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힘들다 해도…

2019 창업시장 결산

2019년 자영업 창업시장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힘겨운 한 해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가 자영업의 업종과 상권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도심상권과 대형 점포는 큰 어려움을 겪었고, 폐점하는 점포도 속출했다. 다만 작년이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해였다면, 올해는 면역력이 생겨 급격한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활기를 찾는 점포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예상과 달리 올해 아파트 가격 상승 등 부동산 가격의 급등 탓인지 하반기부터는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어, 이를 포착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대박을 터뜨리는 사례도 속속 등장했다. 창업 전문가들은 올해 창업시장을 자영업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는 턴어라운드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턴어라운드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과거로 회귀하되 현대적인 멋을 가미한다는 것을 뜻하는 ‘뉴트로’가 전 업종으로 확산되는 한 해였다.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요구하는 소비자의 욕심을 충족시켜 주는 업종이 활기를 띄었다. 치즈닭갈비 전문점 ‘홍춘천’은 춘천닭갈비의 뉴트로 브랜드다. 

신선한 원육과 100% 모짜렐라 천연치즈만을 쓰는 것은 물론 차별화된 소스 맛, 맛과 비주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다양한 메뉴로 닭갈비의 현대화에 성공했다. ‘홍춘천 소스’는 청양고추, 마늘, 생강 등 15가지 천연재료를 홍춘천만의 비법으로 섞어 만드는데, 이때 매운맛을 4단계(아주매운맛, 매운맛, 중간맛, 순한맛)로 나눠 고객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메뉴는 ‘홍춘천닭갈비’와 ‘김치치즈닭갈비’뿐 아니라 해물을 튀겨서 닭갈비와 치즈를 곁들여 먹는 ‘오징어치즈닭갈비’‘문어치즈닭갈비’‘새우치즈닭갈비’ 등이 맛과 비주얼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200호점을 돌파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뉴욕 맨해튼에도 진출했는데, 현재 2층 198㎡ 규모 매장에서 일평균 매출이 1만2000달러나 될 정도로 맨해튼에서 점포 규모 대비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업종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삼겹살도 뉴트로 콘셉트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붐을 일으켰다. 과거보다 훨씬 진화한 냉동삼겹살, 칼삼겹살, 저온숙성삼겹살 등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다. 과거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던 냉동삼겹살은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면서 불황기 인기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롤러스케이트장도 부활했다. 과거 탈선 공간이 아닌 음악이 있는 건전한 스포츠 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가는 추억을 나누는 공간으로 특히 최근 미세먼지 영향으로 실내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주 52시간 근무가 본격 시행되면서 주말뿐 아니라 주중에도 고객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당구장도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젊은 층뿐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1980~1990년대 유행했던 빨래방도 기계 성능이 좋아지고, 건조기까지 도입하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세탁편의점과 코인빨래방을 접목한 세탁멀티숍이 큰 인기를 끌었다. 업계 1위 크린토피아는 세탁멀티숍의 성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업종이 여전히 강세였다. 1500원 이하 커피전문점이 크게 증가했고, 무한리필 돼지갈비와 저가 차돌박이 전문점, 가격파괴 옛날통닭도 지역상권 곳곳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메가MGC커피’와 ‘더벤티’ ‘커피에반하다’ 등과 ‘이차돌’ ‘명륜진사갈비’ ‘가마치통닭’ 등이 대표적으로 성장한 브랜드다.

특히 올해는 가성비에 아이디어 메뉴를 더해 다양한 개성의 젊은 층을 공략한 업종이 인기몰이를 했다. 다품종 소량 메뉴로 메뉴의 차별화와 저가격을 동시에 충족시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오늘 와인한잔’은 맛과 안주 메뉴의 다양성, 그리고 인테리어 분위기까지 젊은 층 여성 고객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와인의 대표 안주인 ‘모든치즈&크래커’를 1만2900원에 즐길 수 있다. 수제맥주 역시 3900~5900원으로 여성 고객들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오늘 와인한잔은 모든 메뉴에 스토리를 입혀서 일상에 지친 고객에 대한 격려와 재미 요소를 더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살얼음 맥주가 특징인 ‘역전할머니맥주’도 안주 메뉴 쪼개기로 다양성과 가격 만족도를 높였다. 오징어입, 먹태 등 각 구워낸 마른안주와 소시지, 치킨, 튀김류, 오뎅 라면 등 국물 안주류 등 30여 가지 안주 메뉴가 평균 가격이 7000~8000원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여성 고객이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도심상권·대형점포 직격탄…폐점 속출
면역력 생겨 급격한 시장 변화에 적응

