인적 쇄신·절윤 선언 실천·혁신 선대위 설치 등을 요구하면서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오 시장은 추가 공모 기간 내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때까지도 “서울시장 출마가 아니라 장 대표 체제 붕괴 후 당권에 도전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아다녔다. 따라서 오 시장의 선거 당락을 떠나 그가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되지 않는다.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하더라도 당 대표 출마 및 당선 후 겸직을 막을 법적 제한은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4일 전입신고를 하는 등 부산 북갑에서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전재수 의원은 이곳에서 3선을 했고, 현재 부산 내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다. 한 전 대표가 이곳에서 당선돼 민주당의 부산 내 근거지를 소멸하면 국민의힘에 복귀해 다시 당권·대권에 도전할 명분이 붙는다. 신 최고위원에 대해선 지난해 12월부터 “포스트 장동혁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장 소장은 지난해 12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로는 안 되겠다면서 신 최고위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고 주장했다. “구 친윤계로서는 오 시장도 구 친윤계와 성향이 다른 수도권 내 보수 성향 엘리트에 속해 부담스러워할 것이고, 오랫동안 갈등했던 한 전 대표는 말할 것도 없다”는 분석도 돌아다녔다. 신 최고위원에 대해선 한동안 서울시장 출마설도 돌았지만, 실제로 출마하지는 않았다. 3인방 행보는? 성향이 전혀 다른 세력을 조율하면서 그 수장으로 군림하는 데에는 ▲전략적 경계 설정 및 수용 ▲고도화된 소통 ▲정치적 영향력 행사 기술 ▲유연한 지도력 등 고난도 정치술이 필요하다. 이 정치술을 갖추고 세력 조율을 시도했던 대표적인 정치인은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였다. 효종·현종은 어느 한 세력이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지 않는 방향으로 서인·남인의 당쟁을 관리했다. 하지만 2대 독자로서 강한 정통성과 고집 센 성격을 가졌던 숙종은 주기적으로 환국을 일으켜 한 세력에 일방적으로 정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왕권을 강화했다. 서인은 학문 방향·남인에 대한 대응 등 논점에서 의견이 엇갈려 노론·소론으로 갈라졌다. 영조가 즉위했을 때는 노론·소론의 당쟁이 극대화됐다. 이 때문에 소론·남인 강경파가 영조를 인정하지 못해 군사 반란을 일으킨 이인좌의 난이 발생했다. 이후 영조가 추진했던 탕평책은 노론·소론의 온건파만 조정에 남겨놔 균형을 유지하는 완론 탕평이었다. 이 때문에 종전엔 없던 탕평파라는 당파가 탄생했다. 이들은 영조의 완론 탕평에 협조해 살아남았다. 하지만 탕평파에는 영조의 사도세자 살해를 끝까지 막지 못했다는 정치적 약점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탕평파의 핵심이었던 사도세자의 처가 풍산 홍씨는 세손 정조의 정치 보복을 우려해야 했다. 정조의 즉위를 도왔던 세력은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의 처가 경주 김씨 가문이었다. 결국 영조의 완론 탕평은 유교에서 금기시하는 척신 정치로 나아갔다. 정조는 즉위 초엔 홍인한·정후겸 등 자신의 즉위를 방해한 세력의 핵심을 숙청한 후 측근 홍국영에게 전권을 맡겼다. 그러다가 홍국영이 과도한 권력욕을 드러내자 숙청한 후 영조와 정반대로 준론 탕평을 추진했다. 준론 탕평은 각 당파의 강경파를 전면에 내세워 당파마다 선명한 당론을 내세우게 한단 것이다. 