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법조인이 뛴다>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 -김기윤 변호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18 10:41:35
  • 호수 12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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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40세’ 일하기 딱 좋은 나이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 김기윤 변호사가 내년 21대 총선에 출마한다. 5년 전 <일요시사>에 법률자문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김 변호사가 어느 새 정치 유망주가 됐다. 정치인 김기윤은 어떤 사람인지 <일요시사>가 심층 인터뷰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젊은 정치인’ 김기윤 변호사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인 김기윤 변호사와 <일요시사>의 인연은 깊다. 김 변호사는 2015년부터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일요시사>에 생활법률 칼럼을 기고해왔다.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변호사이자 정치인이다. 매주 재판 때문에 지방을 밥먹듯 오간다. 주말에는 지역구 활동에 쉴 틈이 없다. 그런데도 매주 <일요시사>에 칼럼을 보낸 김 변호사의 열정과 성심함에 놀랄 때가 많았다. 그런 그가 내년 총선 경기도 광명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유한국당에 언제 입당했나요?
▲새누리당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이 바뀌기 전인 2016년 12월경 입당했습니다. 당시 ‘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직전입니다. 제 나이 37세였을 때입니다. 지인 변호사들이 전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망해야 되고, 망했다고 말하던 시기였죠. 당 내부도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당직자들이 파업하고 새누리당 당사 앞에는 매일 확성기로 “새누리당 망해라”하고 외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새누리당에 입당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습니까?
▲‘미쳤다’고 했습니다. 동료 변호사들이 하나같이 뜯어 말렸습니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죠. 제가 서울대학교 법학과 대학원에 다녔는데, 대학원 지도 교수님이 노무현정부 시절에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이러니 더욱 기이하게 생각한 것이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장관까지 지내던 대학원 교수님의 제자가 망해가던 새누리당에 입당한다고 하니… ‘미쳤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죠. 

왜 37세 젊은 변호사가 왜 새누리당에 입당했나요?
▲한국은 정당정치 국가입니다. 즉, 정치는 정당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죠. 미국, 중국 심지어 북한도 정당을 통한 정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정당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 때 많은 사람이 집권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을 심각하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 앞날이 불안했습니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썩는다’라는 명제 때문입니다. 권력 속성상 정당정치 국가서 어느 한쪽이 정치를 독점한다면 반드시 썩을 수밖에 없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양대 정당서 한 당이 무너지면, 균형과 견제가 무너집니다. 정치는 상시 균형과 견제가 필요합니다. 최순실 사태를 통해 보수당이 무너지는 것을 보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는 없었습니까?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이 노무현정부 때 장관을 지냈습니다. 수업시간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고, 지도교수님과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나요?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 민주당은 절대 대한민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의 주류는 군사정권 시절에 학생운동을 한 분들입니다. 우선 그 분들의 민주화 운동에 후배로서 깊게 감사드립니다.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죠. 그런데 군사정권서 민주화운동을 하신 분들이 반(反)기업정서가 상당합니다. 군사정권의 돈줄이 기업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학생 운동 경험이 있는 정치인 대부분이 민주당에 몸담고 있지요. 이분들은 여전히 반기업 정서가 강한 것 같습니다. 민주화운동은 민주화 국가건설이라는 결실로 끝내야 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기업을 디딤돌로 국민을 취업시키고 경제를 성장시켜야 할 때입니다.
 

▲ 김기윤 변호사

두 번째, 동성결혼 제도화에 반대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내년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이 180석 이상을 차지하면 헌법서 동성결혼을 제도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시다시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동성결혼 허용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민주당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집회에 참석하죠. 저는 동성결혼에 반대하기 때문에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2016년경 보수당인 새누리당이 위 2가지 철학을 제외한 나머지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자유한국당 당 대표가 된다면 이 2가지를 빼놓고 전부 바꾸기 위해 입당했습니다. 물론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죠. 그렇지만 젊은 나이에 도전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게 애국심이 아닐까요?

서초동 사무실 두고 매일 광명으로 
한 달에 주민 200명씩 만나 법률상담

경제에 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충북 보은서 태어났고 가난한 집안서 자랐습니다. 어렸을 때, 집이 너무 가난해 어머니께서 제가 못 먹어 영양실조도 걸린 적이 있다고 할 정도였죠. 3형제 중 둘째입니다. 어렸을 때 바로 위에 누나가 있었는데 돈이 없어서 백혈병을 치료하지 못해 기도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 경북 영주에 있는 한 기도원에 묘가 있지요. 그래서 3형제 중 제가 둘째가 됐습니다. 가난 앞에서는 ‘가족의 죽음도 뜬눈으로 볼 수밖에 없구나’라는 걸 어렸을 때 알았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등록금이 없어서 대출도 받았고, 빌려서 낸 적도 있고요. 어머니는 밤새 병원서 치매환자를 간병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동안 저는 서울서 사법고시 준비를 했습니다. 고시 공부를 하면서 식당 설거지, 새벽마다 전봇대에 전단지 붙이기, 독서실 청소 등 안 해 본 일이 없습니다. 저는 일하면서 공부했는데, 29세에 사법시험을 합격했지요. 

