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세균-추미애 청문회’ 쟁점 관전포인트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12.30 09:54:57
  • 호수 12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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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현역불패’라지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청문회 정국이 곧 문을 연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곧바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예정돼있다. <일요시사>는 여야의 피 튀기는 공방이 펼쳐질 두 거물급 후보자를 둘러싼 핵심 쟁점을 쫓았다.
 

▲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여야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를 검증할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했다. 본격적인 청문회 정국의 서막이 오른 것.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박병석, 원혜영, 박광온, 신동근, 박경미, 김영호 의원을 위원으로 추천하고 이 중 박광온 의원이 간사를 맡기로 했다. 이에 맞선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자당 몫으로 나경원 의원을 특위위원장에 선정하고, 주호영, 김상훈, 김태흠, 김현아 의원을 위원으로 명단에 올렸다. 간사는 김상훈 의원이다. 

검증 에이스
전진 배치

진용이 화려하다. 모두 여야의 간판급 중진 의원들이다. 이번 청문회의 중량감을 대변한다. 이들은 청문 일정 확정, 증인 채택 등 청문회 사전 논의 단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절차는 내년 1월8일까지 완료돼야 한다.

정 후보자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삼권분립 파괴 논란’이다. 만약 정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이는 헌정 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라는 사례가 된다. 앞서 국회의장·국무총리를 모두 지낸 선례가 2차례(백두진·정일권 전 의장)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국무총리를 지낸 뒤 국회의장으로 옮겼다.

반면 정 후보자는 이와 반대다. 통상적인 인사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우리나라 의전서열상 국회의장은 대통령에 이은 2위고, 국무총리는 5위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원이었던 정 후보자가 의정서열상 3단계 하락한 자리로 가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정 후보자 지명을 직접 발표하며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면서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야권은 삼권분립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 측은 매서운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문 대통령의 정 후보자 지명을 ‘70년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라고 표현했다. 새로운보수당도 역시 ‘헌법유린’이라며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삼권의 한 축인 입법부의 수장 출신이 행정부의 2인자로 간다면 입법부가 행정부의 시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공통된 우려다. 이는 다가올 청문회에서 여야가 가장 크게 부딪힐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삼권분립 파괴’ ‘송도사옥 개입’
추 ‘울산시장 개입’ ‘석사논문 표절’

‘포스코 송도사옥 매각 개입 의혹’ 역시 여야가 불붙을 지점이다. 앞서 정 후보자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지난 2014년 6월 지인 박모씨의 부탁을 받고 포스코건설의 송도사옥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초 <시사저널>은 해당 의혹을 보도하며, 그 근거로 2014년 6월 정 후보자와 박씨 간에 이뤄진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통화에서 정 후보자는 포스코 측의 초벌 검토 결과를 박씨에게 알려주며 “‘(내가 포스코 측에)좀 더 체크를 해봐라. 그래서 길이 없겠는지 연구를 해봐라’고 얘기를 해놓은 상태”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정 후보자는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1·2심서 모두 패했다. 법원은 정 후보자가 박씨에게 청탁을 받고 포스코건설 측에 송도사옥 매각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기사 내용이 허위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 후보자가 억대 빚을 총리 지명 직전에 일괄 변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억대 자금을 수십 년간, 이자 지급도 없이 상환하지 않았다면, 이는 채무가 아니라 사실상 증여를 받은 셈이다. 마땅히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해당 의혹에 “새로울 게 없다”며 선을 그었다. 

1·2심 패소
부메랑?

이 외에도 정 후보자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시절 15∼20대 국회까지 실적이 미진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정 후보자가 이 기간 대표발의한 법안의 수는 45건, 이 중 처리된 수는 14건에 불과하다는 것.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노코멘트’ 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역시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가장 큰 쟁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이다. 이는 현 정국 최대 이슈기도 하다. 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지난 6·13지방선거 과정서 청와대와 함께 여당인 민주당이 선거에 개입했다며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논란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확산됐다. 그는 지난달 27일 국회 정론관에 모습을 드러내 자신이 낙선했던 지난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의 ‘하명 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시간은 지난해 3월로 돌아간다. 한국당은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두고 공천 신청을 접수받는다고 알렸다. 접수 첫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은 같은 직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후 한국당은 김 전 시장을 울산시장 단독 후보로 확정하고, 일찌감치 본선 준비에 돌입했다.
 