이는 곧 “영조 이전의 정치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고, 각 당파에 스스로 생각하는 의리를 명확하게 밝히라고 요구하는 체제였다. 그들의 의리 중 무엇이 옳고 그른지 선택하는 심판 겸 절대자는 정조 자신이었다. 정조가 홍국영 숙청 이후 선택한 정국 관리 대리인은 소론 강경파 겸 시파였던 서명선이었다. 이어 그를 견제하기 위해 영조 대에 사실상 조정에서 사라졌던 남인을 조정에 편입시키려고 남인 영수 채제공에게 고위직을 부여했다. 아울러 자신의 스승이었던 김종수와 초강경파인 심환지 등 노론 벽파와 정민시 등 노론 시파도 조정에 공존시켰다. 각 당파의 수장들을 골고루 챙겨 자신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한 경쟁을 시킨 것이었다. 각 당파의 강경파만 엄선해 조정에 공존시켜야 했기 때문에, 정조의 갈등 조정 업무는 매우 많았다. 김종수는 이따금 갈등을 일으켰다. 정조는 매번 적당한 선에서 김종수를 처벌하면서 그 갈등을 무마했다. 정조도 김종수에 대해선 “위험에 직면하면 위험에서 건져주고, 거의 죽게 되면 죽음에서 구원해 줬다”고 말했다. 선거 패배하면 주목받을 ‘포스트 장’ 누구? 정조의 준론 탕평 갖가지 비결…누가 갖췄나? 서명선은 공개적으로 “저는 채제공과 의리상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고, 채제공이 역적이 아니면 저는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명선은 이인좌의 난 이후 남인에 대한 감정이 격렬해진 소론 일각의 정서를 조정에서 공론화했다. 그런데 막상 서명선은 심환지로부터 탄핵당했다. 서명선이 영의정이 된 것에 심환지가 불만을 품은 것이었다. 그러자 정조는 크게 분노해 김종수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데 “내가 당신에게 상처를 줄까 봐 두렵다”면서 벽파를 ‘우리 벽패는’이라고 일컫는 등 심환지에게 수많은 밀지를 보냈던 사람은 정조였다. 심환지는 보는 즉시 태워 없애야 하는 밀지를 보관해 후세까지 전하게 했다. 이 밀지 모음이 ‘정조 어찰첩’이다. 정조는 심환지에게 밀지를 보내 정국 관리 구상을 밝히면서 심환지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등 막후에서 ‘정국’이란 거대한 연극의 감독 겸 주연을 맡았다. 이것으로도 부족해 정조는 세자에게 양위한 후 스스로 정예부대로 육성했던 장용영을 데리고 수원 화성으로 물러앉아 조정을 감독하는 원격 통치를 구상했다. 정조가 정했던 시기는 1804년이었지만, 정조는 1800년 훙서했다. 정조가 구상했던 준론 탕평은 정조 말고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정조는 할아버지의 극진한 총애를 받을 정도로 공부에 몰두해 즉위 후엔 스스로 성리학의 정통이자 스승을 자처했다. 이는 신하들이 임금을 가르치는 경연을 없애고, 임금이 신하를 가르치는 초계문신제를 채택한 것에서 확인된다. 아울러 서명선·김종수·정민시 등은 정조가 세손 시절부터 가까이 지내면서 사조직 동덕회를 조직할 정도로 측근이었다. 조정 내부엔 정조의 준론 탕평에 동조하는 시파가 있었고, 정조 어찰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벽파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다. 조정 외곽엔 영남 남인 1만명이 연명해 정조의 사도세자 복권을 시도하고 정조의 준론 탕평에 호응하는 등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친위 무력 기반 장용영도 있었다. 이것으로도 부족해 밀지를 주고받으면서 막후에서 정국을 설계하면서 이끄는 부지런함까지 갖췄다. 꿈꾸는 잠룡들 과연 국민의힘은 서로 전혀 다른 구 친윤계·친한계·강경 보수를 모두 조율할 수 있는 수장을 배출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선 모두의 인정을 받는 월등한 실력과 부지런함을 갖춰야 한다. 장 대표가 지금이라도 이를 소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누군가가 나타날지, 보수 성향 유권자의 가슴은 타들어 가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