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다단 ’퍼시스그룹 승계 작전 막전막후
‘복잡다단 ’퍼시스그룹 승계 작전 막전막후
  • 김정수 기자
  • 승인 2020.01.15 09:58
  • 호수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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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고 다듬어 대물림 마침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퍼시스그룹의 승계 작업이 한창인 모양새다. 그 발판은 차츰 선명해지는 듯하다. 창업주의 퇴진으로 2세 경영은 시간 문제인 상황. 2세 승계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게 될까.
 

사무용 가구업체 퍼시스의 창업주 손동창 명예회장은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서 회장직을 내려놨다. 그는 임원인사서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손 명예회장은 지난 1983년 퍼시스의 모태인 한샘공업주식회사를 설립, 사무용 가구 시장을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빈자리는 이종태 퍼시스 부회장의 회장 승진으로 채워졌다.

회장 퇴진
2세 전면

손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며 ‘2세 경영’의 본격화가 점쳐졌다. 주인공은 손 명예회장의 장남 손태희 퍼시스 부사장이다. 퍼시스는 여느 그룹처럼 지주회사를 정점에 뒀다. 퍼시스그룹은 5개의 주요 계열사로 구성돼있다. 세부적으로 ▲퍼시스 ▲시디즈 ▲퍼시스홀딩스 ▲일룸 ▲바로스 등이다. 차례로 2개 상장사와 3개 비상장사다.

갈래는 두 개로 나뉜다. 손 명예회장은 지주사 ‘퍼시스홀딩스’를, 손 부사장은 그룹 핵심사 ‘일룸’을 기준으로 이하 계열사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선 손 명예회장은 퍼시스홀딩스 최대주주다. 그는 80.51%의 지분을 쥐고 있다. 나머지는 자기주식과 손 부사장으로 채워져 있다.

퍼시스홀딩스는 퍼시스의 지분 32.17%를 소유하고 있다. 주주들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이다. 퍼시스홀딩스와 손 명예회장(16.70%) 등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합은 절반이 넘는다. 종합해보면 ‘손 명예회장→퍼시스홀딩스→퍼시스’의 구조다.

손 부사장은 일룸 지분 29.11%를 갖고 있다. 손 명예회장의 장녀 손희령씨에게도 9.60%의 지분이 있다. 지분의 나머지는 의결권이 없는 일룸의 자기주식이다. 
일룸은 ‘시디즈’의 최대주주(40.58%)다. 또 ‘바로스’의 최대주주(55.00%)이기도 하다. ‘손 부사장→일룸→시디즈·바로스’의 형태다.

퍼시스그룹의 구조가 애초부터 두 갈래로 나뉜 것은 아니다. 그룹은 다소 복잡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을 밟았다.

사무 가구업체 2세 경영 본격화
회장 부자 두 축으로 그룹 지배

과거 퍼시스그룹의 정점에는 ‘시디즈’가 있었다. 당시 손 명예회장은 시디즈를 꼭대기에 두고 그룹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6년 시디즈는 일룸 지분 45.84%를 이익 소각(기업이 이익잉여금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해 일정 기간 내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것)했다. 절반에 가까운 지분이 소각되면서 손 부사장은 29.11%로 일룸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듬해인 2017년 시디즈는 ‘팀스’의 지분(40.58%)을 일룸에 모두 매각했다. 시디즈는 지난해 주 종목인 의자사업을 팀스에 팔았고, 사명을 퍼시스홀딩스로 교체해 지주사 역할을 맡았다. 팀스는 간판을 시디즈로 변경했다.
 

지난해 일룸은 퍼시스그룹 물류·시공 회사 바로스 지분 55%를 매수했다. 지분 취득 배경은 이렇다. 바로스는 손 명예회장이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였다. 손 명예회장은 이를 손 부사장에게 증여했고, 손 부사장은 해당 지분 가운데 55%를 일룸에 매각한 것이다.

손 명예회장과 손 부사장의 두 갈래 가운데 주축은 손 부사장 쪽이다. 손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룸은 퍼시스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힌다. 일룸은 국내서 브랜드 인지도가 꽤 높은 가정용 가구업체다. 회사는 지난 5년간 그야말로 ‘성장가도’를 달렸다.

일룸의 지난 2014∼2018년 매출은 994억원서 1315억원, 1555억원, 1923억원을 지나 2224억원에 등극하는 등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다. 영업이익도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 일룸은 453억원을 시작으로 607억원, 719억원, 864억원, 1028억원 등의 이익을 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5년 전에 비해 100% 이상씩 오른 셈이다.

