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아트몰링 불법시공·알박기 의혹

패션그룹 형지의 야심작 ‘막 지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패션그룹형지가 소유하고 있는 부산 형지아트몰링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아트몰링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 제보자는 아트몰링의 불법 도로공사와 그로 인한 침수피해, 보복성 알박기 등 수많은 불법행위를 고발하고 나섰다. 과연 부산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서 직접 현장에 다녀왔다. 
 

패션그룹 형지(회장 최병오)가 소유한 형지아트몰링(이하 아트몰링)서 잡음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보자 A씨는 “아트몰링 준공이 완료된 2017년부터 지금까지 받은 피해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인근 상인들과 힘을 합쳐 하단동공사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기도 했다.

골목상권 침해
각종 특혜 의혹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아트몰링은 대지면적 3859.9㎡(약 1167평), 연면적 5만8879㎡(약 1만7810평) 등의 규모 건물에 자리한 복합쇼핑몰이다. 지하 8층, 지상 17층 규모의 이 빌딩의 소유주는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이다. 회장 개인 소유 빌딩을 법인이 임차해 쇼핑몰을 운영 중인 셈이다. 

건축 승인을 받는 과정부터 각종 특혜 의혹에 휩싸였던 쇼핑몰은 개점 이후 인근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아트몰링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최 회장 일가의 돈벌이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하는 상황이다.  

A씨와 대책위가 주장하는 큰 문제는 총 세 가지다.

첫 번째로 문제가 됐던 것은 교통영향평가 누락이다. A씨는 “2013년 진행한 교통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이들은 직접 전문기관에 의뢰해 얻은 교통영향평가를 근거로 제시했다. 쇼핑몰이 주변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건축허가가 내려진 배경이 석연치 않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논란이 된 도로는 쇼핑몰 뒤편 진출입로인 100m가량 길이의 이면도로다. 이 도로 폭은 원래 8m였으나 형지 측이 추가로 3m로 확보해 11m로 넓어진 상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관련 지침과 비교할 때 여전히 폭이 4m나 좁은 상태다.

부산의 한 도시계획위에 참여했던 전문가는 “통상적으로 준공 승인에 앞서 상위기관의 지침이든 권고사항이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교통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 회장을 비롯한 사하구청 관계자 등을 사문서위조 및 도로교통정비촉진법 위반혐의로 부산지방검찰청에 고소하기도 했다. 

준공허가 전부터 문제
교통영향평가 부실 지적

하지만 검찰은 건축인허가를 내준 이가 사하구청임을 들어 범죄 성립요건이 충족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인허가를 내준 담당공무원에 대해서도 교통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주민들이 제기한 소에 대해 불기소처분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A씨와 대책위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교통영향평가 지침에 근거해 교통량이 400대 이상인 구역에 대해서는 이면도로의 폭을 15m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에 따르면 형지그룹의 아트몰링은 시간당 교통량이 579대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국토교통부는 쇼핑몰의 진출입로인 이면도로의 폭이 충분하지 않아 사용승인을 받을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고 이는 명백한 특혜이자 민관 유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부산 사하구청은 인근 상인들이 국토부의 의견을 잘못 해석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부가 밝힌 ‘15m 폭’이란 이면도로를 지칭하는 게 아닌 쇼핑몰 진출입로에 해당하는 주차장의 폭을 뜻한다는 것이다.
 

형지 측 역시 “사하구청이 국토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해 ‘문제없다’는 답변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이와 관련해 “사하구청에서 국토부에 질의를 할 때 대책위에서 국토부에 했던 질의와 다르게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교묘하게 바꿔서 질의했다”고 주장했다.

