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아트몰링 불법시공·알박기 의혹

패션그룹 형지의 야심작 ‘막 지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패션그룹형지가 소유하고 있는 부산 형지아트몰링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아트몰링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 제보자는 아트몰링의 불법 도로공사와 그로 인한 침수피해, 보복성 알박기 등 수많은 불법행위를 고발하고 나섰다. 과연 부산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서 직접 현장에 다녀왔다. 
 

패션그룹 형지(회장 최병오)가 소유한 형지아트몰링(이하 아트몰링)서 잡음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보자 A씨는 “아트몰링 준공이 완료된 2017년부터 지금까지 받은 피해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인근 상인들과 힘을 합쳐 하단동공사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기도 했다.

골목상권 침해
각종 특혜 의혹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아트몰링은 대지면적 3859.9㎡(약 1167평), 연면적 5만8879㎡(약 1만7810평) 등의 규모 건물에 자리한 복합쇼핑몰이다. 지하 8층, 지상 17층 규모의 이 빌딩의 소유주는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이다. 회장 개인 소유 빌딩을 법인이 임차해 쇼핑몰을 운영 중인 셈이다. 

건축 승인을 받는 과정부터 각종 특혜 의혹에 휩싸였던 쇼핑몰은 개점 이후 인근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아트몰링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최 회장 일가의 돈벌이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하는 상황이다.  

A씨와 대책위가 주장하는 큰 문제는 총 세 가지다.

첫 번째로 문제가 됐던 것은 교통영향평가 누락이다. A씨는 “2013년 진행한 교통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이들은 직접 전문기관에 의뢰해 얻은 교통영향평가를 근거로 제시했다. 쇼핑몰이 주변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건축허가가 내려진 배경이 석연치 않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논란이 된 도로는 쇼핑몰 뒤편 진출입로인 100m가량 길이의 이면도로다. 이 도로 폭은 원래 8m였으나 형지 측이 추가로 3m로 확보해 11m로 넓어진 상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관련 지침과 비교할 때 여전히 폭이 4m나 좁은 상태다.

부산의 한 도시계획위에 참여했던 전문가는 “통상적으로 준공 승인에 앞서 상위기관의 지침이든 권고사항이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교통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 회장을 비롯한 사하구청 관계자 등을 사문서위조 및 도로교통정비촉진법 위반혐의로 부산지방검찰청에 고소하기도 했다. 

준공허가 전부터 문제
교통영향평가 부실 지적

하지만 검찰은 건축인허가를 내준 이가 사하구청임을 들어 범죄 성립요건이 충족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인허가를 내준 담당공무원에 대해서도 교통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주민들이 제기한 소에 대해 불기소처분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A씨와 대책위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교통영향평가 지침에 근거해 교통량이 400대 이상인 구역에 대해서는 이면도로의 폭을 15m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에 따르면 형지그룹의 아트몰링은 시간당 교통량이 579대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국토교통부는 쇼핑몰의 진출입로인 이면도로의 폭이 충분하지 않아 사용승인을 받을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고 이는 명백한 특혜이자 민관 유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부산 사하구청은 인근 상인들이 국토부의 의견을 잘못 해석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부가 밝힌 ‘15m 폭’이란 이면도로를 지칭하는 게 아닌 쇼핑몰 진출입로에 해당하는 주차장의 폭을 뜻한다는 것이다.
 

형지 측 역시 “사하구청이 국토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해 ‘문제없다’는 답변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이와 관련해 “사하구청에서 국토부에 질의를 할 때 대책위에서 국토부에 했던 질의와 다르게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교묘하게 바꿔서 질의했다”고 주장했다.

