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차기 국무총리 물망 오른 4인방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11 10:15:44
  • 호수 12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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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되는 자리 ‘포스트 이낙연’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유력 정치인들이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 연일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이 총리가 조만간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와 맞물리면서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해지는 분위기다. 김진표·정세균·원혜영·박지원 등이 유력 총리 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차기 총리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진표·원혜영(더불어민주당)·박지원(대안정치연대) 의원

이 총리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재임기간이 가장 길었던 김황식 전 총리(880일)의 기록을 넘어서는 2년5개월 동안 안정감 있는 국정 운영과 노련한 정치 감각을 보여왔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서 대선후보 선두주자를 지키고 있어 이 총리가 총리 출신 첫 번째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차기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장수 총리
대체할 사람?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김종필·고건·이회창 등 다수 총리 출신 인사들이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됐지만, 대통령이 된 총리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 총리의 임명은 호남 출신 인물의 발탁이라는 탕평 인사의 의미가 컸지만 ‘사이다 답변’ ‘내각 군기반장’ ‘막걸리 회동’ ‘깨알 수첩’ 등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등 꼼꼼한 성격답게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을 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정부의 2인자로서 지난해 7월 이후 1년 이상 여권의 차기주자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한 관심은 총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올 연말과 내년 초까지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치권에선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 총리를 대체할 만한 국무총리가 누가 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총리가 될 수 있는 인사는 누구일까. 정가에선 청문회·내년 총선·지역 상징성 등이 총리의 조건으로 고려된다. 
 


우선 문정부의 첫 번째 고려 요소는 청문회 통과 여부다. 얼마 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당시 진통을 겪었던 바 있다. 이런 상황서 청문회를 무사 통과할 수 있는 인사로는 현역 중진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진표·원혜영(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다선 중진의원들로 현 정국 상황을 고려할 때 파격과 혁신보다는 경륜과 전문성에 어울리는 인물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세균 = 차기 총리설로 물망에 오른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다. 지난달 31일 정치권서 총리로 유력하다는 설이 퍼졌다. 

정 전 의장이 이 총리의 후임으로 임명되고, 이 총리는 정치적 무게감을 고려해 정 전 의장의 지역구인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일각서 제기됐다. 이 경우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울 중구성동구을서 총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나왔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이를 “근거 없는 추측”이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정 전 의장은 ‘총리설’에 대해 “그냥 근거 없는 추측인 것 같다. (청와대 등에서)이야기를 들은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종로 재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총리 퇴임 시점 주목…여권 권력지형 흔들 
‘이낙연 나비효과’ 내년 총선 민주당 전략?

국가의전 서열 2위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까지 지낸 상황서 행정부를 총괄하는 총리로 가는 것이 모양새가 썩 좋지는 않다는 의미다. 여기다 이 총리가 정 전 의장의 지역구에 출마하고, 정 전 의장은 이 총리의 후임으로 가는 것도 서로 자리를 놓고 맞바꾸는 형식으로 비쳐지는 게 부담이다.


정치권도 정 전 의장의 총리설에 대해 국정운영과 4·15 총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6선의 정 전 의장은 전북서 4선을 지낸 후 대한민국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서 19대,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또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산자부장관과 집권여당의 당 대표를 지냈다.

정 전 의장은 1950년 11월 5일에 전라북도 진안서 4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과 오지의 환경서 자란 탓에 전주공고에 진학해야 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전주신흥고로 전학해 1970년에 고려대학교 법대에 입학했다. 대학에 진학한 후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대학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유신 체제 반대운동을 주도했다.

1995년에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김대중(이하 DJ)의 정계 입문 제안을 받고 1995년에 특별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20대 국회까지 국회의원 6선까지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2006년 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산업자원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진표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김진표 의원도 총리 하마평에 올랐다. 김 의원은 경제부총리를 지냈으며,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등을 거쳤다. 문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9월부터는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문정부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인 경제살리기·교육개혁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권 후반기
경제통으로?

김 의원은 경기도 수원서 초·중교를 졸업하고 경복고를 거쳐 1971년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재무부서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공직생활 중 능력을 인정받아 정권에 상관 없이 두루 활약했다. 문민정부에선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비밀리에 금융실명제 시행을 추진할 때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DJ정부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노무현정부 시절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초기인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경제부총리)을 역임하며, 당시 카드대란 수습에 결정적 기여를 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됐다. 이후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교육인적자원부(현 대한민국 교육부)장관(교육부총리)를 역임했으며 2007년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냈다.
 

