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함께 떠나는 여행 ①강원 춘천시

‘춘천 가는 기차’ 타고 ‘소양강 처녀’를 만나다

▲ 소양강 처녀상과 소양강스카이워크

서울에서 출발하는 경춘선은 청평, 가평, 강촌을 거쳐 춘천에 닿는다. 1939년 경춘철도주식회사가 성동-춘천 구간을 개통한 이래, 2010년 복선 전철이 개통하기까지 경춘선이라는 이름으로 운행했다. 과거 북한강을 따라 달리던 경춘선이 복선화되고 이제 ITX-청춘열차가 다니지만, 춘천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교통편도 많은 여행자가 춘천을 찾는 이유다. 춘천에 가면서 듣거나 불러볼 만한 노래가 ‘춘천 가는 기차’와 ‘소양강 처녀’다. 춘천 가는 기차는 많은 연인의 춘천행을 이끌었고, 소양강 처녀는 춘천이 호반의 도시임을 알렸다.

▲ 강원도 호반 여행의 중심지가 된 춘천역

호반의 도시

춘천 가는 기차는 가수 김현철이 1989년에 발표한 1집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보사노바 풍의 이 노래는 옛 연인을 그리워하며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가는 여정을 그렸다. 5월의 아름다운 사랑이 눈 내리는 겨울의 추억으로 변하는 내용이다. 김현철은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에 담았다. 재수생 시절 여자 친구와 춘천행 무궁화호를 탔는데, 워낙 느려서 강촌역에 내려 여행을 즐기고 돌아왔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 춘천역에서 출발하는 춘천시티투어

춘천역은 이제 강원도 호반 여행의 중심지가 됐다. 춘천역 1번 출구 옆에 춘천, 화천, 홍천, 양구, 인제를 아우르는 호수문화권종합관광안내소가 있어 관광 정보를 얻기 좋다. 화천과 양구 시티투어버스뿐 아니라, 역사 건너편에서 화천·양구행 시외버스도 다닌다.

춘천역이 가장 매력적인 것은 춘천시티투어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매일 오전 10시30분이면 시티투어버스 춘천의 명소로 떠나는데, 소양강스카이워크와 소양강 처녀상을 중심으로 춘천의 대표 여행지를 운행한다. 춘천시티투어는 요일마다 코스가 다르며, 이용자는 각 여행지 입장료가 할인된다.


춘천시티투어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수상 데크 위에 선 소양강 처녀상

춘천역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춘천을 대표하는 또 다른 노래 소양강 처녀를 기념하는 소양강 처녀상을 만난다. 수상 데크 위에 선 소양강 처녀상은 높이 7m에 이르며, ‘2005년 춘천시민의 날’을 기념해 세웠다. 소양강 처녀 노랫말이 새겨진 받침돌 위에 소양강 처녀상이 있다. 곱상한 얼굴에 치맛자락과 갈대를 살포시 붙잡은 손, 바람에 휘날리는 옷고름이 눈에 띈다.

▲ ‘소양강 처녀’ 노래비

소양강 처녀는 ‘울고 넘는 박달재’ ‘단장의 미아리고개’ 노랫말을 쓴 반야월의 작품이다. 이 노래 주인공은 춘천 출신 윤기순 씨로 알려져 있다. 소양강 뱃사공의 딸인 윤씨는 열여덟 살 되던 1968년 상경해 한국가요예술작가동지회에서 일했다. 어느 날 그녀는 음악가들을 춘천으로 초대했다.

이때 동행한 반야월이 소양강 풍경과 소녀의 모습을 담아 즉흥적으로 노랫말을 썼고, 이호가 곡을 붙여 소양강 처녀가 탄생했다. 당시 김태희가 노래를 불러 큰 인기를 끌었고, 노래방 열풍과 함께 2000년대 들어 가수 한서경이 리메이크한 곡이 히트하면서 ‘국민 가요’로 거듭났다.

▲ 소양강스카이워크와 소양2교

수변을 따라 소양강스카이워크가 지척이다. 소양강스카이워크는 개장과 함께 춘천 여행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소양강은 인제에서 발원해 소양강 처녀상 인근 소양2교에서 북한강과 합류한다. 소양강 수면 위로 뻗은 길이 174m 스카이워크를 따라가면 원형 광장이 나온다.

소양강스카이워크, 소양강 처녀상 등 볼거리 
여전히 낭만적인 춘천으로 가는 길

156m 구간에 삼중 강화유리를 깔고, 그 아래로 강물까지 높이가 7.5m나 돼 스릴 있다. 강 위로 소양2교와 춘천대교 등이 이어지고, 강 건너편으로 가평과 춘천의 산세와 아파트 단지가 소양강 처녀상과 어울린다. 소양강스카이워크 입장료 2000원은 ‘춘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춘천의 전통시장, 육림고개, 명동 상가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 ▲국립춘천박물관 현묘의정원은 양양의 낙산사 담장 아래 강원도 곳곳에서 발굴한 불교와 유교 문화재를 배치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딱딱하고 통일된 느낌이 드는 여느 국립박물관과 달리 특별한 매력이 있다. 1층에 들어서면 규모가 큰 뮤지엄카페가 보인다. 천장까지 탁 트인 공간에 계단식으로 조성했다.

박물관 외부는 석불, 광배, 문인석, 무인석 등 석조 유물을 중심으로 산책하기 좋은 ‘현묘의정원’과 ‘기억의정원’으로 꾸몄다. 현묘의정원은 양양의 낙산사 담장 아래 강원도 곳곳에서 발굴한 불교와 유교 문화재를 배치하고, 그 사이로 길을 냈다.

