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법조인이 뛴다>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 -김기윤 변호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18 10:41:35
  • 호수 12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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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40세’ 일하기 딱 좋은 나이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 김기윤 변호사가 내년 21대 총선에 출마한다. 5년 전 <일요시사>에 법률자문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김 변호사가 어느 새 정치 유망주가 됐다. 정치인 김기윤은 어떤 사람인지 <일요시사>가 심층 인터뷰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젊은 정치인’ 김기윤 변호사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인 김기윤 변호사와 <일요시사>의 인연은 깊다. 김 변호사는 2015년부터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일요시사>에 생활법률 칼럼을 기고해왔다.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변호사이자 정치인이다. 매주 재판 때문에 지방을 밥먹듯 오간다. 주말에는 지역구 활동에 쉴 틈이 없다. 그런데도 매주 <일요시사>에 칼럼을 보낸 김 변호사의 열정과 성심함에 놀랄 때가 많았다. 그런 그가 내년 총선 경기도 광명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유한국당에 언제 입당했나요?
▲새누리당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이 바뀌기 전인 2016년 12월경 입당했습니다. 당시 ‘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직전입니다. 제 나이 37세였을 때입니다. 지인 변호사들이 전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망해야 되고, 망했다고 말하던 시기였죠. 당 내부도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당직자들이 파업하고 새누리당 당사 앞에는 매일 확성기로 “새누리당 망해라”하고 외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새누리당에 입당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습니까?
▲‘미쳤다’고 했습니다. 동료 변호사들이 하나같이 뜯어 말렸습니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죠. 제가 서울대학교 법학과 대학원에 다녔는데, 대학원 지도 교수님이 노무현정부 시절에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이러니 더욱 기이하게 생각한 것이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장관까지 지내던 대학원 교수님의 제자가 망해가던 새누리당에 입당한다고 하니… ‘미쳤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죠. 

왜 37세 젊은 변호사가 왜 새누리당에 입당했나요?
▲한국은 정당정치 국가입니다. 즉, 정치는 정당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죠. 미국, 중국 심지어 북한도 정당을 통한 정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정당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 때 많은 사람이 집권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을 심각하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 앞날이 불안했습니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썩는다’라는 명제 때문입니다. 권력 속성상 정당정치 국가서 어느 한쪽이 정치를 독점한다면 반드시 썩을 수밖에 없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양대 정당서 한 당이 무너지면, 균형과 견제가 무너집니다. 정치는 상시 균형과 견제가 필요합니다. 최순실 사태를 통해 보수당이 무너지는 것을 보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는 없었습니까?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이 노무현정부 때 장관을 지냈습니다. 수업시간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고, 지도교수님과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나요?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 민주당은 절대 대한민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의 주류는 군사정권 시절에 학생운동을 한 분들입니다. 우선 그 분들의 민주화 운동에 후배로서 깊게 감사드립니다.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죠. 그런데 군사정권서 민주화운동을 하신 분들이 반(反)기업정서가 상당합니다. 군사정권의 돈줄이 기업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학생 운동 경험이 있는 정치인 대부분이 민주당에 몸담고 있지요. 이분들은 여전히 반기업 정서가 강한 것 같습니다. 민주화운동은 민주화 국가건설이라는 결실로 끝내야 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기업을 디딤돌로 국민을 취업시키고 경제를 성장시켜야 할 때입니다.
 

▲ 김기윤 변호사

두 번째, 동성결혼 제도화에 반대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내년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이 180석 이상을 차지하면 헌법서 동성결혼을 제도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시다시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동성결혼 허용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민주당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집회에 참석하죠. 저는 동성결혼에 반대하기 때문에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2016년경 보수당인 새누리당이 위 2가지 철학을 제외한 나머지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자유한국당 당 대표가 된다면 이 2가지를 빼놓고 전부 바꾸기 위해 입당했습니다. 물론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죠. 그렇지만 젊은 나이에 도전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게 애국심이 아닐까요?

서초동 사무실 두고 매일 광명으로 
한 달에 주민 200명씩 만나 법률상담

경제에 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충북 보은서 태어났고 가난한 집안서 자랐습니다. 어렸을 때, 집이 너무 가난해 어머니께서 제가 못 먹어 영양실조도 걸린 적이 있다고 할 정도였죠. 3형제 중 둘째입니다. 어렸을 때 바로 위에 누나가 있었는데 돈이 없어서 백혈병을 치료하지 못해 기도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 경북 영주에 있는 한 기도원에 묘가 있지요. 그래서 3형제 중 제가 둘째가 됐습니다. 가난 앞에서는 ‘가족의 죽음도 뜬눈으로 볼 수밖에 없구나’라는 걸 어렸을 때 알았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등록금이 없어서 대출도 받았고, 빌려서 낸 적도 있고요. 어머니는 밤새 병원서 치매환자를 간병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동안 저는 서울서 사법고시 준비를 했습니다. 고시 공부를 하면서 식당 설거지, 새벽마다 전봇대에 전단지 붙이기, 독서실 청소 등 안 해 본 일이 없습니다. 저는 일하면서 공부했는데, 29세에 사법시험을 합격했지요. 

