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반대’ 부친 살해사건 전말
‘결혼 반대’ 부친 살해사건 전말
  • 구동환 기자
  • 승인 2019.12.02 10:57
  • 호수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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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패륜 그리고 유유히 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결혼을 반대했다고 아버지를 죽인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남자친구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뒤 태연하게 생활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평소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적장애 3급인 A(23·여)씨는 아버지가 결혼을 허락해주지 않자 남자친구 B(30)씨와 공모해 흉기를 휘둘렀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밥을 먹고 오락실을 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범행으로 A씨는 징역 15년을, 함께 범행한 B씨도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흉기로…

지적장애가 있던 두 사람은 장애인 관련 시설서 일하다가 만나게 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연인 관계로 급격하게 발전했다. 이후 A씨가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을 했지만, 아버지는 반대했다.

아버지는 남자친구를 무시하는 발언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 대해서까지 모욕적인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마트서 범행에 쓰인 흉기를 구입하는 등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인 지난 4월19일 오후 10시경 남자친구는 앙심을 품은 채 흉기를 가지고 A씨 집을 찾아갔다. A씨가 문을 열어주자 남자친구는 자고 있는 A씨의 아버지를 흉기로 찔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시신 처리 방안까지는 미리 계획하지 못했다. 시신 처리에 대해 고민했으나 결국 시신을 방치해둔 채 집을 나왔다. 둘은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가거나 오락실 등에 가서 게임을 하는 등, 다음날까지도 평소처럼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오락실 주인은 “두 사람이 우리 오락실에 자주 왔는데 그날도 아무 일 없는 듯 와서 게임을 하고 갔다”며 “그런 일이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범행을 저지른 하루 뒤인 4월20일 오후 7시50분경 A씨 아버지 지인은 “A씨 아버지와 놀러 가기로 했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소방당국 등의 도움을 받아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A씨 아버지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 방치 후 일상처럼 행동
평소 아버지에 대한 불만 쌓여

경찰은 칼에 여러 차례 찔린 상태인 시신과 범행에 쓰인 흉기를 발견했다. 또 세탁기 안에서 아버지의 혈흔이 묻은 옷 등도 확인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A씨와 B씨를 상대로 수사했다. B씨의 외투에 A씨 아버지 혈흔이 발견됐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추궁해 범행에 대해 자백 받고 긴급체포했다.

재판부는 지적장애가 있는 A씨가 남자친구인 B씨에게 강한 애착 관계를 가지는 등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인정해 감형했다. 반면 B씨도 가벼운 지적장애만 있었다. 경찰은 B씨가 A씨에게 살해를 먼저 제의하고, 흉기 등 범행도구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낳고 길러준 아버지의 생명을 빼앗아간 범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특별한 범죄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에 출석해 “아버지가 남자친구를 장애인이라고 무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벌어온 돈을 아버지가 술을 마시는 데 다 써버렸다”며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두 사람은 살해 현장에 대한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에도 태연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철 심리분석 전문가는 MBN <뉴스파이터>에 출연해 “지적장애 3급이라고 한다면 지적 기능이 평균 이하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를 정도는 아니다. 끔찍한 범죄를 한 이유가 오래 전부터 아버지와의 있어 온 갈등이었다”고 분석했다. 

계획적 범행

이어 “A씨의 어머니가 작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보호해줄 사람이 없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된 상황으로 보인다. 본인이 번 돈을 아버지가 사용하고 남자친구까지 싫어하니, 아버지에 대한 경계심이 범행으로 이어진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트럭 사고사 위장 부친 살해사건 전말 

아버지를 살해하고 덤프트럭 사고사로 위장한 5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영동지원 형사부(김성수 부장판사)는 지난 9월24일 존속살해와 존속살해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57)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생명은 무엇보다도 존중되고 보호돼야 하는 최우선의 가치이고, 특히 피고인이 살해했거나 살해하려 한 대상이 부모라는 점에서 범행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이 부모와 종교·재산을 둘러싼 갈등을 겪었으나, 그 어떠한 갈등도 범행을 정당하게 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 직후 아버지가 사고사한 것처럼 위장하기까지 하고, 이 범행으로 가족들이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16일 오전 11시40분경 충북 영동군에 있는 축사서 아버지 B(73) 씨와 말다툼을 벌였으며, 이후 덤프트럭 차량을 점검 중인 B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A씨는 차량을 조작한 뒤 적재함을 내려 B씨가 사고사한 것처럼 위장한 뒤 약 5㎞ 떨어진 집으로 도주했다. B씨는 두개골이 함몰돼 과다출혈로 숨졌다. 당시 A씨는 경찰에 출석해 “아버지가 평소에 자주 고장이 났던 트럭을 수리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축사 인근 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5개월가량 수집한 증거를 기반으로 한 수사 끝에 A씨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9월9일에도 삶은 감자에 고독성 살충제를 넣으면서 자신의 아버지 B씨와 어머니 C(74)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총 3차례에 걸쳐 부모를 살해 시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평소 아버지가 재산을 상속해주지 않겠다는 뜻을 계속 말한 것에 대한 불만을 품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모 교단의 대학 신학과를 졸업하고 목사로 재직하던 A씨는 2011년 개신교로 개종하면서 B씨와 갈등이 커졌다.

A씨는 평소 아버지와 재산 상속과 종교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