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타’ 세풍 부는 이수그룹 막전막후

우연이라기엔…칼끝은 회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이수그룹이 올 한 해만 벌써 4개 계열사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이 중 3개사는 국세청 중수부로 불리는 조사4국의 특별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측은 별다른 입장을 드러내지 않은 상황. 그룹을 둘러싼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수그룹은 이수화학을 모체로 하는 중견그룹이다. 창업주는 고 김준성 명예회장. 5공화국 당시 경제부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이수그룹은 계열사를 늘리며 사세를 확장한 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됐다. 현재 오너 2세 김상범 회장이 그룹을 전면서 이끌고 있다.

오너 2세
경영 승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수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이수엑사켐’이라는 회사가 있다. 김 회장은 이곳의 지분 100%를 쥐고 있다. 사실상 김 회장은 개인 회사를 통해 그룹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룹 지배구조는 ‘김 회장→이수엑사켐→㈜이수→이수화학→이수건설’ 등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 이수엑사켐은 ▲㈜이수(73.4%) ▲이수창업투자(79.1%) ▲토다이수(40.00%) ▲이수C&E(100%)의 최대주주다.

㈜이수는 다시 ▲이수화학(35.2%) ▲이수페타시스(22.9%) ▲이수시스템(100%) ▲이수에이엠씨(100%)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중 이수화학은 ▲이수건설(75.2%) ▲ 한가람포닉스(51.0%) ▲이수앱지스(31.9%)로, 이수페타시스는 ▲이수엑사보드(100%)로 이어진다.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세무조사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및 조사4국은 각각 이수건설과 ㈜이수·이수화학·이수페타시스 등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수건설의 경우, 조사1국인만큼 정기세무조사(4~5년 주기)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수건설은 지난해 3000억원대 매출에 55억원 영업손실, 2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냈다. 직전년도 4000억원대 매출과 146억원의 영업이익, 9억원의 당기순이익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1국·4국 연속 세무조사…이유는?
올 한 해만 벌써 4개 계열사 털려 

㈜이수와 이수화학, 이수페타시스 세무조사는 국세청 중수부로 불리는 조사4국이 담당했다. 업계 등에 따르면 조사4국은 ㈜이수 등에 요원 100여명을 사전예고 없이 투입, 세무와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건설의 세무조사와 다소 결이 달랐다.

이수화학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6308억원과 영업이익 13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4억원, 14억원 증가했다. 이수페타시스는 1700억원 매출과 95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직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01억원, 31억원씩 증가했다.

조사4국은 비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한다. 주로 대기업 탈세나 비자금 관련 첩보를 바탕으로 조사에 나선다. 조사 배경을 예단할 수 없지만, 일각에선 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와 ‘특수관계자 거래’를 지목한다. 특히 김 회장의 개인회사 이수엑사켐에 관심이 몰렸다.

이수엑사켐은 석유화학·정밀화학 제품 판매 회사다.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단순 유통법인이다. 그러나 이수엑사켐의 지난해 매출액은 무려 2000억원대에 달한다.


눈길이 가는 건 이수엑사켐의 제품 매입처. 당시 이수엑사켐은 특수관계자로 분류되는 이수화학으로부터 1100억원대 제품을 사들여 매출을 올렸다. 이수화학으로부터 매입한 제품은 이수엑사켐 전체 매출원가(1886억원)의 60%를 넘었다. 이른바 ‘통행세’를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회사
관심↑

통행세는 두 회사의 거래 중간에 끼어 수수료를 챙기는 행위를 뜻한다. 총수 일가 소유 회사가 거래 중간 과정에 개입해 부당한 지원을 받는 것으로도 통한다. 이수엑사켐은 특별한 생산이나 공정 없이 계열사 제품을 사들여 그대로 판매하고 있다.