대한민국은 잘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게 정치인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제는 대한민국이 잘 살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합니다. 저는 교만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더 풍유해져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려는 좋은 인재들을 도와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인재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할 기회가 더 생기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 기업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 일자리가 늘어나고, 그 벌어들인 수입으로 자녀를 교육할 수 있습니다. 국가도 세금을 많이 거둬야 가난한 학생들에게 교육지원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얼마 전 경제문제로 자살한 가족이 있었는데, 한국이 경제적으로 잘 돼 그런 가정이 없기를 바랍니다.

‘광명 동네 변호사’라는 별명이 있던데요?
▲제가 변호사라서 그런지 광명시민들에게서 법률상담이 많이 들어옵니다. 한 달에 200명 정도 찾아 오십니다. 하루 평균 6∼7명의 광명주민을 전화나 직접 만납니다. 광명시에 있는 모든 법률문제가 다 들어올 정도죠. 어떤 가게가 월세를 못 내고 있고, 누가 싸웠고, 누가 경찰서 조사 받았는지 등… 서초동에 변호사 사무실이 있음에도, 지금은 광명 동네 변호사가 됐습니다. 

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납니까?
▲편의점 아시죠. 편의점 앞 테이블서 캔커피 한 잔 하면서 상담도 하고, 노인복지관에 가서 어르신들께 인사 드리면 “변호사 아들 왔다”고 하면서 복지관서 상담도 해드립니다. 제가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충청향우회 고문변호사인데, 공장 접견실에 가서도 상담을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전국서 상담을 가장 많이 하는 변호사일 겁니다. 주민들을 찾아다니면서 상담하다 보니, 광명서 안 가본 커피전문점이 없습니다. 또 광명시 네이버 맘카페서도 활동합니다. 젊은 엄마들과 자주 만나서 상담을 해드립니다. 젊은 엄마들도 이런저런 사연이 많지요. 아동 학대부터 이혼 상담, 소액이지만 돈 빌려 주고서 못 받은 것, 부모님께서 빚을 많이 지고 돌아가셨을 때 처리방법 등을 상담했죠. 

가장 인상 깊었던 법률상담이 있었나요?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지난해 말에 금강정사 모임에 갔습니다. 모임의 한 분께서 저에게 아들 문제로 상담을 받고 싶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아들이 가품 중고시계를 10만원에 팔다가 현장서 체포당했다는 것입니다. 아들은 평소 가품 시계를 중고매장서 구입한 후 1년 정도 차다가 다시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다가 걸린 것이었습니다. 상업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흔히들 학생들이 중고시계를 산 후 차다가 다시 팔다가 걸렸죠.

불법인 것을 몰랐던 것이죠. 그런데 아버지께서 무혐의로 할 수 없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무혐의는 불가능하고 처벌을 받지 않는 ‘기소유예’ 방법을 강구해 보자고 했죠.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인데, 그 학생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석사도 받고, 박사과정도 수료하고 군 생활을 서울대학교서 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성실해서 교수님과 같이 논문도 쓰고 많은 연구로 수상도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한 번은 제게 묻더군요. “저의 꿈이 교수인데, 중고시계를 구입한 후 1년 동안 다시 팔다가 걸렸는데, 벌금형을 받으면 전과자가 되는 것이냐?”고요. 그 학생이 29세였는데, 젊은 나이에 저작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교수의 꿈을 가진 그가 절망할 것 같더군요.
 

▲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접견실서 충청향우회 소속 직원에게 법률 상담 중인 김기윤 변호사

그래서 기소유예를 받도록 정말 열심히 도와줬고 한 달 후 연락이 왔어요. 기소유예를 받았다고요.

