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발’ 386 용퇴론

박수칠 때 떠나? 남아?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차기 대권후보로 꼽혔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전격 발표했다. 임 전 실장은 현 정부의 핵심 실세로 86그룹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의 갑작스런 선언으로 ‘86그룹 용퇴론’이 불거지면서 여의도엔 최근 ‘세대교체론’의 바람이 불고 있다.
 

▲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돌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86그룹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임 전 실장의 선언이 여권의 세대교체론에 방아쇠를 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돌연…
불출마

임 전 실장은 “예나 지금이나 저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 잡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 번영.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서 펼쳐보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 캠페인부터 비서실장까지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한 2년 남짓한 시간이 제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보람이었다”며 “50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두렵기도 하다.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꾸며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뛰어가겠다”고 적었다.

임 전 실장은 2000년 김대중정부 시절 ‘젊은피 수혈론’으로 국회에 입성해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될 때 ‘2인자’ 자리인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 1월에 대통령비서실장직서 물러난 뒤, 내년 총선서 종로 출마를 위해 은평구서 종로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을 대표하는 거물급 정치인으로 자리잡은 그가 내년 총선서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종로에 출마해, 차기 대권 후보군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은 진정성 있는 정계 은퇴가 아니라 더 ‘큰 그림’을 그리며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정치권에선 ‘조국 정국’ 이후 86그룹 운동권은 ‘정치 기득권’이라는 비판이 크게 일고 있는 상황서 임 전 실장이 느끼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우상호 전 원내대표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 전 장관 사태 파동 이후에 우리 세대에 대해 이런저런 질타가 쏟아졌지 않나. 국회의원 탐욕을 갖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느니, 진짜 하고 싶었던 통일운동으로 돌아가자는 식의 마음 정리를 해온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종로를 맡고 있는 같은 당 정세균 의원(6선)과의 지역구 조율 실패도 불출마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 의원은 7선 도전을 위해 지역구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가 됐다” 세대교체 방아쇠
임의 큰 그림? 아름다운 선택?

정 의원이 종로를 내줄 의사가 없다는 게 명백해진 상황서 임 전 실장이 다른 지역구로 옮기는 것도 모양새가 빠지니 잠시 물러나 있겠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남북 정상회담의 주역을 맡았던 경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경력이 있다. 이를 살려 2022년 지방선거서 서울시장 출마 또는 차기 통일부장관 입각 등 시나리오를 나름대로 그린 후 불출마를 선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임 전 비서실장의 갈등설도 불출마 원인으로 꼽힌다. 양 원장은 최근 민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서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너무 많아 당내 불만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인사들이 청와대 출신 경력을 총선서 정치적인 경쟁력으로만 활용하는 데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임 전 실장의 의도와 상관 없이 총선을 준비하는 청와대 인사들에겐 ‘청와대 출신이라고 해서 지역구를 정리하거나 챙겨주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분명하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86그룹은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학생운동으로 민주주의 쟁취에 앞장서면서 비교적 이른 나이에 정계에 입문, 현재 정치권의 주류 세력으로 자리잡아 어엿한 중진 의원들로 성장했다.

민주당 86그룹 중 재선 및 중진의원은 이인영 원내대표를 포함해 박홍근·송영길·안민석·김태년·우상호·우원식·윤호중·조정식·최재성 등이 포함돼있다. 큰 물갈이 폭과 참신한 인적쇄신은 선거서 당의 승리를 이끄는 주요 변수로 꼽히는 만큼 이들은 매 선거철마다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돼왔지만 당 지도부가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

임 전 실장이 ‘자기 희생’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당내에서 인적쇄신의 정당성은 이미 확보된 셈이다.

“적극적으로
놓아야 된다”

