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창당 러시’ 신당 세력 대해부

‘선거의 계절’ 철새들도 파닥파닥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총선 정국’이 다가오면서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0대 총선 때 뜨거웠던 ‘녹색 돌풍’처럼 거대 양당체제에 맞설 신(新)정치세력이 재현될 수 있을까.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다양한 유권자의 이익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뀔 공산도 크다. 신당 창당 움직임을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총선이 5개월 남짓한 시점서 신당 창당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국회는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이하 변혁), 민주평화당 비당권파인 대안정치가 신당 창당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무소속 이언주, 이정현 의원도 가세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원외에선 프로젝트 2040, 소상공인당, 기본소득당 등 직능과 세대에 특화된 신당 창당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여의도에 부는
‘새집’ 바람

거대 양당 체제하에서는 다양한 유권자들의 이익을 반영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만약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직업, 세대, 지역 등이 다양한 유권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군소정당들의 원내 진입은 용이해질 전망이다. 신(新)세력들이 거대 양당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미 많은 국민들은 20대 국회의 패스트트랙 정국, 조국 사태, 필리버스터, 식물 국회 등으로 한국 정치를 지배해왔던 거대 양당에 염증을 느껴왔다. 최근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신당 창당은 그야말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격.

다양한 움직임 속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세력은 중도정치를 추구하는 변혁과 대안신당이다. 변혁과 대안신당은 20대 총선서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먼저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선 정당은 대안신당이다. 지난 8월 민주평화당 당권파와의 갈등으로 공식 탈당 후 연내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성엽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제대로 된 보수, 합리적인 진보가 어우러질 때 생산적인 정치가 가능하다”며 신당 창당으로 정치세력의 전면적인 교체를 그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변혁’ ‘대안신당’총선 정국 변수로
무소속도 가세…세대·직능 특화 당도

대안신당의 창당 성패 여부는 ‘새로운 인물 영입’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서 불었던 녹색 돌풍을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끌어낸 만큼 대권 주자에 버금가는 인물을 내세워야 제3지대로서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유 대표는 새로운 인물들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한 명의 ‘스타 정치인’보다는 다수의 결집을 중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 정치는 그동안 어떤 대선 후보급 인물에 의해 정당이 만들어지고 정당의 운명이 그 인물에 따라 달리하는 후진적인 그런 정치 상황을 보여왔다”며 “새로운 인물들이 함께 모여 나라의 비전을 생각해보고 국민들과 대화하면서 정치 결사체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대안신당 세력은 탈당 이후 바미당 내 호남계 의원들을 포함해 새 인물 영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안신당이 지난 10월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과 함께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난 사실이 보도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로 이뤄진 바미당 비당권파인 변혁은 지난 9월에 독자 행보를 선언, 신당 창당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변혁과 바미당은 당 정체성과 노선, 지도체제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서서히 ‘분당선’을 밟아왔다. 당내에선 지난 4·3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으로 ‘손학규 퇴진론’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내홍 수습을 위해 혁신위가 출범했다.


하지만 혁신위 활동으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면서 성과 없이 막을 내려야 했다. 손 대표는 올해 추석 때까지 지지율 10%가 나오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변혁은 지난 9월 신당 기획단을 출범했다. 유승민 의원과 오신환 원내대표 중심으로 보수통합과 재건에 대한 논의를 이어온 변혁은 지난 4일에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을 위한 창당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총선 2배
속속 제3지대로

중앙당 창당대회가 내년 1월 초로 예정된 만큼, 변혁의 탈당 절차는 이달 중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들은 본인이 스스로 하는 탈당일 경우에는 의원직을 상실하게 때문에 즉각적인 탈당이 어렵다. 따라 일부 의원이 먼저 탈당한 후에 비례대표 의원들이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혁 의원들 역시 신선한 인재 영입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변혁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등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민주당을 두루 포섭하는 중도성향 인사를 포함하는 ‘빅텐트’를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변혁의 탈당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야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과 변혁의 통합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 창당발기인대회 갖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

