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창당 러시’ 신당 세력 대해부

‘선거의 계절’ 철새들도 파닥파닥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총선 정국’이 다가오면서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0대 총선 때 뜨거웠던 ‘녹색 돌풍’처럼 거대 양당체제에 맞설 신(新)정치세력이 재현될 수 있을까.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다양한 유권자의 이익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뀔 공산도 크다. 신당 창당 움직임을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총선이 5개월 남짓한 시점서 신당 창당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국회는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이하 변혁), 민주평화당 비당권파인 대안정치가 신당 창당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무소속 이언주, 이정현 의원도 가세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원외에선 프로젝트 2040, 소상공인당, 기본소득당 등 직능과 세대에 특화된 신당 창당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여의도에 부는
‘새집’ 바람

거대 양당 체제하에서는 다양한 유권자들의 이익을 반영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만약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직업, 세대, 지역 등이 다양한 유권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군소정당들의 원내 진입은 용이해질 전망이다. 신(新)세력들이 거대 양당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미 많은 국민들은 20대 국회의 패스트트랙 정국, 조국 사태, 필리버스터, 식물 국회 등으로 한국 정치를 지배해왔던 거대 양당에 염증을 느껴왔다. 최근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신당 창당은 그야말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격.

다양한 움직임 속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세력은 중도정치를 추구하는 변혁과 대안신당이다. 변혁과 대안신당은 20대 총선서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먼저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선 정당은 대안신당이다. 지난 8월 민주평화당 당권파와의 갈등으로 공식 탈당 후 연내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성엽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제대로 된 보수, 합리적인 진보가 어우러질 때 생산적인 정치가 가능하다”며 신당 창당으로 정치세력의 전면적인 교체를 그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변혁’ ‘대안신당’총선 정국 변수로
무소속도 가세…세대·직능 특화 당도

대안신당의 창당 성패 여부는 ‘새로운 인물 영입’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서 불었던 녹색 돌풍을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끌어낸 만큼 대권 주자에 버금가는 인물을 내세워야 제3지대로서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유 대표는 새로운 인물들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한 명의 ‘스타 정치인’보다는 다수의 결집을 중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 정치는 그동안 어떤 대선 후보급 인물에 의해 정당이 만들어지고 정당의 운명이 그 인물에 따라 달리하는 후진적인 그런 정치 상황을 보여왔다”며 “새로운 인물들이 함께 모여 나라의 비전을 생각해보고 국민들과 대화하면서 정치 결사체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대안신당 세력은 탈당 이후 바미당 내 호남계 의원들을 포함해 새 인물 영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안신당이 지난 10월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과 함께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난 사실이 보도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로 이뤄진 바미당 비당권파인 변혁은 지난 9월에 독자 행보를 선언, 신당 창당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변혁과 바미당은 당 정체성과 노선, 지도체제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서서히 ‘분당선’을 밟아왔다. 당내에선 지난 4·3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으로 ‘손학규 퇴진론’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내홍 수습을 위해 혁신위가 출범했다.


하지만 혁신위 활동으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면서 성과 없이 막을 내려야 했다. 손 대표는 올해 추석 때까지 지지율 10%가 나오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변혁은 지난 9월 신당 기획단을 출범했다. 유승민 의원과 오신환 원내대표 중심으로 보수통합과 재건에 대한 논의를 이어온 변혁은 지난 4일에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을 위한 창당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총선 2배
속속 제3지대로

중앙당 창당대회가 내년 1월 초로 예정된 만큼, 변혁의 탈당 절차는 이달 중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들은 본인이 스스로 하는 탈당일 경우에는 의원직을 상실하게 때문에 즉각적인 탈당이 어렵다. 따라 일부 의원이 먼저 탈당한 후에 비례대표 의원들이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혁 의원들 역시 신선한 인재 영입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변혁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등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민주당을 두루 포섭하는 중도성향 인사를 포함하는 ‘빅텐트’를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변혁의 탈당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야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과 변혁의 통합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 창당발기인대회 갖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

