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 속 장소를 찾아서 ③춘천 김유정문학촌

전철 타고 떠나는 이야기 마을

▲ 김유정문학촌은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다.

소설가는 가도 이야기는 남았다. ‘일제강점기 한국 단편소설의 축복’으로 평가되는 김유정(1908~1937년). 서른 해를 채 살지 못하고, 가난과 폐결핵에 시달리다 떠난 그가 남긴 단편소설 30여편은 살아 있는 우리말의 보물 창고다. 점순이와 머슴, 들병이처럼 어딘가 부족하고 못난 인생이 펼치는 이야기가 지금도 독자를 울리고 웃긴다. 김유정이 태어난 춘천 실레마을의 김유정문학촌 곳곳에서 그 이야기가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수도권 전철 경춘선을 타고 가니 도로가 막히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 〈봄.봄〉의 한 장면을 연출한 캐릭터

김유정문학촌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너른 잔디밭에 자리 잡은 다양한 캐릭터가 손님을 맞는다. 김유정의 대표작 〈봄·봄〉에 나오는 주인공이 저마다 생생한 표정과 몸짓으로 소설 속 장면을 연출한다.

소설 장면 연출

빙장어른(사실 빙장어른은 다른 사람의 장인을 높여 부르는 말인데,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의 장인을 빙장어른이라 부른다)이 점순이와 혼례를 미끼(?)로 예비 데릴사위를 부려 먹는 장면, 점순이의 작은 키를 핑계 삼아 혼인을 차일피일 미루는 장면, 결국 못 참고 폭발한 예비 데릴사위가 빙장어른 ‘거시기’를 잡고 흔드는 장면이 이어진다.

▲ 김유정생가에서 문화해설사의 이야기를 듣는 관람객

이야기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김유정이 태어난 집이다. 실레마을 제일가는 지주 집안이던 김유정의 생가는 웬만한 기와집보다 크고 번듯한 한옥인데, 지붕에 초가를 올렸다. 당시 초가 일색이던 마을에 위화감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라고 한다.

중부지방에서 보기 힘든 ‘ㅁ 자형’으로 만든 것도 집 안 모습을 바깥에 드러내지 않기 위함이다. 네모난 하늘이 보이는 중정 툇마루에서 문화해설사가 하루 일곱 번(11~2월은 여섯 번)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 생가 앞에 조성된 연못과 정자

생가 앞에는 아담한 연못과 그림 같은 정자가 있고, 닭싸움을 붙이는 소녀와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김유정의 조각상이 눈에 띈다. 〈동백꽃〉의 한 장면은 이렇게 태어났으리라. 실제로 김유정의 많은 작품이 이곳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쓰였다.

덕분에 김유정문학촌 곳곳에는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고갯길’ ‘근식이가 자기 집 솥 훔치던 한숨길’ 등 이름만 들어도 재미난 실레이야기길 열여섯 마당이 펼쳐진다.

▲ 단편 〈솟(솥)〉의 마지막 장면을 재현한 실물 크기 동상

김유정생가 길 건너편에 커다란 솥 모양 벤치가 보이고, 그 옆으로 단편 〈솟(솥)〉  의 마지막 장면이 실물 크기 동상으로 재현된다. 들병이와 바람이 나서 집안 재산목록 1호인 솥단지를 훔친 근식이와 솥을 찾으러 달려온 아내, 아기 업은 들병이와 그 남편까지 어우러진다.

이들은 김유정의 다른 작품 속 주인공처럼 선악도, 미추도 구분하기 힘든 팍팍한 현실을 온몸으로 살아낸다. 김유정은 도덕적 잣대나 미학적 기교 없이 이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슬프고 웃기고 답답하고 때론 즐겁게 그린다.

