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강업계 수십억 돈세탁 사건 전말

대기업 낀 비자금 리베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철강업계서 수십억원의 사기사건이 발생해 이슈가 되고 있다. 피해자는 친형처럼 따르던 지인에게 수십억원의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회사의 대표에게 속아 철강재 구매대행을 시작하게 된 피해자. 알고 보니 망하기 일보 직전의 회사였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 피해액은 이미 수십억원을 넘어섰다. 돌이킬 수 없는 배를 탄 두 사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텅 빈S사 자재창고

제보자 A씨는 철강재 수출입을 하는 작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A씨는 사업이 풀리지 않던 2016년 8월경 B씨를 만나게 된다. B씨는 A씨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S사의 수입 구매대행을 권유했다. 톤당 7000원의 수수료를 주고 150일 후 결제해주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서 B씨는 “월급쟁이보다 더 안정적으로 돈을 벌수 있다. 연매출 50억을 만들어주겠다”고 장담했다.

믿었건만…
수십억원 피해

이후 두 사람은 일 주일에 1~2회의 만남을 지속하며 서로간의 신뢰를 쌓았다. B씨를 믿게 된 A씨는 2017년 하반기에 본인의 집을 담보로 맡기고 구매대행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100톤가량의 소규모 구매대행으로 일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B씨는 A씨에게 “담보를 키워야 수익이 많이 난다”며 담보 증액을 요구했다. 이미 B씨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A씨는 은행에 증액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B씨는 본인과 친한 모 은행 지점장 출신 C씨를 소개했다. A씨는 C씨의 도움으로 가까운 친척의 집을 담보로 B씨와 X씨가 지정해준 은행을 통해 한도 증액 승인을 받아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일이다.

얼마 후 B씨는 A씨에게 “다른 회사서 돈을 떼일 수도 있으니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험가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A씨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된다. S사가 망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 S사는 지난해 12월31일 이미 지급불능상황이 돼있었다. B씨는 본인 회사의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A씨의 법인으로 지난 4월 13억8000만원어치의 철강재를 중국서 수입하게 했던 것이다.

B씨는 지난 5월과 8월 A씨의 담보를 이용해 구매했던 12억원가량의 일본산 철근의 구매대금도 지불하지 않았다. A씨는 이 수입대금에 대한 결제금조차 받지 못해 은행에 담보로 넣은 자신의 집과 친척 소유의 집이 넘어갈 상황에 몰렸다. 

연매출 50억 장담했지만…뒤에선 파산 준비
수십억 피해자 속출 “외국 기업도 당했다”

B씨는 A씨와의 친분을 빌미로 개인적으로 돈을 빌리기도 했다. 지난해 7월, 8월 ‘한 달 후 상환’을 조건으로 각 1억원, 1억4000만원을 빌리고 그것마저 돌려주지 않았다. 이렇게 최 대표가 편취한 금액은 총 28억원 이상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S사 직원 C씨와의 대화를 통해 밝혀졌다. C씨는 “S사가 지난해 6월부터 법정관리를 들어가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 4, 5곳에서 수많은 자문과 상담을 해왔다”고 말했다. 또 “S사는 지난해 5월 이미 T사에 38억원을 지급불능의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고 지난 9월, 10월에는 외국회사 2곳에 법정관리를 빌미로 15억원가량의 지급을 거절 통보했다”고 말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A씨에 따르면 두 외국회사의 경우 보험에 들어 있어 실제 피해는 크지 않았다. 타국의 회사, 그리고 이미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회사와 더 이상 엮여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외국회사는 이 일에서 손을 뗐다. A씨는 “B씨가 나에게 보험을 권유한 것도 외국 회사와 같은 방식으로 보험금이라도 타게 해서 입막음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S사는 지난 11월28일 법정관리 회생을 신청해 최종적으로 포괄적 금지명령이 서울회생법원에 의해 내려진 상태다. A씨는 “B씨는 실질적으로 파산을 원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회생을 시도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생 몰아주기?
발견되는 정황

A씨는 이 모든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A씨가 확인한 결과 2017년 12월부터 S사는 자체 재고(5000톤 이상)를 모두 동생 소유인 L사에 마이너스 마진으로 판매해왔고, L사는 이 재고를 팔아 수익을 극대화시키고 있었다. 즉 L사가 돈을 벌게 만들고 S사는 고의로 매출을 줄여 부도를 내려고 했던 것이다.

