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마이크> 정의당 여영국 의원

“국회, 특권부터 내려놓아야”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누구나 동등한 출발선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하지만 이번 ‘조국 정국’서 드러난 기득권층의 입시 비리는 한국교육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적나라게 보여줬다. 국회에선 사회 기득권 자녀들에 대한 입시특혜 의혹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기 위해 ‘국회의원·고위공직자 자녀 대입 전수조사 특별법’을 발의했다.
 

▲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최근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의원·고위공직자 자녀 대입 전수조사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여 의원은 이번 기회로 특권층이 누리는 불공정한 입시 비리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대입제도 개선에 계기점을 만들고자 한다. <일요시사>는 최근 화두가 된 교육불평등 문제와, 앞으로 정의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물었다.

-최근 ‘국회의원·고위공직자 자녀 대입 전수조사 특별법’을 대표발의 하셨습니다.
▲대학입시의 불공정 문제, 특권층들이 누리는 특혜 때문에 기득권을 누리지 못하는 많은 국민들이 더더욱 분노를 하게 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문제가, 많은 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계기가 되면서 자녀를 둔 부모들의 상실감과 실망감도 매우 컸습니다. 특권층의 입시비리를 전면적으로 파헤쳐서 실태가 어떤지 확인하고, 심각한 법적 위반사항 있다면 처벌을 통해 입시 부정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계기점을 만들고자 합니다.

-법안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법안의 주된 목적은 처벌보다는 특권층이 누리는 불공정한 입시비리의 실체들을 들여다보고 개선하기 위함이고요. 국회 내 국회의장 소속으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자 합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문재인 대통령 때 차관급 이상 고위직을 지낸 자녀들과 18대국회부터 지금 20대국회 전현직 의원들의 자녀가 대상입니다. 교대를 포함해 4년제 대학에 진학한 자녀들의 입학 전반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자 합니다.

-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정하셨습니까.
▲여당서 두 명을 추천하고 야당서 네 명을 추천해서 국회서 여섯 명으로 구성하고요. 감사원장 추천 3인, 교육부장관 추천 2인, 시도교육감협의회 추천 2인, 대학교육협의회 2인으로 총 15인 구성입니다. 자격은 판사나 검사, 법무관, 변호사, 10년 이상 교육기관 근무, 10년 이상 조사 및 감사업무 등 상당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로 구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활동기간은 법 제정 후 6개월 이내에 하는데, 필요하면 3개월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소위원회도 두개로 구성됐습니다.
▲단순히 조사뿐 아니라 대안도 만들기 위해서 소위원회를 두 개로 뒀습니다. 하나는 대학입시전형 조사위원회, 다른 하나는 대학입시전형 제도개선위원회로요. 한 쪽은 제도개선, 나머지 한 쪽은 실태조사를 담당할 겁니다.
 


-임명권을 대통령이 아닌 국회의장이 갖도록 발의 하셨습니다.
▲지금처럼 정쟁이 격화돼있는 가운데 대통령 소속기관으로 하면 또 정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봅니다. 이번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 문제가 정치적인 쟁점이 됐습니다. 정치권서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국회의장 소속으로 뒀습니다.

-법안이 통과된 후 예상되는 효과가 있다면.
▲대입제도 개선에 계기점이 될 것이고요. 한국사회에 만연한 기득권의 문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주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검찰 개혁, 선거법 이슈에 밀려 있어 현실적으로 법안 통과가 힘들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정의당 포함해 4개의 정당이 똑같은 목적과 비슷한 대상으로 비슷한 법안을 발의 했습니다. 검찰 개혁이나 정치 개혁에 앞서 이 문제를 합의해서 정기국회 기간 내에 반드시 처리하자고, 정치협상회의서 끊임없이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의원·고위공직자 자녀 대입 전수조사 특별법 발의
정의로운 나라 위해 출마…진보정치의 ‘등불’로

-교육위원회 소속이십니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정시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2019학년 입시 통계를 분석해보면 정시에 합격한 학생들 중에는 고소득층 자녀들의 비중이 훨씬 높습니다. 정시 확대는 계층 간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수도권과 지역의 불균형도 더욱 심화시켜서 한국사회를 더 불평등한 구조로 확대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정시 확대는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
▲정시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서 “정시 확대를 비롯한 대입 제도 개편을 하겠다”는 한 마디 이후로 입시 전문학원의 주식이 엄청나게 뛰었습니다. 교육제도를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이렇게 흔드는 것은 참 코미디 같은 일입니다. 2018년도에 많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2022학년도부터 정시를 30% 정도까지 확대하겠다고 입장이 정리된 바가 있습니다.

근데 여기서 또 정시를 더 확대하겠다는 것은 지도자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현 입시제도에 불만이 많고 정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해도 다른 문제들이 분명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는 게 오히려 지도자로서의 바른 태도라 생각합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청년들의 입시 불공정이 크게 이슈화 된 바 있습니다. 청년들이 분노한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지난 정유라 때도 우리 청년들의 분노가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교육을 통해서 기득권이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 이런 점 때문에 청년들의 분노와 허탈감이 좀더 컸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특히 대학을 안 간 청년들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논의에 끼지도 못하는 청년들의 분노와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것이죠.

-정의당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지지율이 떨어졌습니다.
▲조국 전 장관 임명 문제를 둘러싸고 국민들이 정의당에 상당히 실망해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정의당은 고민 속에서 늘 개혁의 길을 선택했는데, 이번에 국민들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개혁도 중요하지만 정의당이 그동안 걸어온 길과 지켜온 원칙이 있는데 정의당마저 그 원칙에 어긋나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 하는 식의 질타가 참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변명의 여지없이 저희의 실책이라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시 민심을 되찾기 위해 정의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이번에 조국 사태로 인해 불거진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타파하고 해소하는 데 저희 정의당이 누구보다 앞장서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저희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엊그제 국회 비교섭단체 연설서 국회 특권부터 내려놓고, 의원들 월급도 최저임금의 5배 이내로 줄이고 보좌관 수도 줄여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국회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습니다. 결국 기득권 문제 해결은 정의당만이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금방 마음을 주실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년 총선 출마 계획은.
▲국회 들어온 지 8개월도 안 됐습니다. 출마할 겁니다. 또 해야 되고요. 그동안 창원 성산구는 권영길, 노회찬이 지켜오면서 진보정치의 등불 같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아프게 가신 고 노회찬 의원님은 우리 사회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투명인간들’의 손을 잡고 고군분투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는 나라가 정의롭지 않겠습니까. 우리 창원 시민들을 포함해 힘든 노동자들의 어려운 삶을 함께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에 출마할 생각입니다.


<sangmi@ilyosisa.co.kr>

 

[여영국 의원은?]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조직국장
▲제9대 경상남도의회 의원
▲노동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제10대 경상남도의회 의원
▲정의당 경상남도당 위원장
▲제20대 국회의원 (경남 창원시성산구/정의당)
▲정의당 경상남도당 창원시 창원지역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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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