도공 맘대로 
툭하면 물난리

두 번째 문제는 불법 도로공사다. A씨는 아트몰링 신축 과정서 하수관로를 확충하기 위해 기존 도로 지면을 높이는 공사가 실시돼 상대적으로 낮은 인근 주택가로 빗물이 모이며 더 큰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아트몰링을 신축하는 과정서 하수관로를 확충하기 위해 기존 도로 지면을 높이는 공사가 진행됐다. 도로 일부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빗물이 아트몰링 이면도로 및 인근 주택가로 모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곳은 예전부터 침수피해가 있던 곳이었지만 아트몰링이 들어선 후 피해 정도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하단동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쇼핑몰 건설을 진두지휘한 최 회장을 향한 원망과 질책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 역시 아트몰링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A씨는 “시공사가 인근 주민과의 사전 협의도 없이 북측 이면도로 대한 하수관로 측구 및 도로 인상 공사를 강행했다”며 “이에 합동점검 간담회를 개최해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키로 했지만 사하구청은 제3의 전문가가 아닌 시공사 측에 검토를 의뢰하는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시공사가 인근 주민과의 사전 협의도 없이 하수관로 측구와 도로 인상 공사를 강행했다”고 주장하며 사하구청과 함께 합동점검 간담회를 개최해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하구청이 제3의 전문가가 아닌 기존 시공사에 검토를 의뢰하면서 사하구청에 대한 피해대책위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A씨와 대책위의 끊임없는 노력에 구청과 경찰에서는 결국 아트몰링 측에서 불법으로 도로를 인상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야 하지만 과태료 처분만이 내려졌다.

감사 일지?
존재하지 않아

A씨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사가 단 한 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큰 공사가 진행되면 감사를 받게 돼있지만 시청과 구청에선 단 한 번도 감사를 진행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A씨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감사 일지를 요청했지만 단 하나의 문서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는 보복성 알박기 의혹이다.

최 회장은 시세 보다 2배가 넘는 돈을 주고 한 아파트를 매입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최 회장이 매입한 아파트는 앞서 아트몰링 건립 당시 반대 목소리를 냈던 인근 상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게다가 재건축 논의가 오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곳 아파트 매입이 일종의 ‘보복성 알박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회장은 전용면적 61.06㎡의 아파트 한 채를 5억원을 주고 샀다. 주변 부동산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시세는 3억원 안팎에 형성돼있다. 최 회장은 무려 2배 가까운 돈을 주고 아파트 한 채를 사들인 것이다.

형지 측은 “직원 숙박시설용”이라고 설명했다. 쇼핑몰 특성상 직원들의 퇴근이 늦는 경우가 있어 이를 위해 숙소를 마련했다는 것.

하지만 A씨는 “이 곳은 계속해서 재건축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다”며 “주민 100%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최 회장은 계속해서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아파트를 사들이겠다는 개발업자들도한 채에 5억원을 주고 매입할 경우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는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임의로 도로 높여 인근 물난리 나몰라
회사 묵묵부답 일관 허위사실 유포도

이에 형지 측은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쇼핑몰 개장 전부터 직원 숙소용으로 인근 원룸이나 아파트·빌라 등을 알아봤고, 비용 효율성 면에서 아파트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처럼 ‘보복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A씨의 설명은 달랐다. A씨에 따르면 최 회장은 아파트를 사들인 후 이를 공실로 내버려뒀다. A씨가 이를 항의하자 직원 몇 명을 살게 했지만 그마저도 지금은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대책위는 이런 사실을 알리고자 사하구 전역에 대자보와 현수막을 만들어 붙이기도 했다. 대자보와 현수막에는 최 회장의 알박기 의혹과 물난리 피해 등을 실었다. 

A씨는 “대자보와 현수막의 내용이 사실이 아닐 경우 형지 측에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도 없다”면서 “사실만을 고지했기 때문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형지 측에서는 정당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기도 했다. A씨가 자신의 건물을 비싸게 팔기 위해 집회를 하고 방해하고 있다는 소문을 흘린 것. 이로 인해 A씨는 ‘자신의 건물을 팔기 위해 형지 측 공사를 방해했다’는 누명을 쓰기도 했다.

A씨는 “확실하게 나와 있는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려고 했다”며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확인된 문제에 대한 조치만을 원했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주민들 요구
모르쇠 방관

일각에선 아트몰링과 최 회장을 둘러싼 다양한 특혜 의혹과 논란에 대해 사측이 도의적인 책임이나 적절한 대책과 해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러 논란들이 제기되는 가운데 형지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계속해서 싸워나기로 했다. A씨는 “나는 금전적인 피해 보상을 바라는게 아니다. 최 회장과 형지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함께 잘못된 부분을 원상복구 시켜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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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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