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이슈&인물> ‘문심’ 추미애 법무부장관 내정자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2.09 10:29:14
  • 호수 12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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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차고…추다르크의 재림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임 법무부장관에 내정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가족을 둘러싼 의혹으로 물러난 지 52일만이다. 추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를 잘 돌파할 수 있을까. 
 

▲ 추미애 법무부장관 내정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추 전 민주당 대표를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서 밝혔다.

판사 출신 
5선 의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추 내정자는 소외계층 권익 보호를 위해 법조인이 됐고 ‘국민 중심의 판결’이라는 철학을 지킨 소신 강한 판사로 평가받았다”며 “정계 입문 후 헌정사상 최초로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으로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이어 “판사와 국회의원으로서 쌓은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을 비롯해 그간 추 내정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희망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 사퇴 후 52일 만에 추 내정자를 지명한 것은 검찰 개혁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판사 출신에 개혁 성향이 강한 추 후보자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법무부장관 내정은 지난 10월14일 조국 전 장관이 가족을 둘러싼 의혹으로 물러난 지 52일 만이다. 지난 8월9일에 이은 118일 만의 개각이기도 하다. 이른바 ‘조국 파동’은 물론이고 최근 하명 수사 및 감찰 무마 의혹으로 청와대와 검찰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국정운영 동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검찰에 대한 견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의중이 담겨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 내정자에게는 검찰 개혁 완수라는 중책이 부여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검찰에 대한 감찰권과 인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5선의 안정감 있는 현역 의원을 내세워 국회 인사청문회서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추 내정자에 대해 기대와 실망이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법무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열망이 실현될 것이라며 적극 환영의사를 밝혔다. 

조국 사퇴 52일 만에 단행
검찰 개혁 바통 이어 받아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판사 출신 5선 의원인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민주당 당 대표로서 촛불시민의 명령 완수를 위해 노력해왔고, 제주 4·3 특별법과 비정규직 보호법 제정에 앞장서는 등 역사를 바로 세우고 우리사회를 개혁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한 인사”라며 “추미애 후보 지명을 계기로 법무·검찰 개혁이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선 “궁여지책 인사”라며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당 대표 출신 5선 의원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청와대와 여당이 ‘추미애’라는 고리를 통해 아예 드러내놓고 사법 장악을 밀어붙이겠다는 대국민 선언”이라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서도 비슷한 내용의 논평이 나왔다. 김정화 대변인은 “안타깝게도 구관이 전부 명관은 아니다”라며 추미애 후보자가 민주당 당 대표였던 시절, 최악의 들러리 당 대표라는 오명을 받으며 당 전체를 청와대 2중대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반면 정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일부 기대를 드러내면서도 꼼꼼한 검증을 예고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이번 법무부장관 후보는 무엇보다 검찰 개혁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현재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검찰 개혁법을 앞두고 검찰은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런 비상한 시기에 원만한 지휘력을 발휘하면서도 개혁의 소임을 다할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며 추미애 후보의 개혁성을 철저히 검증해 검찰 개혁의 소임을 다할 것임을 예고했다. 

민주평화당에선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법무부장관으로서 적임자인지 꼼꼼히 검증하겠다”고 짧은 논평만을 내놨고, 대안신당은“추 후보자는 집권여당 대표 출신으로 오랜 법조 경험과 정치 경험으로 당면한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할 책임이 있다. 추진력과 개혁성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여전사
포스 뿜뿜

추 내정자는 1958년 대구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2남2녀 중 셋째(차녀)로 태어나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인 1985년부터 춘천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인천지방법원, 전주지방법원, 광주고등법원 등에서 판사직을 역임했다. 

추 내정자는 판사 시절 ‘운동권 판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1986년 춘천지방법원서 근무하던 초년 판사 시절엔 군사정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념 서적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소신대로 판결해 ‘껄끄러운 판사’ ‘운동권 판사’로 불렸다.

1995년 광주고등법원 판사로 재직 중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정계 입문 권유를 받고, 같은 해 8월27일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당 부대변인으로 정당생활을 시작하며 정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듬해인 1996년 제15대 총선서 광진구 을 지역구서 당선되면서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판사 출신 국회의원, 판사 출신 야당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서울 지역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이 됐다.

