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휘둘리는 당신에게
여전히 휘둘리는 당신에게
  • 문화부
  • 승인 2019.12.16 09:47
  • 호수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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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 시공사 / 1만5000원

인간을 흔히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관계를 맺고 집단을 이루어 타인과 서로 협력하며 살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인과의 교류 없이 독방에 오랫동안 수감된 죄수들을 관찰한 보고서에 의하면, 이들은 집중력과 자기통제 능력을 잃었고 기억력이 감퇴되었으며 심한 자해 증상과 자살충동까지 보였다고 한다. 인간은 혼자서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을 뿐더러 존재할 수도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오늘도 우리는 관계 속에 살고 있지만, 이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 때문에, 관계 때문에, 사회생활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한다. 
‘이런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인기 많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저 사람 마음을 도저히 모르겠어. 내게 왜 이러는 거야?’ ‘왜 사람을 만나고 다녀도 외로운 걸까?’ ‘나는 왜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기만 할까? 내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닌데….’ 

각자가 가진 고민들의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그 속에 내재된 진짜 고민은 단 하나다. 우리는 훌륭한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심리학의 시선으로 보면 우리가 이해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것도, 동시에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는 것도, 지나치게 주변에 맞춰주다가 나를 잃어버리는 것도 모두 자연스럽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의 한마디가 신경쓰이고, 집단 구성원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혼자서는 결코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고, 권력에 취해 내가 아닌 내가 되는 것도 모두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겪는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단지 정도의 문제일 뿐이다. 주변과 잘 지내는 것도 좋지만, ‘나’를 잃는 순간 그 모든 것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관계로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여러 사회심리학 실험과 최신 연구를 기반으로 나와 너를, 나아가 우리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한 그 이해를 기반으로 외부의 환경이나 상황이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나다운 모습’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래야 관계라는 정글 속에서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사회적 동물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 ‘뭐 이런 걸로 괴로워하냐’고 생각하며 나 자신을 미워하거나, 내가 느끼는 외로움을 부정하고 회피하거나, 관계 맺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관계 속에 있을 때 행복하다. 나도 평범한 인간이고, 다른 사람들처럼 외롭고 두렵고 상처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자. 결코 내가 ‘멘탈’이 약하기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다. 
저자는 관계라는 아주 일상적인 고민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인간에게 관계가 갖는 의미부터 좋은 관계의 기술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다양한 실험과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단단하게 쌓아올린 이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면 우리는 수십 년을 살면서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었던 너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관계가 어떤 것인지 깊이 고민해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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