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송구영신 특집> 국민이 바라는 재계발 2020 희망가

가시밭길…무소의 뿔처럼 돌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저성장 국면을 넘기 위한 재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예전 같지 않은 업황 속에서 저마다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도 어렵다’는 말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좌고우면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신발 끈을 묶어 내달리는 형국이다.
 

▲ (사진 왼쪽부터)구광모(LG그룹)·박정원(두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 12월8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20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를 발표했다. 응답 기업의 64.6%는 현재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이라고 봤다. 47.4%는 경영계획 기조로 ‘긴축경영’을 꼽았다. 이 중 300인 이상 기업은 50%, 300인 미만 기업은 46.5%였다.

불황 지속
극복 갈망

재계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말에 다다르면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다. CJ그룹은 재무 안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비상경영을 시작했다. 그룹은 CJ헬로와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조 단위의 부동산을 처분,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각설에 휩싸이던 이스타항공은 누적적자로 비상경영을 선포한 뒤, 제주항공의 인수 궤도에 올랐다. 보험업계도 실적 악화로 인해 인원 감축과 부서 간 통폐합을 시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2월17일 ‘2020년 경제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 원장은 “2020년 성장률은 세계교역 여건과 정보기술·조선 등 주력산업 업황 개선을 고려하면 올해보다는 높을 것”이라면서도 “민간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잠재성장률(2.5%)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이 더딘 한 해를 보내면서 재계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재계별 불황 타개책들이 이목을 끈다. 당면한 상황이 저마다 다른 만큼 가지각색이다.

가장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는 곳은 ‘유통업계’다. 온라인·모바일 시장의 활성화로 인한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가 가시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통 빅3’로 불리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이 대표적이다.

변화의 폭이 컸던 곳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등으로 나뉘어 있던 사업부문을 하나의 통합 법인으로 재편했다. 각자 대표체제도 ‘원톱’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2020년 경제 전망 부정적 기류 강해
불황 타개책 구비…전념하는 기업들

신동빈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 구조 개편은 곧 실적 개선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은 올해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4조4047억원과 영업이익 8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78%, 56% 하락한 수치다.

신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라”고 주문했다.

현대백화점은 ‘세대교체’를 꺼내들었다. 그룹 전반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다. 현대백화점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50대 인사’로 채웠다.


그룹은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은 ‘대표 맞트레이드’로 관심을 샀다.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맞바꾼 것. 사측은 미래 준비 강화와 성장 전략 추진에 초점을 맞춰 성과주의, 능력주의 인사를 강화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이마트의 경우 첫 외부 인사 수혈로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내며 업계 안팎의 우려를 샀다. 이마트는 경영 컨설턴트 출신이자 ‘전략통’으로 유명한 강희석 사장 체제에 안착, 본격적인 수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전략을 재편할 계획이다.

변화와 혁신
과감한 결단

화학 업계는 부진을 거듭했지만 반등 모멘텀이 비교적 선명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감소했지만 사업 구도 다각화를 통한 탈출로 모색이 눈길을 끈다. ‘화학 3사’ 한화케미칼과 LG화학, 롯데케미칼이 그 주인공이다.

한화케미칼은 신사업 분야의 지속적 투자로 시황 악화 속에서 호실적을 내놨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바 있다. 회사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524억원. 지난해와 비교해봤을 때 62.56%가 증가한 값이다. 이 중 태양광 부문이 6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성장을 견인했다.

태양광은 한화케미칼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점쳐진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태양광 사업 실적은 주력 지역인 미국·유럽의 설치 수요 호조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의 캘리포니아 신축 주택에 대한 태양광 패널 설치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적극적이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전지 사업 부문서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지사업은 LG화학이 꼽은 신성장 동력이다. 지난해 회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중 30% 이상이 배터리 분야에 투자됐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싣고 있다. 회사는 1월1일부터 롯데첨단소재와 합병할 예정이다. 대표 체제는 ‘통합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체제로 첫 발을 내딛는다. 롯데케미칼은 두 사업 분야의 특성이 상이한 만큼 각 영역서 핵심 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 최태원(SK)·허태수(GS그룹) 회장