▲ ▲송철호 전 울산시장

한편 민주당 측에선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송철호 변호사와 임동호 울산시당위원장, 심규명 변호사가 주인공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3월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울산을 염원하는 시민들 앞에 하나가 되겠다”며 ‘원팀(One Team)’을 선언하는 등 선거에 본격적으로 임하기 시작했다.

단수 공천
발목 잡나

김 시장이 공천을 신청하고 일주일여가 흐른 지난해 3월16일,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 시장 부속실과 건축 관련부서 등 울산시청 내 사무실 5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는 곧바로 쟁점화됐다.

경찰의 압수수색 소식 직후 민주당 울산시당은 성명을 내고 “(김)시장이 직권을 남용해 이미 선정된 업체를 특정업체로 교체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 

반면 김 시장과 한국당은 경찰의 압수수색에 크게 반발하며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와 김 시장은 “정권의 검찰·경찰 사냥개를 앞세운 덮어씌우기 수사”라며 “(이런 수사가) 이기붕의 자유당 말기를 연상케 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 사이 울산시장 대진표가 짜여졌다. 민주당은 송철호 변호사를 단수후보로 공천했고, 김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최근 청와대뿐만 아니라 민주당으로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송철호 현 울산시장이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단수후보로 공천을 받은 과정서 당청의 선거 개입이 있었다고 검찰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2일 지방선거서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은 해당 소식을 전한 후 “경선은 최대한 치열하게 한다는 당의 정신과 국민 여러분의 경선에 대한 관심 주목도를 최대한 높인다는 방침에 따라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보수야당 배수진 예고
낙마하면…정권 휘청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지난해 4월3일 민주당은 송철호 시장을 단수후보로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정치권은 이 과정이 석연찮다고 말한다. 송 시장의 당적변경 등 공천서 감점을 받을 만한 이력을 갖고 있어서다. 

송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서 당선되기 전 총선 등에서 8번 낙선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무소속이나 민주노동당으로 출마하는 등 수차례 당적을 옮겼다. 당시 민주당 당헌·당규는 당적을 옮겨 정체성이 의심되는 당원은 단수 후보로 공천을 금지하고 있었다.
 

▲ 이낙연 국무총리

그러나 당시 민주당은 송 시장을 단수후보로 공천한 일이 당헌·당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비록 그가 무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의 동의하에 열세 지역에서 나섰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송 시장과 경선을 앞두고 있던 다른 예비후보자들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당시 민주당 대표는 추미애 후보자였다. 보수야당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추 후보자가 송 시장을 단수후보로 공천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따져 물을 예정이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추 후보자의 경우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여권 개입 의혹에 따라 참고인이든, 피의자든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이 외에도 청문회에는 ▲석사논문 표절 ▲차용증 위조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논문 표절 의혹은 추 후보자가 지명된 직후 제기됐다. 지난 2003년 연세대 석사 과정에서 쓴 논문이 앞서 2001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보고서와 2002년 국립농업과학원의 학술대회 결과보고서 등과 유사하다는 의혹이다. 추 후보자 측은 시점상 논문을 썼을 2003년에는 학계의 논문 작성기준이 정비되기 전이라고 해명했다.

조국 이어
가족 겨냥

전임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 때처럼 가족 의혹이 청문회서 집중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추 후보자는 자신의 딸에게 9000만원을 무상 증여한 후 뒤늦게 차용증 문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추 후보자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종로는 누구에게?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을 받으면서 종로는 공석이 됐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이 지역에서 빅매치가 펼쳐질 것이라 기대한다. 더불어민주당 진영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출마가, 자유한국당 진영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출마가 예상된다. 전 정권과 현 정권 국무총리의 대결이라는 역대급 대진표가 성사될 수 있다. 정 후보자는 종로에 누가 출마할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하늘만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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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