무소속 의원들이 이끄는 신당 창당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지난 1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서 ‘미래를 향한 전진 4.0’(이하 전진)의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의원은 “내년 설 전에 중앙당 창당을 마무리짓고, 총선 때 최대한 많은 후보를 출마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진은 창당 발기문에 ’노동자를 보호해야만 했던 시대는 끝났다’며 ‘대한민국은 민간주도의 사회로, 개인의 의사가 존중되는 사회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가로 변화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 의원은 지난 달 21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신당 내지는 중도보수신당을 창당하겠다”며 “헤쳐모여 식의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이 자리에는 이정훈 울산대 교수, 백승재 변호사, 김상현 국대 떡볶이 대표, 김원성 전CJ 전략기획본부 국장, 박휘락 국민대 교수,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 등 1000여명의 사회 각계각층 인물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3%면 배지?
개정 기대

무소속 이정현 의원도 신당 창당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한국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이제는 어느 정당이든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포괄정당으로 가야 한다”며 “지금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고, 깜짝 놀랄 만한 인사들과도 대화를 하고 있으며 굉장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내년 1월 말까지 진보와 보수가 한 당 안에 포함된 새로운 정치 세력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국가혁명배당금, 핵나라당, 부정부패척결당 등 이색적인 이름의 신당도 눈에 띈다. 특히 국가혁명배당금당은 17대 대선 후보였던 허경영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허 대표는 15대 대통령 선거부터 여러 차례 대선과 총선에 출마하며 다소 비현실적인 공약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허 대표는 지난달 27일 당을 출범하고 총선에 출마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국민 1인당 월 150만원의 배당금을 제공하고 배당금당이 국회 150석을 확보하고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 당원 150만명을 확보할 것”이라며 공약을 발표했다.

2040프로젝트, 기본소득당, 소상공인당과 같이 특정 세대와 직능에 특화된 신당 창당 움직임도 총선 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프로젝트2040은 진영논리서 벗어난 젊고 혁신적인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당대당 통합 시 지분 챙겨

염승열 대표 멤버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노후한 국회, 젊고 역동적으로 바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되겠다”며 “스타트업 방식으로 정치에 도전해 ‘시장의 혁신자’가 되고자 한다. 단기적으로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최대한 많은 젊은 인재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기본소득당은 전 국민에게 무조건적으로 ‘기본소득 월 60만원 지급’을 핵심 정책으로 정했다. 신민주 서울기본소득당 상임위원장은 “부분적이고 제한적인 수당 대신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각자가 받을 수 있는 기본소득을 실현하기 위해 21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소득당은 오는 18일 창당할 예정이다. 국회 내 기존 정당과 달리 기본소득당은 20대 초중반 청년이 중심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등록된 정당은 총 34개, 창당준비위원회는 13개에 달한다. 20대 총선 전인 2015년 12월에는 정당이 19개인 점을 비춰봤을 때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일각에선 총선 정국 때 당대당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해 신당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세력들이 당 통합 시 원하는 지분을 마련하기 위해 발판을 만드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기대로 인해 신당 창당이 급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선거제 개정안이 통과되면 원외 정당이 원내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특정층 겨냥
선전할 수도


선거제 개정안에 따라, ‘전국 정당 득표율 3% 또는 지역구 의석 5석 이상’을 넘으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은 비례대표 47석을 75석으로 늘리고, 전국 단위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연동률 50%를 적용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선거제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상공인이나 극우 세력 등 특정 지지층을 겨냥한 정당이 선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뛰따른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변혁-한국당 통합?

정치권서 내년 총선 정국 전 변화와 혁신(이하 변혁)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통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변혁 의원들은 ‘탄핵 인정’ 등 변혁 측이 내건 조건을 한국당이 수용하지 못한다면 통합 가능성은 없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총선 정국서 변혁 소속으로 선거에 나간다면 수도권을 제외한 곳에서 변혁 의원들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아울러 보수 지지층의 표가 갈리게 된다면 여당이 유리해지는 선거판이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변혁과 한국당은 어떤 방식으로든 통합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공천 주도권을 한국당이 가지는 흡수 통합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TK지역서 유 의원에 대한 반감이 높아 황교안 대표가 쉽게 당대당 통합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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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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