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vs 대웅제약’ 피 튀는 보톡스 전쟁 막전막후

둘 중 하나는 거짓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양사는 균주 도용 여부를 두고 그야말로 혈전을 벌이고 있다.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했다’는 치명상을 입게 될 전망이다.
 

▲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과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메디톡스는 지난 2006년 보툴리눔 톡신 제품 ‘메디톡신’을 출시했다. 보툴리눔 톡신은 흔히들 알고 있는 미용 성형 시술용 의약품 ‘보톡스’를 일컫는다. 대웅제약은 그보다 늦은 2014년 ‘나보타’를 선보인 후발주자다.

균 출처
물음표

발단은 지난 2016년 국정감사서 비롯됐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의원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2010년 국내서 보툴리눔 독소 균주를 발견해 신고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보툴리눔 독소는 1g의 소량으로 100만명을 살상할 수 있다. 기 의원의 요지는 보툴리눔 독소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국정감사를 통해 대웅제약의 균 출처가 드러났다. 대웅제약은 회사 근처 마구간 흙에서 보툴리눔 독소를 발견했다.

메디톡스는 이른바 ‘균주 기원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보톡스 원료인 균주의 출처를 명확히 규정하자는 것이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그 대상이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대표는 자사 보톡스 제품의 균주 370만개 염기서열을 모두 공개했다.

정 대표는 “보톡스 균은 발생 지역에 따라 유전정보에 차이를 보인다”며 “미국서 들여온 메디톡스 균과 회사 근처 마구간서 발견했다는 대웅제약 균 정보가 일치하는 것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등도 똑같이 염기서열을 공개하라는 압박이었다.

정 대표는 대웅제약 균주에 ‘홀’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을 지목했다. 정 대표는 “홀은 미국 위스콘신대, 엘러간, 메디톡스만이 보유하고 있는 균주”라며 대웅제약의 균 출처에 물음표를 찍었다.

설전이 법적 분쟁으로…수년간 제자리
“뺐어갔다” vs “찾아냈다”한치 양보 없어 

대웅제약은 반박에 나섰다. 보툴리눔 균주는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는 토양미생물이라는 것. 보톨리눔 균을 토양서 분리 동정한 사례에 관한 논문이 그 근거였다. 식품의약처(이하 식약처)가 중재에 나섰지만 매듭짓지 못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균주의 출처가 의심된다며 경찰에게 대웅제약 수사를 의뢰했지만 모두 무혐의로 내사 종결됐다. 겉으로 보기에 ‘보톡스 갈등’은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오히려 양사 간 신경전이 대결 구도로 치달았다.

2016년 12월 메디톡스는 한 광고를 제작했다. 광고에는 ‘진짜는 말(馬)이 필요없다’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 서열 업계 최초 공개’라는 문구가 강조됐다. 앞서 대웅제약이 균의 출처를 마구간으로 밝혀둔 상황이었다. 사실상 대웅제약을 겨냥한 광고로 여겨졌다.
 


메디톡스 측은 광고 제작에 대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기서열 공개가 가장 빠르고 객관적이라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해당 광고를 신문과 TV, 라디오, 온라인 포털 등에 내보냈다.

메디톡스는 식약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식약처는 메디톡스의 TV광고가 약사법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식약처는 관련 제품에 1개월 광고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일각에선 메디톡스 측의 광고 제작이 진흙탕 싸움을 부추겼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광고 공격

2017년 5월 대웅제약은 나보타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메디톡스는 다음달인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터 법원에 대웅제약과 알페온(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자사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 수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는 주장이었다.

대웅제약 측은 메디톡스의 ‘발목 잡기’로 일축했다. 대웅제약 측은 “나보타는 알페온을 통해 미국 FDA 허가신청을 완료한 상태”라며 “메디톡스는 미국서 임상 3상 시험도 시작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후발주자 대웅제약이 메디톡스보다 먼저 미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소송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미국 법원은 “이번 사건은 미국서 다툴 일이 아니므로 한국 법원서 다루는 것이 적합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법원 판결을 가지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대웅제약은 법원 결정을 두고 “민사소송은 부적합하다는 판단”이라며 “소송으로 위협받았던 나보타의 선진국 진출도 힘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 입장은 정반대였다. 메디톡스는 “명령문 어디에도 ‘부적합’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 법원 판결은 한국서의 소송을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미국 법원은 명령문을 통해 한국서 진행하는 소송을 지켜본 뒤 소송을 받아들일지 결정한다는 입장이었다.

메디톡스는 국내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2017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공시를 통해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의 소 제기’라는 제목으로 보툴리눔 균주 및 독소제제 제조기술정보의 사용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내용을 게재했다. 보툴리눔 균주 관련 정보가 담긴 문서와 파일을 삭제하고, 나보타 제품과 반제품을 폐기하라는 요구였다.

