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외국계 프랜차이즈의 갑질 피해담

제2의 써브웨이 어디?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써브웨이’ 갑질 후 외국계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6월 기준 외국계법인을 가맹본부로 두고 있는 외식업종 브랜드는 모두 16개. 외국계 법인이라는 점을 빌미삼아 국내서 갑질을 일삼는 외국계 프랜차이즈들은 어디가 있을까? 
 

▲ ▲ 외국계 프랜차이즈 브랜드 서브웨이 햄버거

대표적인 글로벌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가 써브웨이 평촌학원가점 점주에게 일방적으로 폐점을 요구하며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써브웨이 본사는 평촌학원가점의 냉장고 뒤 먼지 등 위생상태 문제와 본사 지정 상품이 아닌 국내 세제 사용, 소스통 라벨을 제대로 붙이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폐점 조치를 내렸다. 

어이없는 이유

평촌학원가점 점주는 써브웨이 본사에 폐점 조치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네덜란드에 있는 써브웨이 본사는 가맹계약서 조항을 내세워 이의가 있으면 미국에 있는 국제분쟁해결센터에 직접 영어로 억울한 점을 소명하라고 통보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평촌학원가점에 대해 써브웨이가 폐점 조치를 통보하는 과정부터 중재 절차까지 모든 단계서 갑질이 횡행했다고 지적했다. 써브웨이가 평촌학원가점에 폐점 방침을 통보한 시점은 2017년 10월로, 사유는 벌점 초과였다. 가맹본부는 위생 문제로 벌점을 부과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와 무관한 벌점들이 다수 포함됐다.

갑작스럽게 세제가 떨어져 급히 구입해 사용했는데 해당 세제가 가맹본부서 공급된 물품이 아니었다는 점, 한여름 폭염에 선풍기를 사용했는데 승인받지 않은 물품이었다는 등의 사례로 벌점을 지속적으로 부과했다.


이런 방식의 계약 해지는 평촌학원가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국내에선 안양 평촌점, 분당 야탑점 등이 평촌학원가점과 유사한 방식으로 벌점 조치를 받았고, 평촌점은 폐점까지 이르렀다.

또 지난 6월28일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써브웨이는 본사의 이익을 위해 매장 환경에 문제가 없는 가맹점들에도 갖가지 지적을 하며 벌점 초과 상황을 만들어 부당 계약해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써브웨의의 계약해지에 불복하는 세계 각 지역의 점주들은 이의 제기를 위해 미국 중재센터에 일일이 영어로 소명해야 한다. 중재 비용 또한 점주들이 부담해야 한다. 수익이 높은 평촌학원가점에 대한 ‘트집잡기식’ 벌점 부과와 폐점 조치를 두고 일각에선 써브웨이가 직영점을 늘리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이유다.

평촌학원가점은 써브웨이 본사로부터 미국 중재센터의 폐점이 정당하다는 결정문을 전달받은 지난 9월 이후에도 주간 최고 매출 달성으로 써브웨이 본사 축하 메일을 받았을 정도로 운영이 잘 되고 있다.

추 의원은 “평촌학원가점 점주를 비롯한 국내 가맹점주들이 외국계 거대 프랜차이즈의 부당행위에 맞서 싸우는 동안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공정위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달 공정위 소회의가 글로벌 기업의 갑질 횡포에 당한 우리 국민을 지킬 마지막 기회”라며 “외국계 프랜차이즈 기업의 부당함에 경종을 울릴, 상식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써브웨이 갑질에 대한 추 의원의 문제제기에 “공정거래법을 위반할 경우 외국계 기업이라도 동등하게 법 적용을 하겠다”고 답했다. 콜린클락 대표도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본사 일방적 폐점 통보…과도한 트집 잡기 
다른 사례들도 조명…KFC·피자헛 논란은? 


써브웨이 갑질 논란은 외국계 법인이 직접 국내서 가맹사업을 하면서 나타난 부작용 사례 중 하나다. 외식문화도 글로벌 흐름을 따라가면서 국내에는 써브웨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국계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상륙해있다.

대표적인 햄버거 브랜드 KFC는 미국서 온 외식프랜차이즈다. 공정위 가맹사업 거래사이트서 KFC 정보공개서를 검색하면 KFC레스토랑아시아유한회사, 케이에프씨코리아 두 개의 회사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치킨 가격 상승과 관련해 현장 조사에 착수하자 BBQ등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한 가운데 KFC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다.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8% 올렸던 KFC는 앞으로도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던 것. 

더욱이 KFC는 사전에 언론 등을 통해 가격 인상 계획을 공개한 다른 회사와는 달리 제대로 된 고지도 없이 치킨업계 가격 인상 분위기에 편승해 슬그머니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업계 전문가들은 공정위의 포괄적 규제 권한을 두려워하는 국내 업체들과 달리 KFC 등 외국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이어서 대응 방식이 다른 것으로 분석했다.
 

KFC레스토랑아시아유한회사의 본사는 미국기업 얌(YUM)이다. 피자헛도 얌이 소유한 프랜차이즈 중 하나다. 피자헛은 가맹점주로부터 수십억원의 가맹금을 부당하게 거둬들였다며 공정위로부터 5억2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적이 있다.  

논란의 핵심은 본사가 가맹점주를 상대로 지원업무 수수료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어드민피(Administration Fee)’였다. 피자헛은 국내 피자업체들과 다르게 가맹점 매출의 0.08% 가량을 이 같은 명목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이를 두고 가맹점주들 사이서 “명분이 없는 돈”이라며 논란이 된 것이다.

당시 한 가맹점주는 “본사가 가맹점주로부터 어드민피 0.08% 뿐만 아니라 로열티와 광고·마케팅비 명목으로 각각 6%, 5% 등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를 다 합하면 전체 매출의 11.8%를 본사에 지불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요즘 경기불황으로 장사도 안 되는데 이 같은 수수료가 부담스럽다. 미스터피자 등과 같은 국내 다른 피자 업체들은 로열티 등이 피자헛에 비해 비중이 적고, 심지어 ‘어드민피’ 명목으로 돈을 걷는 업체도 피자헛 뿐”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어드민피를 못 내겠다고 반항하면 본사 측에서 재계약을 빌미로 협박을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이렇게 협박하면 피자를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는 우리는 당연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 관계자는 “외국계 프랜차이즈와의 계약서 일반적으로 매뉴얼이 계약서에 편입돼있지 않거나 수백 쪽에 달해 점주가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위반을 판단하는 상세기준이 부재하거나 모호해 가맹본사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매뉴얼 위반이 결정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막기 위해선?

이 같은 이유로 인해 매뉴얼 위반은 가맹본부가 관리·통제에 잘 따르지 않는 가맹점에 대해 일방적으로 가맹계약 해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널리 악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외국계 프랜차이즈와 가맹 계약 진행 시 ▲계약서 조항 중 국내 가맹사업법 위반 여부 ▲공정위서 마련한 표준가맹계약서와 비교 확인 ▲방대하고 복잡한 매뉴얼의 사전 검토 ▲분쟁해결 시 재판관할, 위법 여부 판단 등의 근거법 등에 대해 전문가 상담을 통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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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