떡볶이와 커피 복합점 ‘청년다방’은 점포 평균 매출이 가장 높은 브랜드 중 하나다. 차별화된 떡볶이 맛과 세트 메뉴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낮에는 아메리카노도 잘 팔리면서 올해도 100여개 점포가 개설됐다.

커피 시장의 성장과 함께 커피와 콜라보를 이루는 카페 업종의 성장이 이어졌다. 자기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신선한 즉석 메뉴를 선호하는 고객의 증가를 등에 업고, 홈메이드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수제 샌드위치 카페 ‘써브웨이’‘샌드리아’와 수제 베이커리 카페 ‘빽스커피베이커리’ ‘마크빈’ 그리고 수제 케이크 카페 ‘도레도레’와 수제 베이글 카페 ‘라떼떼’ 등이 인기를 끌었다.

중화계 음식이 속속 등장했다. 해마다 한두 개 중화계 음식이 창업시장에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을 정도로 중화계 음식이 대세다. 대만 카스테라에 이어 대만 샌드위치, 흑당 버벌티 등이 큰 인기를 끌었고, 훠궈 및 마라 열풍도 한때 전국을 강타했다. 

그러나 중화계 음식은 그 유행 주기가 짧은 것이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여름까지 돌풍을 일으켰던 마라와 흑당 버벌티가 최근 들어 벌써 주춤해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따라서 가격과 품질 만족도가 높고, 우리 입맛에 맞는 업종이 아니면 단기간 유행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SG 경영이란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로 이는 UN에서 2015년 공포한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에 부응하여 기업차원에서 실천이 요구되는 경영이다. 한솥은 1993년 창업 때부터 줄곧 사회공헌활동과 윤리경영을 실천해 왔으며, 26년간 지속적으로 ESG경영에 매진해왔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한솥은 지난 7월 18일(뉴욕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UN지원 SDGs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한 브랜드 40’(The 100 Most Sustainable Brands 40 2019)에 선정되어 한솥도시락 제품과 브로셔 등이 뉴욕 유엔 본부 1층에 전시된 바 있다. 또, 지난 9월에는 한솥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정상회의 가속화 행동 플랫폼에 파트너로 등재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 UN지원SD Gs협회가 발표한 ‘2019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 국내지수에서 최우수그룹에 해당하는 10위에 선정됐다. 이는 식품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선정되는 것이며,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뿐 아니라 식품 업계의 전체의 지속가능경영 선도 역할도 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사회공헌 활동과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커피베이’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고, 그린(Go, Green) 캠페인’을 펼치며 노(No)플라스틱을 선언하면서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커피베이는 올해 창업 10주년을 맞아 전 직원이 모여 고, 그린 캠페인을 고안하고 그 첫 발걸음으로 노 플라스틱을 선언하고 매장 내 사용하는 부자재를 친환경으로 변경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세웠다. 

다시 뛴다

가산직영점, 이마트의왕점, 홈플러스간석점 등 3개 직영점부터 시범 도입해 비용과 운영의 노하우를 쌓고자 하며 순차적으로 전 직영점 모두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본사 전 직원도 노 플라스틱에 앞장서고 있다. 사무실 내에서 일회용 컵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1인 1텀블러 사용을 실천중이다. 또한, 커피베이는 텀블러 사용에 따른 혜택을 제공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종이컵 대신 인쇄를 최소화한 흰색 종이컵을 전면 도입하는 활동을 포함, 친환경 사회 구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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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