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하니>에 큰 칼 빼든 EBS, 성급한 판단은 아닐까?
<보니하니>에 큰 칼 빼든 EBS, 성급한 판단은 아닐까?
  • 함상범 기자
  • 승인 2019.12.12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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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0회 특집 ‘보니하니 어워즈’가 지난달 29일 경기도 고양시 EBS에서 열린 가운데 당당맨 최영수(왼쪽)와 하니 채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병희
▲ 4000회 특집 ‘보니하니 어워즈’가 지난달 29일 경기도 고양시 EBS서 열린 가운데 당당맨 최영수(왼쪽)와 하니 채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최근 4000회 돌파를 기념해 펭수까지 부르며 성대하게 자축한 EBS <톡!톡! 보니하니>(이하 <보니하니>)가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하게 됐다. 2004년생 만 15세 소녀에게 폭행하는 듯 장난친 점, ‘독한 X’이라고 부른 점, 과자를 주는 척 손가락을 입에 넣는 행위 등이 화근이 됐다. 논란이 된 지 하루 만에 EBS는 <보니하니> 제작 중단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선 너무 성급한 판단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김명중 EBS 사장은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채널을 통해 미성년자 폭력 및 성희롱 논란이 터진 뒤 하루 지난 12일 오전 간부들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번 사태에 대해 엄중히 질책하고 철저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특히 출연자 보호를 위한 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무겁게 받아들여 <보니하니> 프로그램 제작 책임자인 유아어린이특임국장과 유아어린이부장을 보직 해임하고, 프로그램 제작진을 전면 교체했다.

특단의 조치로 사안은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오히려 여론은 EBS의 판단에 반감을 보이고 있다. EBS의 빠른 판단에 박수를 보내는 여론도 있지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지도 않은 채 너무 빨리 <보니하니> 자체를 중단시킨 것에 못 마땅해하는 여론이 더 크게 형성된 것이다. 너무 과한 처사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번 논란의 주요 장면은 세 가지다. 당당맨인 최영수가 하니 채연에게 폭력을 하는 듯한 장난을 치는 장면, 먹니의 박동근이 먹는 것을 주는 척하다 손가락을 넣는 모습, 박동근이 채연에게 “리스테린 소독한 년”이라고 말한 점이 골자다. 일각에선 박동근이 채연에게 던진 발언만 유일한 문제라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 ⓒ문병희
▲ 버스터즈 채연 ⓒ문병희

최영수의 경우 인터뷰를 통해 절대 때리지 않았다고 호소했고, 채연 역시 “맞지 않았다. 장난이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사적으로 굉장히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문제될 것이 크게 없어 보인다. 박동근이 손가락을 넣는 장난도 과하기는 하나 하차까지 갈 잘못은 아니라는 게 다수의 주장이다. 다만 박동근이 채연에게 쓴 ‘년’이라는 표현은 미성년자에게 어울리지 않아 공통적으로 잘못된 행위로 여겨진다. 따라서 박동근만 징계하면 해결될 문제가 프로그램 중단까지 확장됐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제시한 논란에 애꿎은 아이들만 피해를 본 것 아니냐는 시선도 뒤따른다. 4000회 이상 진행된 <보니하니>는 MBC <뽀뽀뽀> 급의 인기 콘텐츠다.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한 공은 차치하고, 적절히 보완하면 될 문제를 지나치게 키워서 아이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만 사라진 것 아니냐는 주장도 팽배하다. 어른들의 싸움에 아이들만 즐겨보는 프로그램을 잃은 그림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눈길 밖에 있었던 EBS는 최근 펭수의 활약으로 채널 역사상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던 중 불미스러운 논란이 터졌고, 전에 없던 논란으로 놀랐는지 대처가 너무 성급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지나치게 대중의 눈치를 보다 스스로 너무 빨리, 힘겹게 쌓아올린 금자탑을 무너뜨린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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