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VS 나영석 ‘PD 전쟁 막후’

유재석-강호동 붙었다

[일요시사 연예부] 함상범 기자 = 예능인 유재석과 강호동이 데뷔 25년이 넘어서는 시점에 다시 양대산맥을 구축했다. <무한도전> 폐지 이후 ‘위기론’이 나왔던 유재석은 김태호 PD의 신작 <놀면 뭐하니?>로 완벽하게 부활했고, 탈세 논란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강호동은 나영석 PD의 tvN <신서유기> 시리즈와 <강식당>에 이어 <라면 끼리는 남자>(이하 <라끼남>)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두 사람 뒤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방송 트렌드를 완벽히 이해한 두 PD가 존재한다. 침체돼있던 한국 예능 부활의 신호탄을 쏜 두 조합의 매력을 짚어봤다.
 

▲ 나영석 PD와 김태호 PD ⓒCJ ENM

유재석과 강호동, 두 사람은 1990년대 말부터 활약한 이른바 ‘예능 1세대’다. 유재석이 데뷔 28주년, 강호동이 26주년을 맞이했다. 기나긴 시간 동안 한국 예능의 선봉장이었던 두 사람은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로부터 중히 쓰임 받으며 국내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약 10여년 동안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두 사람은 한동안 변해가는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예전만 못한’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김·나 PD와 재회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현재 최고의 주가를 누리고 있다.

먼저 유재석은 <무한도전> 폐지 이후 ‘지겹다’는 평가가 고개를 들었다. SBS <런닝맨>과 KBS2 <해피투게더4>,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등에서 그가 유발하는 재미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호평을 받았지만, 재미보다는 감동이 포인트였다.

완벽한 시너지

위기론이 거듭됐던 유재석은 김태호 PD의 새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로 대중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다. 드럼을 쳤던 ‘유플래시’에 이어 ‘뽕포유’까지 완전히 흥행시키며 ‘2019 MBC 연예대상’의 가장 막강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맹활약 중인 유재석은 예능인과 가수의 영역을 허무는 것에 이어, MBC는 물론 KBS1 <아침마당>과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하는 등 방송사 간의 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

김태호 PD가 막무가내로 일정을 잡고 촬영하는 <놀면 뭐하니?>서 당황하는 모습을 역력히 드러내기는 하나, 금방 적응을 하고 유쾌한 웃음을 만들어내는 마법을 선보이는 중이다.

유재석의 부활은 최근 방송가를 위협하고 있는 유튜브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김 PD의 재능서 기인한다. <놀면 뭐하니?>는 기존의 방송 포맷에 ‘쌍방향 소통형’ 포맷을 적절히 버무려 방영 중이다. SNS 라이브나 팬 미팅을 진행하거나 보안을 철저히 유지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행사로 대중과 유산슬의 간격을 좁히고 있다.

김 PD는 방송과 현실, 예능과 다큐멘터리 사이를 오가는 과정서 대중이 궁금해하는 유재석 혹은 유산슬의 민낯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중은 김 PD가 과감한 설정을 쉽게 기획할 수 있는 배경에 ‘언제나 뛰어난 기지를 발휘하는 유재석의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 ▲신서유기 ⓒ신서유기 페이스북

두 사람의 시너지가 빛나는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로 인해 트로트도 부활하는 모양새다. 트로트계서 굵직하게 활약했던 ‘박토벤’ 박현우, ‘정차르트’ 정경천, ‘작사의 신’ 이건우 등 트로트 대가들과 함께 가수 김연자, 진성, 박상철, 홍진영 등과 같은 트로트 거장들까지 주목받고 있다. 앞선 ‘유플래쉬’에서는 이효리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진 이상순을 비롯해 이적, 유희열 등 국내 뮤지션들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살아있는 레전드
예능의 두 아이콘

“유재석이 기획자와 출연자의 관계임에도 선후배처럼 방송에 대한 유의미한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밝힌 김 PD는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서 “20년 정도 옆에서 지켜보니 유재석은 처음 시작과 상관없이 사람들이 기뻐하면 그걸로 좋아하는 사람이다. 유재석은 늘 연탄 같은 삶을 산다. 성냥처럼, 연탄처럼 자신을 태우는 사람”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2011년 불명예스러운 논란으로 인해 방송 활동을 잠정 중단한 강호동은 과거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2012년 8월, 호기롭게 복귀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어느덧 자유롭고 편안하며 꾸밈없는 태도가 예능의 베이스가 된 가운데 다소 과한 액션으로 일관하는 강호동을 두고 시대의 흐름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KBS2 <달빛 프린스> <투명인간>, MBC <별바라기>, SBS <맨발의 친구들> 등 그가 맡은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됐다. 대부분 시청률 부진이 이유였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만이 선전한 축에 속했다.