이때 1만톤 이상의 T사 재고를 빼돌려 시장에 팔고 T사에는 재고를 분실했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여럿 있다. L사의 등기상 본점 소재지는 S사와 같은 영등포였다. 이후 2017년 10월 S사의 천안창고로 주소지를 이전하게 된다. 즉 L사는 S사의 창고역할을 했던 것. A씨가 확인한 결과 L사에는 직원이 없었고 S사의 직원들이 일을 도맡아 했다.

L사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대표는 동생 D, 그리고 S사의 차장이 등기임원으로 돼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대기업 D그룹과 S사와의 관계다. B씨는 D그룹의 E 과장을 통해 올해 초부터 S사의 철강재를 모두 D그룹에 일시 매도했다. 물론 이 물품은 A씨의 명의로 구매한 것이다. A씨에 따르면 이 과정서 S사는 A씨에게 물건을 넘겨받기 전,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 자신들의 물건으로 속여 D그룹에 판매했다. 그에 대한 증거로 A씨가 물건을 넘겨주고 서류를 작성한 날짜가 11월1일, S사와 D그룹이 작성한 서류는 10월1일로 돼있다. 

D그룹은 이 물량을 다시 동생의 L사에 90일 안에 판매하기로 하는 ‘바이백 계약’(L사가 실 수요가들에게 선입금을 받아 D그룹에 필요한 만큼의 물량에 대해 원가를 들이지 않고 재구매해 판매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이 두 형제의 돈세탁을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D그룹과 유착
감사 진행 중

심지어 이 계약서 D그룹은 시장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S사서 철근을 구매했고 L사에는 톤당 62만원으로 90일 동안의 고이자를 붙여서 되팔기로 돼있었기 때문에 D그룹으로서는 잃을 것이 하나도 없는 계약이었다. (현재 철근 시장가는 수입산의 경우 톤당 50만원이다.)

A씨가 이런 주장하는 이유는 또 있다. D그룹이 두 형제의 회사가 같은 회사임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D그룹과 최 대표를 이어줬던 E 과장은 S사에 대해 30억원 이상의 채권을 가지고 있던 회사서 S사 담당으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5월 D그룹으로 이직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S사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렇게 S사는 33억원 이상을 D그룹으로부터 입금 받고 A씨에게 줘야 하는 돈조차 주지 않았다. 그 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미궁에 쌓여있다. 

A씨는 “철강업계에 종사하는 그 누구도 현재 시황서 철근을 톤당 62만원, 그리고 고 이율까지 붙여 판매하는 계약이 불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이 이런 식으로 부정하고 부당한 거래로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청와대 국민청원

D그룹 감사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해당 사안으로 감사가 진행 중이고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D그룹은 바이백 계약을 체결한 물건에 대해서는 거래를 중지시켜 놓은 상태다. D그룹 E 과장이 S사의 법정관리 직전에 전체 철강재를 일시에 사주고 범죄은닉 자금 35억원 이상을 만들어주는 이 부당하고 기이한 거래의 대가로 금전 8000여만원을 개인적으로 B씨로부터 받은 정황도 있다.

D그룹과 결탁해 세탁 의혹 “감사 진행 중”
‘배째라’ 대응에 전전긍긍…청원 올리기도

A씨가 이 모든 사기행각을 알아챈 것은 지난달 11일이다. B씨는 A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지난달 8일 점심식사 자리서 은행 결제일 11월26일 이후인 11월29일에 골프를 치러가자며 예약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서 백 대표는 11월 26일에 이상 없이 결제가 될 것으로 믿을 수 밖에 없었다. 

현재 B씨는 본인은 가지고 있는 재산도 없으니 법대로 하라고 큰소리를 치는 상황이다. B씨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은 그의 막내 동생 소유로 돼있었다. B씨가 법정관리신청을 한 11월28일까지도 본인의 급여는 연봉 2억5000만원, 월 급여 1800만원이 책정돼있었다고 한다.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미 B씨와의 거래를 통해 피해를 본 회사가 있었다. 이 회사는 30억원 이상의 채권이 발생했고, B씨와 처음 거래를 시작할 때 팀장으로 있던 한 임원은 회사의 압박과 그에 따른 죄책감, 우울증으로 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이 모든 사실을 아는 B씨가 이전과 다름없이 매주 만나 웃으며 술을 함께 마시고 담보증액을 종용하고 은행까지 알선해가며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는 사실이 정말 소름끼친다”고 말했다. 

