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뮤지컬 ‘캣츠’ 서울 공연

“한국 고양이 보러오세요”

지난 1981년 뮤지컬 ‘캣츠’ 영국 초연 이래 27년 만에 정식 라이선스 버전으로 선보이는 최초의 한국 공연이 지난 18일 그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뮤지컬 ‘캣츠’는 1994년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첫 선을 보인 후 2007년까지 4차례에 걸친 내한 공연에서 57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2008년에는 9월 한국공연이 확정됨에 따라 오리지널 내한공연팀의 무대도 동시에 추진되어 5월부터 8월까지 오리지널 내한팀이 공연한 후 그 뒤를 9월부터 한국공연팀이 이어나가는 국내 최초의 프로덕션 시스템이 진행됐다.
한국공연 관람객 수는 종료시점 기준으로 16만명을 돌파하며 2008년 오리지널 내한공연팀 관람객 수(지방공연 포함)까지 합하면 2008년에만 총 35만1000명에 이른다.

‘캣츠’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1994년 이후 현재까지 총 관람객은 무려 93만명으로 대한민국 국민(4000만 명 기준) 43명당 1명 꼴로 ‘캣츠’를 관람한 셈이다. 또한 오는 2월부터 시작되는 ‘캣츠’ 지방투어 중 드디어 100만 명을 돌파하게 되는데 이는 ‘캣츠’가 여느 작품과 달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높은 사랑을 받는 작품의 힘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동안 많은 뮤지컬 관객을 창출해 내고, 잠재 관객을 개발하며 국내 뮤지컬 산업을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컨텐츠임을 말해주고 있다.
‘캣츠’ 한국공연은 ‘캣츠’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연출 및 안무를 맡고 있는 조앤 로빈슨을 필두로 음악 총감독 피츠 샤퍼 등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팀이 한국 제작진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오디션 심사와 3개월에 걸친 연습 지도, 무대 세트 제작 및 의상과 분장까지 모두 참여한 최상의 프로덕션이다. 
5개월간의 장기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0여 명의 실력파 배우들은 ‘캣츠’만의 치밀하면서도 역동적인 앙상블을 선보이며 언론과 관객들에게 오리지널팀을 뛰어넘는 감동적인 무대를 연출했다는 평을 받았다.
캐스팅 당시부터 주목을 모았던 그리자벨라 역의 10년차 뮤지컬 배우 신영숙, 맥캐버티 역의 前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정주영,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역의 前국립발레단 발레리노 유회웅, 럼 텀 터거 역의 신예 배우 김진우 등은 ‘캣츠’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2008년 뮤지컬 스타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2월부터 지방 8개 도시 투어 돌입
지방투어 중 100만 관객 돌파 예정

‘캣츠’ 한국공연은 기존의 라이선스 공연과는 차별화된 프로덕션으로서 한국 뮤지컬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이선스화에서 가장 우려했던 번역 부분은 수차례의 가사 워크숍과 감수 과정을 거치며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우리말 가사로 탄생,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캣츠’ 한국공연팀은 뮤지컬 선진국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캣츠’ 제작 시스템을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팀의 월드 스탠다드 프로덕션에 맞추어 하나하나 철저히 완성해 나갔다.
분장 워크샵을 통한 캐릭터 몰입 교육, 고난이도의 격렬한 안무로 인한 사고에 대비해 배우들에게 2~3개 배역을 소화할 수 있도록 멀티 플레이어로 훈련시키는 과정과 운영 방식 등은 기존의 한국 프로덕션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것이었으나 이번 작품을 통해 국내 뮤지컬 프로덕션 시스템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타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수준 높은 앙상블은 한국 뮤지컬계의 격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했다.
주·조연의 개념이 따로 없이 전 캐릭터들이 모두 고른 실력을 갖추어야 하는 ‘캣츠’는 치밀하고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혹독한 연습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캣츠’의 한국 배우들은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공연의 질은 물론 배우의 기량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캣츠’는 전세계적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양산하기로 유명한 작품이다. 조사 결과 ‘캣츠’ 한국공연 역시 다섯 달 공연 동안 3번 이상 본 관람객이 무려 400명 이상이고, 그 중 10번 이상 본 관람객도 100명에 육박해 ‘캣츠’ 파워를 실감케 했다.

또한 ‘캣츠’ 한국공연은 성공적인 라이선스화로 해외 명작 뮤지컬의 문턱을 낮추며 잠재 관객층을 끊임없이 유입했다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서 전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에 이해하기 쉬운 한국어 버전이라는 장점이 더해져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과 중장년층 관객, 그리고 뮤지컬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관객들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뮤지컬 시장을 확대시켰다. 
뮤지컬 ‘캣츠’ 한국공연은 오는 2월부터 2009년 상반기까지 전국 주요 도시를 투어 하는 장기공연에 다시 돌입한다.
창원을 시작으로 전주, 수원, 광주, 대구, 부산 등 현재까지 8개 도시 공연이 확정된 상태로 그동안 첫 한국공연에 높은 기대감으로 공연 확정을 기다려 왔던 지방 관객과 만나게 된다. 지방 투어의 첫 도시인 창원공연은 2월 6일부터 15일까지로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1644-4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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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