통행세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5년간(2014∼2018) 이수엑사켐의 ‘특수관계자 매입량과 전체 매출액’을 살펴보면, 이수엑사켐은 2014년 1309억원어치의 물량을 매입해 15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과 2016년 매입량은 900억원대서 800억원대로 감소하면서 매출은 1340억원대 보합세를 이뤘다. 이듬해인 2017년 매입량은 900억원대로 다시 회복됐고, 매출은 1600억원대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제품 매입량을 1151억원으로 크게 늘렸고, 매출 역시 2068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설립 이후 최대 매출이었다. 이수화학의 제품 매출과 이수엑사켐의 수익이 맞물리는 셈이다.  오너 개인회사의 수익이 그룹 주력 자회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비롯된다는 해석이다.

같은 기간 이수화학이 이수엑사켐의 매출원가를 차지하는 비율은 2014∼2016년 90%, 80%, 70%대로 하락하다가 2017년과 2018년 60%대로 내려앉았다.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 외에도 그룹 계열사 ㈜이수와 그 종속기업인 이수시스템서 10억원가량의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단순 구조
통행세?

이수화학은 이수엑사켐의 재무적 상황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수엑사켐은 지난해에만 이수화학에 254억원의 외상값을 지고 있다. 지난해 400억원대의 매입채무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들었지만 적지 않은 규모다.

이수엑사켐은 금융기관 차입금 275억원에 대해 이수화학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고 있다. 이수화학은 직전년도 이수엑사켐의 차입금 129억원에도 지급보증을 서줬다.

이수엑사켐은 눈총을 받고 있는 매출 구조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배당금은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김 회장에게 돌아간다.
 

▲ 김상범 이수화학

최근 이수엑사켐의 배당금 총합은 모두 70억원에 근접한다. 세부적으로 배당금과 당시 당기순이익, 배당성향 등을 살펴보면 ▲2011년 9억6000만원(17억원, 60%) ▲2013년 9억6000만원(51억원, 18.80%) ▲2015년 11억2000만원(57억원, 19.65%) ▲2016년 20억8000만원(71억원, 29.18%) ▲2018년 17억6000만원(42억원, 41.34%) 등이다.

이수그룹 세무조사 전후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견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문제를 적극 들여다보겠다고 언급해 귀추가 주목된다.

김상범 회장 개인회사로 ‘그룹 꼭대기’
통행세 논란 꾸준히 지적…쏠리는 이목

조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 강연서 “자산 규모 5조원 미만 기업에 대해서도 과거보다 많은 자료를 통해 부당지원 행위 등을 모니터링하고, 부당한 내부 지원이 있는 경우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국내 기업들은 공정위 제재에 별 관심이 없다”며 “벌칙금과 과징금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규모를 이전보다 늘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나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총수 일가 사익편취 행위를 조사해 제재한다. 조 위원장은 지난 9월 취임식서도 “중견기업 집단의 부당한 거래 행태도 꾸준히 감시하고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정위 언급
중견 주목

<일요시사>는 세무조사에 대한 이수그룹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그룹 측 관계자는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며 “메모를 남겨주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재차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외부 출장 중인 관계로 이전 질문에 대한 담당자의 답변을 전달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세무조사에 대한 그룹 측 입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엑사켐 통행세 논란과 관련해 추가 취재에 들어갔지만 그룹 측에선 “담당자가 외부 출장을 나갔다. 추가 질문을 받아도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질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공정위 사정권, 첫 중견기업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전임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중견기업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 역시 재임 시절 감시 폭을 중견기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공정위는 중견기업 KPX그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KPX그룹은 공정위 조사 이전부터 통행세와 관련해 꾸준히 지적을 받았다.

공정위는 양준영 부회장 등 오너 일가 개인회사인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그룹 주력사 ‘KPX케미칼’의 물품을 구입해 다른 계열사에 판매, 통행세를 챙긴 것이 아닌지 조사에 착수했다.

관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부동산임대업과 도매업을 영위하는 사업체로 지난해 KPX케미칼로부터 52억2000여만원의 물품을 구입했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그룹 베트남 현지법인 ‘VINA FOAM’에 67억9000여만원의 제품을 판매, 특수관계자 거래를 맺으며 15억여원의 수익을 남겼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거래의 실질적 역할 없이 중간에 끼어들어 통행세를 걷은 것 아니냐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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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