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 황교안-유승민의 동상이몽

멀고도 넘기 힘든 ‘탄핵의 강’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제안한 ‘보수대통합’이 시작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탄핵을 둘러싸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의원은 보수통합의 조건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했지만 강성 친박(친 박근혜)계는 반기를 들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탄핵’이라는 역린을 어떤 방식으로든 건드려야 하는만큼 보수통합은 험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대통합을 두고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이 엇박자가 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통합 의지를 밝혔지만, 변혁과의 통합방식에 대한 불만이 당내서 표출되면서다.

다시
뭉칠까

황 대표는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 우파의 모든 뜻 있는 분들과 함께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 위한 통합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우리가 추진하는 통합은 과거로 돌아가는 통합이 아니라 미래로 향하는 통합이어야 한다. 과거는 교훈으로 삼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의 ‘아킬레스건’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책임서 사실상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발언이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서 “지금은 모든 걸 통합의 대의에 걸어야 할 때다. 통합이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라고 말하며, 앞으로 보수통합을 위해 전면전을 펼칠 것을 시사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조건 없이 흩어진 보수진영이 우선 다시 뭉쳐야만 한다는 황 대표의 제안에, 같은 날 변혁의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이 제가 제안한 보수 재건의 원칙을 받아들일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화답했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의 참석자들도 조건 없는 보수 통합을 지지한다며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같은 당 김순례 최고위원도 “야권이 통합에 실패한다면 정권 재창출은 고사하고 21대 총선서도 필패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서로의 작은 이해와 조건만 내세우지 말고 자유·안보를 바탕으로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모든 정당의 인재들이 조건 없이 빅텐트에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유승민계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친박계는 이제 극소수거나 없다”며 “보수통합에 대한 시동이 걸린 만큼 개인 의견을 밖으로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당 공식 기구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보수통합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의원들이 다수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국당 계파갈등 보수대통합 선명
우리공화당 변혁 사실상 통합불가

황 대표는 지난 7일 보수대통합추진기구(이하 통합추진단)를 꾸려 단장으로 원유철 의원, 실무진으로는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지명했다. 홍 의원은 바른정당에 있다가 한국당으로 돌아온 ‘복당파’ 의원이고, 이 의원은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의 특보를 지낸 인물인 만큼 통합의 대상들과 용이한 논의를 위한 인사인 것으로 평가된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하지만 탄핵으로 인한 계파 갈등은 보수의 고질적인 문제로 단순히 통합에 대한 의지와 논의로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변혁의 유승민 의원은 앞서 한국당과의 보수통합을 위한 원칙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세 가지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아무 것도 요구하거나 따지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조건을 황 대표가 받아들이면 친박계와 비박(비 박근혜)계의 이해관계가 동시다발적으로 분출될 여지가 높고, 총선을 앞두고 계파 간의 갈등골이 오히려 더 깊어질 우려도 있다.

황 대표는 우리공화당과도 직간접적 논의와 소통을 해왔으며 이들과 함께 보수 빅텐트를 치겠다는 의견도 표명했다. 변혁과 우리공화당까지 끌어안는 대통합을 원하지만, 변혁과 한국당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에는 우리공화당을 아우르는 보수통합은 물리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리공화당은 강경하게 탄핵 무효를 계속해서 외쳐왔던 입장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변혁과는 ‘물과 기름’으로 비유되는 사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주장하는 우리공화당에 대해 유 의원은 “3년 전 탄핵에 매달려 있는 분들과는 같이 보수 재건은 어렵다”고 말했고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도 변혁에 ‘위장 보수’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최근 통합추진단장으로 내정된 원유철 의원을 두고도 친박계와 비박계의 기싸움이 벌어졌다. 지난 11일 황 대표에게 비박계인 권성동 의원이 원유철 통합추진단장 지명에 대한 우려를 보낸 문자메시지가 타 언론사에 포착됐다. 황 대표에게 전달된 이 메시지서 권 의원은 “통합추진단장으로 원 의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가 알기로는 유승민 의원과 신뢰 관계가 없다”며 김무성 의원을 단장으로 추천했다.

물과 기름?
위장 보수?

그러자 원 의원은 지난 13일 SNS를 통해 “권성동 의원께서 ‘원유철은 유승민과 신뢰관계가 없어 통합추진단장으로 적절치 않다’고 했다”며 “제가 소통과정서 신뢰관계가 없었더라면 두 달 동안 물밑서 유 의원의 변혁 측과 소통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황 대표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을 내심 원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 의원의 지명으로 논란이 계속되자 한국당 내에서는 “변혁서도 원 의원과 컨텍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변혁의 선택으로 원 의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유 의원이 원 의원을 원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변혁 이준석 바른미래당 전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라디오 인터뷰서 “황 대표 측 인사가 오히려 판을 깨고자 하는 의도가 강한 것이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보수통합 논의와 관련해 변혁과 미리 협의되지 않은 것들을 한국당 쪽에서 흘리는 것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낸 셈이다.

