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최장수 총리’ 이낙연의 887일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05 09:06:52
  • 호수 1243호
  • 댓글 0개

내년 4월만 잘 넘기면 청와대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재임 887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됐다. 역대 총리 중 가장 안정감 있게 국정을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총리의 887일을 돌아봤다. 
 

▲ 최장수 국무총리 타이틀을 갖게 된 이낙연 국무총리

 

지난달 28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날은 재임 881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동안 총리실은 역대 총리들의 취임 1·2주년 등에 맞춰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이 총리와 관련된 보도자료 등을 일절 내지 않았다. 한껏 몸을 낮춘 셈이다.

안정적인 
국정운영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인데, 특별히 소감이라고 할 건 없다”면서도 “그런 기록이 붙었다는 것은 저에게 분에 넘치는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이날부로 민주화 시대 역대 국무총리 중 재임기간이 가장 길었던 김황식 전 총리(880일)의 기록을 넘어섰다. 3공시절엔 정일권 총리(1964년 5월10일∼1970년 12월20일) 등이 장기 재임했지만, 당시는 대통령 단임제가 아니었던 만큼 지금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이 총리는 1기 내각이 마무리되는 시점의 소회에 대해 “나름대로 놀지 않고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보면 잘된 것도 있지만 아쉬운 것도 없지 않다”며 “지표상 나아지고 있는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삶이 어려우신 분들은 여전히 어렵다. 그런 국민들의 고통에 대해선 늘 저의 고통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국무총리로서 이 총리의 887일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후하다. 발탁 당시만 해도 ‘호남에 대한 배려’로 임명된 인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취임 이후에는 국무총리로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 총리의 ‘사이다 답변’이 큰 주목을 받았다. 언론 및 정계에 오래 몸담은 경험을 토대로 야당 및 언론 등의 공세에도 매우 능수능란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정부질문 때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와 경륜을 보여주며 ‘품격 있는 총리’라는 인상을 심었다. 

민주화 후 김황식 887일 기록 넘어
‘사이다’ ‘군기반장’ 이미지 구축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문재인정부의 복지 공약을 비판하자 “복지 내용은 자유한국당 포함 5당의 대선 공약이었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문 대통령이)대화를 구걸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말했다”며 문 대통령을 비판하자, 이 총리는 “의원님이 대한민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라고 발언해 침묵하게 했다.

이 총리는 취임 일성서 “국민, 그리고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와 부단히 소통할 것”이라고 했던 약속도 충실히 지키고 있다. 과잉 의전 논란으로 빈축을 샀던 전임 황교안 총리(현 자유한국당 대표)와 달리 시민들에게 다가가며 낮은 자세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과의 소통과 함께 언론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TV 뉴스 생방송 등 형식을 가리지 않고 출연해 문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현안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또 문정부가 ‘책임 총리’를 공언한 만큼, 기존의 대독 총리, 의전 총리를 넘어 각종 현안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중량감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첫 정부 업무보고를 문 대통령을 대신해 직접 주재했다. 국무총리가 정부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책임 총리를 공언한 만큼 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리 업무 보고를 시켰다고 해석했다.


이 총리는 외교나 국방을 제외한 민생과 관련된 일상적인 국정 운영의 총책임자는 자신이라는 생각으로 일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리스마로 
내각 장악

