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5선 비박과 주류 친박 궁합

쇄신? 통합? 싸우다 날 샐라∼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전 국회부의장이었던 심재철 의원이 선출됐다. 그의 러닝메이트였던 친박계 김재원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오르면서 ‘당 쇄신’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중량급 비박계와 친박계의 조합인데 총선 전 자유한국당의 쇄신은 가능할까. 
 

▲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비박계(비 박근혜)’와 ‘비황계(비 황교안)’로 꼽히는 심재철 의원(5선)이 지난 9일 선출됐다. 심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김재원 의원(3선)이 뽑혔다. 심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 결선 투표서 총 106표 가운데 가장 많은 52표를 얻으면서 다른 후보들과 큰 격차로 승리했다.

경륜 ‘심’
전략 ‘김’

정치권에선 이번 원내대표 선거서 ‘황심(心)’이 닿는 ‘김선동-김종석’조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우세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서 불거진 쇄신론과 세대 교체론에 힘입어 재선과 초선 비례대표의 조합이 더 앞설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친황’ 핵심 그룹인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통합과 전진’이 김선동 의원을 지지하고 있고, 원내대표직에 출사표를 내고 철회한 윤상현 의원이 초·재선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이 관측은 더욱 힘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국당 의원들의 선택은 경륜 있는 ‘심김’이었다. 경선서 황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 비황계의 표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불신임 건 ▲주요 당직자 인선 문제 ▲물갈이 50% 발표 등으로 ‘황교안 독주 체제’에 대한 비판이 당내서 계속 흘러나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황 대표 측근이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김선동 의원 지지를 독려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반황’ 바람이 오히려 더 강하게 불게 됐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김 위의장은 황심에 반하는 선출이라는 의견에 대해 ‘오해’라며 일축했다. 김 위의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황 대표가 차기 원내대표와 관련해 투쟁력과 협상력을 갖추면 좋겠다고 했는데, 당연히 심 의원과 저를 지목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내지도부와 황 대표의 불협화음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이에 선을 긋고자 함으로 해석된다.

심 원내대표는 ‘친이(친 이명박)계’ 인물로 현 주류 세력과는 거리를 둬왔다. 반면 김 의장은 친박계 핵심 ‘전략통’으로 황 대표와 나 전 원내대표와도 가까운 실세로 꼽힌다. 친박계 인물의 원내대표 당선에 대한 부담이 강한 상황서 정책위의장 자리에 김 의원을 영입한 건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심 원내대표와 주류로 꼽히는 친박계 핵심 인물이 서로 보완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 투표였다는 것이다.

당초 예상 깨고 ‘황심’ 라인 무너져
투쟁력과 전략 골고루 갖춘 ‘심김’

특히 의원들 사이서 물갈이 폭에 대한 반발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지역구 의원 30%를 컷오프 등의 방안으로 현역 의원 50%를 물갈이한다는 인적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한국당 중진 의원들 사이서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심김은 황 대표의 중진 용퇴 및 물갈이에 반기를 드는 전략을 펼쳤다. 심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공천은 절대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의원님들께서 선수로, 지역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황 대표님께 직언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의장 역시 지난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17대 국회부터 개혁 공천과 물갈이로 50%씩 의원들을 교체해 얻은 결과가 지금의 20대 국회”라며 “항상 동료들끼리 목을 쳐서 쫓아내는 과정을 거쳐 지금에 왔는데, 이번에도 또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고 있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 원내대표와 정견발표 전에 서로 원고를 교환해 고쳐줬는데 그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선수(選數) 등 지엽적 기준으로 용퇴, 물갈이를 주장하는 게 옳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파, 대여 투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상대적으로 협상력과 투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둘은 노련한 중진들이다. 심 원내대표는 선거 연설 당시 “예행 연습할 시간도 없이 곧바로 실제 상황이다. 협상을 하게 되면 이기는 협상을 하겠다”며 5선다운 경쟁력을 앞세웠다.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과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불법 특혜 취업 의혹’을 내세워 ‘싸워봤고, 싸울 줄 아는 사람’이라고 과시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노련한 중진

현재 한국당에는 패스트트랙으로 선정된 선거제 개정안 저지, 패스트트랙 수사 대응 등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협상력과 투쟁력을 보여주는 ‘투트랙’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심김 조합이 투트랙을 잘 소화할 지는 미지수다. 두 인물 모두 당내서 다선의 정치력과 대여 강경투쟁의 선봉에 서 있는 강성파다. 심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출 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선출 이후 원내대표 회동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략을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당이 강경하게 반대하는 선거제 개정안과 검찰개혁안이 담긴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유예를 얻어내는 대신, 내년 예산안을 본회의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얼어붙었던 정국의 분위기가 전환되자 당 밖에서는 ‘전략가’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 악수 나누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