지분 처분
구조 구축

의자가구 제조업체 시디즈의 성장세도 매섭다. 시디즈는 최근 3년간 99억원, 1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140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동기간 4억원, 2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1000억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43억원의 이익을 냈다.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시디즈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4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55% 상승했다.

손 명예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퍼시스홀딩스는 퍼시스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다. 지난해 5월 기준 퍼시스홀딩스의 퍼시스 지분은 30.77%였다. 이후 퍼시스홀딩스는 차츰 퍼시스 지분을 늘려가기 시작, 현재 32.17%까지 확대됐다.
 

퍼시스홀딩스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모두 11만1671주를 사들였다. 세부적으로 ▲2018년 5월 8898주 ▲6월 1만471주 ▲7월 1만5132주 ▲8월 1만1637주 ▲ 9월 1만4463주 ▲10월 1만5765주 ▲11월 3만2878주 ▲12월 2427주 등이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퍼시스홀딩스는 지난 1월부터 이번 달까지 모두 5만820주를 확보했다. ▲1월 6565주 ▲2월 3457주 ▲3월 1972주 ▲7월 624주 ▲8월 4005주 ▲9월 4510주 ▲10월 1만3687주 ▲11월 8000주 ▲12월 8000주 등이다.

지분 매입
승계 위해?

일각에선 이를 두고 손 명예회장의 승계 작업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한다. 손 명예회장은 퍼시스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손 명예회장→퍼시스홀딩스→퍼시스’ 구조의 가장 상부에 위치해 있다. 퍼시스홀딩스의 퍼시스 지분 매입으로 퍼시스에 대한 손 명예회장의 장악력도 높아지게 된다.

반면 해당 영역서 손 부사장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손 부사장의 퍼시스홀딩스 지분은 채 1%가 되지 않는다. 결국 손 명예회장이 지주사 지분을 손 부사장에게 증여할 경우, 경영권 승계가 안정적으로 이양될 공산이 크다.

또 ‘손 부사장→일룸→시디즈·바로스’의 구조가 형성돼있는 만큼 손 부사장이 손 명예회장의 갈래만 이어 받는다면, 안정적으로 승계 작업을 매듭지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계열사 지분 처분 등을 통한 지배구조 변경으로 뒷말이 계속되고 있다.
 

▲ 퍼시스 공장
▲ 퍼시스 공장

퍼시스는 그룹 핵심사 일룸 등과 마찬가지로 ‘호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 3년간 퍼시스의 매출액은 2316억원, 2894억원, 3156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영업이익도 168억원, 230억원, 277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31억원, 220억원에서 455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올해 실적은 관망세다. 퍼시스의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207억원, 15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4.9%, 25.7% 감소한 수치다. 누적 분기 순이익의 경우 275억원으로 1.6% 소폭 줄었다.

꾸준한 지분 매입 승계 위한 포석?
문어발 구조 개편…무게는 장남에게 

손 부사장이 2세 경영의 막을 열면서 향후 경영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손 부사장은 그룹 사업 가운데 미래 먹거리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손 부사장은 사업 관련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의 관심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게 되면서 업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퍼시스는 디지털 기반 운송 스타트업 ‘로지스팟’과 계약했다. 로지스팟은 자체 개발한 운송 플랫폼 기반 B2B 통합운송관리 서비스를 제공, 20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기존 물류업체에서 담당하던 사업 부문을 스타트업에 넘긴 셈이다.

퍼시스는 아파트 리모델링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에 투자했다. 퍼시스그룹은 아파트멘터리와 전략적 투자 이후 첫 공동 프로젝트를 실제로 선보였다. 이들은 대규모 신규 입주를 앞둔 아파트의 실제 평형 모델을 쇼룸으로 재현했다. 스타트업과의 사업 구상은 손 부사장이 직접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부사장은 지난 2010년 퍼시스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약 6년 만에 퍼시스 정기인사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손 부사장은 병원 시스템 가구 브랜드 ‘퍼시스케어’의 해외 인증 및 영업 관련 업무 등을 맡은 바 있다. 이 외에도 그룹 계열사 등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퍼시스는 일룸과 시디즈의 성장으로 묵직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저성장 국면에 빠진 국내 제조업체와 비교했을 때 재무적 안정성이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지휘봉
어디로?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30일 “퍼시스의 내수 부문 실적이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관계사인 일룸과 시디즈로 공급 규모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퍼시스의 순현금은 2014년 1120억원, 2015년 1210억원, 2016년 1391억원, 2017년 1575억원, 2018년 2013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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