자신이 밝힌 소신대로 이 총리의 행보는 민생으로 정리된다. 취임 이후 이 총리는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가뭄, 수해, 살충제 계란 파동 등 숨 가쁜 민생 현장을 찾으면서 자신이 민생 현안의 최종 책임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JTBC <썰전>의 박형준 교수는 “문재인정부가 허점을 보일 때마다 이 총리가 깔끔한 조정 능력으로 이를 수습해 민심의 실망이 적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강한 통솔력과 카리스마로 내각의 ‘군기반장’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총리는 고위 관료들에게 업무 파악을 대단히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미숙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불호령을 날린다. 취임 초기 살충제 계란 파동 당시 미숙한 모습을 보여준 류영진 식약처장에게 “이런 질문은 국민이 할 수도 있고 브리핑서 나올 수도 있는데 제대로 답변하지 못할 거라면 브리핑을 하지 말라”고 직설적으로 질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깐깐한 이 총리 때문에 장관들이 총리 주재 국무회의가 돌아올 때마다 ‘보고 노이로제’에 시달린다고 한다. 장관들 사이서 ‘대통령은 자모, 총리는 엄부’라는 말이 돌 정도다. 또 다른 일화로 이 총리는 국무회의서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무안한 미소만 짓던 A장관을 향해 “지금 웃음이 나옵니까?”라는 말 한마디에 A장관은 사색이 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리는 일본을 방문해 과거사 배상 및 무역 갈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치 중인 한일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도 했다. 이 총리는 지난달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관련 “일본의 태도가 변하지 않은 것도 있고 약간의 변화 기미가 엿보이는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지난달 22일부터 2박3일간의 방일 기간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 아베 총리와 회담 등 공식 일정만 14개를 소화했다. 비공식 정계·학계·언론계 인사 면담도 3차례 이상 진행했다.

특히 아베 총리와의 회담은 예정됐던 10분을 훌쩍 넘겨 21분간 진행됐다. 중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아베 총리가 전날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과 19분간 회담한 것을 고려하면 한일 총리회담이 상당히 비중 있게 진행된 셈이다. 또 일본 정부서 면담이 아니라 회담이라는 단어를 먼저 사용해 양국의 총리 만남을 격상시켰다.

한일 간 대화의 물꼬를 튼 이후에도 당장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을 앞두고 몸값이 금값이 되고 있다. 이 총리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으로 각종 여론조사서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 1위에 올라 있다. 

다음 대권?
지지율 1위

지난달 30일 ‘알앤써치’의 차기대선주자 지지도 조사결과, 조국 파동 후 이 총리 지지율은 9월보다 1.8%포인트 오른 27.2%로 종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보다 5.6%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 총리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청와대에선 이 총리를 대체할 만한 차기 총리 후보감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반면 여당은 이 총리가 당으로 돌아와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 총리는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화롭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리가 최장수 총리로 등극하고,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로 꽉 막힌 한일 관계를 뚫는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된 데는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취임 초만 해도 문 대통령과 특별한 개인적 인연이 없는 ‘비문’인 이 총리가 문 대통령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국정의 오랜 ‘길동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총리는 ‘내각 군기반장’으로 국정 운영에 있어 안정감과 균형감을 보여 주면서 문 대통령의 ‘보완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청와대는 물론 당 안팎서 총리를 보는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반면 조국 사태 이후 위기를 맞은 여권에선 ‘이낙연 역할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이 총리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온다. 이 총리가 총선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대한 당내 요구는 제각각이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 1위…총선 역할론 힘 받아
선대위원장·험지 출마 등 여권서 러브콜 쇄도

우선 선거대책위원장 등 당의 간판으로 나서 총선을 진두지휘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이해찬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와중에 이 총리가 함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서면 민주당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의 험지에 직접 출마하거나 종로·세종 등 격전지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총리가 높은 지지율로 여권 내 대선후보 1위 자리를 거머쥐면서 대중적 지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 고 이완구 전 총리

‘총선 차출론’은 이 총리의 향후 대권 행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총리 체제로 치러진 총선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당내 세력이 약하다는 이 총리의 단점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비문이나 당의 혁신을 요구하는 소장파가 이 총리를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선거 과정 인지도를 높일 수 있으며, ‘호남 출신 한계론’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정치권은 이 총리가 당으로 복귀한다면 어떤 시기에, 어떤 자리로 복귀할 것이냐를 두고 여러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 총리의 향후 거취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부터 내년 총선에 출마할 공직자들의 사퇴 기한인 내년 1월16일 사이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후임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다. 총리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의 동의가 있어야 통과된다. 조국 사태로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진 탓에 마땅한 후임자를 찾기 어려운 점도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법무부장관 외에는 달리 개각을 예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사퇴 언제?
총선 차출설

이 총리도 지난달 2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눈치 없이 오래 머물러있는 것도 흉할 것이고, 제멋대로 (처신)해서 사달을 일으키는 것도 총리다운 처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만큼 여당은 이 총리의 총선 전 당 복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테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성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