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정권’ 총수 일가 캐시카우 백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27 08:41:44
  • 호수 12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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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꼬치서 곶감 빼먹듯…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기업 지주사 밖 회사는 여전했다. 그동안 지주사 밖 회사는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의 사각지대였다. 현재 대기업들이 170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직접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공정위가 이주사 밖 회사에 대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지주회사 밖 회사란 대기업 지주사 밑에 계열사에 포함돼있지 않은 회사를 뜻한다. 대기업들이 지주회사 밖 계열사를 두는 건 내부거래 비중을 높여, 총수 일가에게 부의 이전 가능성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다. 

대기업 23곳 
지주사 전환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 지주회사 밖 회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주회사에 포함시키지 않고 굳이 계열사를 지주회사 바깥에 두는 이유가 내부거래 비중을 줄일 수 없거나 아니면 내부거래 비중을 늘려 기업 가치, 나아가 오너의 주식가치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곳이 많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주사 밖 회사가 총수 일가의 사익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공정위가 대기업들을 지주회사로 전환시키려는 건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막기 위함이다. 최근 각종 규제로 많은 대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있지만, 지주사 밖 회사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재벌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로 그룹 지배구조를 전환하고도 지주사 체제를 비껴 소유한 계열사가 170개에 달했다. 이들 회사 중 일부는 총수 2세 지분율이 20%를 넘어 총수 일가 대물림 소유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2019년 9월 말 기준) 결과를 지난 11일 발표했다.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대기업집단(그룹)을 일컫는 ‘전환 집단’은 모두 23개로, 작년(22개)보다 1개 줄었다. 전환집단 판단 기준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지주회사 및 소속 자·손자·증손회사의 자산총액 합이 기업집단 소속 전체 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경우다.

지주사 밖 계열사로 지배력 키워
자회사 81개 오너 지분 20% 넘어

구체적으로는 1년 사이 롯데·효성·에이치디씨(HDC) 3개 대기업 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새로 전환했다. 지주회사 체제 상태서 애경이 대기업집단에 새로 편입됐다. 반대로 메리츠금융·한진중공업·한솔은 전환집단서 제외됐다. 23개 전환집단, 쉽게 말해 ‘지주회사 체제 그룹’ 중 총수가 있는 경우는 21개였다.

이들 전환집단의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와 총수 일가(총수 포함)의 평균 지분율은 각 27.4%, 49.7%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시점의 28.2%, 44.8%와 비교하면 총수 지분율은 떨어졌지만, 총수 일가 지분율은 오히려 다소 높아졌다. 이는 새로 전환집단에 포함된 효성과 애경의 총수 지분율(각 9.4%·7.4%)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총수 일가 지분율(53.3%·45.9%)이 높기 때문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전환집단은 전체 962개 계열사 중 760개를 지주회사 체제 안에 보유했다. 지주회사 편입율(지주회사 및 자·손자·증손회사 수/전체 계열사 수)이 79%라는 뜻이다. 전환집단별 지주회사 편입율 보면 ▲동원(100%) ▲아모레퍼시픽(100%),▲엘지(97.2%) 등이 높고 ▲농협(36.6%)▲한국타이어(54.2%)▲셀트리온(54.5%) 등이 낮았다. 

반대로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사는 모두 170개로 확인됐다.

내부거래 통해 
일감 몰아주기

‘체제 밖 계열회사 중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현황’에 따르면 이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81개, 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가 28개였다. ▲SK(3개) ▲LG(2개) ▲롯데(29개) ▲GS(25개) ▲현대중공업(2개) ▲한진(11개) ▲CJ(4개) ▲부영(10개) ▲LS(13개) ▲효성(20개) ▲하림(7개) ▲코오롱(5개) ▲HDC(3개) ▲한국타이어(11개) ▲세아(4개) ▲셀트리온(5개) ▲동원(0개) ▲한라(1개) ▲아모레퍼시픽(0개) ▲하이트진로(1개) ▲애경(14개)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제 밖 계열사 중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계열사는 모두 28개로 확인됐다.

‘체제 밖 계열회사 중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 현황’에 따르면 ▲GS(8개) ▲한진(1개) ▲CJ(1개) ▲부영(2개) ▲LS(6개) ▲효성(5개) ▲하림(2개) ▲세아(1개) ▲애경(2개) 등이다. 결국 170개 중 64%인 109개(81+28개)가 총수 일가의 사익을 위해 악용될 잠재적 위험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박기흥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전환집단의 체제 밖 계열사 중 절반 이상이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은, 이들 회사를 이용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경제력 집중 우려가 여전하다는 뜻”이라며 “예를 들어 지주회사 밖 계열사와 지주회사 내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가능성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익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 81개 가운데 9개의 경우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주회사 지분을 갖고 있었다. 해당 계열사(9개) 중 6개서 총수 2세의 지분이 20% 이상이었다. 

사각지대 
꼼수 회사들

▲하림 = 올품은 지주회사 하림지주 지분 5.30% 보유. 경우는 하림지주 지분 0.49% 보유. 농업회사법인 익산 하림지주 0.28% 보유.

▲한국타이어 - 신양관광개발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0.02% 지분 보유.

▲세아 = 에이치피피 지주회사 세아홀딩스 지분 5.13% 소유, 에이팩인베스터스 지주회사 세아제강지주 지분 19.36% 보유, 세아홀딩스 지분 0.01% 보유.


▲하이트진로 = 서영이앤티 지주회사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 보유

▲애경 = 애경개발 지주회사 에이케이홀딩스 지분 8.55% 보유, 에이케이아이에스 에이케이홀딩스 지분 10.37% 보유.  

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5.83%로, 작년(17.16%)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일반집단(대기업집단 59개 중 전환집단 제외) 평균(9.87%)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6%포인트(P) 컸다.
 

9월 현재 공정거래법상 전체 지주회사는 173개로, 작년 같은 시점과 같았다. 이 가운데 54.3%(94개)가 ‘자산 총액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의 중소 지주회사로,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자산총액 최소 규모 유예기간이 만료(2027년 6월말)되면 지주회사서 제외될 예정이다.

규제 안 받는 개인회사 170개
사익추구 행위 포착 시 제재

지주회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34.2%(일반지주 34.6%·금융지주 28.5%)로 법령상 부채비율(200% 이하)을 대부분 충족했다. 심지어 10개 중 9개(91.3%)의 부채비율은 100%를 밑돌았다.


73개 지주회사의 평균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 수는 각 5.3개, 5.6개, 0.5개로 전년(5개·5.2개·0.5개)과 비교해 자·손자 회사 수가 늘었다.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만 보면 평균적으로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를 각 10.9개, 19.3개, 2.8개씩 거느리고 있었다.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일반 지주회사의 자회사, 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 72.7%, 82.5%로 집계됐다. 공정거래법상 지분율 기준(상장 20%·비상장 20% 이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한 일반 지주회사의 소속회사 지분율은 ▲ 상장 자회사 39.4→40.1% ▲ 비상장 자회사 82.7→85.5% ▲ 상장 손자회사 43→43.7% ▲ 비상장 손자회사 83.6→84.5% 등에서 모두 높아졌다.

공정위는 향후 지주사 밖 회사들의 사익편취 사각지대에 대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지분 요건을 상향하는 내용을 포함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드디어…
제동 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환집단의 체제 밖 회사 중 절반이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들 회사를 이용한 총수 일가 지배력 확대 및 경제력 집중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총수 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제도 개선 등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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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