▲ 김유정기념전시관 실내 전시실

만석꾼 집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이 살다가 폐결핵과 영양실조로 생을 마감한 김유정도 그렇다. 어려서 경성으로 간 김유정은 휘문고보를 졸업하고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당대 명창이자 명기 박녹주를 쫓아다니느라 결석이 잦아 제적된다. 낙향해 야학을 열었다가 다시 상경, 〈산골 나그네〉로 등단하면서 소설가로 이름을 알린다.

이 과정에서 집안이 점점 기울고,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던 김유정은 “나에게는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이 되면 우선 닭을 한 삼십 마리 고아 먹겠다… 그래야 내가 다시 살 것이다”라는 마지막 편지를 남기고 스물아홉 한창 나이에 세상을 버린다. 김유정의 삶과 작품 이야기는 생가 옆 김유정기념전시관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 〈봄.봄〉과 〈동백꽃〉을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는 김유정이야기집

아이들과 함께라면 길 하나 건너 김유정이야기집에 꼭 들르자. 여기서는 〈봄·봄〉과 〈동백꽃〉을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다. 해학이 넘치는 재미난 장면에 아이들도 손뼉을 치며 즐거워한다. 소설 속 주인공과 사진을 찍는 포토존, 김유정의 작품을 다양한 버전으로 갖춰놓은 유정책방도 재미있다.


‘일제강점기 한국 단편소설의 축복’으로 평가
단편소설 30여편, 살아 있는 우리말 보물 창고

김유정이야기집 옆으로 이어지는 골목에는 한지 공예, 도자기, 민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방이 들어섰다.

▲ 옛 김유정역에서 열리는 〈추억의 소품전〉

김유정문학촌 인근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많다. 2010년 수도권 전철 김유정역이 생기면서 신남역이 이름을 바꾼 옛 김유정역은 여러 부대시설을 갖추고 관광객을 맞이한다. 역사 안에는 옛 경춘선의 정취가 가득한 ‘추억의 소품전’이 열리고, 역사 밖에는 무궁화호 열차에 북카페와 춘천 관광 VR 체험존 등을 운영한다.

역사 주변에 사진 찍기 좋은 조형물이 있어 연인이나 친구와 카메라를 들고 찾는 이가 많다.

▲ 소양강스카이워크는 강화유리 아래 소양강이 훤히 보여 물 위를 걷는 기분이다.

2016년 문을 연 소양강스카이워크는 춘천의 새로운 관광명소다. 강화유리 아래 소양강이 훤히 보여 글자 그대로 물 위를 걷는 기분이다. 

입장료 2000원을 내면 춘천 시내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춘천사랑상품권을 준다. 춘천역 앞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춘천자전거도로를 따라 10분쯤 가면 소양강스카이워크에 닿는다. 자전거를 빌린 김에 한두 시간 더 호수 주변을 달려보자. 자전거 대여료는 춘천사랑상품권으로 계산할 수 있다.

▲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 실외 키즈 파크

춘천역 가까이 있는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은 실내와 실외 키즈 파크로 구성된다. 시에서 운영하다 보니 다양하고 재미난 놀이 시설을 갖췄음에도 입장료가 저렴하다. 덕분에 사람이 언제나 몰려서 인터넷 예약이 필수. 실내 키즈파크는 한 번에 200명까지 예약 가능하고, 실외 키즈파크는 예약 없이 입장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2시간씩 이용).

▲ 구봉산전망대카페거리의 ‘투썸플레이스’는 독특한 전망대를 자랑한다. ▲ 테라스가 멋진 카페 ‘쿠폴라’

소양강스카이워크

연인끼리 왔다면 춘천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구봉산전망대카페거리가 어떨까. 독특한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개성 넘치는 전망대를 갖춘 카페도 많다. 구봉산전망대카페거리의 터줏대감인 ‘산토리니’, 독특한 전망대를 자랑하는 ‘투썸플레이스’, 야외 테라스가 멋진 ‘쿠폴라’ 등 입맛 따라 골라 가는 재미가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옛 김유정역→김유정문학촌→소양강스카이워크→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구봉산전망대카페거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옛 김유정역→김유정문학촌→소양강스카이워크→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구봉산전망대카페거리
둘째 날: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물레길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김유정문학촌 www.kimyoujeong.org
- 춘천에서낭만여행(춘천관광포털) http://tour.chuncheon.go.kr
-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춘천도시공사) www.cuc.or.kr/ggumjaramPark.do  