▲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같은 해부터 2010년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2011년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경기도 수원시 정 선거구에 출마해 3선 의원이 됐다.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낙선 후 2015년 3월 새정치민주연합 국정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이때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열린 정책엑스포 조직위원장을 맡아 새정치민주연합이 유능한 경제정당, 정책정당이 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새롭게 신설된 경기도 수원시 무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여권 중진들 
국무총리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려 했으나 불출마를 선언하고 전해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018년 7월 26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경선 컷오프를 통과해 이해찬, 송영길과 민주당 당 대표직을 놓고 겨뤘으나 3위로 낙선했다.

▲원혜영 = 풀무원 식품 창업자이자 5선 중진인 원혜영 의원도 차기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올랐다. 원 의원은 야권 인사들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경제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의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원 의원은 1951년 경기도 부천군 오정면 도당리(현 부천시 도당동)서 풀무원 공동체를 일군 원경선씨의 아들로 태어났다. 원씨는 풀무원농장의 창업주다. 이후의 식품 기업 풀무원은 출소 후 생계유지를 위해 강남 지역서 유기농 식품 가게를 운영하던 원 의원이 창업했다. 

부천북초교(당시 부천소사북국민학교)와 중동중, 경복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제적 및 복교)를 졸업했다. 1971년에 서울대학교 교양과정부 학생회장을 하던 시절 유신 헌법 반대 시위를 하다가 긴급조치 위반으로 강제 징집됐다. 

전역 후 서울대학교 재학 중이던 1975년 민청학련 사건 미석방자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다가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6년 동안 친구 남승우 풀무원 대표와 함께 풀무원서 일했다. 
 

▲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

1988년 한겨레민주당 창당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 후보로 경기도 부천시 중구 을(현 옛 오정구 지역)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서 활동했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도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으며, 이듬해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새정치국민회의 공천을 받아 부천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수도권서 새천년민주당이 고전하는 와중 무려 55%의 득표율로 재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정세균, 김진표, 원혜영, 박지원…
4선 이상 중진 의원들 유력 후보 

재선 후 1년6개월 정도의 임기를 수행한 뒤 사임하고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8년 만에 국회 복귀 및 3선 고지에 올랐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4선 의원이 됐다. 당선된 해에 선거법 위반 문제로 1심서 벌금 500만원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으나, 대법원서 무죄 선고를 받는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5선을 달성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원 의원은 5선 중진 의원으로 한 때 이석현 의원(6선)과 같은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유력했으나 불출마 선언을 했다.

▲박지원 =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도 총리 하마평에 올랐다. 청와대 내부서도 박 의원을 ‘검토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리설에 대해 “일부 보도 등 그런 이야기를 하지만 내 목표는 내년 4월 지역구인 목포의 총선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서 승리하고, 그 이후 호남의 몫과 가치를 찾는 일에 뭐든지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야당 소속이긴 하지만, 최근까지 ‘조국 지키기’에 앞장서는 등 친여 행보를 이어왔다. 박 의원은 1942년 6월5일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서 출생했으며, 4선 의원으로 2019년 기준 77세로 20대 국회 내 최고령이다. 

목포시 문태고, 광주교육대, 단국대 상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대학 졸업 후 LG 상사(당시 럭키금성상사), 동서양행 등 기업서 근무했다. 이후 미국서 성공적으로 가발 수출 사업을 운영하면서 80년대 초 뉴욕 한인회장을 지냈다. 그러다 DJ와 인연을 맺으면서 정치 행보를 함께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돼 초선의원이 됐다. 1996년에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최소·최대한 
안정감 고려

하지만 DJ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대변인으로 대언론 소통창구를 맡았으며, DJ정부 출범 후에는 공보수석, 문화관광부장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중용됐다. 2009년 DJ 장례식 때는 북한 측이 조의화환과 함께 공개적으로 보내온 편지의 수신자 두 사람(임동원, 박지원) 중 1인이었을 만큼 그의 최측근이었다. 2019년 현재에도 이희호 여사의 병세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입장일 정도로 사후에도 10년째 완벽한 ‘DJ의 심복’임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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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