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서 내놓은 ‘애경 3남’ 채승석 논란

“정신 언제 차릴래?” 파도 파도 끝이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가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채 전 대표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로 한성주 전 아나운서와의 결혼과 이혼으로 대중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이번 마약투약 논란으로 인해 채 전 대표와 관련된 논란들이 재조명되는 모양새다.
 

▲ ▲ 애경 본사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가 의료 외 목적으로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제의 일종으로 마약류로 분리된다. 채 전 대표는 1994년 애경산업에 입사한 뒤 계열사 애드벤처 월드와이드AE와 애경개발 전무 등을 거쳐 2005년 애경개발 대표이사로 부임했었다. 미스코리아 출신 전 SBS 아나운서 한성주씨의 전 남편이다.

‘우유주사’
자진 퇴사

지난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채 전 대표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재벌 2세들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다는 혐의가 제기된 서울 청담동의 한 성형외과를 수사하던 중 채 대표의 덜미를 잡았다. 

검찰은 채 전 대표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 전 대표는 수사가 진행된 직후 사의를 표명했으며 지난달 말 인사 시즌에 맞춰 모든 직책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애경그룹은 채 대표가 스스로 대표이사 직책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으며 현재 사표가 수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애경과 애경 오너들은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엄격한 윤리 기준이 있으며, 대주주의 경우에도 예외란 없다”며 “실수를 인정함과 함께 즉각 채 대표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채 전 대표가 맡은 사업이 한 해 동안 성공적 경영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이런 일이 생겨 돼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채 전 대표의 마약 투여 사건이 논란이 되자 채 전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 2015년 채 전 대표의 ‘돈세탁’ 의혹이 제기됐다. 자신의 현금을 운전기사 A씨의 통장 계좌에 입금했다가 자신의 통장으로 이체시켜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

‘우유주사’ 투약 혐의…대표 직책 사퇴
돈 세탁과 땅 투기…지난 논란 수면 위로

또 제3자를 통해 운전기사 통장 계좌로 입금된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채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입출금된 금액은 A씨가 운전기사로 근무했던 6년여간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이한 점은 500만원 이하의 돈만 채 전 대표로 이체됐고, 500만원 이상의 돈은 제3자가 운전기사 A씨의 통장으로 입금, 이를 현금화한 뒤 채 전 대표에게 전달됐다는 점이다. 이 같은 돈은 채 전 대표가 돈이 필요한 경우에 바로바로 진행됐고, 그 주기도 들쑥날쑥했다는 게 운전기사 A씨의 주장이다.

이처럼 금액의 차이를 두고 이체와 현금화한 점에 대해 은행권은 ‘의심거래’로 지목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2000만원 이상의 현금이 입금될 경우 은행은 고액현금 거래로 인식해 FIU(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하게 되고, 소액이라도 제3자를 통한 거래가 반복될 경우 ‘범죄 수익 은닉 의심거래’로 지목, 금융권의 관리대상이 될 수 있다.


당시 운전기사 A씨에 따르면 채 전 대표는 실제로 지난 2008년 의심거래 의혹이 제기돼 S지청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충격적인 폭로의 전말은 ‘채 전 대표가 A씨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돈 세탁?
기사 폭로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채 전 대표와의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다. 채 전 대표 친구의 소개로 인맥이 형성된 것. 이 과정서 A씨가 채 전 대표의 사생활을 정리해 준 점이 채 전 대표에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전 대표와의 인연을 맺을 후 갑작스레 채 전 대표의 운전기사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A씨가 이를 맡게 됐다. 특히 A씨는 채 전 대표의 사적인 영역까지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채 전 대표는 A씨에게 이것저것 제안을 하며 자신의 옆에 남아있기를 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여 책정 부분에 대한 상의는 없었고, 제안한 사안에 대해서는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결국 학비 등을 대기 힘들 정도로 생활이 힘들어져 가정의 불화가 발생해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가 퇴사하는 과정서 ‘퇴직 위로금을 수령하고 애경개발에 추가적인 금전적인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며, 재직 시 알게 된 모든 사항을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확약서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채승석 애경 전 대표

이에 대해 당시 애경 측은 “오너의 개인적인 부분”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법무법인 김앤장서 이와 관련된 사안을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보다 전인 2014년에는 채 전 대표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애경그룹은 2013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에 위치한 온천리조트 ‘테르메덴’을 인수했다. 애경개발은 사실상 이 리조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땅 투기?
의심 정황

이후 테르메덴은 서림리조트서 AK레저로 사명을 바꾸고 몸집 부풀리기에 나섰다. 2013년 중순 1차 증설을 위한 개발 계획을 이천시로부터 승인받았다. 리조트 주변 부지도 추가로 매입했다. 

AK레저는 2014년 9월12일 이천시 모가면 신갈리 일대 1만5300㎡(4600평)의 논(전)과 밭(답), 임야 등을 40억원에 매입했다. 매각을 위해 신탁회사에 맡겨뒀던 20만㎡(6만500평)의 임야도 귀속시켰다. 


문제는 채 전 대표가 리조트 주변의 농지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채 전 대표는 2014년 9월12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일대 농지 8377㎡(2534평)를 10억원에 매입했다. AK레저가 리조트 주변 부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한 시기와 정확히 일치했다.

테르메덴 리조트가 채 전 대표의 땅과 수백 m가량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알박기’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리조트가 추가로 개발되면 주변에 위치한 채 대표의 땅값도 자연스럽게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당시 재계의 한 관계자는 “AK레저의 주주는 애경개발(69.1%)과 (주)서림(30.9%)이다. 애경개발이 서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애경개발의 100% 자회사나 마찬가지”라며 “오너 일가가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면 채 대표가 주변 농지를 매입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성주와의 인연 재조명
회사 “관련 없다” 일축

애경그룹 측은 “내부적으로 합의한 사항이며, 투기를 위해 농지를 매입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리조트를 인수하고 추가로 개발하는 과정서 자금이 많이 소요됐다”며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인과 채승석 대표가 나눠서 부지를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점은 또 있었다. 등기부등본상 채 전 대표가 매입한 부지의 지목은 모두 논으로 표시돼있었던 것이다. 예외적으로 위탁 영농을 허락하고 있지만 현행 농지법은 원칙적으로 농민만 농경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논과 밭을 소유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농지를 매입하는 사람은 우선 농업 경영 계획서를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읍·면장은 농사를 지을 여건이 되는지를 확인한 후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하게 된다. 이 증명서를 등기소에 제출해야 소유권 이전이 가능하다.

주소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인 채 대표가 어떻게 해서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애경 측은 “오너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알 수 없다. 투기 목적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회사도 외면
내놓은 자식?

과거 한성주 전 아나운서와의 결혼도 재조명되고 있다. 부산 출신인 한 전 아나운서는 1994년 미스코리아에 출전해 ‘진’으로 당선된 이후 1996년 SBS 공채 아나운서로 6기로 데뷔했다. 두 사람은 1999년 결혼식을 올렸으나 10개월 만에 이혼을 선언했다. 두 사람의 이혼 이유는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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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