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4당 공조 흔들 한국당 카드는?

계산은 끝났다 베팅만 남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국회가 검찰 개혁안이 담긴 패스트트랙을 12월에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정하면서 여야는 한 달간 협상할 시간을 갖게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선거제 개혁안에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대항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군소야당들과의 4당 공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속내는 더 복잡해졌다.
 

▲ 국회가 검찰 개혁안이 담긴 패스트트랙을 12월에 국회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한 가운데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하 공수처법)이 포함된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검찰 개혁안을 오는 12월3일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여야4당과의 공조 의지를 피력했고,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검찰 개혁안과 선거제 개혁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강조했다. 절차상 내년 1월 말에 부의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 달 간 여야의 극한 대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데이 12월3일
극한 대치 전망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사법개혁 법안의 경우 신속처리안건 지정일로부터 180일이 되는 10월28일까지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심사 기간이 57일에 불과해 체계·자구심사에 필요한 90일이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법사위 이관(9월 2일) 시부터 계산해 90일이 경과한 12월3일에 사법개혁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본회의 부의를 29일 할 것이라는 여야의 예상을 깬 결과로, 법사위에 이관한 날부터 체계·자구 심사 90일을 꽉 채워 여야가 합의를 도출하라는 문 의장의 속내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선거제 개혁안의 선 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군소야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점이 부의 날짜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선거제 개혁안의 선처리 약속을 깨고 공수처법만 먼저 처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군소야당서 나오면서 검찰 개혁안의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 내달 3일의 패스트트랙에 대한 국회 부의 입장에 반대 입장 밝히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제 개혁안을 둘러싼 여야4당의 확실한 공조 계획이 불발되면 공수처법을 포함한 검찰개혁안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문 의장에게도 큰 타격이 갔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한국당은 이날 부의를 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고, 12월3일도 국회법에 맞지 않는 날짜라고 비판하면서 검찰개혁안·선거제 개혁안 모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12월3일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법에 어긋나는 해석”이라며 법사위에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주면 내년 1월 말에 부의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부의 날짜 두고 여야 입장차 ‘극명’
여 통과 위해 ‘투트랙 협상’ 본격화

반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원칙을 이탈한 해석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는 의견을 표명하며 군소야당과 본격적인 공조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는“한국당,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과의 협상만으로는 안 되니, 이전에 패스트트랙 공조를 추진했던 야당들, 정치그룹들과 검찰개혁 및 선거개혁을 어떻게 할지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공수처 법안이 예산안 전에 처리되기는 어려웠으니, 의장 뜻에 따라 여야 간 합의를 하면 될 일”이라며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안과 선거제 개혁안, 여기에 예산안까지 처리해야 할 민주당 지도부에게는 두 가지 전략이 있다. 하나는 한국당을 설득해내는 방안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공수처 절대 반대’를 내세우고 있고 선거제 개혁안의 ‘의원 정수 확대’에 있어서도 큰 이견을 보여 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하나는 군소 야당과의 여야4당 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한국당과의 협의에 교착상태에 빠진 민주당에게는 군소정당의 공조가 필요하다. 검찰 개혁안 처리를 위한 의석 과반수(149석)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주당(128석)과 대안신당(10석) 정의당(6석)의 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과의 협상 또한 쉽지 않다.


현재 민주당은 의원 정수 확대 불가를 당론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야당이 의원 정수 확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4당이 공조의 댓가로 내세운 것이라는 일각의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4당의 의원 정수 확대 협상은 검찰 개혁안 통과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여야 셈법 분주
각당의 전략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달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서 "의원 정수는 현행 300석의 10% 범위서 확대하는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바미당 손학규 대표는 현재 의원 정수 300명서 30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비와 보좌관 수를 줄이고 관련 예산을 최소 5∼10년간 동결하겠다고 하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 역시 국회의원 특권을 줄이고 보수 수준을 줄여 10%를 증원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도 “30명 증원은 지역균형 발전은 물론, 인구와 면적을 대변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의원 정수 확대에 동의했다.
 

