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남양주 동물보호소 철거 논란
<일요시사> 남양주 동물보호소 철거 논란
  • 구동환 기자
  • 승인 2019.12.16 12:06
  • 호수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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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마리 어디로…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남양주에 위치한 한 유기동물보호소가 존폐 위기에 처해있다. 20년이 넘은 보호소지만 불법 건축물로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보호소에 대한 사정을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내 반려인들은 현재 1000만명이 넘는다. 그만큼 해마다 버려지는 동물 수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5년간 버려진 반려동물은 41만5500여마리로 집계됐다. 해마다 8만3000여마리, 하루 평균 220여마리가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유기동물 구조·보호를 위해 쓰인 예산은 연평균 100억원에 달한다.

열악한 여건

지난 3월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은 “길가에 유기되는 동물 문제, 사설보호소의 열악한 여건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의원은 “한국 사회서 반려동물 보호에 대한 논의는 매우 적었고, 그마저도 번식 농장 문제에 대부분의 논의가 집중돼왔다”며 “입양 이후 가정 내에서의 동물 보호, 길가에 유기되는 동물 문제, 사설보호소의 열악한 여건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50마리 유기동물의 안식처 마석보호소 철거를 반대한다’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최근 남양주시 시청서 민원이 들어온다는 이유로 유기동물을 구조·보호하고 있는 마석보호소를 철거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마석보호소에 대한 철거 명령과 강제이행금까지 부과한다는 것은, 동물들 구조로 하루도 버텨내기 힘든 소장님들께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다. 철거를 5년 더 연장해주시고 강제이행금을 공익 목적 차원서 면제해주시길 바란다. 갈 곳을 잃은 동물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서 지낼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불법건축물 민원은 2017년에도 제기됐으나 이전을 준비하겠다는 보호소 측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면서 시정명령 이후 절차인 이행 강제금 부과가 보류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보호소 이전을 요구했던 토지 소유주 측이 올해 2개의 불법건축물에 대한 민원을 재차 제기하면서 또다시 시정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보호소 소장 A씨는 “이곳을 20년 넘게 운영해왔는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는 건 너무한 처사다. 올해 말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이행금을 부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소 인근에 길이 생기다 보니 토지주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데, 지장이 있어 철거를 요구하는 것 같다. 우리도 땅을 알아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사할 곳으로, 주변에 사람이 살지 않은 곳을 찾고 있는데 쉽지만은 않다. 새로운 곳을 알아볼 동안 철거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기동물 문제는 어느 한 개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회적인 문제다. 보호의 사각지대서 최약자로 고통 받는 동물들을 위해, 생명존중을 위한 마음과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열린 행정으로 선처를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올해 말까지 철거 안하면 벌금 부과
불법건축 민원 제기…일단 시정명령

남양주시는 이곳 보호소에 대해 12월에 이행강제금 부과를 사전통지하고, 내년 초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계속 해당 건축물이 철거되지 않으면 이행 강제금 중복 부과나 고발 조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곳에서 보호하고 있는 150마리의 유기동물들이다. 남양주시의 입장은 불법건축물을 용인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보호소는 동물들을 당장 옮길 수 있는 장소가 없는 상황이다. 

남양주 화도읍사무소 관계자는 “토지주가 허락도 없이 컨테이너를 설치하는 등 불법건축물로 민원을 넣어 강제이행금 12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해에는 보류해줬지만, 올해는 보류하기가 힘들 것 같다”며 “불법건축물이 있는 것이 확인된 이 강제이행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설 동물 보호소는 불법건축물로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재정적으로 넉넉치 않은 개인이 운영해 농지나 그린벨트 등 저렴한 땅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또 조그맣게 시작하다가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허가를 받지 않다가 점점 커지는 경우 불법이라고 민원이 들어와 위기를 겪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부서 유기동물을 위한 지원이 많았으면 이런 경우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석 보호소는 약 2000명의 회원이 후원 중인데 한 달 평균 사료 120포를 지원해주고 있다. 이들은 유기동물이 병이 들면 병원비도 후원해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태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불법 개농장이 문제가 되다 보니 공무원들이 반려동물을 축산법이나 환경법을 근거로 엄격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동물보호법상 지자체장이 민간단체에 동물보호운동이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활동을 권장하거나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하는 등 동물 보호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서 이를 근거로 유기견 보호소 같은 동물보호 시설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철거 불가피

평소 유기견 봉사를 자주 다니는 A씨는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봉사도 자주 다니고 후원도 한다. 해당 동물보호소가 철거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너무나 슬프다. 동물들이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동물보호센터-사설보호소 비교

지난해 국내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12만1077마리였다. 2014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로, 매일 평균 330마리 동물이 버려지는 셈이다. 그런데 실제 유기동물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12만이라는 숫자는 지자체서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에 입소된 개체만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되지 못하고 야생서 살아가거나 동물단체가 구조한 경우, 그리고 사설보호소로 입소된 개체는 통계서 제외됐다.

흔히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곳을 ‘유기견 보호소’라고 불린다. 크게 보면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와 사설보호소로 나눌 수 있다.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는 현재 전국에 298개소가 있고, 지난해의 경우 1년 동안 200억4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동물들을 보호 관리했다. 매년 입소되는 유기동물의 숫자와 종류, 그리고 보호형태(입양, 주인반환, 자연사, 안락사, 보호)도 파악된다.

하지만 사설보호소의 사정은 좀 복잡하다. 사설보호소는 개인이 버려진 동물을 한두 마리 데려다 키우다가 그 규모가 점차 커진 곳들이 많지만 현재 전국에 몇 곳이 있는지, 모두 몇 마리의 유기동물이 관리되고 있는지 정확히 숫자를 아는 사람이 없다.

지난해 농식품부가 용역을 통해 전국에 82개 사설보호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으나 실은 어디까지를 사설보호소라고 불러야 하는지 기준조차 없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떤 이가 유기견 30마리를 데려다 자기 땅에서 키운다고 해서 이를 사설보호소로 부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같이 관리가 안 되다 보니 일부 사설보호소들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후원금을 착복하거나 남의 땅에서 동물을 보호하거나 질병 예방 및 방역을 잘못해 전염병이 퍼지는 등의 문제다. 국내 최대 규모 사설 유기견 보호소인 애린원도 이 같은 문제서 벗어나지 못했다. 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애린원은 한때 보호동물이 3000마리 가까이 늘어났을 정도로 개체 관리가 되지 않았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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