쇄신론에 불을 지폈던 민주당 이철희 의원 역시 임 전 실장의 불출마에 대해 ‘아름다운 선택’이라며 당내 86그룹 정치인들을 향해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개개인이 역량 있는 사람들은 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의 세대, 그룹으로서는 저는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정치권이 국회를 너무 독점하기보다는 젊은 세대에게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더 적극적으로는 386이라고 하는 86그룹이 퇴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030세대 청년 정치인의 유입이 끊겨 있어 대표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국회에 세대교체론을 과감히 요구한 셈이다. 또, 평등과 공정을 외치는 청년들이 많아진 만큼 후배 정치인들에게 시대의 문제를 풀 역할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86그룹 용퇴론을 성찰과 반성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서 “지난 30년간 386그룹이 정치권의 주역으로 있으면서 혁신에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에 대해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불출마만이 좋은 선택은 아니다”라며 맹목적인 중진, 86그룹 퇴진설에 우려를 표했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반면 쇄신론의 대상으로 꼽힌 의원들의 불만도 거세다. 86그룹 의원들이 기득권화 및 세대교체 대상으로 분류된 점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당내 어느 정도 형성돼있다. 대표적인 86그룹의 핵심축인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86그룹 용퇴론 확산에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86그룹이)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힘을 모아줘야 한다”며 “이런 시기에 근거 없이 386, 586을 기득권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우리 민주개혁 세력을 분열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불쾌감
표출도

또 다른 86그룹 민주당 우 전 원내대표 역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우 의원은 TBS 라디오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파동 이후에 우리 세대에 대해서 이런 저런 질타가 쏟아졌는데, 우리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돼있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86그룹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윗세대 선배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 주역이 돼 일해본 경험이 없다. 어느 세대는 안 된다며 선거를 앞두고 한바탕 제사상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청산 대상으로 지목받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86그룹은 국회의원을 직업 삼아 하는 게 아니라 정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뜻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단지 오래 했다는 이유로 나가라고 하면 당내서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구만 챙기는 다선 의원을 정리하기 위해 특정 세대를 겨냥한 쇄신 요구를 띄울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50대인 86그룹이 은퇴할 나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50년대생인 중진의원들이 용퇴 대상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86그룹의 용퇴가 아니라 중진 용퇴 쪽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이해찬 대표를 따로 만나 ‘중진 용퇴론’에 대한 필요성을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임 전 실장과 종로 지역구를 두고 다퉜던 정 의원에 대한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국회의장까지 하고도 그 자리를 더 하겠다고 버티는 게 후배 입장에선 참 민망하다. 자유한국당에선 김세연 의원(3선)이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여당은 뭐 하고 있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참에 정치 풍토가 잡혔으면 좋겠다. 정말 양보해서 4선까지 한 사람은 5선에 도전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런 가운데 비례대표로 20대 국회 입성한 이용득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 의원은 은퇴 선언문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 정치환경에서는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사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며 “직접 경험해보니 우리 정치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국 정국’ 민낯 보인 86그룹
물갈이 폭보단 ‘판갈이' 중요


민주당 의원 128명 중 3선 이상 중진은 38명,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이 대표는 현재 당내서 최소 25명의 의원이 불출마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민주당 현역 의원 중 공개적으로 21대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한 의원은 이해찬 대표, 이철희·표창원·이용득 의원과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문희상 국회의장 7명이다.

7선의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 “튼튼하게 당을 닦아 재집권할 기반을 마련하는 게 저의 마지막 역사적 소임”이라며 일찌감치 불출마 선언을 했다. 민주당 출신이지만 국회의장은 당적을 가질 수 없어 현재 무소속 신분인 문희상 국회의장(6선)도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 원혜영(5선)·백재현(3선) 의원 등도 불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백원우 부원장 역시 이미 총선 불출마 의사를 이미 밝혔다.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내달 10일부터 21대 국회의원 예비 후보 등록신청 시작인 내달 17일을 전후로 불출마 선언 러시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물갈이 폭보다는 젊은 세대에게 문을 열어주는, 제대로 된 ‘판갈이’를 마련하는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6그룹은 2000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젊은피 수혈론’의 결단으로 정계에 대거 진출했다. 반면 2019년 현재는 청년 정치인들이 정계 입성을 위해 올라야 할 현실 정치의 벽은 너무 높다. 이는 정치 입문에 혜택을 받았던 86그룹이 청년 정치인 세대를 키우는 작업에 소홀했음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조국 정국을 겪으면서 청년세대는 86그룹의 기만과 위선의 민낯을 보게 됐다. 진짜 쇄신을 위해서는 ‘공정’과 ‘평등’을 외치는 청년들 사이서 86그룹의 용퇴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해 터져 나오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청년 정치인
키우는 작업

민주당 지도부는 인재영입 과정서 ‘청년세대에 대한 기회 부여’ 등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86그룹의 기득권화에 담긴 본질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당내 평가 과정을 통한 중진의원들의 명예로운 퇴진의 방식을 강구하고, 본인의 결단에 따른 질서 있는 세대교체가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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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