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온상 ‘다크웹’의 세계

어둡고 깊은 또 다른 세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라 불린다. 심해가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듯 인터넷에도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곳이 존재한다. 이른바 다크웹(Dark Web)이다. 이 어두운 세계에선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다크웹 관련 청원글 ⓒ청와대

다크웹(Dark Web)은 접속하려면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웹을 말한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접속자나 서버를 확인할 수 없다. 철저하게 익명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무기·마약거래·아동 음란물 유통 등 사이버범죄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철저한 익명성

사용자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웹은 서피스웹, 즉 표면웹이라고 부른다. 네이버나 다음, 구글 등 검색엔진에 의해 색인된 콘텐츠로 구성된다. 검색엔진은 웹을 돌아다니며 온갖 웹페이지를 모조리 수집한다.

이와 상대되는 개념이 딥웹(Deep Web)이다. 웹페이지를 찾아다니는 웹크롤러에 걸리지 않아 검색 등의 방식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웹을 말한다. 개인 e-메일이나 의료기록, 회사 내부망, 유료화 콘텐츠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다크웹은 딥웹에 포함되면서도 구분되는 개념이다. 다크웹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웹브라우저가 필요하다. 표면웹이 아무나 이용할 수 있는 카페라면, 딥웹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 카페, 다크웹은 특수통로로 들어가야 이용할 수 있는 카페인 셈이다.


다크웹이 세상에 드러난 시기는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FBI2013년 온라인 마약거래 웹사이트 실크로드를 적발해 폐쇄했다. 2011년 개설된 이 사이트서 2013년 서버를 닫기까지 1500만건이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21400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2384억원에 달한다. 실크로드에선 마약 등이 공공연하게 불법거래됐고, 마약 구매자 가운데 6명이 마약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실크로드 개설자인 로스 울브리히트는 2015529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특정 경로로만 접속 가능해
2013년 마약거래 사이트 적발

다크웹 이용자들은 결제 수단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사용했다. 비트코인은 다크웹과 함께 발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익명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다크웹 이용자들은 탈중앙화를 모토로 하는 비트코인을 이용해 마약 등을 거래했다. 실크로드서 2년간 거래된 비트코인은 950만개로, 당시 총 거래량의 80%에 달했다.

문제는 국내서도 다크웹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다크웹 불법 사이트는 1547개에 이른다. 마약거래 사이트가 423, 불법 금융 사이트가 327, 불법 포르노 사이트 122, 해킹 사이트 96개 등이다.

송 의원이 20179월 경찰청서 제출받아 공개한 다크웹 이용 마약류 사범현황에 따르면 2016년 처음 적발하기 시작한 다크웹 마약류 사범은 20179월까지 155명 검거됐다. 20178월 울산지방경찰청에서는 다크웹을 통해 사설경마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약 48000억원 상당의 불법마권을 발행한 일당을 검거하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다크웹에 개설된 아동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20179월부터 한국인이 운영한 아동 음란물 사이트에 대한 국제공조 수사를 벌여 32개국서 이용자 3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223명에 이른다.


또 경찰은 지난해 이 사이트를 운영한 손모씨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손씨는 2015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충남에 있는 자신의 집에 서버를 두고 다크웹에 사이트를 개설해 아동이 등장하는 음란물 25만여건을 유통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415비트코인(4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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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사는 한국 경찰청,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국세청, 연방검찰청, 영국 국가범죄청 등의 공조로 진행됐다. 미 법무부는 손씨가 운영한 웰컴 투 비디오(Welcome to Video)’라는 이름의 사이트는 비트코인을 이용해 아동 포르노를 수익화한 최초의 웹사이트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1심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으나 2심서 징역 1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손씨의 형량을 두고 지난 1021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모씨와 사이트 이용자들의 합당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아동 음란사이트 운영자 ‘한국인’
20∼30 대 마약사범 증가 이유도?

청원자는 걸음마도 채 떼지 않은 아이들이 성적 대상으로 학대당하고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 폭행을 당하며 신체 일부분들이 잘려 나갔다세계 최대의 유료 포르노 사이트를 한국인이 운영했고, 이용자 337명 가운데 한국인이 223명이나 되는데, 대한민국 법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요?”라며 비판했다.

실제 미국은 손씨가 운영한 사이트서 1회 다운로드한 이용자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 사이트 유료회원은 세계 38개국 4000여명, 다운로드 횟수는 100만건에 이른다. 수사 과정서 아동포르노 제작에 희생된 아동 23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제시 리우 워싱턴 DC 연방검사는 이 사이트에 올라운 약 8테라바이트 분량 자료 대부분은 사춘기 이전 아동 음란물로, 심지어 걸음마를 배우는 유아나 젖먹이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씨의 사이트서 유통된 아동 음란물은 25만건에 달한다.

2030대 마약사범이 늘어난 것도 다크웹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청은 지난 10월까지 마약 관련 범죄를 저지른 934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29명보다 31% 증가한 수치다. 2017년 전체 8887, 지난해 전체 8107명은 이미 넘어섰다. 30대가 2227(23.8%)로 가장 많았고, 202160(23.1%), 40(1948, 20.9%) 순이다. 10대도 140명이 적발됐다.

인터넷으로 마약을 거래하다가 검거된 마약사범은 매년 늘고 있다. 2017년 전체 마약사범 중 인터넷 마약사범은 1100(12.4%), 지난해에는 1516(18.7%)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인터넷 마약사범이 전체 마약사범의 20%를 넘어섰다. 경찰은 1030대 마약사범의 증가가 인터넷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점차 늘어나

경찰은 사이버전담 인력을 증원하고 올해 말 구축 예정인 다크웹 불법정보 추적시스템을 활용해 다크웹 상 마약류 유통행위를 적극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8일 경찰청은 정례 기자간담회서 전국 지방청 사이버수사대서 다크웹 수사를 진행하도록 했다다크웹 관련 추적 기법을 연구하고 전문가 초청 교육과 해외 콘퍼런스 참석을 통해 수사 역량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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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SPC 빛고을이 받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일 만에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 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 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