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추천 명소 ②대전 대동하늘공원

풍차가 빛나는 언덕 위 벽화마을

▲ 대동하늘공원의 밤을 밝히는 풍차

대전에서 웬만한 곳을 다 둘러봤다면, 명소보다 작고 알찬 여행지를 찾는다면, 동구 대동의 하늘공원을 추천한다. 대전역에서 멀지않은 ‘대동하늘공원’은 낮에는 알록달록한 벽화를 구경하고, 밤에는 반짝이는 풍차와 대전 시내 야경에 빠지는 감성 충만한 여행지다. 대전 시민도 알음알음 찾아올 정도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요즘 일몰과 야경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발걸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 동네 담벼락에 그려진 예쁜 벽화

‘대동하늘공원’이 자리한 동구 대동에는 한국전쟁 때 피난민이 모여 살던 달동네가 있다. 비탈진 마을의 좁은 골목을 따라 오래된 집이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어, 어렵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달동네 하면 왠지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지만, 이곳은 오히려 밝고 화사한 분위기다. 동네 담벼락에 그려진 예쁜 벽화 덕분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까지 환해진다.

▲ 2007년 공공 미술 프로그램이 실시되면서 달동네 풍경이 달라졌다.

‘벽화마을’ 달동네

달동네 풍경이 달라진 건 2007년 공공미술 프로그램이 실시되면서부터다. 지역 미술인과 동네 주민이 함께 벽화 작업을 하고 마을을 꾸미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그 사이 벽화가 덧칠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벽화를 재정비하고 축제를 개최하며 대전의 대표적인 벽화마을로 자리매김했다.

입체적인 벽화도 있어 더욱 재미나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어보자. 주민이 거주하는 공간이므로 소란스럽게 관람하거나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 것은 피한다.

▲ 언덕 가장자리에 있는 풍차는 대동하늘공원의 상징이다.

벽화를 둘러본 뒤에는 대동하늘공원에 올라가자. 대동에서 가장 높은 언덕마루에 위치한 공원으로, 이름처럼 하늘 아래 펼쳐진 작은 쉼터다. 벤치와 정자, 나무 그네가 있어 조용히 쉬었다 가기 좋다. 언덕 가장자리에 있는 풍차는 대동하늘공원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원래 목재로 지었지만, 외관에 타일을 붙이고 야간 조명을 강화해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밤하늘 아래 찬란히 불을 밝힌 풍차는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토존이다.

▲ 대동하늘공원에서 바라본 대전시 전경

풍차 앞에 서면 도심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대동하늘공원이 자리한 언덕은 해발고도 약 127m에 이르지만, 작은 건물이 오밀조밀한 도시 전경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보문산과 계룡산 등 겹겹이 이어진 산자락이 도시를 병풍처럼 둘러싸 더욱 신비로운 느낌이다.

▲ 대동하늘공원에서 감상하는 일몰

해가 질 무렵이면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일몰을 기다린다. 이곳에서 처음 맞는 일몰과 야경은 숨은 보물이라도 찾은 듯 벅찬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붉은 태양이 쌍둥이처럼 생긴 한국철도공사 빌딩 사이로 사라져갈 때면 여기저기서 작은 탄성이 나온다.

찰나의 순간을 잡으려는 카메라 셔터 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노을이 지나간 자리에 어둠이 깔리면 도시는 하나둘 불을 밝힌다. 이곳 야경은 화려함보다 소박하고 은은한 멋이 배어난다. 마치 바쁜 하루를 보낸 이들을 위로하는 따스한 불빛처럼 느껴진다.

▲ 대동하늘공원의 숨은 명소, 연애바위

연인과 여행한다면 사랑을 약속하는 자물쇠를 준비해보자. 풍차 옆에 자물쇠를 걸어두는 거치대가 있다. 풍차가 있는 반대쪽 오솔길을 따라가면 대동하늘공원의 또 다른 명소 연애바위(혹은 사랑바위)에 닿는다. 바위 사이가 움푹 파여, 연인들이 이곳에 숨어 사랑을 속삭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일몰과 야경을 감상하기 좋은 카페 ‘대동단결’

빈티지한 카페와 소품 숍은 대동하늘공원을 여행하는 또 다른 재미다. 지역 작가들이 만든 책과 소품이 눈길을 끄는 ‘머물다가게’는 대전 토박이 가이드가 동행하는 도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소개된 ‘대동단결’은 전망 좋은 카페로 유명하다. 촬영 당시 유재석과 조세호가 앉은 자리는 일몰을 감상하는 명당으로 꼽힌다.

▲ 시간이 멈춘 듯한 소제동

대전역 뒤쪽에 있는 소제동은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소제동에 형성된 철도관사촌은 1920~1930년대에 철도 직원을 위해 조성됐다. 한때 대전에서 손꼽히는 부촌이었지만, 집과 건물이 오랜 세월 방치되며 쇠락한 동네로 전락했다.


