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마’ 공짜 이벤트 주의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1.04 11:31:02
  • 호수 12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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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됐다더니…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소비자를 우롱하는 홍보방식으로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벤트랍시고 소비자를 유혹한 뒤 비싼 금액을 요구하는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처음부터 가격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마케팅 방법은 점점 발전했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는 방문판매, 판촉행사 등 고객을 직접 만나 상품 판매를 유도했다. 지금은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필수가 됐다.

조급한 심리

SNS 마케팅 중 가장 흔한 건 이벤트로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광고로한 다음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식이다. ‘무료’ ‘공짜’ 등의 단어를 넣어 소비자를 현혹하고, 또 고객이 혹할 만한 부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이 방법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고객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 심리는 제품의 공급량을 일부로 줄여 소비자들을 조급하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인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이다. 같은 제품, 같은 가격이지만 희소하게 느껴지면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일부 SNS 이벤트는 소비자의 인적사항을 활용한 광고가 나온다. 예를 들면 ‘생일이 11월인 사람’ ‘주민등록번호에 0이 들어가는 사람’ ‘부모 나이 50인 사람’을 한정해, 이들로 하여금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식이다. 이 점을 교묘히 파고드는 것이다.


지난달 11일 촬영 스튜디오서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한 글쓴이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족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준다는 SNS이벤트에 당첨됐다. 이벤트 내용은 가족사진 촬영 무료, 리마인드 웨딩촬영 무료, 1개 콘셉트를 선택하고 액자까지 포함해 사진 1매를 증정한다고 했다. 부모님이 지방서 서울로 올라와 촬영을 했지만 파일은 줄 수 없다고 했으며 수십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야 한다고 통보받았다”고 청원했다.

이어 “이벤트 포스터에 ‘헤어 및 메이크업은 별도 비용이 발생 할 수 있습니다’고만 명시돼있을 뿐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고지하지 않았다. 비용을 지불하고 4일이 지나도록 사진이 담긴 액자는 받아보지도 못했으며, 이벤트가 진행된 과정 및 비용의 부당함을 따지러 간 날에도 저는 담당자의 무시와 조롱을 들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런 이벤트는 단순히 상술이 아닌 가족, 연인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을 볼모로 한 사기”라고 주장하며 “이 같은 행태를 뿌리 뽑지 못하면, 또 어느 가족이 이와 같은 상술에 놀아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런 수법은 가족사진뿐 아니라 치아교정, 피부미용 등 다양한 사례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페이스북에 치아교정모델을 구한다며 광고를 하기도 한다. ‘모델’이라는 단어로 비용이 들지 않거나 저렴할 것이라는 착각을 유도한다. 고객은 무심코 지원해 예약 일정을 잡고 병원에 방문한 후 치아교정 검사를 받는다.

치아교정 검사는 무료로 진행되지만, 병원 측은 막상 치아교정은 1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금세 태도를 바꾼다.

무료로 유혹…도 넘은 상술
알고 보면 속임수나 사기일수도

피부관리 이벤트도 비슷하게 소비자를 속인다. 10만원 상당의 피부관리를 무료로 진행하는 이벤트로 고객을 현혹한다. 지원자에게 며칠 뒤 연락을 해 30명만 당첨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소비자 심리를 자극한다.


10만원 상당의 피부관리를 무료로 진행한 뒤, 피부관리 할 때 필요한 앰플 한 병을 사용하는 데 앰플 가격인 3만원만 받으면 진행된다고 설득한다. 이후 각질 제거, 아이스테라피 등을 진행한 뒤 여드름이 생기는 원인, 피부관리 하는 법 등 약 1시간 동안 설명을 진행한다.

이후로 손님을 위하는 척 한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화장품에 대해 1개월 12만5000원, 1년에 150만원이라고 영업을 시작한다. 둘 다 선택하지 않을 경우 아이스테라피인 가격 11만원을 결제해야 한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손님 입장에선 12만5000원을 내고 그나마 한 달 치 화장품을 받을 수 있다는 마음에 1개월분을 결제하게끔 유도하는 수법이다.
 

e***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뷰티샵에 지나치게 비싼 제품을 준다면 조심해야 한다. 특히 나눠줄 때 당일부터 사용하라고 할 것이다. 절대로 뜯지 마시고 14일 이내에 꼭 환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라식(라섹)수술, 필러 시술, 고백 이벤트 등 이벤트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들은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서 금액을 가장 마지막에 알려줘서 환불하지 못하게 하는 게 수법을 이용한다. 이런 수법은 넉넉치 못한 주머니 사정으로 ‘공짜의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등이 표적으로 이용된다.

A씨는 “눈길이 가는 이벤트를 신청해놓고 까먹고 있는데 연락이 왔다. 해당 이벤트가 공짜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가 예상한 가격은 있었지만 그보다 비싼 가격을 불러 당황한 적이 있었다. 이후 이벤트 당첨됐다고 연락이 오면 가격을 먼저 묻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피부·체형 서비스 분야서 접수된 신고 건수는 ▲2015년 176건 ▲2016년 204건 ▲2017년 232건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계약불이행, 청약 철회 거절 등이 대부분이었다.

현행 방문판매법은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 또는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재가 쉽지 않다는 게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소비자 기만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인지를 시키지 않았으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점으로 보인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명확한 사실관계가 있다면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서는 구제를 해준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사람들 속이는 사기 원리

사기 수법의 원리는 이렇다. 모든 사기가 ‘심리’를 이용해 익숙한 형태의 탈을 쓰고 자행된다는 점, 이 같은 대원칙 아래 사기 피해의 대상은 그저 바보 같은 사람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사기 원칙은 인간이 지닌 감정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쁨이나 두려움, 호기심 등의 감정은 삶을 더 나은 곳으로 향하도록 하지만, 동시에 자칫 잘못하면 판단력을 흐리게 하여 이성의 끈을 놓게 만든다.

할인 쿠폰이나 이벤트 당첨 등과 같이 기대하지 않았던 요행으로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는 것이 ‘기쁨’이라는 감정을 이용하는 대표 수법이다. 또 가족이 위험 상황에 처해있거나, 불편한 사건에 휘말렸음을 암시하는 수법 또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건드린다.

뇌 과학 분야서도 주장하듯, 인간은 불안정한 상황이나 불분명한 처지에 놓이는 결핍 상황에 심각한 두려움을 느끼고, 이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무언가를 계속 갈망한다.

사기 피해를 본 사람들은 ‘그 순간 무엇인가에 홀린 것 같았다’는 증언을 한다. 선심 쓰듯이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겠다거나 신규대출 또는 저금리 전환 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 배송 주소를 잘못 입력해 상품이 출고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공공연히 활용되고 있다는 내용 등이 이 같은 결핍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다.

‘익숙함'이라는 탈을 씌워 일상서 있을 법한 혹은 실제로 이뤄지는 형식의 틀을 모방해 그들만의 수법을 완성한다. 이런 틀은 2% 어색하거나 부족하더라도 관계없다. 이미 감정의 동요나 결핍 해소의 욕구를 경험한 사람들은 2%의 어색함을 눈치챌 판단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택배 회사를 가장하거나 모바일 청첩장·초대장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 또는 입사지원서를 가장한 피싱 메일까지 모두 한결같이 일상의 익숙함에 기대 사람들을 기만한다.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적어도 그들이 들이는 노력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어떠한 것이든 익숙해지지 않는 것, 믿어왔던 것들에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는 것, 자신 또한 사기 피해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항시 인지하고 경각심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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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