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송구영신 특집> 국민이 바라는 재계발 2020 희망가

가시밭길…무소의 뿔처럼 돌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저성장 국면을 넘기 위한 재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예전 같지 않은 업황 속에서 저마다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도 어렵다’는 말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좌고우면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신발 끈을 묶어 내달리는 형국이다.
 

▲ (사진 왼쪽부터)구광모(LG그룹)·박정원(두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 12월8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20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를 발표했다. 응답 기업의 64.6%는 현재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이라고 봤다. 47.4%는 경영계획 기조로 ‘긴축경영’을 꼽았다. 이 중 300인 이상 기업은 50%, 300인 미만 기업은 46.5%였다.

불황 지속
극복 갈망

재계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말에 다다르면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다. CJ그룹은 재무 안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비상경영을 시작했다. 그룹은 CJ헬로와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조 단위의 부동산을 처분,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각설에 휩싸이던 이스타항공은 누적적자로 비상경영을 선포한 뒤, 제주항공의 인수 궤도에 올랐다. 보험업계도 실적 악화로 인해 인원 감축과 부서 간 통폐합을 시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2월17일 ‘2020년 경제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 원장은 “2020년 성장률은 세계교역 여건과 정보기술·조선 등 주력산업 업황 개선을 고려하면 올해보다는 높을 것”이라면서도 “민간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잠재성장률(2.5%)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이 더딘 한 해를 보내면서 재계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재계별 불황 타개책들이 이목을 끈다. 당면한 상황이 저마다 다른 만큼 가지각색이다.

가장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는 곳은 ‘유통업계’다. 온라인·모바일 시장의 활성화로 인한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가 가시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통 빅3’로 불리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이 대표적이다.

변화의 폭이 컸던 곳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등으로 나뉘어 있던 사업부문을 하나의 통합 법인으로 재편했다. 각자 대표체제도 ‘원톱’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2020년 경제 전망 부정적 기류 강해
불황 타개책 구비…전념하는 기업들

신동빈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 구조 개편은 곧 실적 개선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은 올해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4조4047억원과 영업이익 8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78%, 56% 하락한 수치다.

신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라”고 주문했다.

현대백화점은 ‘세대교체’를 꺼내들었다. 그룹 전반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다. 현대백화점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50대 인사’로 채웠다.


그룹은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은 ‘대표 맞트레이드’로 관심을 샀다.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맞바꾼 것. 사측은 미래 준비 강화와 성장 전략 추진에 초점을 맞춰 성과주의, 능력주의 인사를 강화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이마트의 경우 첫 외부 인사 수혈로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내며 업계 안팎의 우려를 샀다. 이마트는 경영 컨설턴트 출신이자 ‘전략통’으로 유명한 강희석 사장 체제에 안착, 본격적인 수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전략을 재편할 계획이다.

변화와 혁신
과감한 결단

화학 업계는 부진을 거듭했지만 반등 모멘텀이 비교적 선명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감소했지만 사업 구도 다각화를 통한 탈출로 모색이 눈길을 끈다. ‘화학 3사’ 한화케미칼과 LG화학, 롯데케미칼이 그 주인공이다.

한화케미칼은 신사업 분야의 지속적 투자로 시황 악화 속에서 호실적을 내놨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바 있다. 회사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524억원. 지난해와 비교해봤을 때 62.56%가 증가한 값이다. 이 중 태양광 부문이 6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성장을 견인했다.

태양광은 한화케미칼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점쳐진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태양광 사업 실적은 주력 지역인 미국·유럽의 설치 수요 호조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의 캘리포니아 신축 주택에 대한 태양광 패널 설치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적극적이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전지 사업 부문서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지사업은 LG화학이 꼽은 신성장 동력이다. 지난해 회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중 30% 이상이 배터리 분야에 투자됐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싣고 있다. 회사는 1월1일부터 롯데첨단소재와 합병할 예정이다. 대표 체제는 ‘통합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체제로 첫 발을 내딛는다. 롯데케미칼은 두 사업 분야의 특성이 상이한 만큼 각 영역서 핵심 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 최태원(SK)·허태수(GS그룹) 회장