도공 맘대로 
툭하면 물난리

두 번째 문제는 불법 도로공사다. A씨는 아트몰링 신축 과정서 하수관로를 확충하기 위해 기존 도로 지면을 높이는 공사가 실시돼 상대적으로 낮은 인근 주택가로 빗물이 모이며 더 큰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아트몰링을 신축하는 과정서 하수관로를 확충하기 위해 기존 도로 지면을 높이는 공사가 진행됐다. 도로 일부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빗물이 아트몰링 이면도로 및 인근 주택가로 모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곳은 예전부터 침수피해가 있던 곳이었지만 아트몰링이 들어선 후 피해 정도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하단동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쇼핑몰 건설을 진두지휘한 최 회장을 향한 원망과 질책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 역시 아트몰링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A씨는 “시공사가 인근 주민과의 사전 협의도 없이 북측 이면도로 대한 하수관로 측구 및 도로 인상 공사를 강행했다”며 “이에 합동점검 간담회를 개최해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키로 했지만 사하구청은 제3의 전문가가 아닌 시공사 측에 검토를 의뢰하는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시공사가 인근 주민과의 사전 협의도 없이 하수관로 측구와 도로 인상 공사를 강행했다”고 주장하며 사하구청과 함께 합동점검 간담회를 개최해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하구청이 제3의 전문가가 아닌 기존 시공사에 검토를 의뢰하면서 사하구청에 대한 피해대책위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A씨와 대책위의 끊임없는 노력에 구청과 경찰에서는 결국 아트몰링 측에서 불법으로 도로를 인상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야 하지만 과태료 처분만이 내려졌다.

감사 일지?
존재하지 않아

A씨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사가 단 한 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큰 공사가 진행되면 감사를 받게 돼있지만 시청과 구청에선 단 한 번도 감사를 진행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A씨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감사 일지를 요청했지만 단 하나의 문서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는 보복성 알박기 의혹이다.

최 회장은 시세 보다 2배가 넘는 돈을 주고 한 아파트를 매입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최 회장이 매입한 아파트는 앞서 아트몰링 건립 당시 반대 목소리를 냈던 인근 상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게다가 재건축 논의가 오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곳 아파트 매입이 일종의 ‘보복성 알박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회장은 전용면적 61.06㎡의 아파트 한 채를 5억원을 주고 샀다. 주변 부동산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시세는 3억원 안팎에 형성돼있다. 최 회장은 무려 2배 가까운 돈을 주고 아파트 한 채를 사들인 것이다.

형지 측은 “직원 숙박시설용”이라고 설명했다. 쇼핑몰 특성상 직원들의 퇴근이 늦는 경우가 있어 이를 위해 숙소를 마련했다는 것.

하지만 A씨는 “이 곳은 계속해서 재건축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다”며 “주민 100%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최 회장은 계속해서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아파트를 사들이겠다는 개발업자들도한 채에 5억원을 주고 매입할 경우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는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임의로 도로 높여 인근 물난리 나몰라
회사 묵묵부답 일관 허위사실 유포도

이에 형지 측은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쇼핑몰 개장 전부터 직원 숙소용으로 인근 원룸이나 아파트·빌라 등을 알아봤고, 비용 효율성 면에서 아파트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처럼 ‘보복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A씨의 설명은 달랐다. A씨에 따르면 최 회장은 아파트를 사들인 후 이를 공실로 내버려뒀다. A씨가 이를 항의하자 직원 몇 명을 살게 했지만 그마저도 지금은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대책위는 이런 사실을 알리고자 사하구 전역에 대자보와 현수막을 만들어 붙이기도 했다. 대자보와 현수막에는 최 회장의 알박기 의혹과 물난리 피해 등을 실었다. 

A씨는 “대자보와 현수막의 내용이 사실이 아닐 경우 형지 측에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도 없다”면서 “사실만을 고지했기 때문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형지 측에서는 정당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기도 했다. A씨가 자신의 건물을 비싸게 팔기 위해 집회를 하고 방해하고 있다는 소문을 흘린 것. 이로 인해 A씨는 ‘자신의 건물을 팔기 위해 형지 측 공사를 방해했다’는 누명을 쓰기도 했다.

A씨는 “확실하게 나와 있는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려고 했다”며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확인된 문제에 대한 조치만을 원했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주민들 요구
모르쇠 방관

일각에선 아트몰링과 최 회장을 둘러싼 다양한 특혜 의혹과 논란에 대해 사측이 도의적인 책임이나 적절한 대책과 해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러 논란들이 제기되는 가운데 형지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계속해서 싸워나기로 했다. A씨는 “나는 금전적인 피해 보상을 바라는게 아니다. 최 회장과 형지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함께 잘못된 부분을 원상복구 시켜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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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