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집중분석> 가요계 ‘음원 사재기’ 논란

뜨거운 감자 들고 편 나뉜 가수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지난 11월24일 새벽, 아이돌그룹 블락비 출신 가수 박경이 자신의 SNS에 쓴 ‘나도 OO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내용의 글은 순식간에 가요계를 강타했다. 의구심은 들지만, 실체를 밝히기 어려워 함구하고 있었던 ‘음원 사재기’는 박경의 입을 통해 공론화됐다. 박경으로부터 거론된 가수들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일요시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가요계 음원 사재기 논란을 총정리했다.
 

▲ 사진제공=박경 SNS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고 박경이 남긴 글은 하루아침에 폭탄이 됐다. 누구나 의심은 있었지만 물증을 밝히기가 어려운 탓에 언급을 삼갔던 대중과 가요 관계자들은, 박경의 발언에 뜨거운 관심을 쏟아냈다. 음원 사재기가 ‘사기’로 여겨질 만큼 민감한 사안인 데다가 뚜렷한 증거가 없어 박경의 사과로 일단락될 것이라 예상됐으나 박경은 실명을 언급한 것만 사과했다.

“있다 없다”

그러자 박경으로부터 언급된 바이브와 송하예, 임재현, 장덕철 등은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박경 역시 ‘사재기 논란’에 대해서는 변호사를 선임해 맞대응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으며 사안은 점차 커졌다.

박경과 그가 지목한 가수들이 ‘치킨 게임’의 형세를 이루자 대중은 뜨겁게 반응했다. 대다수가 박경의 편에 섰다.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재기 의혹’에 총대를 메고 강력한 발언을 내세운 박경의 용기를 응원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대중은 박경을 두고 ‘상남자’라고 칭했으며, 2016년 걸그룹 여자친구의 은하와 듀엣으로 부른 ‘자격지심’이 음원사이트 6위까지 오르게 하는 등 힘을 보탰다.

자격지심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유튜브에는 ‘박경 열사님 인간이 응원합니다’ ‘용기 내서 올린 글 진심으로 응원한다’ ‘유튜브 조회 수라도 올리고 갑니다’ 등과 같은 네티즌 댓글들이 달렸다.


대중뿐만 아니라 가요계 동료들도 박경의 행보를 지지했다. 가장 먼저 나선 건 래퍼 마미손이다. 지난해 Mnet <쇼미더머니777>서 인기를 끈 마미손은 ‘짬에서 나온 바이브’라는 곡을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래퍼임에도 힙합의 색을 빼고 사재기 의혹을 받는 곡들이 일관된 형태를 띤 ‘감성 발라드’ 멜로디에 현 사안을 조명하고 있는 가사와 독특한 창법으로 엄청난 화제를 끌었다.

특히 이 곡의 가사 중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라는 가사로 박경을 지지하는 네티즌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박경 사재기 언급 글 가요계 강타
‘처음 아니다’…계속된 지적과 의혹

밴드 클릭비 출신 노민혁은 현 사안의 핵심을 짚으며 박경을 지지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요는 명예훼손이 아닌 사재기의 실체다. 순수하게 음악만으로 경쟁할 수 없는 이 구조를 샅샅이 파헤치고 개혁시켜야 한다. 사재기로 돈을 벌 바엔 다른 길을 택한 나 역시 마음 한 켠에 음악은 후회와 울분으로 남아있다. 왜 정당한 선택을 한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건가. 포커스에 엇나가지 않는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게 우린 계속 울분을 토해내야 한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시하면서 ‘박경 힘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대중과 일부 가수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는 박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진해도 후퇴해도 ‘꽃놀이패’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적 대응 과정서 증거가 나와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밝혀내면 그야말로 ‘가요계의 열사’와 같은 수식어를 얻게 되며, 수사기관서 증거를 밝혀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매우 민감한 사안을 공론화시킨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을 인정받아 충분히 인기를 끌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비록 사재기라는 말을 직접 사용해서 불편한 상황에 놓이기는 했지만, 이 전개가 박경에게는 조금도 불리할 것이 없다. 소위 ‘꽃놀이패’다. 일이 잘 되든 잘못 되든 박경은 인기 측면서 엄청난 이득을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발언만으로도 그를 지지하는 팬들이 엄청나게 형성됐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JTBC, 마미손 인스타그램

이번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크게 오르긴 했으나 사재기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숱하게 거론돼왔다. 특히 팬덤도 없고 딱히 이슈도 없었던 가수들이 우연한 어느 날 새벽을 틈타 갑작스럽게 엄청난 팬덤을 갖고 있는 가수들을 누르고 멜론을 비롯한 각종 음원사이트 차트 1위를 기록할 때마다 논란이 일었다. 의혹을 받는 곡들은 자정과 새벽 2시를 기점으로 갑작스럽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박경이 거론한 가수 바이브, 임재현, 송하예, 장덕철, 황인욱, 전상근 등을 비롯해 닐로와 숀도 이러한 형태로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겨도 좋고
져도 좋아

