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추천 명소 ⑤울산대교전망대

전망, 그 이상의 재미가 있다!

▲ 울산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울산대교전망대

울산은 팔색조 매력이 있는 도시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분야 국내 대표 산업단지와 대왕암공원, 일산해수욕장, 간절곶, 슬도 같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다.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과 동해가 만나고, 그 위로 울산대교가 지난다. 낮에는 ‘팔딱팔딱’ 역동적인 모습을, 밤에는 ‘두근두근’ 로맨틱한 풍경을 선사한다. 이런 울산의 매력을 한눈에 담아내는 곳. 바로 울산대교전망대다.

▲ 주차장에서 울산대교전망대까지 산책 삼아 걷기 좋다.

울산대교전망대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동구의 해발 140m 지점에 위치한다. 전망대로 가려면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km 정도 걸어야 한다(만 65세 이상이나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가 탑승한 차량은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포장된 넓은 길과 숲속 길이 있다.

포장길 양쪽으로 나무가 늘어서 산책 삼아 걷기 좋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걷는 재미를 더한다. 숲속 길에는 편백 숲과 평상이 있어 삼림욕을 하며 쉬어 가기 적당하다. 이런 환경 덕에 동네 주민도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바람을 쐬러 이곳을 많이 찾는다.

▲ 높이 63m 울산대교전망대

15~20분 남짓 기분 좋은 산보 끝, 드디어 높이 63m 울산대교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1층은 기프트 숍과 카페·매점·VR 체험관, 2층은 야외 테라스, 3층은 실내 전망대, 4층은 옥외 전망대(현재 안전상 문제로 운영하지 않음)다. 

360° 통유리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에 도착하면 2층이다. 야외 테라스에서 울산의 생동감 넘치는 풍광을 눈에 담고, 야외 계단을 통해 1층으로 이동한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3층 실내 전망대로 곧장 올라간다. 입장료는 무료.

▲ 360° 통유리로 된 3층 전망대

360° 통유리로 된 3층이 울산대교전망대의 하이라이트다. 문수산, 가지산, 고헌산, 대운산 등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태화강과 동해가 힘차게 물결친다. 그 사이사이 대규모 산업 단지 시설이 자리한다. 울산이라는 도시의 특성을 단번에 설명해주는 풍경이다.

전망대 유리창에는 각 위치에서 보이는 장소가 표시되고, 군데군데 망원경이 있어 내가 바라보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전망을 즐길 수 있다.

▲ 울산대교전망대에서 본 낮 풍경

3층에 상주하는 문화관광해설사에게 요청하면 이름 너머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해설사가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에 설치된 갠트리크레인을 가리킨다. 2000년대 초반 스웨덴 말뫼에 있는 세계 대표 조선 업체 코쿰스가 쇠락하면서 이 크레인을 내놓았고,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구입했다.

물론 현대중공업은 크레인을 해체·선적하고 다시 설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부담했다. 당시 말뫼 사람들은 크레인이 해체돼 머나먼 이국땅으로 실려 가는 장면을 보며 슬퍼했고, 스웨덴 방송에서 장송곡을 내보냈다고 한다. 이런 사연 때문에 이 크레인은 ‘말뫼의 눈물’ ‘코쿰스 크레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 3층에 상주하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전망대를 돌아보니 한 곳 한 곳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혼자 볼 때 휙 지나친 크레인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나면 조금 더 오래, 자세히 바라보게 된다. 해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월요일과 설날·추석 당일, 점심 식사(12:00~13:00)와 저녁 식사(17:00~ 18:00) 시간은 이용 불가.

▲ 울산대교전망대에서 본 야경 <사진제공:울산광역시청>

야경도 욕심내자. 울산대교전망대에서 낮과 밤에 바라보는 풍경은 ‘같은 공간, 다른 느낌’이다. 낮 동안 분주하고 강인하던 기운이 잦아들고, 밤에는 은은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야경 중심에는 울산대교가 있다. 산업 단지와 도시 건물의 불빛뿐이라면 야경이 조금 밋밋했을지 모른다.

울산의 매력을 한 눈에 담아내는 곳
낮에는 역동적, 밤에는 로맨틱 풍경


주탑과 주탑 사이가 1150m에 이르는 대규모 현수교가 조명을 밝히면 야경의 결이 달라진다(지난 9월28일 발생한 염포부두 폭발 화재로 현재 울산대교 경관 조명이 임시 중단된 상태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울산대교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은 울산12경에 든다.

▲ 밤에 더욱 빛나는 조형물 ‘어린 왕자의 꿈’

야경 포인트는 1층 야외에도 있다. 나무 한 그루가 반짝이는데,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바브나무를 닮았다. 진짜 나무가 아니고 광섬유로 제작한 ‘어린 왕자의 꿈’이라는 조형물이다. 밤이면 나뭇잎에서 은은하고 화려한 빛이 나와 신비롭다. 잠시나마 <어린 왕자> 속 소행성 B612에 온 듯한 기분에 젖는다.

▲ 올가을 개관한 VR 체험관에서 다양한 VR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울산대교전망대 1층에 올 가을 개관한 VR 체험관도 놓치지 말자. 울산을 테마로 다채로운 가상현실(VR) 체험 코너를 마련했다. 고래 시뮬레이터를 타고 울산을 여행하는 코너, 울산대교를 고공에서 탐험하는 코너, 울산 동구의 다양한 장소를 상공에서 바라보는 코너 등이다.