대한민국은 잘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게 정치인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제는 대한민국이 잘 살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합니다. 저는 교만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더 풍유해져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려는 좋은 인재들을 도와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인재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할 기회가 더 생기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 기업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 일자리가 늘어나고, 그 벌어들인 수입으로 자녀를 교육할 수 있습니다. 국가도 세금을 많이 거둬야 가난한 학생들에게 교육지원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얼마 전 경제문제로 자살한 가족이 있었는데, 한국이 경제적으로 잘 돼 그런 가정이 없기를 바랍니다.

‘광명 동네 변호사’라는 별명이 있던데요?
▲제가 변호사라서 그런지 광명시민들에게서 법률상담이 많이 들어옵니다. 한 달에 200명 정도 찾아 오십니다. 하루 평균 6∼7명의 광명주민을 전화나 직접 만납니다. 광명시에 있는 모든 법률문제가 다 들어올 정도죠. 어떤 가게가 월세를 못 내고 있고, 누가 싸웠고, 누가 경찰서 조사 받았는지 등… 서초동에 변호사 사무실이 있음에도, 지금은 광명 동네 변호사가 됐습니다. 

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납니까?
▲편의점 아시죠. 편의점 앞 테이블서 캔커피 한 잔 하면서 상담도 하고, 노인복지관에 가서 어르신들께 인사 드리면 “변호사 아들 왔다”고 하면서 복지관서 상담도 해드립니다. 제가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충청향우회 고문변호사인데, 공장 접견실에 가서도 상담을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전국서 상담을 가장 많이 하는 변호사일 겁니다. 주민들을 찾아다니면서 상담하다 보니, 광명서 안 가본 커피전문점이 없습니다. 또 광명시 네이버 맘카페서도 활동합니다. 젊은 엄마들과 자주 만나서 상담을 해드립니다. 젊은 엄마들도 이런저런 사연이 많지요. 아동 학대부터 이혼 상담, 소액이지만 돈 빌려 주고서 못 받은 것, 부모님께서 빚을 많이 지고 돌아가셨을 때 처리방법 등을 상담했죠. 

가장 인상 깊었던 법률상담이 있었나요?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지난해 말에 금강정사 모임에 갔습니다. 모임의 한 분께서 저에게 아들 문제로 상담을 받고 싶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아들이 가품 중고시계를 10만원에 팔다가 현장서 체포당했다는 것입니다. 아들은 평소 가품 시계를 중고매장서 구입한 후 1년 정도 차다가 다시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다가 걸린 것이었습니다. 상업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흔히들 학생들이 중고시계를 산 후 차다가 다시 팔다가 걸렸죠.

불법인 것을 몰랐던 것이죠. 그런데 아버지께서 무혐의로 할 수 없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무혐의는 불가능하고 처벌을 받지 않는 ‘기소유예’ 방법을 강구해 보자고 했죠.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인데, 그 학생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석사도 받고, 박사과정도 수료하고 군 생활을 서울대학교서 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성실해서 교수님과 같이 논문도 쓰고 많은 연구로 수상도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한 번은 제게 묻더군요. “저의 꿈이 교수인데, 중고시계를 구입한 후 1년 동안 다시 팔다가 걸렸는데, 벌금형을 받으면 전과자가 되는 것이냐?”고요. 그 학생이 29세였는데, 젊은 나이에 저작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교수의 꿈을 가진 그가 절망할 것 같더군요.
 

▲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접견실서 충청향우회 소속 직원에게 법률 상담 중인 김기윤 변호사

그래서 기소유예를 받도록 정말 열심히 도와줬고 한 달 후 연락이 왔어요. 기소유예를 받았다고요.