아이유나 트와이스 등 국내 최고의 막강한 팬덤을 뚫고 특정 시간에 인기를 얻었다는 점도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아이돌의 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본 사람들은 이러한 그래프 자체를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긴다. 커다란 팬덤이 일제히 합심을 해도 이 같은 가파른 상승세의 그래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슈나 팬덤도 없는 가수들은 확률적으로 훨씬 희박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음원 차트 연령별 50대 차트서 임재현과 벤, 바이브 등이 트로트 신드롬을 일으킨 송가인을 제쳐 사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한때 50대 사이서 “송가인을 밀어줘야 한다”며 송가인의 음원을 하루 종일 틀어놓는 현상이 있었음에도, 이들을 제친 것은 다른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전히 송가인은 고령층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이들 노래가 눈물샘을 자극하는 발라드곡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누구나 쉽게 듣기 좋은 노래들이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다.

여러 의혹이 즐비함에도 이들은 하나 같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이용한 음원 마케팅 곧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대박’을 친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만을 따지기엔 너무 많은 가수들이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고, 실제로 SNS를 통해 음원 사이트로 넘어가는 경우가 주변서 흔치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졌다.

그런 과정서 “숀 안 되고 닐로 먹는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가수들은 억울하다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대중의 눈초리는 여전히 싸늘했다.

“숀 안 되고
닐로 먹는다”

이번 사태 이전인 지난해에도 사재기 의혹에 대한 가수들의 발언은 꾸준히 제기됐다. 먼저 폴킴은 2018년 7월 “도둑질 놔두니까 합법인 줄 아는 듯”이라고 남겼고, 기리보이는 2018년 7월 “조작해서 1등할 수 있는데 돈이 없어서 사재기를 못한다”고 했으며, 로꼬는 2019년 2월 “돈으로 뭐든지 사재끼지. 그걸 작업이라 부른대”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SNS에 썼다.

이를 두고 사재기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진행되기도 했지만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가 아닌 행정 조사였기에 한계가 존재했다.
 

▲ 사진제공=더 바이브 엔터테인먼트, 장덕철 페이스북, 디원미디어

증거는 없이 소문만 무성했던 가운데 일부 가수들과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실체는 분명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무명의 가수들을 찾아 ‘바이럴 마케팅’과 함께 음원 차트의 차트인을 시켜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요계에 따르면 사재기 업체는 1억원에 약 5000개서 1만개 아이디로 특정 음원의 스트리밍 수를 늘려 순위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이용했다. 불법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1개 휴대전화 또는 PC로 30~50개 아이디를 제어하는 식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중이 말하는 소위 ‘기계픽’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함께 활용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이용한 바이럴 마케팅은 순위 조작을 방어하는 명분이라는 주장이 거세다.


한 가요 관계자는 “바이럴 마케팅 대부분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미 지는 해다. 사람들이 그렇게 이용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꾸준히 페이스북을 통해 음원을 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위 기계로 스트리밍을 조작한다는 의심이 있는데, 음원 사이트서 구글 트렌드처럼 검색 지역별 분포도 같은 데이터를 내놓으면 쉽게 해결될 문제다. 다만 멜론 등 음원사이트는 수사 압박을 받지 않은 상태서 먼저 내놓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만 ID의 법칙, 실체는?
“마녀사냥 없어져야”

실제로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김간지는 지난달 26일 방송된 팟캐스트 <매일매일 불금쇼>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앨범 낼 때 연락이 왔다. 거기서 제시한 게 ‘이 바닥 10년쯤 됐으니, 이제 뜰 때가 됐다. 맥락이 있어서 (차트 조작해도)연막을 칠 수 있다’고 했다. 수 십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나 유튜브에 음원을 올리겠다고 알려줬다. 그러면서 중개업자 8, 가수 2로 수익을 분배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김간지는 “앨범이 나오고 초반에 음원을 엄청 사서 차트인을 시켜놓으면, 자연스럽게 음원값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렇게 하면 가수들은 돈을 못 번다. 하지만 한 번은 빛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유혹에 넘어갈 수 있다. 아무리 빛을 봤다고 해도 사재기 이미지가 있으면 다음 곡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방송서 배순탁 작가는 “논란이 되는 노래들을 보면 꼭 보편적으로 느껴지는 노래들이다. 일명 ‘눈물바다’ 노래다. 좋은 노래도 많긴 하다. 하지만 이 논란에 ‘노래만 좋으면 괜찮지 않나’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기 뇌가 우동사리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노래만 좋으면 괜찮다라는 말이 나오나”라고 일갈했다.