특히 1층 고대실에서 현묘의정원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데, 넓은 창으로 바라보는 정원이 아름답다.

▲ 〈관동팔경특별전 Ⅳ―고성 청간정〉에서 보는 청간정 실시간 영상

오는 15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관동팔경특별전 Ⅳ-고성 청간정’이 열린다. 시와 그림으로 관동팔경 청간정을 재조명한다. 전시실 끝에는 청간정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실시간으로 벽에 투영돼, 시원한 풍광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쉴 수 있다.

▲ 한국전쟁 참전 배경부터 승전 기록, 에티오피아 문화까지 만나볼 수 있는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 ▲ 카페 ‘이디오피아벳’에서 맛보는 커피

북한강과 합류하는 공지천에는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이 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황실 근위대에서 선발한 카그뉴 대대를 파견해 수많은 전과를 올렸다. 한국전쟁 참전 배경부터 승전 기록, 에티오피아 문화까지 한번에 만나볼 수 있다.

기념관 건너편에 카페 ‘이디오피아벳’이 있다. ‘에티오피아의 집’이라는 뜻으로, 에티오피아 황실 커피 생두가 전해진 곳이다. 여행 중에 따뜻하고 특별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쉬기 좋다.

▲ 만화가 탄생한 배경과 역사,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만나는 애니메이션박물관 ▲ 토이로봇관에서 로봇을 이용한 체험을 즐기는 여행객

애니메이션박물관과 토이로봇관은 이웃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제격이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1~2층 전시실에서 만화가 탄생한 배경과 역사,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만나는 곳이다. 토이로봇관은 로봇을 이용한 체험 전시관이다.

가족 여행지

로봇을 움직여 축구와 권투를 하고, 정해진 길을 따라 움직여본다. 요즘 유행하는 드론 체험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로봇 댄스 공연장에서는 로봇 9대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맞춰 유연하고 정확하게 군무를 추는 로봇을 보면 15분이 짧게 느껴진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춘천박물관→소양강 처녀상, 소양강스카이워크→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 이디오피아벳→애니메이션박물관, 토이로봇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제이드가든→강촌레일파크→김유정문학촌→육림고개
둘째 날: 국립춘천박물관→소양강 처녀상, 소양강스카이워크→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 이디오피아벳→애니메이션박물관, 토이로봇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춘천에서낭만여행(춘천 관광 포털) http://tour.chuncheon.go.kr
- 춘천시티투어 http://tour.chuncheon.go.kr/tourinfo/cityTour
- 국립춘천박물관 https://chuncheon.museum.go.kr
- 애니메이션박물관 www.animationmuseum.com
- 토이로봇관 http://robotstudio.kr/hb/robot   

문의 전화
- 춘천시청 관광과 033)250-4270
- 춘천역관광안내소 033)250-3089
- 춘천시티투어 033)250-4312, 3896
- 소양강스카이워크 033)240-1695
- 국립춘천박물관 033)260-1500
-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 033)240-1649
- 애니메이션박물관 033)245-6470
- 토이로봇관 033)245-646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춘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0~20분 간격(06:10~ 23:59) 운행, 1시간10분~1시간40분 소요. 춘천우체국 정류장에서 100번 버스 이용, 호반환승센터 정류장 하차. 소양강 처녀상까지 도보 약 200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춘천시외버스터미널 033)241-0285 
기차: 용산역-춘천역, ITX청춘 주말 하루 30회(06:15~22:15) 운행, 약 1시간20분 소요. 춘천역에서 소양강 처녀상까지 도보 약 1.2k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전철: 상봉역-춘천역, 경춘선 주말 35분 간격(05:30~23:12) 운행, 약 1시간25분 소요. 춘천역에서 소양강 처녀상까지 도보 약 1.2k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서울양양고속도로 남춘천 IC→남춘천IC삼거리에서 춘천 방면 우회전→광판삼거리에서 춘천 방면 우회전, 지방도70호선 따라 직진→온의사거리에서 소양강댐 방면 좌회전, 영서로 따라 1.3km 직진 후 우회전, 경춘선 기찻길 지나 좌회전→춘천역→공지로 따라 1km 직진 후 우회전→영서로 따라 200m 직진→소양강 처녀상

숙박 정보
- 춘천게스트하우스마을 로하스 1호점: 서면 툇골길, 010-8941-5978, https://lohas5978.modoo.at
- 게스트하우스 나비야: 서면 툇골길, 033)243-1970, https://cafe.naver.com/nabiya1054
- 춘천베어스호텔: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033)245-4300, www.hotelbears.co.kr
- KT&G상상마당 춘천스테이: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033)818-4200, www.sangsangmadang.com/stay/reserve
- 춘천소설호텔: 춘천시 중앙로, 033)257-6111 


식당 정보
- 어쩌다농부(된장샐러드비빔밥): 춘천시 중앙로77번길, 033)251-1018 
- 육림닭강정(닭강정): 춘천시 중앙로77번길, 033)244-1510
- 박s푸드(참나물김밥): 춘천시 춘천로, 033)252-6745
- 통나무집닭갈비(닭갈비): 신북읍 신샘밭로, 033)241-5999, www.chdakgalbi.com
- 옛날손장칼국수(장칼국수): 춘천시 영서로, 033)253-5565 
- 현암막국수(막국수): 서면 박사로, 033)243-7361

주변 볼거리
소양강댐, 강촌레일파크, 김유정문학촌, 남이섬, 제이드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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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