초선이던 1997년 제15대 대선서 김대중 후보 캠프의 유세단장으로 활동할 당시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서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지역감정이 심하던 때였다. 직전 대통령 선거인 제14대 대선 때는 야당이던 평민당 운동원들이 대구 유세를 하다 돌을 맞기까지 했다. 그러나 추 내정자는 “지역감정의 악령으로부터 대구를 구하는 잔다르크가 되겠다”며 유세단에 ‘잔다르크 유세단’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대구서 지역감정과 맞서 저돌적으로 선전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그때 언론에선 추 내정자에게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붙였다. 

추 내정자는 2002년 제16대 대선을 앞두고 펼쳐진 새천년민주당의 당내 경선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대통령 선거 때는 노 전 대통령 캠프의 국민참여운동본부 공동본부장으로 활동하며 당선에 일조했다. 2003년, 노 전 대통령이 당선자이던 시절에는 특사 자격으로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후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 분당 사태 때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민주당에 잔류하며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라섰다. 2004년 3월에는 새천년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다. 추 내정자가 탄핵을 반대하자 당내 비난이 쏟아지면서 결국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여 “환영”
야 “궁색”

이후 국회에선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개시됐다. 17대 총선서 민주당은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추 내정자에게 맡겼다. 추 내정자는 탄핵 반대의 압도적 여론을 체감하고선 민주당이 탄핵에 동참한 것에 대해 선대위원장으로서 당을 대표해 사과했다. 

그러나 탄핵 반대 여론의 역풍을 맞은 민주당은 9석의 의석을 얻는 데 그쳤다. 추 내정자 본인도 낙선했다. 훗날 추 내정자는 “내 정치 인생 중 가장 큰 실수이자 과오가 탄핵에 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 한 추미애는 한 동안 대학 등에서 강의를 하면서 지냈다. 그러다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8월, 열린우리당과 새천년민주당이 재결합하면서 대통합민주신당이 탄생했다. 

곧이어 실시된 제17대 대통령 선거서 추미애는 대통합민주신당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2008년에 치러진 18대 총선에 통합민주당 후보로 서울특별시 광진구 을에 재도전해 51.3%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국회로 복귀했다.

2011년에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당시 경선서 박영선 의원이 추 내정자 등을 꺾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재야에 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종적으로 야권 단일후보가 됐고, 이후 본 선거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됐다. 


2012년에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55.2%의 득표율로 당선돼 4선 의원이 됐다.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으로 당선되고, 같은 해 실시된 제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국민통합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잔뜩 벼르는 한국당 
청문회 핵심 쟁점은?

추 내정자는 2015년에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의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됐으나 같은 해 말에 벌어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 사태 때 탈당파를 강력 비판하며, 당에 잔류했다. 당시 비노(비 친노무현)계 최고위원들은 문재인 당시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며 당을 흔들었다. 결국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주축이 돼 의원들이 연쇄 탈당 사태가 일어났다.

당시 최고위원이던 추 내정자는 탈당 대열에 동참하지 않았고, 오히려 ‘반노’와 비주류의 공세로부터 문재인 대표를 적극 방어했다. 2015년 12월, 안철수가 혁신전당대회를 요구하며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당 지도부 안에서도 비노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추 내정자는 “각자 목소리를 내서 파편조각처럼 내뱉는 말이 멋지게 들릴 수는 있어도 문제 해결에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노계를 비판하기도 했다. 

추 내정자는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서 새누리당 후보와 국민의당 후보의 3파전이라는 불리한 여건을 극복해내고 4만3980표(득표율 48.5%)로 당선돼 여성 정치인으로서는 헌정 사상 최초로 지역구 5선 국회의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추 내정자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전당대회 개최를 머뭇거리며 비대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고, 2016년 8·27 전당대회서 실시되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선 초기에는 인천시장을 지냈던 송영길 후보와 양강 체제로 경선이 진행될 것이라 예상됐지만, 송 의원이 예상 밖의 예선 탈락을 하면서 이종걸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을 상대로 경쟁을 펼쳤다. 상대 후보들은 추 내정자에게 노무현 탄핵 찬성 경력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기대반 
걱정반

예상과 달리 추 내정자는 당 대표 선거서 압승을 거뒀고 민주당 역사상 최초의 대구·경북 출신 당 대표가 되기에 이른다. 2017년 5월 실시된 제19대 대선서 당  대표로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정권교체를 이뤘고 헌정 사상 첫 ‘여성 집권 여당 대표’라는 타이틀도 추가됐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서도 당 대표로서 선거를 진두지휘해 당의 압도적 승리를 이뤄냈다. 같은 해 8월 임기가 만료돼 역대 민주당계 정당 대표 중 최초로 임기를 채운 대표라는 영예까지 안으며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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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