▲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 갖는 장병완(민주평화당)·홍영표(더불어민주당)·윤소하(정의당)·김관영(바른미래당) 전 원내대표

두 전략 모두 불확실성이 큰 만큼 민주당은 검찰 개혁안 처리를 위해 교섭단체 간 협상을 이어가는 한편, 패스트트랙에 공조했던 군소야당과 별개로 논의를 이어가며 ‘투트랙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바미당과의 합의안 도출에 민주당이 계속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바미당은 공수처 도입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공수처장 임명 방식과 기소 방식 등 민주당과 이견을 보이고 있고, 나아가 검경수사권만 제대로 조정되면 공수처는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송기헌 의원과 한국당 권성동, 바미당 권은희 의원은 국회서 검찰 개혁 법안 관련 실무 협상을 가졌다. 당시 송 의원은 “오늘 권은희 의원 중재안이 지난 바미당과 민주당의 협의보다 밖으로 더 나가서 애초 협의 취지와 다르게 가고 있다”고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여론 무시하고
합의 가능성도

지난달 30일, 홍영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바미당 김관영(바른미래당)·장병완(민주평화당) 전 원내대표, 윤소하(정의당) 원내대표와 만나 “4당 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며 4당 공조 체제를 강조했다. 이들은 정치·사법개혁을 위한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이 중단 없이 처리된다는 점에 동의하며 지난 4월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법안들을 12월3일까지 반드시 처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함께 표명했다.

민주당은 300석 유지를 당론으로 내세우면서도 의원 정수 확대는 논의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는 의원수 확대에 동의할 가능성을 내비침과 동시에 공수처 설치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 개혁안의 처리를 요구하려는 계산이 담겼다. 대안정치연대 박 의원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지도부가 검찰 개혁안 처리를 위해 의원 정수 확대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박 의원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막판에 민주당이 극적으로 입장을 바꿔 의원 정수를 확대해 검찰 개혁안을 함께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군소정당은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증원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양당서 불가능하다고 하면 선거구 조정도 물 건너갈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한국당은 결사반대를 외치며 민주당과 군소야당이 의원 정수 확대와 공수처 법안 처리를 빅딜하는 방식으로 공조 체제를 가동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국회의원 늘리는 게 정치개혁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이냐”며 “민주당과 범여권 정당들의 선거법·공수처법 야합은 후안무치한 반개혁·반민주적 작태”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금도 많아서 줄이라는 게 국민의 목소리다. 그래서 의원 정수 10% 축소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심상정 대표가 밥그릇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원 정수 확대’ 선거제 개혁 뇌관
한국당, 내달 법안 무력화 총력 예상

한국당 지도부는 앞으로 ‘공수처와 국회의원 의원 정수 확대 반대’라는 구호를 앞세워 여론전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야4당이 당리당락에 따라 검찰 개혁안과 의원 정수 확대를 법안 처리의 거래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점을 국민들에게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황 대표의 제안에 따라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30일 의원 정수를 300명서 330명으로 늘리자는 주장에 국민 73.2%가 반대한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군소 정당의 정수 확대는 민심과 다름을 확인했다.
 

▲ ▲ 검찰 개혁 관련 ‘3+3+3 회동’ 갖는 권은희(바른미래당)·권성동(자유한국당)·송기헌(더불어민주당) 여야3당 간사

한국당은 남은 한달동안 선거제 개혁안 합의 시도도 함께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본회의 법안 부결에만 기대했다가 가결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다. 당 내에서는 법안 반대만을 주장하다가 민심 포섭에 실패하고 검찰 개혁안과 선거제 개혁안이 그대로 통과되는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과 관련해 선거제 개혁안 합의 시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합의가 불발돼 민주당과 야4당이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에 나선다면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 필리버스터 등을 총동원해 법안을 무력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국회 본회의장서 시간 무제한의 법안 토론, 즉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다. 의원들이 스스로 중단하거나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표결로 종결을 결정하지 않는 한 회기 내내 토론을 계속 할 수 있다.

이러다…
또 국회 파행?

하지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면 여야가 상호 토론을 거쳐야 하고 토론 종결 정족수인 5분의 3을 채울 방법도 당장 마땅치 않아 국회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시도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 파행을 자초한다면 지지율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여러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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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