무소속 의원들이 이끄는 신당 창당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지난 1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서 ‘미래를 향한 전진 4.0’(이하 전진)의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의원은 “내년 설 전에 중앙당 창당을 마무리짓고, 총선 때 최대한 많은 후보를 출마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진은 창당 발기문에 ’노동자를 보호해야만 했던 시대는 끝났다’며 ‘대한민국은 민간주도의 사회로, 개인의 의사가 존중되는 사회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가로 변화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 의원은 지난 달 21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신당 내지는 중도보수신당을 창당하겠다”며 “헤쳐모여 식의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이 자리에는 이정훈 울산대 교수, 백승재 변호사, 김상현 국대 떡볶이 대표, 김원성 전CJ 전략기획본부 국장, 박휘락 국민대 교수,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 등 1000여명의 사회 각계각층 인물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3%면 배지?
개정 기대

무소속 이정현 의원도 신당 창당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한국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이제는 어느 정당이든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포괄정당으로 가야 한다”며 “지금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고, 깜짝 놀랄 만한 인사들과도 대화를 하고 있으며 굉장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내년 1월 말까지 진보와 보수가 한 당 안에 포함된 새로운 정치 세력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국가혁명배당금, 핵나라당, 부정부패척결당 등 이색적인 이름의 신당도 눈에 띈다. 특히 국가혁명배당금당은 17대 대선 후보였던 허경영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허 대표는 15대 대통령 선거부터 여러 차례 대선과 총선에 출마하며 다소 비현실적인 공약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허 대표는 지난달 27일 당을 출범하고 총선에 출마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국민 1인당 월 150만원의 배당금을 제공하고 배당금당이 국회 150석을 확보하고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 당원 150만명을 확보할 것”이라며 공약을 발표했다.

2040프로젝트, 기본소득당, 소상공인당과 같이 특정 세대와 직능에 특화된 신당 창당 움직임도 총선 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프로젝트2040은 진영논리서 벗어난 젊고 혁신적인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당대당 통합 시 지분 챙겨

염승열 대표 멤버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노후한 국회, 젊고 역동적으로 바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되겠다”며 “스타트업 방식으로 정치에 도전해 ‘시장의 혁신자’가 되고자 한다. 단기적으로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최대한 많은 젊은 인재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기본소득당은 전 국민에게 무조건적으로 ‘기본소득 월 60만원 지급’을 핵심 정책으로 정했다. 신민주 서울기본소득당 상임위원장은 “부분적이고 제한적인 수당 대신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각자가 받을 수 있는 기본소득을 실현하기 위해 21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소득당은 오는 18일 창당할 예정이다. 국회 내 기존 정당과 달리 기본소득당은 20대 초중반 청년이 중심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등록된 정당은 총 34개, 창당준비위원회는 13개에 달한다. 20대 총선 전인 2015년 12월에는 정당이 19개인 점을 비춰봤을 때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일각에선 총선 정국 때 당대당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해 신당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세력들이 당 통합 시 원하는 지분을 마련하기 위해 발판을 만드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기대로 인해 신당 창당이 급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선거제 개정안이 통과되면 원외 정당이 원내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특정층 겨냥
선전할 수도


선거제 개정안에 따라, ‘전국 정당 득표율 3% 또는 지역구 의석 5석 이상’을 넘으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은 비례대표 47석을 75석으로 늘리고, 전국 단위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연동률 50%를 적용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선거제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상공인이나 극우 세력 등 특정 지지층을 겨냥한 정당이 선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뛰따른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변혁-한국당 통합?

정치권서 내년 총선 정국 전 변화와 혁신(이하 변혁)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통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변혁 의원들은 ‘탄핵 인정’ 등 변혁 측이 내건 조건을 한국당이 수용하지 못한다면 통합 가능성은 없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총선 정국서 변혁 소속으로 선거에 나간다면 수도권을 제외한 곳에서 변혁 의원들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아울러 보수 지지층의 표가 갈리게 된다면 여당이 유리해지는 선거판이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변혁과 한국당은 어떤 방식으로든 통합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공천 주도권을 한국당이 가지는 흡수 통합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TK지역서 유 의원에 대한 반감이 높아 황교안 대표가 쉽게 당대당 통합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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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