앞으로 그 학생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공과분야에서 많은 헌신해 주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광명엔 실적이 우수한 새마을금고가 있습니다. 임원 중 한 분이 상담받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작년에 아들이 불의로 죽었는데, 법원서 서류 한 뭉치가 왔다고 하면서요. 그분께서 말하기를 아들이 죽었을 때, 수천만원의 빚을 남기고 죽었는데 당시 상속을 포기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새내기 정치인으로 총선 출사표 던져
대한민국 보수 견제·균형·재건 목표 

왜냐고 물어보니 아들에게 돈을 빌려준 친구들도 아들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죽은 아들을 대신해서 갚아주는 것이 아비로서 할 일이라고 하면서 수천만원을 전부 갚아줬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1년 만에 법원서 서류 한 뭉치가 왔다고 하더군요. 너무 아픈 심정이었고 법률문제라서 상담을 받고 싶어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들에게 빚을 갚으라고 하는 서류가 아니고 아들이 지인에게 200만원을 빌려줬는데 그 지인이 아들이 죽은 줄도 모르고 회생신청을 해서 관련서류가 온 것이었습니다. 

모두 다 설명해드렸습니다. 그 임원분께서 부인이 법원서 서류를 받고 정신이 멍한 상태서 쓰러져 어깨뼈가 뿌려졌다는 거예요. 제가 그 말을 듣고 임원분께 부인에게 바로 전화해 저를 연결해달라고 했습니다. 임원분의 부인과 통화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남편을 통해서 들을 수도 있지만, 법률전문가인 제가 직접 설명해드려야 부인이 안심될 거라는 생각에 직접 통화한 것입니다.

제가 통화하는 중 임원분께서 사람들 있는 카페서 제 팔을 잡고 우시는 거예요. 정말 고맙다고요. 저의 작은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학교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광문초등학교와 하안북중학교서 학교폭력위원회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 철산중학교에서는 운영위원, 광문고등학교에서는 교권보호위원 등을 맡고 있죠. 지난 4월부터 일직동에 있는 빛가온초등학교 앞에서 교통봉사를 하는데, 학부모님께서 제 이야기를 학교에 많이 했나 봐요. 
 


매일 아침마다 빛가온초등학교 어머니들을 만나는데 “일 년에 두 번 나와서 하는 것도 힘든데, 매일 꾸준히 나와서 교통봉사를 해 주셔서 정말 성실하시고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 전 빛가온초등학교서 학교폭력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습니다. 학교서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학부모와 친분도 생기고, 법률문제에 관해 상담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장애인복지회서 자문변호사로 활동하며, 장애인들과 소통하면서 어려운 문제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있습니다. 광명시 충청향우회에선 자문변호사로 임명돼 충청향우회 회원들께도 어려운 법률문제를 해결해드리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정치하는 걸 반대하지는 않았나요?
▲저는 미취학 아동 셋을 둔 다둥이 아빠입니다. 첫째 딸 7세, 둘째 딸 4세, 막내 아들 3세입니다. 다른 집 같으면 아버지가 퇴근하고 육아나 집안일을 돕겠지만 형편상 그렇게 하지 못해 늘 아내한테 미안합니다. 더욱이 장인, 장모님이 올해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사위로서 자주 찾아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구들이 불평 없이 마음으로 지지해주고 응원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집 대소사에 관한 결정은 모두 아내가 하도록 전폭적으로 믿고 맡깁니다. 그래야 가정이 화목합니다. (웃음)  

제가 교회에 새벽기도를 가다 보니 일찍 일어나 출근합니다. 오전, 오후에는 변호사 업무를 보고 시간을 쪼개어 밤에 광명시민들에게 법률상담을 하고 들어옵니다. 그러면 매일 밤 10시, 11시 넘어 퇴근합니다. 가끔 밤 아홉 시 정도 일찍 퇴근할 때면 아이들이 볼멘 목소리로 아빠를 외치며 매달릴 때 가슴이 뭉클합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오래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30분이라도 땀나게 놀아줍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엄마와 있다가도 아빠가 오면 아빠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광명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일하기 좋은 나이, 40세 변호사입니다. 젊지만 가난을 알고, 변호사를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성숙한 40세의 젊은이가 광명서 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많이 지켜봐 주십시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할 것이며, 정직과 청렴을 잃지 않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cmp@ilyosisa.co.kr> 

 

[김기윤 변호사는?]

▲1980년생, 충북 보은 출생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충북대학교 법학과 학사
▲사법시험 51회 합격
▲변호사
▲현) 경기 광명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현) 빛가온초등학교·하안북중학교 학교폭력위원, 철산중학교 운영위원, 광문고등학교 교권보호위원
▲현) 광명시 충청향우연합회 자문변호사, 기아자동차 충청향우회 고문변호사
▲현) 경기도 장애인복지회 광명시지부 자문변호사
▲전) 한국여성유권자 서울연맹 정책자문위원
▲전)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
▲전) 대한변호사협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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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