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이 노리는 최고의 포석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10.28 10:36:54
  • 호수 12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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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 앞으로’ 장기말이 움직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친문(친 문재인)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총선판에 대한 구상이다. 당정청의 핵심 인사들을 가장 적절한 곳에 배치, 최대 효과를 누리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정황은 당내 곳곳서 포착된다. <일요시사>는 총선이라는 무대서 친문이 노리는 최고의 포석을 추적했다.
 

▲ (사진 왼쪽부터)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친문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이른바 ‘3철’의 한 명인 양정철 민주연구원(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원장이 최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 등과 회동을 가졌던 사실이 알려졌다.

3철 중 2철
총선 나서나

네 사람은 지난 10일 광화문의 한 식당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한다. 정치권은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의 인재영입을 위한 만남이 아니냐는 반응을 내놨다. 

양 원장은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을 주도한 바 있다. 이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서 밝혀졌다. 지난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열린 윤 후보자 청문회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2015년 양 원장의 (20대 국회의원)총선 인재영입 과정서 그와 인연을 맺은 것이 맞느냐’고 질의하자 윤 후보자는 “맞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가까운 선배가 서울에 올라오면 한 번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양 원장도 그 자리에 나와 있었다고 회상했다. 양 원장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함께 지난 7월부터 인재 물색에 나선 상태다. 그는 향후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활동을 도울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때문에 양 원장이 포함된 네 사람의 만남은 정치권의 큰 이목을 끌었다. 특히 채 전 총장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다. 그는 박근혜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가 좌천되다시피 검찰총장직서 물러났다. 보수정권의 찍어내기 피해자라는 상징성을 지녔다는 측면서 민주당에게 적합한 인재로 평가된다.

실제 채 전 총장의 전북 군산 출마설이 올 초부터 대두된 상태다. 그는 서울 출생이지만, 부친이 군산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채 전 총장의 친척들도 군산서 다수 거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의 필요와도 맞아떨어진다. 군산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던 지역이지만, 지난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김관영 후보에게 내줬다. 민주당 입장에선 군산뿐 아니라 호남 전역으로 ‘민주당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채 전 총장처럼 중량감 있는 후보가 나와주길 희망하는 눈치다. 

‘3철’ 양정철-채동욱 만남 왜?
군산 출마설 솔솔∼가능성은?

그 외에도 전직 검찰총장 출신인 채 전 총장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검찰 개혁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양 원장을 비례대표로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단 양 원장은 채 전 총장 영입설에 대해 선을 그은 상태다. 네 사람의 만남은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신 전 실장을 환영하기 위한 자리였지 인재영입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과 민주연구원 측은 복수의 언론을 통해 “공개적인 곳에서 만났고, 그런 자리서 영입 문제나 민감한 검찰 관련 조언을 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양 원장과 함께 3철의 한 축인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차기 법무부장관으로 거론된다. 이는 전 의원 본인의 의사보다 민주당 내부의 요구라는 것이 중론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 의원이 아니면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친문계서 전 의원의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여러 정치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민주당은 이른바 ‘조국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복수의 여론조사서 한국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 한때 오차범위 내까지 좁혀진 적도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낄 만하다. 당초 민주당 내에서는 총선 승리는 물론, 내심 과반 이상의 의석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조국 사태가 있기 전 <일요시사>를 통해 “선거는 최대한 나쁜 쪽을 예상하고 임하는 것이 맞지만, 내심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내에서는 130석 플러스알파를 얘기하는 쪽이 우세하다. 150석까지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호남 선봉장
채동욱 거론

그러나 상황은 급변했다. 낙관론은 사라졌다. 이런 위기감은 특히 부산·울산·경남(PK) 등 한국당과의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서 두드러진다. 이러다간 PK를 한국당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PK 지역 친문계서 제기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4∼18일 전국 성인 2505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하고 21일 발표한 결과, 지역별로 대구·경북을 비롯해 대부분의 지역서 전주보다 상승한 반면 PK는 긍정평가가 35.0%서 33.2%로 하락했다(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만약 PK서 민주당이 밀린다면, 이는 PK친문의 위기뿐 아니라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민주당은 20대 총선서 부산 6석, 경남 3석, 울산 1석을 확보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물론 부산시의원 47명 중 41명, 경남도의원 58명 중 34명을 배출하는 압승을 거뒀다. 

그럼에도 1년 사이 PK친문계에서는 양산·김해도 힘들 수 있다는 비관론이 새나온다. 양산엔 문 대통령이 사저가 있고, 김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이 있다.