대웅제약 측은 ‘자사 균주 출처가 이미 여러 차례 정부기관의 실사를 통과한 점’ ‘수사기관 조사에서 무혐의 내사 종결된 점’ 등을 강조했다. 또 소송 진행 시 법정에서 메디톡스의 주장이 허구라는 것을 밝히겠다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미국 법원은 각기 다른 결정을 내렸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소송은 ‘각하’, 메디톡스와 알페온 등은 ‘유지’였다. 대웅제약 소송은 한국서, 알페온 등의 소송은 미국서 진행하라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올해 1월 대웅제약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에 제소했다.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이 이유였다. 새해부터 양사 갈등에 불이 지펴진 셈이다.

메디톡스는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했다. 전직 직원이 대웅제약에 메디톡스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조공정을 넘겼다는 것.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월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미국시장서 판매될 조짐을 보였다. 나보타가 FDA로부터 최종 품목허가 승인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앞서 메디톡스는 2017년 12월 메디톡스는 FDA에 시민청원서를 제출했다. 나보타의 보툴리눔균 출처가 확인되지 전까지 허가를 보류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FDA는 이를 거부했다.

나보타 심사 과정서 부정행위가 발견되지 못했고, 보툴리눔균 전체 유전자 정보를 공개할 필요성이 없었다는 점이 청원 거부로 이어졌다.


해외 소송
국내 소송

같은 해 3월 ITC는 공식 조사 실시를 의결했다. 양사는 자신감을 보였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지적재산권을 탈취해 나보타를 개발했다는 것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시장방어 전략을 재차 강조하며 “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미국서 기업들이 경쟁 제품이 출시될 때 통상적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근거 없는 주장에 무고의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덧붙였다.

조사에 착수한 ITC는 지난 5월 대웅제약에 나보타 균주 등을 메디톡스 지정 전문가에게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ITC는 ‘증거개시 절차’를 두고 있다. 증거 개시 절차란 소송 관련 자료를 상대방이 요구할 경우, 제출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핵심쟁점인 균주의 실체가 드러날 조짐을 보이자 양사의 공방전은 여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지난달 15일 공개된 ITC 소송보고서는 결정적이었다.

지난 7월 ITC 결정에 따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전문가를 통해 각각의 균주에 대한 감정시험을 진행했다. 이후 메디톡스 균주 감정 결과 보고서와 대웅제약 반박 보고서가 ITC 재판부에 제출됐다. 해당 보고서는 양사 대리인들의 합의를 통해 결론 부분이 공개됐다.

대웅제약 측은 균부 분석 결과, 유전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입증했다고 자신했다. 반면 메디톡스 측은 돌연변이라고 반박했다.

대웅제약 측 전문가 데이비드 셔먼 박사는 전체 유전자 서열분석의 직접 비교를 통해 양사 균주가 여러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셔먼 박사는 메드톡스 측 분석 방법이 부분적 결과만 도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반면 메디톡스 측 전문가인 폴 카임 박사는 일부 차이는 균주 증식 과정에서 나타난 돌연변이 때문이라고 봤다.

무대 가리지 않고 해외서도 소송전
첨예한 입장차 여전…후폭풍 불가피

포자 형성 시험결과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차가 감지됐다. 메디톡스 측 앤드류 피켓 박사의 보고서는 대웅제약 측 감정시험과 동일 조건서 포자감정을 시행,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를 형성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그간 메디톡스가 주장한 사실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디톡스 균주가 당초 주장한 균주가 아닌 다른 균주였거나 감정에 사용된 균주가 메디톡스가 사용하던 균주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자사 균주가 어떠한 조건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균주를 가리켜 토양 분리 동정을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까닭이다. 그러나 메디톡스 측 전문가 보고서에 따르면, 대웅제약 측 전문가 감정시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를 형성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을 주장했다. 메디톡스 측 전문가 폴 카임 교수는 “대웅제약 균이 한국 자연환경에서 분리 동정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이를 근거로 “대웅제약 보툴리눔 균주가 메디톡스 보툴리눔 균주서 유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 대웅제약 본사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의 반박보고서는 한국토양서 균주를 분리 동정했다는 대웅제약 주장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하는 자료”라고 꼬집었다. 특히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이 유리한 정보만 공개한다고 비판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규제기관에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제출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실험 조건서 포자가 형성됐다는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 공개한다”며 “대웅제약이 시행한 이례적 실험조건으로 메디톡스의 균주도 포자가 형성됐다는 결과를 ITC에 제출했음에도 정작 제소과정에서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맞다”
“아니다”

한편 ITC는 재판 결과에 따라 보툴리눔 톡신의 수입과 유통 금지 등의 조치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선 재판 결과에 따라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툴리눔 균주를 훔쳤다는 메디톡스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대웅제약은 도덕성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반대로 국내 토양서 균주를 발견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메디톡스의 경쟁사 발목 잡기가 수면 위로 부상, 논란을 야기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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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