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냐 실패냐…기로에 서다

2020 창업시장 전망

새해 자영업 창업시장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공존한다. 어느 쪽이 더 강한 지를 예상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창업시장을 활성화시킬 만큼 강한 긍정적 요소가 있다고 해도, 여전히 과당경쟁을 하고 있는 자영업 시장이 인구통계학적 구조 및 노동 정책적 변화와 ICT의 발달로 인한 유통과 서비스의 근본적인 변화에 맞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편의성에 대한 지향을 충족시키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영업을 위협하는 요소도 차고 넘쳐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창업환경의 부정적 변화 속에서도 시장을 재구축해 고객가치를 높이는 혁신 업종과, 미묘한 트렌드 변화를 포착한 틈새 업종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경영진과 점포주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잘 대처해야 한다. 경기가 좋아지고 창업 환경이 유리하게 변하기를 기대하거나, 가만히 앉아서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경영만이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위협

새해에는 무인점포가 전 업종으로 확산돼나갈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올수록 단순 업무는 무인화된다. 경쟁 심화와 인건비 상승에 대처하는 방법은 한정돼 있다.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운 자영업 시장에서 점포의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키오스크 설치, 무인 스터티카페, 무인 모텔, 코인 노래방, 코인 빨래방 등 점포의 무인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특히 CCTV 설치와 앱을 통한 원격 조정이 가능한 기술개발이 돼 있고, 한국인의 시민의식 향상은 무인점포 시대를 여는 데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급성장해온 커피전문점은 올해 무인카페의 확산으로 새로운 경쟁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키오스크 설치를 넘어서서 완전한 무인카페 창업, 즉 무인카페 및 벤딩머신 고급 자판기가 퍼져나갈 것이다.

왜냐하면 1500원 하는 커피전문점이 인건비 상승의 부담으로 중장기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따라서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00원 하는 무인카페나 벤딩머신 커피가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로 사람이 직접 만드는 것에 못지않게 자판기가 맛있는 커피를 제조하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다.
 

또한 무인카페는 문을 열고 닫는 것을 앱을 통해 자동으로 할 수 있고, 대부분 지역이 24시간 영업도 가능해 다점포 창업자들의 새로운 업종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수 년 전 편의점 창업자들의 다점포 창업으로 편의점이 크게 증가한 사례에서 보듯이, 인건비 부담이 없는 무인카페나 벤딩머신 창업이 다점포 창업 수요자들의 인기를 끌 수 있다.

‘터치커피’는 벌써 50여개 점포로 확장했고, ‘바리스타마르코’는 벤딩머신을 200여군데에 설치했다. ‘카페띠아모’에서 론칭한 ‘스마트띠아모’ 역시 론칭하자마자 많은 창업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 업종은 병원이나 대형 건물의 벤딩머신 자판기로 설치하거나 밤늦게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자투리 점포로 시작해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직원을 줄일 수 있는 IT기술도 점포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점포 앞이나 테이블 위에 붙어 있는 QR 코드로, 주문부터 결제까지 모든 게 실현 가능하다. 국내도 테이블 주문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고급 식당은 테이블 위에 비치된 태블릿PC로 주문할 수 있는 곳이 증가하고 있고, 각 자리에 정착된 간단한 터치 주문 시스템을 갖춘 매장도 늘어난다. 

‘역전할머니맥주’는 최근 많은 고객들로 북적거리는 매장으로 알려져 있는데, 각 자리에 고정 비치된 주문 시스템으로 인건비 한두 명 분을 절감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시끄럽고 복잡한 매장에서 고객들도 자리에서 편안하게 주문할 수 있어서 편리하고, 추가 주문 때마다 일일이 직원을 불러서 대면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어서 반응이 좋다.

이 밖에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처럼 스마트오더 시스템도 늘어나고 있고, 줄을 서야 하는 ‘대박’집도 앱을 통한 시간예약으로 불편함을 해소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울 잠원동에 있는 편의점 CU의 새로운 콘셉트 'Eco Friendly CU'의 132㎡ 남짓 규모의 매장은 최근 오픈하자마자 고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도시락, 죽, 치킨, 오뎅, 샌드위치, 샐러드, 햄버거, 고구마, 커피 등 다양한 즉석식품을 매장 내에 마련된 2인용 10여개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컵라면과 각종 주전부리를 함께 먹는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들락거린다. 

주변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 중심에 자리잡은 이곳은 얼마 전 24시간 영업하는 중형 마트가 문을 닫은 후 밤늦은 시간 생필품 이용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간식거리를 찾는 젊은 층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침 출근 시간대는 샌드위치 등 테이크아웃 고객들도 들른다. 셀프결제시스템도 갖춰져 있어서 직원 한 명이면 충분히 운영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편의점 공룡이 몰려오고 있다. 이전 5년이 편의점 수의 양적 성장이었다면, 향후 5년은 중대형 편의점으로 재편되는 편의점 전성시대가 될 것이다. 일본과 대만은 이미 99㎡, 165㎡ 이상의 중대형 편의점으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하지만 한국은 4만5000여개의 편의점이 82.5㎡이하가 전체의 72%, 66㎡ 이하가 전체의 52%에 달할 정도로 동네 구멍가게 수준이다. 이러한 편의점들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중대형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할 것이다. 다양한 즉석식품과 신선식품들이 편의점 매장에 진열되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의 골목상권은 공룡 편의점과 경쟁해야 하는 또 다른 위험 요소를 안게 됐다. 특히, 김밥, 분식, 죽, 샌드위치, 도시락, 치킨, 피자, 저가 커피 등 중소형 매장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부정적 요소 공존
과연 어느 쪽이 더 강할까

지난해에도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편의점만 유의미한 성장을 했다. 1인가구가 증가하고, 초개인화 추세와 귀차니스트들은 동네 어귀의 멀티숍인 편의점을 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선식품 제조기술의 발달과 유통망의 원활화는 편의점 제품에 대한 고객 만족도도 높이고 있다. 급성장하는 HMR, 밀키트 제품 또한 편의점이 주변 식당을 공격하는 요소다.  

배달하는 편의점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에 촘촘하게 들어선 편의점들이 본격적으로 배달을 시작하면 주변 자영업자뿐 아니라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새벽 배송 등 신선식품 배송은 가격 인상 요인 등 많은 리스크 요소가 있지만, 편의점 배달은 동네 가까운 곳으로 배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 만족도가 높고 편리함도 있어서 향후 배달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단일 메뉴의 배달전문 업종도 편의점의 다양한 메뉴 배달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공격

저녁식사 수요를 겨냥한 편의점의 출현도 예상된다. 이로써 24시 편의점 주변의 원룸 고객이 편의점에서 다양한 신선식품으로 식사하고, 셀프빨래방을 이용하면서 냉장고와 세탁기가 없어도 되는 편의점 공룡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자영업자들은 이러한 공룡 편의점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메뉴와 서비스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IT와 앱을 통한 마케팅 전략으로 스마트 경영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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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