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억의 여자> 연기를 짝사랑한 조여정이 나아가는 과정

“여우주연상은 연기를 완성하는 과정서 힘내라고 주신 상”

▲ ⓒ문병희 기자

[일요시사 취재1팀] 함상범 기자 = “어느 순간 연기는 그냥 제가 짝사랑하는 존재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래서 언제든지 버림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짝사랑해왔다. 절대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게 제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이 상을 받아서 사랑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지 않겠다. 뻔한 말이지만 앞으로도 묵묵히, 정말 묵묵히 걸어가 보겠다. 지금처럼 씩씩하게 짝사랑하겠다.”

배우 조여정이 지난달 21일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서 남긴 수상 소감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의미하게 회자되고 있다.

영화 <방자전> <후궁> <인간중독>을 비롯해 유수의 작품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여온 것은 물론 <기생충>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그였기에 겸손함이 순수하게 담긴 위 발언은 감동을 안겨줬다.

칸국제영화제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서 순수하고 밝다 못해 순진하기까지 한 재벌집 사모님 연교를 귀여우면서도 독특하게 표현해낸 조여정은 국내서 권위를 인정받는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배우로서 진일보했다.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좋은 연기를 오랜 기간 천천히 갈고 닦아온 그였기에 대중과 동료 관계자들 대다수가 그의 수상을 축복했다.

축복받는 자리서 연기에 대한 짝사랑을 고백한 조여정의 다음 행보는 KBS2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다.


큰 상을 받고 숨 고르기를 하면서, 규모가 큰 대작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행보를 할 수 있었음에도 조여정은 오히려 한 발 빠르게 새로운 인물을 움켜쥐었다. <99억의 여자>가 그만큼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서 조여정은 가난과 폭력으로부터 방치돼 절망밖에 남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정서연을 연기한다. 정서연은 껍데기밖에 남지 않은 인생서 한줄기 빛 같은 99억원과 마주하게 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인물이다. <기생충> 연교의 밝고 귀여운 이미지를 버리고 핏빛조차 없는 무기력한 여성으로 변신할 전망이다.

조여정은 3일 오후 2시 서울 라마다호텔서 열린 <99억의 여자> 제작발표회서 “밝고 순수하고 허당 기질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었다. 배우들은 정반대 캐릭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서연의 삶은 상상하기도 어렵고 가늠하기도 어렵고 그런 삶인데 그냥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까지 힘든 삶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과정서 담담하고 대범한 서연에게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내가 절망의 끝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서연이를 보면서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 큰 돈이 있다고 해서 내 삶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문병희 기자

꼭 <기생충>을 차치하더라도 그의 연기는 언제나 호평에 가까운 평가만 남았다. <방자전>에선 기존의 편견을 깨고 섹시한 춘향을, <인간중독>에서는 아이를 갖고 싶어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반면 여자로서의 매력은 뒤떨어지는 이숙진을, <후궁>에선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권력과 욕망으로 점철된 궁에서 후궁으로 살아가야 했던 화연을, tvN <로맨스가 필요해>에선 평소 발랄하고 발칙하나 사랑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선우인영을 훌륭히 표현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작품서 조여정은 언제나 좋은 얼굴과 연기로 대중과 마주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재능보다는 주위의 배려에 공을 돌렸다.

조여정은 “배우라면 다 그럴 것 같다. 본인 연기가 아쉬울 것이다. 저는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이게 발전해 나가는 과정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저는 연기를 힘겹게 해나가고 있는데, 아마도 제가 가진 능력보다 같이 하는 감독 배우들의 도움을 받아서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제가 부족함에도 배우 분들 믿고 던지기 때문에 좋은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에는 조여정을 비롯해 남편 홍인표 역으로 정웅인, 비밀을 파헤치는 형사 강태우에 김강우, 서연의 오랜 친구이자 재벌가 딸 윤희주 역의 오나라, 윤희주의 남편 이재훈 역의 이지훈이 출연한다. 특히 홍인표를 맡은 정웅인은 “조여정과의 연기를 함께하는 게 영광스럽다”고 언급했다.

정웅인은 “청룡영화상을 보는데 난 여정이가 못 받을 줄 알았다. 다른 쟁쟁한 후보들이 많아서”라고 농담을 던진 뒤 “호명이 되는 순간 여정이랑 앞으로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다 긴장했다. 여우주연상이라는 상은 상대도 긴장하게 만든다. 조여정은 얼굴도 손도, 발도 작은 배우인데 이번에 큰 배우가 됐다. 가문의 영광이다. 여우주연상 받은 배우와 어떻게 연기를 해보겠나. 여정이 옆에 딱 붙어서 <기생충>처럼 10년간은 기생하려고 한다. 많이 괴롭히는 역할이지만 귀엽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병희 기자

정웅인이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실제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그 자리를 거쳐 간 배우들 모두 주위의 시선도 달라지며, 스스로도 그 상의 무게가 의식된다고 했다. 2014년 상을 받은 배우 천우희는 수상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달라진 시선이 부담스러웠었다는 말을 종종 하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를 충분히 인식한 듯 조여정은 더욱 낮은 자세로 연기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큰 상을 받았다고 해서 짝사랑의 완성이 되는 착각에 빠지지 않고 더 진한 ‘짝사랑’을 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조여정은 “이번 상은 연기를 완성하는 과정서 힘내라고 주신 상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영화 다음에 작품을 바로 선택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외부서 보기에 성공이라고 생각되는 작품 이후에 바로 다음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부담됐지만 그래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불완전한 존재인데, 현장서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또 연기를 하면서 우왕좌왕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바로바로 계속 보여주면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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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