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서’ 극단적 선택하는 가족들

생활고에 못 이겨…함께 떠나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연말연시 따뜻함을 나누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연예인의 기부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팬들의 기부로까지 이어지는 훈훈한 뉴스도 나왔다. 그와 비례해 비극적인 뉴스도 연일 언론을 오르내렸다. 최근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일가족 전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이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018년 고의적 자해(자살) 사망률은 10만명당 26.6명으로 나타났다. 2017(24.3)에 비해 2.3(9.5%) 증가한 수치다. 8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서 고의적 자해에 의한 사망률이 늘어났다. 10(22.1%), 40(13.1%), 30(12.2%)순으로 크게 증가했다. 2018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고의적 자해는 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에 이어 전체 사망원인 중 5위를 차지했다. 1030대에서는 1, 4050대에서는 2위였다. 실제 자살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10∼30대
사망 원인

최근에는 가족 전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성탄절이나 어린이날 등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즐거운 날, 누군가는 죽음을 택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대구의 한 주택서 일가족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소방과 교육당국에 따르면 23일 오후 830분께 대구 북구의 한 주택서 40대 부모와 중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일가족의 죽음은 중학생 아들이 등교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담임교사의 신고로 밝혀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외부서 침입한 흔적이 없고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확인돼 경찰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수사하고 있다.

주변 정황을 토대로 보면 일가족의 죽음 뒤엔 극심한 생활고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우편함에는 지난 10월부터 요금이 체납됐다는 도시가스 요금고지서와 주정차위반 과태료 고지서 등이 쌓여 있었다. 가장의 사업 실패 후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지난달에는 일가족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사건이 3건이나 일어났다. 지난달 20일 인천 계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19일 낮 1239분께 인천시 계양구 한 임대아파트서 엄마 A씨와 자녀 등 모두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소방대원이 발견했다.

사망한 4명 가운데 1명은 A씨 딸의 친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A씨와 딸 등 3명은 거실서 숨져 있었고 A씨의 아들은 작은방에서 사망한 상태였다. 외부 침입 흔적이나 외상은 없었다. 집안에서 나온 유서에는 생활고와 건강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적 자해, 사망원인 5위
10만명당 26명 넘게 사망

지난달 6일에는 세 부자가 차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40분쯤 양주시 장흥면의 한 고가다리 아래 주차된 SUV 차량 안에서 50대 남성과 6, 4세 아들 2명의 시신이 확인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차 안에서 불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50대 남성은 조경사로 일했는데 몇 년 전부터 일거리가 줄어 경제난에 시달렸다. 그는 사망 전 조카들에게 미안하다는 뉘앙스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일에는 서울 성북구의 한 다가구주택서 일가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리모델링 업자가 발견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70대 노모와 40대 딸 3명은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업자는 인기척이 없고 안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알렸다.
 

경찰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네 모녀의 카드대금 체납액과 은행 대출금 등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0대 노모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간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했다. 이들 곁에는 하나님의 품으로 간다는 글귀가 적힌 종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성북동 네 모녀에 대한 기자간담회서 “1차 소견은 일산화탄소 중독사로 나타났다현장 상황 등에 대한 수사 결과, 범죄 혐의는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고 전했다.

네 모녀가 극단적 선택에 이른 배경에 대해서는 채무 독촉장이나 유서 등을 종합할 때 생활고가 원인으로 보인다“1·2금융권 빚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의 한 병원서 네 모녀에 대한 무연고 장례식이 치러졌다.