낮에는 벽화, 밤에는 야경
입소문난 감성 충만 여행지

최근 2~3년 사이 이곳에 빈집과 낡은 건물을 젊은 감각으로 채운 카페, 식당이 들어서며 사람들 발걸음이 이어진다. 소제동은 시간 탐험 여행지이기도 하다. 이곳만 시간이 멈춘 듯, 비좁은 골목 사이로 낡은 대문과 허름한 담벼락, 노란 관사촌 건물이 옛 모습 그대로 있다. 최근 재개발이 확정돼 이런 풍경도 곧 사라지리라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 소제동에 감각적인 공간이 들어서며 사람들 발걸음이 이어진다. ▲ 꽃밭과 아담한 숲길, 연못, 열대식물원 등 볼거리가 많은 한밭수목원

‘한밭수목원’은 중부권 최대 규모의 도심 수목원으로 꼽힌다. 가운데 엑스포시민광장을 두고 서원과 동원이 있다.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이 인접해 대전 시민이 즐겨 찾는다. 수목원은 꽃밭과 아담한 숲길, 연못과 열대식물원 등 볼거리가 많아 둘러보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단풍이 곱게 물든 숲길을 따라 걷는 동안 가을 정취에 물씬 젖어든다.

▲ 남북한의 다양한 천연기념물 표본과 명승을 소개하는 천연기념물센터

한밭수목원과 이어진 ‘천연기념물센터’도 가볼 만하다. 천연기념물을 이해하고 배우기 쉽게 꾸몄다. 남북한의 다양한 천연기념물 표본과 명승을 소개하며, 특히 한반도에 살았던 거대한 털매머드 화석 표본이 눈길을 끈다. 아이들과 방문한다면 탐험 활동지나 해설사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훨씬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된다.

▲ ‘효’를 테마로 꾸민 뿌리공원에는 244개 성씨별 조형물이 있다.

뿌리공원

조금 다른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뿌리공원’을 추천한다. 중구 유등천 인근에 자리한 뿌리공원은 ‘효’를 테마로 1997년 개원했다. 성씨별 조형물과 산책로, 한국족보박물관, 캠핑장, 잔디광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공원에는 244개 성씨별 조형물이 있다. 성씨마다 서로 다른 조형물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야간 조명으로 밤에는 또 다른 분위기가 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한밭수목원→천연기념물센터→소제동→대동하늘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한밭수목원→천연기념물센터→소제동→대동하늘공원
둘째 날: 뿌리공원→유성온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대전관광 www.daejeon.go.kr/tou/index.do
- 대전광역시 동구 관광문화축제 http://tour.donggu.go.kr/html/tour
- 한밭수목원 www.daejeon.go.kr/gar/index.do
- 천연기념물센터 www.nhc.go.kr
- 뿌리공원 http://djjunggu.go.kr/html/hyo/bburi/bburi_030101.html  

문의 전화
- 대전광역시청 관광마케팅과 042)270-3982
- 한밭수목원 042) 270-8452
- 천연기념물센터 042)610-7610
- 뿌리공원 042)288-8310
- 머물다가게 070-8098-6634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대전복합,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20분 간격(06:00~다음 날 00:10) 운행, 약 2시간 소요.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00~22:10) 운행, 약 2시간 소요. 복합터미널 정류장에서 102번 버스 이용, 우송정보대학 정류장 하차, 대동하늘공원까지 도보 약 12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대전복합터미널 1577-2259, www.djbusterminal.co.kr 대전교통정보센터 http://traffic.daejeon.go.kr
기차: 서울역-대전역, KTX 10~20분 간격(05:05~23:30) 운행, 약 1시간 소요. 대전역(경부선)에서 대전지하철 1호선 이용, 대동역 하차. 7번 출구로 나와 대동하늘공원까지 도보 약 16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대전도시철도공사 042)539-3114, www.djet.c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동부네거리에서 금산·옥천 방면 좌회전→동대전로→용운로 방면 좌회전→백룡로 따라 463m 이동 후 우회전→백룡로48번길 따라 286m 이동 후 좌회전→이화로35번길 따라 58m 이동 후 좌회전→동대전로110번길→대동하늘공원

숙박 정보
- 롯데시티호텔 대전: 유성구 엑스포로123번길, 042)333-1000, www.lottehotel.com/daejeon-city
- 호텔ICC: 유성구 엑스포로123번길, 042)866-5000, www.hotelicc.com
- 호텔인터시티: 유성구 온천로, 042)600-6000, www.hotelinterciti.com
- 라마다대전호텔: 유성구 계룡로, 042)540-1000, www.ramadadaejeon.com

식당 정보
- 온천집(1인 샤부샤부·트러플초새우비빔밥): 동구 수향길, 042)625-0906
- 솔트(스테이크·까르보나라): 동구 수향길, 042)673-1230
- 볕(수플레팬케이크·통팥라떼): 동구 수향2길, 042)382-2999
- 대동단결(아메리카노·카푸치노): 동구 백룡로48번길, 042)222-3103

주변 볼거리
이응노미술관, 지질박물관, 화폐박물관, 장태산자연휴양림, 대청호, 대전 회덕 동춘당, 엑스포과학공원, 유성온천, 으능정이문화의거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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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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