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세태> ‘인맥 창구’ 비즈니스 클럽 천태만상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2.02 10:56:54
  • 호수 1247호
  • 댓글 0개

혈연, 지연, 학연? 이젠 돈으로 산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돈으로 인맥을 사는 시대가 왔다. 인맥이 중요해진 이 시대에 거금을 들여서라도 인맥을 쌓고 싶은 사람들이 특정장소로 모이고 있다. 직장인들이 모이는 비즈니스 클럽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나라에는 학연, 지연, 혈연 등 다양한 인맥이 존재한다. 화려한 인맥을 활용해 도움을 주기도 하고, 때론 받기도 한다. 사람들의 85%가 인간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성공한 사람의 85%는 자신은 인맥으로 성공했다고 말한다. 기술과 지식으로 성공했다는 사람은 15%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만큼 인맥 관리는 우리 삶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직군

우리는 살아가면서 학교, 직장, 사회생활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어울리며 그 속에서 쌓는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정도는 잘 알고 있다. 시중에 출판된 인맥에 관한 책이 약 4000권에 육박하는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실제로 인맥쌓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모임도 있다. 이 모임은 주 1회 진행되는 모임으로 다양한 직업군들이 모인다. 변호사, 노무사, 자동차 딜러, 패션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클럽원으로 모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매주 이른 아침에 모이는 게 특징인 이 모임은 멤버들 간의 비즈니스를 하고, 주위에 필요한 인맥들을 소개해준다. 예를 들면 단체 의류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단체 티셔츠를 맞춰야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는 식이다. 이런 활동이 반복되다 보면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간 매출 50∼200% 향상, 40∼50명의 각 분야 자문 그룹, 공동 마케팅에 참여, 다양한 인맥을 통한 고객 서비스, 친밀한 후원그룹 형성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을 하는 이들은 인맥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  

또 스피치, 인터뷰, 연설, 발표 등 대중 앞에서 조리있게 말하는 연습도 도와준다. 스피치는 소통의 수단을 넘어서 말하는 사람의 인품, 가치관, 개성, 도덕 등 사람됨을 드러내기 때문에 중요하다. 말은 입을 통해서 나오지만 실제로는 인격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 모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소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 아침에 잘 나올 수 있는지, 주간회의에 2회 연속으로 참관하는 상태를 보면서 태도 및 인품 등을 확인한다. 여기서 통과되면 가입 신청서를 작성한 뒤 회비를 입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멤버십위원회의 검토 및 승인이 있어야 하며, 회장 인터뷰가 기다리고 있다.

모집공고에는 ‘많은 분을 모시고 싶은 마음보다 좋은 분을 모시고 싶은 바람이 더 크다’고 게시하고 있다. 

주1회 아침마다 정기 모임 ‘얼굴 도장’
연 300만원…워크숍, 맛집투어 등 진행

비용은 등록비와 연회비로 구성되며 등록비는 최초 가입 시에 들어가며, 이듬해 갱신 회원의 경우 연회비만 부담하면 된다. 국가 간의 환율 변동이나 설립 당시의 상황에 따라 국가 별로 연회비에 차이가 있다. 

해당 모임 관계자는 “초기 등록금 20만원, 연회비 90만원에 부가세 11만원이 더해져 121만원을 내야 하며 매주 조찬모임 참석 시 4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 1박2일 워크숍, 회식, 맛집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면서 인맥쌓기는 좀 더 수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모임서 제시한 성공적인 회원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자신의 제품홍보와 함께 좋은 소개를 받기 위해 정기적으로 참석할 수 있는 사람 ▲정기적인 미팅이 힘들 경우 직원이나 동료 등 대리인이 함께할 수 있는 사람 ▲성실한 주변 사업가들에게도 동반성장 기회를 제공할 여유와 아량을 가진 사람 ▲ 회원들로부터 소개받은 일을 성실하고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사업관련 의사결정을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이 밖에도 ▲소개 증가로 인해 주문이 증가해도 원활하게 처리해낼 수 있는 시스템과 역량을 가진 사람 ▲월별, 연별 목표 숫자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 ▲주고 받는 개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베풀 수 있는 사람 ▲어떤 상황서도 변명과 핑계를 대지 않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또 하나의 모임(25~30명) 별로 1업종 1회원 제도를 유지하기에 기존 멤버와 동일 업종의 경쟁 사업자는 입회가 불가능하다. 정치, 종교, 협회, NGO 등 구체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거나, 비제도권 금융 등의 업종일 경우 입회를 거절하고 있다. 제품 또는 서비스가 신뢰할 만하며 자신의 해당 사업 경력 1년 이상이면 가입 신청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청 한다고 해서 모두 가입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임 디렉터와 멤버십위원회의 승인 하에 신규 멤버로 가입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임에 참여한 A씨는 “단순한 명함 교환이 아닌 실제적으로 비즈니스를 이뤄내는 사람들은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모임에 나온 지 오래 됐다고 해서 인맥관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 사람이 가진 매력을 잘 어필을 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서 적극적으로 명함을 주면서 인사를 나누게 되면 서로의 친밀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여기서는 주로 어떤 도움을 주고 받았는지에 대해 보고한다. 이 모임의 철학은 ‘주는 자가 얻는다’”라고 덧붙였다.

매력 어필

프리랜서 B씨는 “직장에 있다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지인을 통해 일거리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라 비즈니스 모임에 대해 긍정적이다. 인맥이라는 단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인맥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인맥 다이어트’를 아십니까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인맥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4013명을 대상으로 ‘인맥 다이어트’에 대해 조사한 결과,75.1%가 인맥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맥 다이어트를 해본 경험으로는 절반 이상인 53.7%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인맥 다이어트를 한 이유로 ‘불필요한 인간관계가 부담스러워서’(51.8%, 복수응답)를 1순위로 꼽았다.

다음으로 ‘감정 소모를 줄이고 싶어서’(49%), ‘중요한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고 싶어서’(43.3%),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싶어서’(37.9%), ‘심플하게 살고 싶어서’(21.8%), ‘SNS에서 원치 않는 타인에게 내 정보를 알리기 싫어서’(20.9%) 등을 들었다. 정리한 인맥의 비율은 평균 41.8%이었다. 구체적으로는 ‘30%’(20.4%)가 가장 많았다.

이어 ‘50%’(18.2%), ‘20%’(14.6%), ‘10% 미만’(12.2%), ‘40%’(8.8%) 등의 순이었다.

그렇다면 주로 어떤 인맥을 정리했을까? 절반 이상(62%, 복수응답)이 ‘앞으로 교류의 가능성이 적은 사람’을 정리했다고 응답했다.

뒤를 이어 ‘최근 1년간 최소한의 소통도 없었던 사람’(55.6%),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38.1%), ‘얼굴조차 잘 생각나지 않는 사람’(38%), ‘평소 자주 만나지 않는 사람’(25.3%), ‘정치나 종교색이 강한 사람’(17.6%) 등의 순으로 정리했다고 응답했다.

인맥 다이어트를 한 것에 대해서는 94.6%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에게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느낀 경험에 대해 묻자 86.1%가 ‘있다’고 답했다.


인맥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한 응답자(3014명) 중에서는 91.4%가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인맥 다이어트를 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2153명) 역시 대다수가(94.7%)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체 응답자 중 연락처 중 1년에 한 번이라도 연락한 사람의 비율은 ‘10% 미만’(21.4%)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돼, 왕래가 거의 없는 인맥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해서 ‘30%’(18.6%), ‘20%’(16.7%), ‘50%’(12.9%), ‘40%’(8.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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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