문의 전화
- 김유정문학촌 033)261-4650
- 소양강스카이워크 033)240-1695
-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 033)255-2774

대중교통 정보
전철: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 도보 약 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서울양양고속도로 남춘천톨게이트→김유정역 춘천 방향→김유정문학촌

숙박 정보
- 더베네치아스위트호텔: 춘천시 효자로, 033)255-9600, www.theveneziasuite.com
- KT&G상상마당 춘천스테이: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033)818-4200, www.sangsangmadang.com/stay/reserve
- 춘천관광호텔: 춘천시 중앙로68번길, 033)257-1900, www.hotelchuncheon.com 

식당 정보
- 원조숯불닭불고기집(숯불닭갈비): 춘천시 낙원길, 033)257-5326
- 명동우미닭갈비(닭갈비): 춘천시 영서로, 033)257-1919, www.ccwoomi.com
- 샘밭막국수(막국수): 신북읍 신샘밭로, 033)242-1712, https://jobean0523.modoo.at


주변 볼거리
책과인쇄박물관, 춘천인형극장, 공지천유원지, 소양강댐, 청평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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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마친 민주당 속도전

재정비 마친 민주당 속도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신임 원내대표와 세 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면서 제모습을 되찾았다. 신임 원내대표는 당의 발목을 잡은 ‘김병기 논란’과 ‘공천 헌금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 ‘정청래 체제’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 속 세 명의 최고위원은 ‘당정 엇박자’ 논란을 최소화하면 남은 개혁을 해치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한병도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강득구·문정복·이성윤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맡으면서 새 진용을 꾸렸다. 쏠리는 권력구도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일련의 혼란을 신속하게 수습하고 내란 종식, 검찰개혁, 사법개혁 민생 개선에 시급히 나서겠다”며 “우리의 목표는 하나,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민생을 빠르게 개선해서 이재명정부 성공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도록 하겠다”며 “지방선거라는 큰 시험대가 우리 눈앞에 있다. 더 낮고 겸손한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유능한 집권여당의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당당하게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원칙을 분명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열린 자세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겠다”면서도 “내란 옹호, 민생을 발목 잡는 정쟁은 단호히 끊어내겠다. 선배·동료 의원님들께선 집권여당 국회의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저와 함께 나눠 들어달라”고 제안했다. 이번 원내대표 보궐선거는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치러진 것으로, 한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5월 중순까지다. 다만 한 원내대표는 합동 토론회 당시 “다음에 출마하지 않을 테니 지지해 달라는 건 맞지 않다”며 연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당시 조직본부 공동부본부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친문(친 문재인) 인사로 분류됐으나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당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는 등 핵심 인사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김 전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가 여러 번 충돌한 만큼 신임 원대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온건파’를 택했다는 기류가 읽히는 이유다. 한 원내대표는 연이어 발생한 당의 위기를 수습하는 동시에 올해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추가 사고를 대비하는 등 ‘안정·관리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한편 정 대표와 청와대 간 가교 역할도 해야 한다. 한 원내대표 선출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친명(친 이재명) 천준호 의원이 한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의원들 또한 한 원내대표를 차기 권력으로 봤다는 것. 온건한 한병도…‘친청’ 굳힌 지도부 계파 싸움 뒤로하고 닥친 일부터 처리 당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천 의원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원내대표 후보 기자회견에 자리한 것은 친명의 마음을 대변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당에서는 명청 갈등에 선을 긋지만 내부에서 자초한 일이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김병기-정청래 간 갈등이 여러 번 발생했다. 