앞으로 그 학생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공과분야에서 많은 헌신해 주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광명엔 실적이 우수한 새마을금고가 있습니다. 임원 중 한 분이 상담받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작년에 아들이 불의로 죽었는데, 법원서 서류 한 뭉치가 왔다고 하면서요. 그분께서 말하기를 아들이 죽었을 때, 수천만원의 빚을 남기고 죽었는데 당시 상속을 포기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새내기 정치인으로 총선 출사표 던져
대한민국 보수 견제·균형·재건 목표 

왜냐고 물어보니 아들에게 돈을 빌려준 친구들도 아들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죽은 아들을 대신해서 갚아주는 것이 아비로서 할 일이라고 하면서 수천만원을 전부 갚아줬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1년 만에 법원서 서류 한 뭉치가 왔다고 하더군요. 너무 아픈 심정이었고 법률문제라서 상담을 받고 싶어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들에게 빚을 갚으라고 하는 서류가 아니고 아들이 지인에게 200만원을 빌려줬는데 그 지인이 아들이 죽은 줄도 모르고 회생신청을 해서 관련서류가 온 것이었습니다. 

모두 다 설명해드렸습니다. 그 임원분께서 부인이 법원서 서류를 받고 정신이 멍한 상태서 쓰러져 어깨뼈가 뿌려졌다는 거예요. 제가 그 말을 듣고 임원분께 부인에게 바로 전화해 저를 연결해달라고 했습니다. 임원분의 부인과 통화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남편을 통해서 들을 수도 있지만, 법률전문가인 제가 직접 설명해드려야 부인이 안심될 거라는 생각에 직접 통화한 것입니다.

제가 통화하는 중 임원분께서 사람들 있는 카페서 제 팔을 잡고 우시는 거예요. 정말 고맙다고요. 저의 작은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학교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광문초등학교와 하안북중학교서 학교폭력위원회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 철산중학교에서는 운영위원, 광문고등학교에서는 교권보호위원 등을 맡고 있죠. 지난 4월부터 일직동에 있는 빛가온초등학교 앞에서 교통봉사를 하는데, 학부모님께서 제 이야기를 학교에 많이 했나 봐요. 
 

매일 아침마다 빛가온초등학교 어머니들을 만나는데 “일 년에 두 번 나와서 하는 것도 힘든데, 매일 꾸준히 나와서 교통봉사를 해 주셔서 정말 성실하시고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 전 빛가온초등학교서 학교폭력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습니다. 학교서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학부모와 친분도 생기고, 법률문제에 관해 상담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장애인복지회서 자문변호사로 활동하며, 장애인들과 소통하면서 어려운 문제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있습니다. 광명시 충청향우회에선 자문변호사로 임명돼 충청향우회 회원들께도 어려운 법률문제를 해결해드리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정치하는 걸 반대하지는 않았나요?
▲저는 미취학 아동 셋을 둔 다둥이 아빠입니다. 첫째 딸 7세, 둘째 딸 4세, 막내 아들 3세입니다. 다른 집 같으면 아버지가 퇴근하고 육아나 집안일을 돕겠지만 형편상 그렇게 하지 못해 늘 아내한테 미안합니다. 더욱이 장인, 장모님이 올해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사위로서 자주 찾아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구들이 불평 없이 마음으로 지지해주고 응원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집 대소사에 관한 결정은 모두 아내가 하도록 전폭적으로 믿고 맡깁니다. 그래야 가정이 화목합니다. (웃음)  

제가 교회에 새벽기도를 가다 보니 일찍 일어나 출근합니다. 오전, 오후에는 변호사 업무를 보고 시간을 쪼개어 밤에 광명시민들에게 법률상담을 하고 들어옵니다. 그러면 매일 밤 10시, 11시 넘어 퇴근합니다. 가끔 밤 아홉 시 정도 일찍 퇴근할 때면 아이들이 볼멘 목소리로 아빠를 외치며 매달릴 때 가슴이 뭉클합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오래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30분이라도 땀나게 놀아줍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엄마와 있다가도 아빠가 오면 아빠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광명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일하기 좋은 나이, 40세 변호사입니다. 젊지만 가난을 알고, 변호사를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성숙한 40세의 젊은이가 광명서 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많이 지켜봐 주십시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할 것이며, 정직과 청렴을 잃지 않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cmp@ilyosisa.co.kr> 

 

[김기윤 변호사는?]

▲1980년생, 충북 보은 출생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충북대학교 법학과 학사
▲사법시험 51회 합격
▲변호사
▲현) 경기 광명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현) 빛가온초등학교·하안북중학교 학교폭력위원, 철산중학교 운영위원, 광문고등학교 교권보호위원
▲현) 광명시 충청향우연합회 자문변호사, 기아자동차 충청향우회 고문변호사
▲현) 경기도 장애인복지회 광명시지부 자문변호사
▲전) 한국여성유권자 서울연맹 정책자문위원
▲전)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
▲전) 대한변호사협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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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