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에 빠져’ 파탄 난 가정 사연
‘허경영에 빠져’ 파탄 난 가정 사연
  • 구동환 기자
  • 승인 2019.11.04 16:37
  • 호수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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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갑자기 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황당무계한 공약으로 지지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허경영. 그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A씨가 변심한 이후, 허경영이 가정파탄의 주범이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요시사>가 A씨 부부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알아봤다.
 

▲ ▲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
▲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

약 5년 전 A씨는 전라북도 익산서 우연한 기회에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를 만났다. A씨 지인이 허 대표 강연에 A씨를 초대했다. 당시 허 대표의 강연 주제는 ‘세계복지’였다.

강연 참석

A씨는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복지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았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나만 허경영에게 빠졌다. 주위에선 허경영이 사기꾼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A씨는 서울서 진행되는 강연에 계속 참석했다. 허 대표가 서대문서 강연할 때에도 매번 1만원 후원금을 내며 수강했다. A씨는 “항상 허경영이 강연할 때마다 맨 앞에 앉아 열심히 들었다. 입장료 말고 따로 돈을 내기도 했을 정도로 푹 빠져있었다”고 말했다.

강연 장소가 서대문서 종로로 바뀌어도 A씨는 남편인 B씨와 함께 허 대표 강연에 참석했다. A씨 부부에게는 허 대표 강연은 큰 힘이 됐다. 하지만 A씨는 허경영 강연 관계자의 수상한 태도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A씨는 “허 대표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후원금을 몰래 주려고 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자꾸 후원금을 사람들이 잘 보이는 곳에서 주라고 했다. (나는)순수한 의도로 후원을 한 것일 뿐인데 돈이 없는 학생이나 노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게 너무 싫었다. 해당 관계자에게 사람들 모르게 주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씨알도 안 먹혔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정신이 번쩍 들면서 내가 너무 이용만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올해 초부터 변심한 A씨와 달리 B씨는 허 대표 강연에 빠져있던 터라 부부 간의 갈등이 시작됐다. B씨는 A씨이게 강연 입장료를 요구했지만 A씨는 계속 거부했다. 올해 7월 A씨 부부는 갈등이 점점 커지더니 결국 B씨가 집을 나갔다. A씨의 일방적인 연락에도 B씨는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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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집에는 언니와 손자가 살고 있다. 치매환자인 A씨 언니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 하는 일이 많았다. A씨는 “남편이 없는 이 상황서 너무 힘이 들고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남편이 집에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종로경찰서에 행방불명된 남편을 신고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손자와 함께 길을 가던 중 지하철역 인근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B씨를 발견했다. 손자의 목소리를 들은 B씨는 이를 눈치 채고 골목길로 도망가 종적을 감췄다.

이후에도 허 대표 강연장에서 A씨는 B씨와 눈이 마주쳤지만 사람이 많은 틈을 타 도망가버렸다.

지난달 12일 A씨는 남편을 찾기 위해 강연장을 찾아 허 대표와 만났다. A씨는 허 대표 뺨을 어루만지자 옆에 있던 수행팀장이 A씨 볼을 꼬집고 승강기로 밀었다. A씨는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강연료 못 내자…돌연 행방불명
장사하면서 허경영 전단지 돌려

A씨의 상해 진단서에는 ‘현재 늑골과 요추부 염좌에 대해 보존적 치료중이나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 등으로 정신적 통증 및 기력저하 등이 심한 상태.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하며 타과적 진료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표기됐다.

일주일 뒤인 19일에도 A씨가 강연장을 찾아갔지만 홍보팀장에게 볼을 또 꼬집혔다. A씨는 좌측 볼과 턱 주위 통증을 느꼈으며 좌측 어금니까지 아프기 시작했다. A씨는 이후에도 허 대표 강연장서 남편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허경영은 나를 협박하기 위해 가짜 서약서를 가져왔다. 남편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가짜 서류에 서명할 것을 권유했다. 서약서에는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적어야만 했다. 주소는 적었지만 주민등록증 뒷자리는 적지 않았다. 이후 허경영은 본인을 비방할 경우 경호원 100명이 찾아가 쑥대밭을 만들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A씨는 오후 4시경 종로5가역서 B씨를 발견해 집에 데리고 와 B씨는 안정을 취하고 있다.

A씨는 “허경영은 사기꾼이다. 본인을 하늘서 내려온 신이라고 세뇌하며 사람들을 복종하게 만든다. 여자들한테는 집에 있는 남편은 가짜며 자기가 진짜 정신적 남편이라고 주장한다. 부부간에도 갈등을 일으키게 만든다”고 말했다.
 

▲ 허경영 대표

이어 “또 여러 가지 명목을 만들어 돈을 갈취한다. 허씨는 환자들에게 자신의 눈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병을 낫게 해주겠다면서 금품을 요구했다. 허황한 만행으로 환자들의 마음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뿐만 아니라 강연료를 비롯해 시계, 달력, 티셔츠, 컵, 목걸이 등 에너지를 넣은 상품을 선전하면서 팔아 돈을 벌었다. 사람들은 허경영의 저택인 하늘궁에 매우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이는 사채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허 대표는 “강연의 입장료를 받는 건 강연료 장소와 점심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 사람이 강연을 듣고 싶다면 유튜브로 생중계가 되기 때문에 집에서 보면 된다. 내 강연을 두고 부부갈등이 일어난다는 건 잘못된 것 이야기다. 원래 갈등이 있었던 부부임에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또 “얼마 전 A씨가 강연장에 찾아와 사람들 많은 데서 반갑다며 내 뺨을 때린 적이 있다. 주위 사람들이 말리다가 조금 몸싸움이 있었다”며 “강연장서 난동을 부린 A씨는 예전부터 내 강연을 자주 찾아온 사람으로 오랜만에 찾아왔다. 상황을 정리한 뒤 A씨로부터 남편이 집에 안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에서 잔소리를 많이 하니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 아니냐며 잘 타일러 보냈다. 그 이후 남편은 강연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또 남편이 명함을 돌리고 다니는 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내가 알기론 남편은 장사하는 사람인데 명함 돌릴 시간이 있겠느냐. 또 가짜 서약서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집 나간 이유는…

A씨는 “강연장서 허경영의 명함 한 갑을 줬다. 사람들에게 돌리라면서 주는 것”이라며 “이해가 안 되겠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남편이 그런 역할을 했다”고 반박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허경영 강연 가보니…

기자가 직접 허경영 강연장을 방문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피카디리빌딩서 펼쳐진 강연은 입장료 2만원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

회원 등급을 구분하는 목걸이와 식권을 받을 수 있다. 인파로 가득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의자로 안내한다.

예정된 시간은 오후 2시였지만 한동안 마이크를 든 한 사람이 ‘허경영’을 연호하며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 40분이 지나서야 허 대표는 등장했다.

인기 아이돌 팬 미팅에 온 것 마냥 사방서 허 대표의 칭찬이 연이어 들렸다.

강연은 시작됐고 허 대표는 칠판에 영어, 한자 등을 이용해 ‘본태양 에너지’에 대해 강연했다.

허 대표는 관객 중 한 명을 부르더니 ‘오링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위대한 사람임을 보여줬다. 약 1시간30분의 강연이 끝난 뒤 강연 스태프들은 참석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한편 강연을 참석하기 위해서는 매주 토요일 강연에는 2만원, 일요일 강연에는 10만원의 회비가 필요하며, 정회원이 되려면 매달 2만원씩 월회비를 납입해야 한다. 허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 경우, 하늘궁에 100번 방문하는 사람만 대통령 대리인으로 매달 500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