대부분
생활고

지난 10월에도 경남 거제, 제주, 경기 시흥서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1015일 오전 1030분께 거제 상동의 한 원룸서 30대 남성과 6, 8세 아들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남성의 아내는 발견 당시 위독한 상태였다. 현장에선 번개탄이 발견돼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30분쯤 제주시 연동 한 아파트서 일가족 4명이 모두 한 방에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초등학교에 정상적으로 등교했던 아이들이 오지 않자 교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함께 발견된 메모 형식의 짧은 글에는 사기를 당해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편함에는 대출 상환 독촉장이 꽂혀 있는 것 등으로 미뤄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시흥에선 올해만 3건의 일가족 사망 사건이 일어났다. 107일 오후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서 40대 남성과 아내, 자녀 2명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친척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들을 발견했다. 현장서 유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6월에는 80대 부부와 50대 자녀 등 일가족 4명이 차 안에서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차 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80대 부부가 빚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다는 주변인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가
아내·딸을…

이들 일가족은 함께 살면서 딸이 주도하는 사업체를 함께 운영하던 중 경영난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들은 억대의 빚에 시달렸고, 임대사업을 하던 아들도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송사에 휘말린 상태였다.

어린이날에 일어난 일가족 사망 사건도 시흥서 일어났다. 시흥경찰서는 어린이날 오전 4시쯤 시흥시 은행동의 한 농로에 주차된 차량서 부부와 자녀 2명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부부는 전날 렌터카를 빌렸다. 업체는 반납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되지 않자 수소문에 나섰다가 이들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5월에는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서 아들을 제외한 일가족이 칼에 찔려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20일 오전 1130분께 50대 남성과 아내, 고등학교 2학년 딸이 숨져 있는 것을 중학생 아들이 신고했다. 숨진 3명은 한 방 안에서 바닥에 누워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현장을 발견한 중학생 아들은 늦은 새벽 자신의 방에서 잠들었다가 일어나니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여러 의문점을 남긴 이 사건은 아버지의 손에서 주저흔, 딸의 손에서 방어흔이 발견되면서 아버지가 아내와 딸을 죽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사람은 심리적으로 한 번에 치명상을 가하지 못하고 여러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거나 마지막으로 치명상을 가해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치명상이 아닌 자해로 생긴 손상을 주저흔이라고 한다. 방어흔은 공격을 당하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막으면서 생긴 손상을 말한다.

한 달 방치됐다 발견되기도
우편함에는 독촉장만 가득

이들 가족은 최근 억대 부채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전날에도 부부와 딸이 모여 아파트 처분 문제를 두고 상의했다고 한다. 중학생 아들은 평소 가족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심각한 대화를 자주 했다고 밝혔다.

한 시민단체는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존중시민사회는 경찰청 통계연보의 원인별 자살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경제생활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수가 3390명으로 전년의 3111명보다 9%(27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직업별로 보면 직업이 없거나 일용직으로 일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우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고 자영업자인 경우도 급증했다이는 저소득자와 실직자들이 경제정책 실패의 직격탄을 맞아 죽음으로 내몰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범수 동국대 불교대학원 교수는 지난 21<열린 라디오 YTN>에 출연해 극단적 선택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그중 사회·경제적 변동에 주요 심증을 놓지 않을 수 없다“1998IMF사태, 2003년 카드대란, 2008년 금융위기 사태에 즈음해 극단적 선택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대부터 60대까지 각 연령대서 어떤 요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는지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있다“10대 외에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대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경제적 어려움이다. 특히 30~50대는 사회서 경제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하는 연령대기 때문에 이때 겪는 실업이나 부도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위기
자살률↑

이어 극단적 선택은 개인이 목숨을 끊는다는 점에서 사적인 행위로 일어난 것일 수 있지만 국가나 사회 구성원의 생명이 사회나 국가와 연관돼 존속된다는 차원서 보면 지극히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사건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동반자살 아니라 타살 ‘자녀 죽이고’ 극단적 선택

지난 10월 경남 김해서 30대 가장 A씨가 아내와 자녀 2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일어났다.

A씨는 아내와 다투다 가족들을 죽였다. 나도 죽으려 했는데, 움직이지 못하겠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가족 전체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일가족 자살’ ‘동반자살등으로 불리는 이 사건들의 속내를 살펴보면 대부분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를 두고 엄연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부모라는 이유로 어린 자녀의 생명권까지 앗아가는 행위는 범죄라며 이런 경우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들 입장에서는 타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