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외주차장 논란 능곡역에 무슨 일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1.04 10:32:23
  • 호수 12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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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할 수도 안 할 수도…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노외주차장 설치 여부를 두고 주민 간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한쪽에서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반대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상가를 운영하기 위해 주차장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서해선 개통이 1년도 더 지났지만, 시흥능곡역 1번 출구 인근에 주차장 설치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흥능곡역 1번 출구 방면에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출구가 있다. 에스컬레이터 출구에는 도로 공사가 끝난 상태지만 아직 엘리베이터 출구 방면에는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 현재 공사 관련 민원이 들어온 상태라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찬반 팽팽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시흥능곡 역사 광장을 인근 상가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흥능곡역을 이용하는 인근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월 A씨 등 2명은 능곡동 506번지 노외주차장 설립 반대에 관한 주민청원서를 작성해 인근 주민 약 90여명에게 서명을 받았다. 주민청원서 일부에는 ‘시흥 시청과 LH공사 및 이레일서 발주받아 해당지역 보도블록 공사 마무리 업체인 대우건설 현장관계자와 통화를 했다.

공사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 이유를 물었더니 ‘몇몇 상가 관련자가 공사하지 못하도록 드러눕는다고 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어 ‘상가 관계자들은 공공시설인 보행자 전용도로를 그들의 주차장으로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특혜를 보려는 특정 층이 주민들 간의 갈등을 야기하며 시흥시 행정정책에 반하는 일들을 만들고 있다. 합리적인 판단으로 노외주차장 설립 최소를 처분해 주시기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시흥시에선 시흥능곡역 1번 출구 노외주차장 설립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3월 시흥 능곡 택지지구 주민보상 대책위원회 B대표는 민원을 넣었다. 민원엔 ‘이주택지의 39번 국도와 중앙로 쪽 정면의 공공공지로 인해 차량 출입이 어려우므로 점포로 출입할 수 있도록 공공공지 중 이주자택지 쪽을 폭 3∼4m의 보행자 전용도로 설계 변경’해달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 기존의 공공공지서 보행자 전용도로로 변경한 것은 위법으로 부당하므로 차량출입이 가능한 공공공지로 지목을 수정 환원하거나 주차장 설치해 줄것을 요청했다.

9월20일 시흥시청 시민호민관은 ‘차량 출입을 하게 해 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나 시흥능곡 택지개발지구의 공영주차장 기능이 없으므로 환경오염과 극심한 교통체증을 방지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시흥능곡 역사 주변에 환승주차 및 배웅주정차대의 설치 필요성이 인정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민원 때문에 보도블록 공사 중지
시흥시 “민원으로 설치 검토 중”

시민 호민관은 법률과 행정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민간인으로, 정치적 중립 유지와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끌어내는 자격을 갖춘다. 기존 시흥능곡역 1번 출구 엘리베이터 출입구 부근 보행자 전용 도로 정비사업은 원래 올해 9월말까지 완료될 계획이었다.

A씨는 지난달 16∼18일, 21∼23일 등 6차례 시흥시청 정문 앞에서 피켓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피켓 내용에는 ‘사람이 먼저냐? 자동차가 먼저냐?’ ‘특정인을 위한 능곡역광장에 주차장 설립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1인 시위에 이어 노외주차장 설립 반대에 관한 청원글을 게시했다. A씨는 “시흥능곡역 1번출구 노상주차장 설립은 특정인의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흥시가 시흥능곡역사 광장(능곡동 506번지)에 노외주차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주차장이 설립되면 주차하는 차량으로 인해 어린이와 노약자의 안전이 우려된다. 또 노상에 있어 교통사고 위험이 큰 데다 차량이 오가며 내뿜는 분진과 소음으로 피해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흥능곡역 1번출구 인근 에스컬레이터 지역은 보도블록 정비 공사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보행자를 위한 쾌적한 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하지만 인근 엘리베이터 및 지하철환기구 지역은 차량 등의 진입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보행자가 매일 위험해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면 시흥시는 차량중심이 아닌 도보 중심으로 걸맞는 대책을 세우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흥능곡역을 계획할 때 역사 주차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시의 잘못된 행정이고, 지금에 와서 주차장이 필요하다면 건너편 장현지구 지역에 주차장 건립 확대를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흥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주차장 설치 관련해 양쪽에서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한쪽은 주차장을 설치해달라는 민원이고, 다른 한쪽은 당초 계획한 대로 보행자를 위한 보도로 만들어달라는 민원이다. 호민관서 주차장으로 변경하라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아직 시에서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흥시청 시민호민관 관계자는 “주차장으로 설치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밝혔다. 능곡지구 내 공용주차장이 없을뿐 더러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환승 주차장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레일 관계자는 “주변 보도블록 공사만 남아 있지만 민원 때문에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 이 부분 때문에 남은 공사를 시흥시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흥능곡역 1번 출구 인근 주민 C씨는 “지금도 1번 출구를 가려면 주차장을 피해 돌아간다. 주차장으로 설치가 되면 어린아이는 물론 노인들까지 안전 문제가 걱정이 된다. 처음부터 이 부지는 시민광장으로 계획됐다고 알고 있는데 공용주차장이 들어선다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이 더욱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전 vs 영업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D씨는 “하루에도 수십대의 차량이 왔다 갔다 한다. 이 곳을 주차장으로 사용하지 못하면 가게는 다 망하라는 소리”라며 “식자재 배송과 손님 유치를 위해 주차장이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노상주차장…유료화로 해결?

노상주차장의 유료화를 놓고 주민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주차질서 확립’ 등을 이유로 지역 기초단체가 추진하는 노상주차장의 유료화에 대해 주민 편의 저해냐, 아니면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필요한 조치냐를 놓고 주민들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천지역 각 구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백 면의 노상주차장이 유료주차장으로 바뀌고 있다.

연수구의 경우 올 1월부터 연수역 북부·남부·청학공영 주차장 등을 유료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남동구는 5월 문화로 노상 공영주차장(139면)을 유료로 바꾼다는 행정예고를 한 뒤 현재 시행하고 있으며 동구도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 적용됐던 수문통 노상주차장(185면)을 최근 유료·일반 주차장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미추홀구도 도화동(35면)과 관교동(15면)의 노상(노외) 무료 주차장의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주차비를 징수할 계획이다.

미추홀구는 또 최근 학산사거리 일원 ‘먹자 거리’에 주야간 수십대의 차량이 무단주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학익 1동 제3노상 주차장(55면)을 신설해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노상 주차장의 유료화 전환에 대해 주민들 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간 부담 없이 주차장으로 이용하던 시설을 20일간의 행정예고(의견 청취) 후 갑작스럽게 유료로 전환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라는 주장이다. 또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실제로는 주차장 회전율(이용률)이 크게 떨어져 사업의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찬성하는 입장은 화물차나 건설기계가 장기간 무료주차장을 점거하거나 동네 주민이 아닌 외지인 차량이 아무렇게나 이용하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무료 주차장은 상시 관리자가 없어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이 있고, 쓰레기 배출 등의 문제도 발생해 유료화를 통한 주차장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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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