동시에 롯데케미칼은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 등을 정리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흑자를 기록하던 영국 자회사를 중장기 비전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매각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내수시장의 침체와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판매 부진을 거듭했다. 업계는 신차를 출시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모두 10개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기아는 해외 시장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의 하이브리드차는 이스라엘서 9년 연속 판매 1위의 고지를 바라보는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신차 계획을 앞두고 있다. 연말까지 노조의 절반가량이 출근했지만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의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의 르노삼성 부산공장 일대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 검토도 그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 4월 전북 군산이 한국GM 공장 폐쇄 등으로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기존 대출 상환 연장을 요청했다. 쌍용차는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다만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지원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은 투자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준비 사업
하나둘 정비

2020년을 앞두고 재계 그룹 총수들의 메시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와 혁신, 쇄신을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1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32주기 추도식에 참여해 ‘경영위기 타개’와 ‘사업 보국’ 등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선대 회장님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며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나가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은 2019년을 내우외환과 함께했다. 국내에선 이 부회장의 국정 농단 관련 재판으로, 대외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과 함께했다. 또 노조 와해 의혹으로 임원들이 법정 구속된 것과 관련, 이례적인 대국민 사과문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실상 무노조 원칙을 폐기한 셈이다. 반성과 사회 가치에 부합하는 노사관계 형성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 4세 경영 시대를 열고 있는 구광모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 구 회장은 새해부터 임직원들과 디지털을 통해 소통하기로 했다. 디지털 시무식은 LG그룹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구 회장은 저성장 국면에 취임해 소탈과 실용주의라는 키워드를 대표했다. 그룹 임원인사서 그 단면이 여실히 드러났다. 구 회장은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한 실용주의적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그룹 체질 개선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도 있었다.

구 회장은 잔뼈가 굵은 원로 부회장들과 함께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끌어가면서도 파격 인사를 통해 변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LG그룹은 지난 12월14일 구자경 명예회장의 별세로 2020년은 ‘구광모 체제’가 더욱 공고하게 될 공산이 크다.

성장 동력 확보 그룹 총수 고심↑ 
각양각색 전략…새해부터 총력전

SK그룹에선 ‘행복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최태원 SK 회장은 2019년 한 해를 ‘행복 토크’로 마무리했다. 최 회장은 지난 12월19일 행복 토크 100회를 마무리 했다. 이동한 거리만 4만여km에 달한다. 1회 평균 2시간30분 정도의 시간을 들일 만큼 최 회장은 행복 경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제주도서 열린 ‘2019년 CEO(최고경영자) 세미나’ 폐막연설서 “성공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지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행복 경영의 가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행복전략을 언급하며 “행복을 추구할 때도 정교한 전략과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각 계열사가 수립 중인 행복전략의 고도화를 주문했다. 실제로 SK그룹의 연말 임원인사는 행복경영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조직의 재설계라고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일찌감치 연초 일정을 잡아뒀다. 두산그룹은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리는 ‘CES 2020’에 참가한다. 두산의 CES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룹은 지향하는 새로운 미래상을 선보이고,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리기 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 성장의 해법을 전통 제조업과 정보기술 간 업종 경계가 무너지는 최첨단 기술로부터 찾겠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지난 10월 면세점 사업에 손을 떼면서 전자 소재와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점을 드러낸 바 있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는 과감히 정리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발판을 다듬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부진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내세운 셈이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의 용퇴 이후 ‘디지털 혁신’을 맞게 됐다. 허 회장은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 GS가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솟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 도전하는 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며 물러났다.

성장 동력
구비 마쳐

허태수 GS그룹 신임회장은 ‘디지털 혁신 전도사’ ‘트렌드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회사 GS랩스를 설립, 그룹 혁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 등 4차 산업과 관련된 최신 경향들을 그룹 전반에 소개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GS홈쇼핑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실리콘밸리 혁신기업의 업무방식을 가장 먼저 적용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신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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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