B씨는 A씨와 가깝게 지내던 내수시장을 잘 아는 사람마저 일부러 멀어지게 했다. A씨에게 험담을 늘어놓으며 자연스럽게 멀어지게끔 A씨의 눈과 귀를 모두 막았다. 이런 상황서 A씨에게 B씨는 하나의 종교처럼 마음으로 의지하는 대상이 됐고, A씨는 B씨가 이런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을 줄은 정말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A씨는 “평생 아플 수밖에 없는 자식 이야기를 꺼내며 위로해주고 도와주겠다는 말에 속았던 내 자신이 한없이 한심하고 미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믿던 도끼에 
발등 찍혔다”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A씨의 청원은 현재 1698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A씨는 “철강업계에 이런 사악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보를 결정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분들과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B씨가 변호사를 통해 전해온 답변

▲2018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위한 상담과 지급불능상황임에도 2019년 A씨에게 철강재 수입을 요청한 사실이 있습니까?
= 2018년 7월 업황 및 고정비 문제로 선제적 차원서 대륙아주서 기업회생 관련 상담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기업회생에 들어갔을 경우 기존 거래처와의 거래관계 유지를 고려해 자구노력을 좀 더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아래 따로 진행은 하지 않았습니다. 또 2017년도 A씨의 회사에 대해 철강재 대행 당시에는 지급불능상황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철강제 대행 역시 A씨 측에서 먼저 제의한 것입니다.

▲2019년 4월, 5월 A씨에게 수차례 수입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까?
= 2019년 3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총 21억5413만2580원의 외상매입금을 지급해왔고, 현재 나머지 잔존 상거래채권은 14억2335만5686원입니다. 그 중 7억9000만원은 A씨 업체서 별도의 매출채권보험에 가입돼있음을 감안할 때(해당 매출채권의 보험료도 당사가 지출했음), 실제 A씨의 피해 금액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이며, 또 A씨 요청에 따라 당사 보유 창고에 별도의 10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으므로 향후 창고가 원활히 매각되면 많은 부분 변제 가능하리라 사료됩니다.

▲2018년 ‘한달 후 상환’을 조건으로 1억원, 1억4000만원을 빌리고 돌려주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까?
= A씨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이 있었는데 이자만 계속 나가자 당사에 요청해 일정 이자를 주고 대여를 받을 수 있겠냐고 문의했습니다. 당시 A씨는 연리 24%를 요청하기에 이를 거절했으나 최종 협의해 연리 12%의 이자로 정하고, 2019년 12월까지 지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당사는 상환요청을 하려면 자금준비를 해야 하니 미리 한 달 전 정도에는 알려달라고 말한 것이 전부이며, A씨로부터 특별히 상환 요청을 받은 바도 없습니다. 

▲2018년 외국회사 2곳에 법정관리로 지급불능/거절 통보한 사실이 있습니까?
= 아닙니다. 외국회사 2곳에 지급불능을 통보한 것은 2019년 12월 3일 회생절차개시 전 보전처분이 내려진 이후입니다. 

▲A씨가 대행으로 수입한 철강재를 D 그룹에 매도하고 결제금액을 은닉한 사실이 있습니까?
= 없습니다. 회사의 은행 및 거래처 결제 자금과 운영자금으로 정상적으로 사용됐습니다. 

▲D 그룹서 D씨의 동생 회사로 바이백 계약을 체결해 재판매 한 사실이 있습니까?
= 예컨대 A업체가 물건을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현금화가 필요하고, B업체는 해당 물건이 필요하지만, 그 물건을 당장은 일시에 구매할 정도로 충분한 현금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자금력이 되는 C업체는 B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시적으로 A업체로부터 위 물건을 매수한 뒤 추후 B업체가 대금을 마련하는 경우 이를 B업체에게 매각하는 일종의 구매대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이에 따라 C업체는 B업체로부터 계약이행보증금 및 추후 이자와 수수료를 징수합니다) 따라서, 이는 실질적으로는 C업체가 B업체에게 일종의 금융을 제공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위와 같은 구매대행계약은 철강업계서 많이 존재하며, D 그룹과의 계약 역시 위와 같은 형태입니다. 따라서, 당사 대표의 동생이 운영하는 별도 법인(위의 예에서 B업체)서 D 그룹과 위와 같은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법정관리신청을 한 11월28일까지도 연봉 2억5000만원으로 책정, 월급여 1800만원을 수령한 사실이 있습니까?
= 2019년 11월 전에는 그와 같이 보수가 책정돼있었으나 11월 이후 및 회생절차 개시 신청 이후에는 무급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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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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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