실제 원 의원은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에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함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뛰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와의 불화설로 인해 유 전 원내대표가 물러난 뒤, 원 의원이 적극적인 친박 행보로 비박계의 ‘신친박’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 권성동 의원의 문자메시지

아울러 원 의원이 현재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8년을 구형받고 1심 선고를 앞둔 점도 비박계 내에서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국당 내 비박계 중에는 유 의원과 바른정당서 함께했던 복당파 인물들도 있는데,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을 굳이 통합 추진기구의 전면에 내세울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이는 황 대표가 복당파들을 고려하지 않고 친박계인 원 의원으로 보수통합을 추진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당 내부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아울러 변혁 유 의원 쪽에서도 한국당의 보수통합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통합을 두고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에 잡음이 계속되면서 당 지도부가 인적쇄신 없이 서둘러 보수통합에만 급급하다 보니 계파별 수싸움만 난무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 의원이 통합추진단장으로 추천한 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우파 정치 세력이 어렵게 되는 과정서 책임자급에 있던 사람은 이번 선거서 쉬어야 한다”고 친박계 인물들을 에둘러 겨냥하기도 했다.

양쪽 모두
진정성 의심

반면 친박계 일부 의원은 황 대표의 보수통합에 반감을 표시했다. 대표적 친박계 인물로 꼽히는 김진태 의원은 지난 8일, 강원 지역 의원들에게 유승민계인 변혁과의 통합에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유 의원을 꽃가마 태워 데려오는 것은 통합이 아닌 분열의 씨앗이다. 확실하지 않은 중도 표심에 호소하다 우파 집토끼가 화가 날 수 있다”고 말해 변혁과의 통합에 반발했다. 김 의원 뿐 아니라 당내 친박계 사이에서는 중진이 다수 포진돼있는 비박계가, 보수통합으로 세를 확장하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수통합 조건인 탄핵 인정에 대한 황 대표의 미지근한 반응과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계속되자, 변혁 측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한국당과 아예 선을 그었다. 신당기획단을 발족해 ‘제3지대’서의 중도보수 신당 창당에 우선 매진하고자 하는 셈이다.
 

▲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변혁 측은 보수 진영의 재건을 위해 탄핵의 잘못을 인정해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는 ‘개혁보수’를 강조했다. 보수가 추구하는 지향점과 가치를 분명히 하지 않은 채 한국당이 혁신의 자세를 보여주지 않으면 통합이 불가하단 점을 시사한 셈이다. 사실상 변혁 측과 한국당의 통합은 탄핵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공화당과 한국당 일부를 몰아내야 가능하다는 결과가 도출된다.

변혁 오신환 신임대표는 YTN서 “한국당이 유 의원의 3대 원칙을 극복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변혁 이혜훈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혁신 없는 통합은 해봐야 의미도 없고 국민들은 선거용 야합이라고 본다”며 “지금 한국당에 대고 혁신 먼저 하라고 얘기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답이 아직 없는 상황이라서 변혁이 ‘통합은 없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창당 제3지대 가능성도
실패시 내년 총선 패색 짙어

지난 14일 유승민 의원은 “변혁의 1막이 끝났다. 변혁 대표직서 물러난다. 제가 물러나고 오신환 의원이 변혁 신임대표를 맡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당기획단은 공동단장인 권은희·유의동 의원과 신임대표 오신환 의원이 맡게 됐다”고도 했다. 이들은 모두 다 70년대 생으로, 신당의 가치를 ‘공정’이라고 밝히면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유 의원은 한국당과 통합 논의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우리가 변혁을 만들 때 이대로는 안 된다, 우리 길은 우리 의지로 선택한다는 정신으로 출범했다”며 한국당과 통합을 염두해 창당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변혁 내의 이견 여부에 대해 그는 “15명 변혁 소속 의원과 여기에 권은희·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철근 대변인까지 모두 동의해서 출범시켰다”며 만장일치로 출범한 정당성 있는 기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당추진기획단장을 맡은 권 의원은 한국당과의 물밑 접촉에 대해 “명확한 것은 한국당서 변혁 입장을 설명할 공식적인 창구, 공식적인 대화, 공식적 논의, 공식적인 준비가 전혀 없으며 향후로도 가질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변혁의 신당 창당 시점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10일이 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한국당과 변혁이 창당한 신당과의 당대당 통합이다. 변혁이 연내에 신당을 창당한 뒤 한국당과 보수통합 논의가 무르익었을 때 통합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서 유 의원의 ‘새 집 짓기’ 주장대로 제3지대 신당 창당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보수 진영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한국당 외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등으로 분열됐다. 20대 총선 패배, 2017년 대선 패배, 2018년 지방선거 패배가 이어지면서, 현재의 상황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면 표가 갈라져 패색이 짙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돌고 돌아
도로 새누리?

만약 한국당과 변혁의 통합이 성공한다면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일대일 구도가 형성돼 한국당의 문재인정부 심판론은 힘을 받을 수 있다. ‘대의’를 위해 한국당 내 계파갈등이 불식될 것인지, 계파 간의 수싸움과 우리공화당이라는 변수가 내년 총선 정국까지 크게 작용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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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