4D·VR 상영관에서는 〈공룡 대탐험〉 〈봅슬레이〉 〈사이버 레이싱〉등을 시간별로 교차 상영한다. 스릴 넘치고 입체감 있게 울산을 가상 여행하는 VR 체험관은 남녀노소에게 인기다. 현재 1일 5회 운영하며, 현장 선착순 접수만 가능하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VR 체험관 이용 접수 후 다른 곳을 둘러보길 추천한다.

▲ 카페에 비치된 보드게임 ‘동구마블’

VR 체험관 입장까지 시간이 남으면 카페나 매점에서 시간을 보내도 된다. 카페는 전망을 보며 커피 한잔하기 좋다. 어린이 책과 보드게임을 비치해 가족이 이용하기에도 적당하다. 울산 동구 명소 12곳을 돌아보는 보드게임 ‘동구마블’로 지역 관광지를 재미있게 알아간다.

▲ 문무왕 비가 묻혔다는 대왕암

울산대교전망대에서 대왕암공원이 멀지 않다. 동해 쪽으로 돌출한 공원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전망이 시원하다. 수령 100년이 넘은 해송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걸어가면 울산 울기등대 구 등탑(등록문화재 106호)이 나온다. 그 옆으로 촛대 모양의 신 등탑이 보인다.

바다에 웅장하게 솟아오른 대왕암에는 신라 문무왕 비의 전설이 서려 있다. 왕비가 문무왕의 뒤를 이어 호국룡이 되어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위 아래 묻혔다고 전한다.

▲ 장생포의 옛 모습을 테마로 꾸민 장생포고래문화마을

울산대교를 건너면 장생포고래문화마을에 도착한다. 우리나라 대표 고래잡이 마을이던 장생포의 옛 모습을 테마로 꾸몄다. 고래 해체장과 고래 착유장, 당시의 주택과 상점을 재현했다. 일부 가게는 기념품점이나 음식점으로 활용중이다. 교복을 입고(유료 대여) 마을을 돌아보면 더 재미난다. 360° 원형 스크린으로 즐기는 5D 입체 영상도 꼭 챙겨보자.

▲ 고래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장생포고래박물관

대왕암공원

장생포고래문화마을 맞은편 바닷가 앞에 장생포고래박물관이 있다. 고래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박물관은 기획 전시실, 고래 연구실, 고래 탐험실로 구성된다. 보통 1층-3층-2층 순서로 관람하는데, 3층에서 2층은 대형 미끄럼틀로 연결해 아이들이 좋아한다. 돌고래가 노니는 수족관을 갖춘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를 보러 바다로 나가는 고래바다여행선도 장생포고래박물관 주변에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장생포고래박물관→장생포고래문화마을→울산대교전망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장생포고래박물관→고래생태체험관→장생포고래문화마을→울산대교전망대
둘째 날: 대왕암공원→슬도→태화강국가정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울산관광 http://tour.ulsan.go.kr
- 울산 동구 문화관광축제 www.donggu.ulsan.kr/tour/cmm/main/mainPage.do
- 대왕암공원 https://daewangam.donggu.ulsan.kr
- 장생포고래문화특구(장생포고래문화마을, 장생포고래박물관) www.whalecity.kr 

문의 전화  
- 울산대교전망대 052)209-3345
- 울산 동구청 해양관광정책실 052)209-3372
- 울산종합관광안내소 052)229-6350, 258-8830
- 대왕암공원 052)209-3738
- 장생포고래문화마을 052) 226-0980
- 장생포고래박물관 052)256-630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울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7~31회(06:00~다음 날 00:30)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시외고속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24번·126번·134번 버스 등 이용, 금강아파트 앞 정류장 하차, 25~45분 소요. 울산대교전망대까지 도보 약 24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울산고속버스터미널 1688-7797 울산광역시 시내버스운행정보 www.ulsan.go.kr/traffic/businfo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경주 IC→경주·경주국립공원 방면→나정교삼거리→부산·언양 방면 우회전→반구대로→내남교차로에서 좌회전→내남 IC→부산·울산 방면→국도7호선→산업로→명촌교북단사거리→방어진·동구청 방면→아산로→염포산톨게이트→대송교차로→울산과학대학교·동구청 방면→동구청사거리에서 우회전→울산대교전망대 공영주차장

숙박 정보
- 호텔현대바이라한 울산: 동구 방어진순환도로, 052)251-2233, www.lahanhotels.com/ulsan
- 하이호텔: 동구 바드래5길, 052) 944-1010, http://hihotelps.com
- 경원BIZ모텔: 동구 녹수7길, 052)233-2000, www.e-hotel.co.kr 


식당 정보
- 북경통닭(마늘통닭): 동구 바드래1길, 052)233-0880, www.instagram.com/bukkoung
- 대왕암아구찜(생아귀찜): 동구 해수욕장4길, 052)201-5959, http://gampo.fordining.kr
- 팔도낙지촌(산낙곱전골): 남구 장생포고래로, 052)266-3522, http://0522663522.tshome.co.kr

주변 볼거리
일산해수욕장, 소리체험관, 강동몽돌해변, 주전몽돌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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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