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로드숍 신화 풀스토리

재기 앞두고 발목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국내 로드숍 신화로 불리는 스킨푸드가 난관에 봉착했다. 조윤호 전 대표가 쇼핑몰 수익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회생절차를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악재가 겹치는 형국이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한 스킨푸드는 국내외 상당한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한다. 스킨푸드는 지난 2004년 설립된 국내 최초 ‘푸드 코스메틱 브랜드’다. 모기업 아이피어리스가 60여년간 축적한 화장품 제조기술 등을 토대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스킨푸드는 2010년 국내 로드숍 브랜드에서 매출 3위를 기록했다. 2012년에는 18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세대 대표 뷰티 브랜드로 등극했다.

1세대 브랜드

스킨푸드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망을 구축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면서 ‘K뷰티’ 열풍을 이끌었다. 하지만 스킨푸드는 곧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스킨푸드는 지난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적자를 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중국법인과 미국법인이 자본잠식에 빠졌다. 스킨푸드는 가맹점 제품 공급에도 차질을 빚는 등 경영난에 시달렸다.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노 세일(No Sale)’ 정책의 실패,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와 중국의 사드(THAAD) 경제보복으로 인한 중국 관광객 감소 여파 등이 제기됐다. 결국 스킨푸드는 지난해 10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스킨푸드는 회생절차 끝에 구조조정 전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서울회생법원 제3파산부(서경환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6월 파인트리파트너스의 스킨푸드와 아이피리어스에 대한 인수합병(M&A) 투자계약 체결을 허가했다. 스킨푸드와 아이피리어스의 인수대금은 각각 1776억원, 224억원으로 책정됐다.

스킨푸드 조윤호 배임 혐의 구속
쇼핑몰 수익금 50억 빼돌린 의혹

스킨푸드는 이후 경영정상화를 공식 발표했다. 스킨푸드는 지난 5월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스킨푸드는 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망했다는 소문으로 사재기와 쟁임을 동요해 금전적 부담을 안겨 드렸기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스킨푸드는 MOU체결을 통해 정상화됐다”며 “임직원 전원이 화장품 산업에 이바지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영정상화를 발표한 지 몇 개월 뒤, 조윤호 전 스킨푸드 대표가 구속됐다.

조 전 대표는 화장품 기업 조중민 전 피어리스 회장의 장남이다. 조 전 대표는 지난 2004년 ‘먹는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스킨푸드를 선보이며 11년간 꾸준히 기업을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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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달 28일 검찰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청구한 조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조 전 대표가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 전 대표는 쇼핑몰 수익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JTBC는 매각 수순을 밟게 된 스킨푸드가 가맹점들에게 재고가 없다며 제품을 제공하지 않은 채 인터넷서 판매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해당 온라인몰 판매 수익이 모두 조 전 대표 개인에게 돌아갔다고도 했다.

지난 1월18일 보도 내용에 따르면 스킨푸드 본사는 지난해 3월부터 재고가 없다며 물건을 주지 않았지만 인터넷서 제품을 팔고 있었다. 해당 공식 온라인몰은 조 전 대표의 것이었다. 직원들의 월급과 배송비 등 온라인 몰에 들어가는 운영비용은 스킨푸드 본사서 부담했다.

하지만 수익금은 모두 조 전 대표의 개인계좌로 입금됐다. 같은 방법으로 조 전 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지난 1월초까지 온라인몰 수익을 챙겼다. 최근 3년간 온라인몰 매출은 약 53억원이었다.

스킨푸드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등으로 구성된 ‘스킨푸드 채권자 단체’는 같은 달 조 전 대표를 횡령·배임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이들은 조 전 대표가 자사 온라인 쇼핑몰 수익금 50억여원을 부당하게 챙겼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검은 해당 사건을 형사4부(부장검사 변필건)에 배당하고, 조 전 대표의 범죄 혐의를 수사했다.

회생절차 밟고 지난 5월 경영정상화
깜깜이 재무…감사보고서 의견거절

스킨푸드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대표 등은 지난 1월21일 스킨푸드 체권자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 조 전 대표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스킨푸드가 회생절차 개시에 접어들었을 때다.

대책위는 이날 서울역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킨푸드 조윤호 대표는 지금까지 사기 경영 정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후 사과하고 당장 경영권을 내려놓고 대표이사직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조 전 대표가 스킨푸드의 온라인쇼핑몰 수익을 챙기는 횡령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쇼핑몰 운영비를 스킨푸드가 부담하는 대신 쇼핑몰 수익을 조 대표가 가져갔다는 것이다. 대책위의 주장에 따르면 조 전 대표는 온라인쇼핑몰을 개인사업자로 등록, 9개월간 최대 53억원의 부당 이익을 취했다고 봤다.
 

대책위는 “스킨푸드 회생절차를 담당하는 서울회생법원은 조 대표를 즉시 채권자협의회 관리인서 해임하고 채권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대책위는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이동해 조 전 대표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스킨푸드는 지난해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을 정도로 재정상태가 좋지 않다. 의견거절은 회계감사서 감사의견을 내는 데 있어 충분한 증거를 수집하지 못했을 때, 감사의견을 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장기업의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스킨푸드는 비상장사다. 다만 비상장사라 하더라도 의견거절은 회사 존립에 의문을 품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후 경영은?

안세회계법인은 지난 4월8일 스킨푸드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 의견거절을 냈다. 회계법인 측은 “스킨푸드로부터 경영자가 서명한 경영자 확인서와 연결재무상태표, 연결손익계산서, 연결자본변동표, 연결현금흐름표 및 주석을 포함한 재무제표와 관련된 회계기록 및 증빙자료를 제시받지 못했다”며 “대한민국 회계감사기준서 요구하는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감사를 받지 않은 스킨푸드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652억원이었다. 반면 19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액은 48.5% 줄었고, 손실은 50.69% 늘어난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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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