동시에 롯데케미칼은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 등을 정리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흑자를 기록하던 영국 자회사를 중장기 비전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매각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내수시장의 침체와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판매 부진을 거듭했다. 업계는 신차를 출시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모두 10개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기아는 해외 시장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의 하이브리드차는 이스라엘서 9년 연속 판매 1위의 고지를 바라보는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신차 계획을 앞두고 있다. 연말까지 노조의 절반가량이 출근했지만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의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의 르노삼성 부산공장 일대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 검토도 그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 4월 전북 군산이 한국GM 공장 폐쇄 등으로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기존 대출 상환 연장을 요청했다. 쌍용차는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다만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지원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은 투자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준비 사업
하나둘 정비

2020년을 앞두고 재계 그룹 총수들의 메시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와 혁신, 쇄신을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1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32주기 추도식에 참여해 ‘경영위기 타개’와 ‘사업 보국’ 등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선대 회장님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며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나가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은 2019년을 내우외환과 함께했다. 국내에선 이 부회장의 국정 농단 관련 재판으로, 대외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과 함께했다. 또 노조 와해 의혹으로 임원들이 법정 구속된 것과 관련, 이례적인 대국민 사과문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실상 무노조 원칙을 폐기한 셈이다. 반성과 사회 가치에 부합하는 노사관계 형성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 4세 경영 시대를 열고 있는 구광모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 구 회장은 새해부터 임직원들과 디지털을 통해 소통하기로 했다. 디지털 시무식은 LG그룹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구 회장은 저성장 국면에 취임해 소탈과 실용주의라는 키워드를 대표했다. 그룹 임원인사서 그 단면이 여실히 드러났다. 구 회장은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한 실용주의적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그룹 체질 개선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도 있었다.

구 회장은 잔뼈가 굵은 원로 부회장들과 함께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끌어가면서도 파격 인사를 통해 변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LG그룹은 지난 12월14일 구자경 명예회장의 별세로 2020년은 ‘구광모 체제’가 더욱 공고하게 될 공산이 크다.

성장 동력 확보 그룹 총수 고심↑ 
각양각색 전략…새해부터 총력전

SK그룹에선 ‘행복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최태원 SK 회장은 2019년 한 해를 ‘행복 토크’로 마무리했다. 최 회장은 지난 12월19일 행복 토크 100회를 마무리 했다. 이동한 거리만 4만여km에 달한다. 1회 평균 2시간30분 정도의 시간을 들일 만큼 최 회장은 행복 경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제주도서 열린 ‘2019년 CEO(최고경영자) 세미나’ 폐막연설서 “성공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지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행복 경영의 가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행복전략을 언급하며 “행복을 추구할 때도 정교한 전략과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각 계열사가 수립 중인 행복전략의 고도화를 주문했다. 실제로 SK그룹의 연말 임원인사는 행복경영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조직의 재설계라고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일찌감치 연초 일정을 잡아뒀다. 두산그룹은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리는 ‘CES 2020’에 참가한다. 두산의 CES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룹은 지향하는 새로운 미래상을 선보이고,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리기 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 성장의 해법을 전통 제조업과 정보기술 간 업종 경계가 무너지는 최첨단 기술로부터 찾겠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지난 10월 면세점 사업에 손을 떼면서 전자 소재와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점을 드러낸 바 있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는 과감히 정리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발판을 다듬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부진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내세운 셈이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의 용퇴 이후 ‘디지털 혁신’을 맞게 됐다. 허 회장은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 GS가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솟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 도전하는 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며 물러났다.

성장 동력
구비 마쳐

허태수 GS그룹 신임회장은 ‘디지털 혁신 전도사’ ‘트렌드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회사 GS랩스를 설립, 그룹 혁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 등 4차 산업과 관련된 최신 경향들을 그룹 전반에 소개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GS홈쇼핑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실리콘밸리 혁신기업의 업무방식을 가장 먼저 적용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신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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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