그렇다고 친문계 입장서 문재인정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검찰 개혁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전해철 카드’다. 이는 특히 PK친문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PK친문은 전해철 카드로 조국 사태를 정면 돌파, 검찰 개혁서 성과를 내 민심의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전 의원은 조 전 장관처럼 자신의 브랜드를 갖고 있어 검찰 개혁의 추동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 이낙연 국무총리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한 민주당 내 역할론도 눈에 띈다. 이 총리는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 타이틀을 갖고 있다. 2017년 5월31일 문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임기를 시작한 이 총리는 이전의 최장수 기록이었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기록(880일 재임)을 경신했다. 이는 반대로 이 총리가 언제 자리서 내려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임을 의미한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총리의 연말 사퇴를 높게 점친다.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이때까지는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문 내부에서는 조국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인물로 이 총리가 거론된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서 내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이 총리가 ‘당의 얼굴’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국 출마
기정사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다. 이 총리의 국정운영에 관한 검증은 이미 끝났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 총리는 취임 이후 ‘책임 총리’ ‘일하는 내각’ 등을 실현시킨 인물로 꼽힌다. 문 대통령도 이런 이 총리에게 그간 힘을 실어줬다. 이 총리의 해외 순방 때 문 대통령이 자신의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내주기도 했다. 이런 점은 향후 친문계와 그 지지자들에게 크게 환영받을 요소다.

이 총리 역시 총선에 출마하고 싶어하는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방글라데시를 방문했을 당시 이 총리는 “지금 이 위치(국무총리)에 있지만, 여전히 내 심장은 정치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4일에는 지인들과 이 총리가 막걸리 만찬을 즐기던 중 한 참석자가 “조국 사태에 대해 왜 책임지는 사람이 없냐”고 질문하자 이 총리가 “내가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의 출마 예상 지역으로는 서울 종로와 세종이 꼽힌다. 종로는 ‘정치1번지’, 세종은 ‘행정수도’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친문은 이 총리가 세종으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종로로 나서는 상황을 최선으로 본다. 중량감 있는 대선주자들이 경선서 붙을 경우 자칫 내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은 지난 6월 일찌감치 종로로 이사하며 당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서 이 총리가 종로로 나선다면, 1명의 대선주자급 인물이 본선서 뛰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불명예 퇴진한 조국 전 장관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역할론’이 대두됐다. 그의 의지와는 무관하지만, 정치권의 말을 들으면 일면 납득이 간다. 조 전 장관이 명예회복을 위해 정치에 발을 들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민주당은 ‘서초동 집회’를 통해 조 전 장관의 총선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서초동서 ‘조국 수호’를 외쳤다. 친문 핵심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인물로 검증된 것이다.

임종석 종로? 이낙연 세종?
조국 vs 나경원 빅매치 성사?

조 전 장관의 총선 역할론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되기 전부터 부산 지역 출마설의 중심에 있었다. 문정부의 사명인 검찰 개혁을 연말까지 마무리 지은 조 전 장관이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에 나선다는 시나리오다. 

부산시당위원장인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지난 4월 “인재 영입 가이드라인을 부산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정 운영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정했다”며 “이 기준에 맞는 대표적인 인물이 조국”이라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홍영표 의원도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단 민주당 내부에서만 제기됐던 사안은 아니었다. ‘정치9단’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은 지난 6월 “(조 전 장관이)내년 2월까지 장관을 수행하고 사퇴한 뒤 부산서 총선에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

조 전 장관이 실제 총선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불명예 퇴진을 한 상황서 섣부른 총선 출마는 자칫 민주당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한경비지니스>와의 인터뷰서 “지금 이 상황서 그런(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얘기를 하는 것이 과연 (민주당에)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지금 판단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친문 진영에서는 대안으로 조 전 장관의 수도권 출마설이 나온다. 조국 사태의 근원지인 부산을 벗어나 수도권에 출마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조 전 장관 딸의 특혜 논란과 조 전 장관 일가가 운영하는 웅동학원을 둘러싼 여러 의혹은 모두 부산서 일어난 일이다.

수도권 출마설 중 조 전 장관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동기며, 최근 자녀 특혜 의혹으로 동시에 주목받았다. 

나경원과
한판 붙나

지난 21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종합감사에선 다시 한 번 이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조 전 장관 딸의 특혜 논란과 “표창장 위조 등에 대한 대책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따졌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유력 정치인의 딸이 대학에 입학할 때 입시 전형이 급히 만들어진 것에 교육부가 연루됐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나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 역시 나 원내대표 아들이 서울대 의대 연구 포스터 제1저자가 된 것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조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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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