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고3 술집 출입 백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1.26 08:36:12
  • 호수 12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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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나면 어른?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술집에 들어가기 위한 청소년들의 수법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지난 5월 대구의 한 술집서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미성년자들이 술을 마신 뒤 자진신고를 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점주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술집 출입을 노리는 미성년자들의 다양한 수법들을 파헤쳤다. 
 

지난 14일 2020학년도 수능이 끝났다. 인생의 중요한 관문을 마친 수험생들은 한껏 들뜨기 마련이다.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곧 있으면 성인이 된다는 설렘에 가슴이 뛸 수밖에 없다. 

수능 이후 긴장감서 해방된 청소년들은 학교 주변 및 번화가의 노래방, 술집 등에서 음주나 흡연 등 일탈의 유혹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청소년들의 음주율은 16.9%로 집계됐다. 

아직 미성년

현재 음주를 하는 학생의 47.2%가 위험 음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고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학생도 음주자 5명 중 1명 꼴이었다.  

술집서 미성년자가 적발되는 경우 중 가장 흔한 사례는 불상자의 신고다. 같은 장소서 술을 마시던 손님, 앳된 외모로 술집에 출입하는 것을 본 행인이 신고하는 경우다. 고의적으로 경쟁업체서 신고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술값을 내지 않기 위해 업주를 협박하는 경우 등도 있다. 술집 출입을 위한 미성년자들의 교묘한 수법들은 다음과 같다. 


▲신분증= 출생년도 숫자를 얇게 파내 만드는 가짜 신분증은, 일부 청소년들에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터넷에 ‘신분증 위조, 주민등록증 숫자 바꾸기’라고 검색하면 칼로 파내거나 포토샵으로 수정하는 방법이 나온다. 맨눈으로 봐도 구분하기 힘들어 주점 종업원들이 판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신분증을 도용하는 경우도 있다. 미성년자 외모가 자신과 유사한 외모를 가진 형제나 자매의 신분증을 빌려 술집을 출입하는 경우다. 종업원이 신분증 검사를 소홀히 할 경우를 노려 사용하는 방법이다. 비슷한 얼굴의 신분증을 당당하게 보여주면, 때에 따라 제재를 피해가기도 한다. 

▲SNS= 술집서 신분증을 확인할 때면 미성년자들은 “신분증을 두고 왔다. SNS로 확인이 가능하겠냐”며 너스레를 떤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로 로그인한 상태서 자신이 미성년자가 아닌 것을 보여준다. 

예전에 만든 가짜 계정을 보여 주거나 자신과 닮은 계정으로 종업원에게 확인시켜 안심하게 한다. 이 방법은 맨눈으로 대충 확인하는 종업원들을 노리는 수법이다. 혹은 눈이 침침해 시력이 떨어진 중년 종업원 대상으로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가짜 신분증에 화장실 도피까지
현실적으로 점주들 검사 어려워

▲핸드폰= 신분증을 안 가져 왔지만, 자신의 핸드폰 안에 사진이 있다며 보여준다. 흐릿하게 찍힌 신분증은 육안으로 보면 얼추 비슷해 보인다. 직접 신분증과 얼굴을 비교할 때 유심히 들여다봐야 하는데, 핸드폰 안의 사진은 더욱 구분하기가 힘들다. 

▲시야서 사라지기= 이 방법은 빠른 연생들이 주로 쓰는 수법이다. 호적상 친구들은 20세, 본인은 19세일 경우 사용하는 방법으로, 종업원의 시야서 잠깐 사라지는 것이다. 20세인 친구들이 먼저 자리를 잡은 뒤 신분증 검사를 마치고 음식까지 나온 다음 뒤늦게 합류하는 방법이다. 


손님이 많고 어수선한 분위기서 뒤늦게 등장하면 종업원들이 신분증 검사를 하기 힘들다는 것을 노리는 수법이다. 또 같이 입장한 후 화장실로 몰래 피신할 수도 있다. 보통 손님들이 자리를 잡은 뒤 종업원이 다가와 한 명씩 신분증을 검사할 때 미성년자는 재빠르게 화장실로 숨는다. 신분증 검사가 끝난 뒤 아무렇지 않게 테이블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처럼 미성년자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술집을 이용하는 위한 다양한 꼼수를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업주들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 술집 점주 A씨는 “현실적으로 미성년자들의 출입을 면밀히 검토하기는 쉽지 않다. 가게서 형사처럼 취조하면 손님들이 불쾌할 수가 있다. 손님의 20세때 모습과 25세때이 모습은 다르기 때문에 위조한 증명서인 경우 정확한 확인은 불가능하다. 가게 내부 CCTV가 보이는 곳에서 꼭 신분증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 점주는 “만약 미성년자가 음주 후 사고를 치면, 미성년자에게 술을 허용한 가게도 징계를 당할 수도 있다. 술집서 신분증을 확인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징계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구분 어려워

지난 11일 제주시에 따르면 10월말,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했다가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은 가게는 일반음식점 21곳, 유흥주점(일명 노래텔) 5곳, 단란주점 1곳 등 27곳이다. 지난해에는 일반음식점 25곳이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성인용품점에 청소년이?

경기 김포시의 한 성인용품점은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업소는 종업원 없이 자동판매기를 통해 리얼돌을 판매하는 방식을 적극 홍보했다.

하지만 지난달 5일 폐업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5000여명이 동의하는 등 반발의 목소리가 불거지자 이 업소는 당초 개업 계획을 접었다. 

이 밖에도 홍대와 강남 등 번화가에 안이 훤히 보이는 성인용품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청소년들도 쉽게 보고 출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성인용품점들이 변화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마땅한 법은 없는 실정이다.

지난달 8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성인용품점을 규제할 수 있는 법은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뿐이다.


이 법 8조는 학교 경계선 200m 내를 상대 정화구역으로 정해 유해업소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학교 200m를 조금만 벗어나면 성인용품점을 만들어도 법에 저촉될 일이 없다는 얘기가 된다. 

성인용품점 자체도 자유업종으로 분류되는 터라, 지자체서 허가를 받는 것이 아닌 신고만으로 개업할 수 있어 관리는커녕 현황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성인용품을 양성화하자며 업주들은 개방적인 아웃테리어(건물 외부를 장식하는 일)로 가게를 꾸미고 있다.

일반 옷가게처럼 투명하고 넓은 창문으로 된 성인용품점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청소년들은 개방적인 성인용품점 앞을 지나는 것만으로도 성인물에 노출되는 셈이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성인용품점이 무인화, 개방화되면 미성년자가 유해업소를 출입하면 안 된다는 점을 하나도 지키지 못하는 셈”이라며 “실질적으로 미성년자의 접근을 막을 수 있도록 법적 제재는 물론 행정적 조치도 발 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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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