하지만 합의 내용 추인을 위해 의총이 소집된 후 상황은 역전됐다. 의총서 의원들의 ‘성급한 합의’였다는 성토로 인해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는 전언이다. 심 원내대표는 ‘예산안에 대한 여야 3당 합의가 완료될 경우’에 한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겠다고 물러섰지만, 결국 한국당이 표결서 ‘패싱’된 채 내년 예산안이 처리됐다. 심 원내대표의 전략 부재로 인해 리더십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발 기류
내부 확산

남은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에도 뚜렷한 전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되자 심 원내대표는 ‘투쟁’ 카드를 들었다.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0일 밤부터 실시한 철야농성서 심 원내대표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며 “오늘 예정된 조세·세입 관련 각종 법안들, 비쟁점 법안들, 또 처리될지도 모르는 패스트트랙 법안들에 분명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심김의 전면 등장으로 한국당의 쇄신과 통합은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비박계 5선 의원과 친박계 의원은 사실상 한국당 내에서 쇄신의 대상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들이 원내대표 선거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건 한국당 의원들이 황 대표의 물갈이에 대한 반발 심리가 표출된 메시지로도 볼 수 있는 셈이다.

당 내 중진 의원은 “쇄신을 요구하는 민심을 읽지 못한 선거”였다며 “민심에 부응하는 개혁과  대통합에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한국당은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쇄신을 위해서는 보수대통합과 공천혁신이 핵심이다. 통합과 공천혁신은 사실상 양립하기 어려운 구조다. 우리공화당이나 새로운 보수당 인물들과 함께 범야권 통합이 이뤄진다면,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공천을 둘러싼 파장이 불가피하다. 공천이라는 한정된 자리를 두고 기존의 한국당 인물들과 새로 당에 합류한 인물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싸울 줄 안다더니…벌써 타격?
벌써부터 TK 의원 방패막이로?


따라서 중진인 심 원내대표의 경우에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통합보다는 공천 혁신에 더 힘을 실어 총선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TK(대구·경북)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 가능성이 크게 대두된다. 총선기획단 발표를 현재의 한국당 TK 현역 의원 수에 단순 대입하면 19명 중 최소한 6명은 컷오프로 탈락, 9∼10명은 공천에서 물갈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TK 지역은 한국당의 텃밭으로 공천을 받게되면 국회 진출은 거의 따놓은 당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책임서 자유롭지 않은 의원들이 대거 포진돼있는 곳이다.
 

▲ 수락연설하는 심재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책임을 묻지 않으면, 한국당에게 쇄신은 고사하고 보수를 지지하는 민심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당의 공천기획단 50% 현역 물갈이론이 특히 TK의원들에 대한 집중 컷오프 또는 공천 탈락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과정서 김 위의장이 한국당 공천 과정서 TK지역의 친박계 의원들의 듬직한 ‘방패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원내대표 선거 때 TK지역 의원들의 표심이 쏠린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 위의장이 황 대표의 측근서 대대적인 현역 의원 쇄신을 일정부분 차단할 수 있을 거란 기대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관측대로라면 TK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한 공천 컷오프는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TK 민심이
운명 가른다”

관건은 민심이다. TK 친박계 의원들이 공천을 받게 되면 도로 ‘TK자민련’(지역 정당 몰락한 현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한국당의 인적쇄신은 멀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공천 경선 과정서 친박을 심판할 수 있는 민심이 당 쇄신을 판가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교안-심재철 물갈이론 논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에서 5선 비박계 인물인 심재철 의원이 당선되면서 황교안 대표와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거 정견발표서 “공천은 절대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의원님들께서 선수로, 지역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황 대표님께 직언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과 관련해 ‘중진 용퇴론’에 거부감을 느낀 중진들의 표심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9일 국회 총선기획단 회의에 참석해 내년 총선서의 ‘현역 50% 물갈이’와 관련해 “제가 단식투쟁에 돌입한 다음날 현역 의원 50% 이상 교체 방침을 발표한 바 있는데,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국민 눈높이에 다가서려 하는 우리 당의 뼈를 깎는 쇄신 출발신호였다”며 “국민이 원하고 나라가 필요로 하면 그 이상도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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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