영향력이 약해진 강호동은 장기인 보스형 카리스마 스타일을 과감하게 벗어던졌다. tvN <신서유기>를 통해서다. 초반부에는 과거와 비슷한 맥락의 진행 방식으로 은지원, 이수근 등으로부터 핀잔을 받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새로운 방송환경에 적응한 듯 기존과는 다른 웃음을 이끌어냈다. <신서유기>의 성공을 기반으로 JTBC <아는 형님>과 <한끼줍쇼>, tvN <강식당> 등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고, 강호동을 향한 시청자들의 편견도 점점 옅어졌다.

강호동의 성공 기반에는 나영석 PD가 존재했다. 나 PD는 강호동의 캐릭터를 분명히 인지한 듯 그가 갖고 있는 숨은 매력을 <신서유기>와 <강식당>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꺼내 놓았다. <신서유기>에서는 브랜드를 과감하게 말하는 장면서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나 술을 먹으면서 방송하는 모습 등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고, <강식당>에서는 이전처럼 윽박을 지르기보다 조곤조곤하게 ‘소통’을 강조하고 ‘평화’를 주장하며 동생들을 다독이는 등 이미지를 다각화했다.

그런 가운데 나 PD는 최근 유튜브 콘텐츠인 <라끼남>을 통해 강호동의 진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라끼남>은 강호동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기 위한 최적의 몸상태를 만드는 게 골자다. 특히 등산 뒤에 먹는 라면이라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는 방송가서 기피해온 소재였다. 등산의 경우 출연자나 제작진 모두 체력 소모가 커 적절한 대화를 꺼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기 넘고 최고의 주가 
뉴 미디어 시대 연착륙

우려를 불식한 채 <라끼남>은 부적절한 장소서도 웃음을 뽑아내고 있다. 천왕봉서 먹을 라면 고르기부터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힘든 등산 과정까지, 귤 하나 까먹으며 온갖 이야기로 주위를 사로잡는 강호동의 입담은, 진행 위주의 방송을 해온 강호동의 예전 모습과 다른 신선한 그림다. 아울러 씨름 선수 출신인 강호동이 만들어내는 ‘라면 먹방’은 보는 이들의 침샘을 유발한다.
 

▲ 놀면 뭐하니 ⓒMBC

 

특히 싱싱한 굴과 고춧가루, 후추를 잔뜩 넣은 라면, 지리산 등정에 나서 일출을 본 뒤 파채를 섞어 만든 일명 ‘파채라면’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호동이 만든 라면에 대해 ‘못 참겠다’고 남기는 글들이 적잖이 보인다. 그저 라면만 먹는 이 콘셉트서 강호동의 본능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약 30년 동안 꾸준하고 일관된 태도가 tvN <삼시세끼> <윤식당> <스페인 하숙> 등 음식을 만들고 먹고 파는 과정을 담아내고 그 안에서 출연자의 매력을 담담하게 꺼내는 나 PD의 재능을 통해 빛나고 있다. 앞서 나 PD는 “방송을 하다 보니까 강호동과 길게 일을 하게 됐다. 문득 녹화를 하다 보니 천하장사를 했던 사람이 국민 MC가 된 과정을 떠올리게 됐다. 예전에는 대단한 사람이 대단해 보였는데, 지금은 오랜 시간 꾸준한 사람이 정말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재석과 김 PD, 강호동과 나 PD의 조합은 미디어의 변화에 유일하게 연착륙한 조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간미 경쟁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 소위 잘나갔던 PD들이 트렌드에 발맞추지 못하고 답보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변화의 흐름에 맞춘 PD가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다. 그 두 PD의 페르소나로서 활용되고 있는 예능인이 유재석과 강호동”이라며 “예전만 하더라도 각 스타의 개인기만으로 재미를 유발했으나 최근에는 포맷과 장르 등이 잘 기획된 예능만 살아남는다. 김 PD와 나 PD가 그 방면서 특출난 능력을 선보이고 있고, 두 사람 역시 그 안에서 새로운 방송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아이콘으로 맹활약 중”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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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