가수 성시경도 사재기의 실체가 있다면서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달 27일 방송된 KBS 해피FM 라디오 <매일 그대와 조규찬입니다>에 출연해 “요즘 사재기 이야기가 많은데 실제로 들은 얘기가 있다. 그런 마케팅 회사서 ‘전주를 없애고 제목을 이렇게 하라’는 식으로 작품에도 관여를 한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작품을 하는 형이 곡을 준 상황서 ‘가사를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겠냐’는 요청을 받고 거절했다. 사재기가 실제로 있긴 있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래퍼 딘딘도 사재기를 직접 눈으로 봤다고 실토했다. “최근 사재기 때문에 ‘콘크리트 차트’라는 말이 나온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남긴 딘딘에 한 네티즌은 “당신이 인정하는 가수가 순위가 낮으면 부당한 거고 다른 가수들은 사재기냐. 사재기인 거 아무것도 판명난 것 없고 만약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딘딘씨도 결국 선동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딘딘은 “뭐하는 분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 업계 종사자. 내 귀로 듣고 내 눈으로 봤다. 당신이 사랑하는 아티스트가 상위권이라면 축하한다. 사재기가 아니라면 그분은 계속 상위권일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화가 나셨냐. 쭉 상위권일 거라면 화낼 이유가 있느냐”라고 적극 대응했다.

인터뷰 말고
고발했으면…

가요계 종사자들의 잇따른 발언으로 인해 대중은 ‘음원 사재기’를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박경이 지목한 가수들은 어떤 증거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사재기를 한 것처럼 사실로 인식돼 억울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논란 가수 중 가장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바이브는 ‘마녀 사냥’에 가까운 비난을 받고 있다.

바이브는 지난 3일 추가 입장문을 통해 음원 사재기가 완전히 근절되길 바라면서 자신의 무고함도 털어내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바이브는 “한 아티스트의 발언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그 발언은 명백히 허위사실이었기에 처음 해당 사안을 접했을 때는 그저 실수라 생각했고 소속사를 통해 사실과 다른 부분은 바로잡고 사과는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대신 전달했지만 ‘게시물은 삭제했으나 사과는 힘들 것 같다’는 대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이 흐르자 그 허위사실은 저희에게 불명예스러운 낙인으로, 프레임으로 돌아왔다. 논란은 무분별하게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치욕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붙기 시작했고, 사실이 아니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았다”며 “저희는 다른 어떤 것보다 공정한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고자 했지만 법적 절차를 밟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는 사이 사람들은 왜곡된 진실을 믿고 조금씩 거들기 시작했고, 증거 없는 소문이 자극적인 이슈로, 자극적인 키워드로 맞춰지면서 저희의 음악과 가족들에게까지 입에 담지 못할 악플이 쏟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사가 가능한 모든 기관에 자발적으로 조사를 요청했고, 협조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더하기 미디어

이와 관련해 한 가요 관계자는 박경을 비롯한 일부 가수들의 증언에 불쾌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만약 실체가 있고, 잘못한 사람들을 분명히 안다면 인터뷰를 할 것이 아니라 고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요지다.

이 관계자는 “스트리밍을 조작하든, 음원을 사든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터뷰를 할 것이 아니라 고발을 하면 된다. 일부 가수들이 인터뷰로 증거도 없는 말만 해서 괜히 잘못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무고한 피해를 받을 수 있게 만들고 있다. 멜론과 같은 곳에서 데이터를 내놓으면 사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그런데 대중이 이들에게 데이터를 내놓으라고 하면 개인정보인데 어떻게 내놓나. 최소한 수사기관의 압박이 있어야 내놓지 않나. 요즘 고발하기도 쉬운 세상인데, 그렇게 분명히 문제가 있음을 파악했으면 고발을 했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연령별 차트서 송가인을 눌렀다고 해서 사재기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는데, 50대서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경우 특정 음원 사이트 1위부터 100위까지를 그냥 틀어놓는다. 그래서 50대서도 높은 순위를 유지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꼭 사재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심화되고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음원 사재기’ 의혹이 이번 공론화를 통해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지 여부도 눈길이 쏠린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메이저 매체서도 이 사안을 다루기 위해 제보를 받는 등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라 의혹을 완전히 뿌리 뽑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또 음원 사이트가 공식적인 데이터만 내놓으면 쉽게 해결될 문제라는 점 역시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박경을 향해 일부 가수들이 법적 대응을 한 상황서 수사기관이 음원 사이트 업체도 조사할 것으로 보여 의외로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의혹의 실체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맴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음원 사이트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함으로 권위가 생긴 콘텐츠다. 이런 논란만으로는 데이터를 먼저 공개할 수 없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합류하면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릴 수 있다”며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통해 유입돼 음원을 산 데이터, 스트리밍 및 음원을 산 사람들의 분포도와 같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의혹을 해소할 데이터를 공개하면 잘못을 분명히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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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