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후폭풍’ 잠재울 문의 히든카드

‘최후의 보루’ 힘 받는 청와대 쇄신론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 이후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개각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후임 법무부장관을 찾고 있지만 쇄신용 개각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 전 장관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문재인정부가 분위기 전환을 위해 중폭개각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 관련 청와대 개각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청와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로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집권 3년차로 최근 조 전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임기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다. 레임덕에 대한 우려 속에 인적 쇄신의 필요성이 청와대 안팎으로 계속해 제기되면서 ‘물갈이’에 동원될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도 함께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저 지지율
레임덕 우려

청와대는 최근 조 전 장관의 후임자을 찾기 위해 인사 시스템을 다시 작동시킨 분위기다. 청와대는 법무부장관만 교체하는 이른바 ‘원포인트 인사’를 줄곧 밝혀왔지만 일각에선 국무총리를 포함, 국토교통부와 교육부·외교부 등을 한 번에 중폭개각해 분위기를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해 제기되고 있다.

‘개각 카드’는 위기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청와대가 지금까지 이용했던 방법 중 하나다. 청와대 입장 발표는 개각설로 인한 공직 사회의 어수선함을 미리 차단하고자 하는 전략에 불과하고, 중폭개각으로 장관 인사청문회 때마다 거치는 야당의 혹독한 검증과 공세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인사 실패로 타격을 입은 청와대는 이번 법무부장관 내정에 청문회를 무난히 넘길 현역 국회의원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선거를 치르면서 이미 검증을 받은 만큼 인사 실패로 인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현역 의원이 청문회서 낙마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청문회서 의원에 대한 평가가 다소 관대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후임으로 가장 크게 거론되는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다. 전 의원에 따르면, 전 의원의 법무부장관행에 민주당 의원들의 권유와 청와대 참모들의 직·간접적인 권유가 있었다.
 

▲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의원은 지난 23일 경기도의회 민주당이 마련한 정치아카데미 행사 특강서 “다른 대안이 없고 필요하다면(법무부장관을) 마다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서 검찰 개혁의 위중함과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총선을 하는 것으로 정리를 한 상태”라며 법무부장관행에 대한 선을 긋고, 내년 총선 출마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전 의원은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법조인 출신으로 노무현정부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일 때 민정비서관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현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3철’로 불리며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가 노무현정부 시절부터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경력이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구상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는 전언이다.

법무부장관 원포인트 개각 주장
총리 포함 ‘중폭 개각’ 가능성↑

정치 9단으로 꼽히는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조국 전 장관 후임으로)전해철 의원이 확실한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판사 출신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김오수 법무부 차관,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과 하태훈 고려대 로스쿨 교수 등이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후임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김 차관이 장관 직무를 대행한다. 김 차관은 검찰 출신으로 검찰의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이지만 오히려 검찰 출신인 점이 법무부장관행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폭개각을 관측하는 이들은 법무부장관 후임을 비롯한 개각이 이르면 11월 중순서 12월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가 인사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감안하면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12월 초에 개각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이번 중폭개각에는 법무부장관 자리 외에도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경기 고양시병),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경기 고양시정),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 이낙연 국무총리와 강경화 외교부장관

특히 이 총리의 경우 문정부의 출범부터 함께하며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라는 영예를 얻은 이 총리는 대표적 지일파로 최근 방일로 인해 대권주자로서 몸값이 더 뛴 상황이다. 이 총리가 이번 개각 후보에 포함된다면 내년 총선서 ‘조국 정국’으로 떨어진 당의 지지율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국 정국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계속해 하락하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중도세력 지지율이 한국당에 밀리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여권 관계자들 사이서 조국 정국에 의한 책임론이 일고 있는 이해찬 당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당내서 나오는 배경이다.

11월 중순?
12월 초순?
 

이 총리 후임자 인선의 어려움으로 이 총리의 사퇴가 늦어질 경우, 곧바로 민주당 당 대표 선거로 직행해 당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울러 중도층을 포섭할 수 있는 이 총리를 총선서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해 총선을 진두지휘 하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정부의 연내 중폭개각이 있다면, 그 시점이 이 총리의 여의도 복귀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총리직 이후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당 복귀를 염두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지난 7월 방글라데시 다카에 방문할 적엔 “전 지금 이 위치에 있지만 여전히 제 심장은 정치인”이라고 말해 이 총리의 마음이 ‘행정부’보다 ‘입법부’에 향해 있음을 암시했다.

