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칼럼> 정치권, 쇄신에 나서라
<박재희 칼럼> 정치권, 쇄신에 나서라
  • 박재희 노무사
  • 승인 2019.11.25 10:31
  • 호수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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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몇 개월 앞두고 여야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여당에선 표창원, 이철희, 임종석 의원이 다음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야당에선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표창원, 이철희 의원은 초선이지만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방송 등을 통해 높은 인지도가 있어 총선 출마 시 재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두 차례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비서실장으로 활약하면서 최근까지 대선주자로도 거론됐다. 김세연 의원은 야당이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는 부산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중진 의원으로 부친도 같은 지역구서 5선을 지냈다. 

정치적 계산으로 출마하지 않거나 당내 경쟁서 밀려 자의반 타의반 출마하지 못하거나 특별한 사유를 거론치 않고 불출마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이번 불출마 선언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은 공천을 받아 당선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데도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그와 더불어 현 정치권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원래의 목표였던 통일 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혁신의 상징이었던 이른바 ‘386세대’가 세월이 흘러 ‘586’ 이 되면서 초심을 잃고 기득권이 됐다”는 비판에 부응한 셈이다.

이철희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부끄럽다.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돼버렸다. 정치 이슈를 사업으로 끌고 가 무능의 알리바이로 삼는다”고 일갈했다. 그는 “586세대는 물러나야 하고 청산이 아니라 스스로 비워줘야 한다”며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표 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고 비판했다. 김세연 의원의 비판은 더욱 신랄하다.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정당을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 “생명력을 읽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강력 비판하며 당 해체까지 주장했다.

불출마 선언을 한 현직 의원들이 던진 메시지를 통해 우리 정치권이 구태를 벗고 새로운 정치 문화를 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그러나 일부 기성 정치인들의 반응을 보면 정치쇄신이 가능할까 의문이 든다.

불출마 선언에 지방자치단체장 출마나 지역구 조정 등 다른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거나 “내부총질” “먹던 우물에 침 뱉는다”고 반발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정치적 계산으로 행동하는 자신들의 관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부총질” 운운은 더욱 기가 막히다. 조직 내부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자리를 내려놓고 개혁을 주문한 것을 내부 총질이라 한다면, 그 조직은 자정능력이 없다.

한 야당 대표는 민생과 큰 관련이 없는 사안으로 단식투쟁에 나섰다. 국회의원 의석 수가 여당과 1석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제 1야당의 대표의 투쟁 수단이 단식이라니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 국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상태로라면 불출마자들이 결단해 내놓은 자리가 구태의연한 기성 정치인으로 채워질 판이다. 

정치권은 각성해야 한다. 다행히 여야를 불문하고 20명 이상의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전체 의석의 10% 안팎이다. 각 당에서 출마 후보자에 대한 옥석가리기에 나선다면 인적 쇄신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여야 모두 자신을 불출마를 선언하고 물러나는 현역의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총선 후보자들의 대표성부터 고민해야 한다. 젊은 후보, 여성 후보, 사회적 소수자를 대변하는 후보를 확충해야 할 것이다. 파벌과 당의 이익에 매몰되기 보다는 우리 정치의 진일보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한 번쯤 되돌아 보기를 바란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