지난 1일 대정부질문에선 이 총리의 남은 임기를 묻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함진규 의원의 질문에 “(총리직을)너무 오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이 총리가 만약 올해 안에 총리직서 내려온다면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다. 정계에선 대권 주자로서 상징성을 갖는 ‘서울 종로’와 ‘세종’을 이 총리의 출마 예상 지역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11월 말과 12월 초에 법무부를 포함한 중폭개각에 이 총리를 포함시킨다면 조국 정국으로 인한 책임 개각설서 다소 벗어날 수 있다. 이 총리의 교체설이 계속해서 화두가 된 만큼 이 총리의 오래된 임기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총리 교체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선도 있다. 총리의 경우는 야당의 인준이 필요한데, 총선을 앞둔 시점서 후임 총리에게 야당이 조국 정국 때와 같은 공세를 이어간다면 당청의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또,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던 이 총리의 완벽주의자 성격상 ‘포스트 조국’의 어수선한 상황에선 청와대에 계속해 남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기 말 혼선
되풀이?

총선 출마 의지가 강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역시 유력한 개각 대상으로 꼽힌다. 지난 9월 총선 불출마설에 휩싸인 두 장관은 총선 출마 의사가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불출마설에 두 장관 모두 부인했고, 특히 김 장관 측은 출마 의지가 확고함을 강조하며 “임명권자의 뜻을 따른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유 장관은 자사고·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해 고교서열화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11월 중에 발표할 예정으로, 문정부 교육 정책에 대해 주어진 임무를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장관은 지난 21일 교육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서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한국당 이학재 의원의 질의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답하며 총선 출마 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장관 취임 이후 총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의가 나올 때마다 “임면권자의 뜻에 따르겠다”며 즉답을 피해왔던 것과 결이 다른 반응이다.
 

▲ 국회 시정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 ⓒ국회사진취재단

김 장관의 경우에는 문정부 초기에 합류한 ‘원년멤버’로 장관 초임 시절엔 일산시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 재선 성공엔 어려움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2기 내각 당시 후임자로 지명된 최정호 후보가 낙마하면서 김 장관의 총선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김 장관은 ‘3기 신도시’ 정책으로 민심의 역풍을 맞았지만 “(내년 총선)출마를 한다면 일산서 할 것”이라며 ‘지역구 변경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경우 '총선 차출설’이 민주당 내에서 꾸준히 제기되며 개각 후보로 입에 오르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 24일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 “거취에 대해서 여러가지 소문은 있지만 제가 정식으로 들은 바는 한 번도 없고 저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총선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조각
어려워진 ‘포스트 조국’ 구하기 

청와대와 정부가 인지도가 높은 ‘정치신인’을 총선 간판으로 내세워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유도하는 전략은 여권서 자주 사용했던 방식이다. 강 장관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차출 후 출마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로는 서울 서초갑이 거론된다. 서초구는 현재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의 지역구로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서울의 25개 구청장 중 유일하게 한국당 소속(조은희 구청장)이 당선된 ‘보수의 성지’기도 하다. 

이외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마 후보자 명단에 올라 있다. 홍 장관은 본인의 고향인 강원 춘천에 출마해 한국당의 텃밭인 강원도를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직선거법상 의원 겸직 장관은 총선 출마 시 선거 90일 전 공직을 내려놔야 하는 만큼 내년 1월10일까지는 장관직을 그만둬야 한다. 현재까지 의원 겸직 장관 가운데에선 진영 행정안전부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다만 청와대에서는 ‘조국 트라우마’ 분위기가 감돈다. 장관 후보자들은 반드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당분간은 야당에게 공격받을 수 있는 빌미를 최대한 줄이는 게 정국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계산이다.

아울러 청문회 부담이 커 후임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조 전 장관의 청문회 당시 야당은 조 전 장관의 자녀가 입시 때 작성한 자기소개서까지 공개하며 조 전 장관을 공격했다. 청문회 부담으로 후보들이 장관행을 꺼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관 구하기는 더욱 어려운 정국이 됐다.

1월10일…
카운트다운

조국 정국으로 인해 공정과 평등을 내세운 문정부가 큰 타격을 크게 입으면서 청와대는 개각 후보의 도덕성을 더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조국 정국으로 무너진 도덕적 가치를 지금 시점에 바로 세우지 못하면 다음 대선의 결과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개각은 문정부의 총선 출마자용 마지막 개각이 될 것이다. 개각에는 민주당의 물갈이 등 여권의 총선 전략과도 맞물릴 것으로도 예상되면서 정계 개편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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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