권력다툼이 없겠느냐마는, 시기가 너무 일렀고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올만한 군불을 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최고위원 3명을 뽑는 보궐선거에서 강득구·이성윤·문정복 의원이 선출됐다. 이 중 강 최고위원은 친명, 나머지 두 사람은 친청(친 정청래)으로 분류돼 계파 대리전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강득구 30.74% ▲이성윤 24.72% ▲문정복 23.95% 순으로 득표했다고 밝혔다. 친청계와 각을 세웠던 이건태 의원은 20.59%로 탈락했다. 지도부 내 친청계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정청래 체제가 굳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그동안 민주당은 ‘명청 대리전’에 선을 긋고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는 것을 경계했다. 정 대표 또한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끝나고 이어진 마무리 발언으로 “우리는 선거 때는 치열하게 경쟁을 하지만 그건 다 민주당 안에서의 경쟁”이라며 “지도부로서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이재명정부 승리를 위해서 원팀으로, 원보이스로 팀플레이 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그동안 김 전 원내대표와 정 대표의 갈등을 지켜봐 온 만큼 충돌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원내대표단은 추가 리스크를 막기 위해 ‘안정형’으로 가는 반면, 지도부는 지방선거를 의식해 ‘강경파’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양측 간의 이견을 잘 조율하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첫 번째 과제다. 정청래 체제가 견고해지면서 강경 노선 또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길이 쏠리는 것은 이미 한차례 부결된 1인1표제의 부활 여부다.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은 1인1표제에 강하게 힘을 실었던 만큼 이를 명분 삼아 재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인1표제는 당 대표 선거 등에서 대의원에 부여된 가중치를 없애고 대신 권리당원 표와 가치를 동등하게 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서 권리당원의 힘을 입어 당 대표직을 거머쥔 만큼 그들의 가중치를 높여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팀플레이 첫 난관 그러나 지난달 5일 중앙위원회로 부의된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내용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이 부결됐다. 70% 넘는 찬성률에도 숙의 과정이 충분치 않았고 영남 등 취약 지역이 존재하는 등 형평성 논란에 부딪혀 재적 과반을 넘지 못한 탓이다. 이는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이었던 만큼 지도부로서 갖춰야 하는 리더십도 타격을 받게 됐다. 정 대표는 보궐선거를 앞둔 당시 이미 1인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을 즉각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해 둔 상태다. 지난 12일 정 대표는 최고위회원회의에서 “민주당을 완전한 ‘당원 주권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며 “국민주권 시대에 걸맞게 당원 주권 시대를 신속하게 열겠다.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1인1표제는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인1표제 외에도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 대전·충남 및 광주·전남 통합법, 사법개혁법안 현안 등 입법이 산적했다. 정 대표는 설 연휴 이전 처리를 약속하며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200여개의 민생 법안도 국민의힘의 발목 잡기를 뚫고 처리해 민생을 보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한 원내대표도 힘을 실었다. 그는 “2차 종합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수사 공백을 메우고 내란 기획, 지시, 은폐 전모를 남김없이 밝혔다”며 “사면법 개정으로 내란 사범이 사면권 뒤에 숨는 일은 원천 봉쇄하겠다. 내란 청산은 민주주의의 기초이고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양한 과제를 거침 없이 해치우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들의 첫 시험대는 당을 둘러싼 ‘공천 헌금 의혹’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혹에 당이 흔들리면서 6월 지방선거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제명 처분을 받은 민주당 김 전 원내대표는 버티기 모드였다가 19일, 돌연 탈당 기자회견 후 당을 떠났다. 현재 김 전 원내대표는 대한항공 호텔·숙박 초대권 의혹,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 의혹, 공천 헌금 수수 묵인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이에 윤리심판원은 그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고, 김 전 원내대표는 재심을 청구를 예고했던 바 있다.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처분은 늦어도 이달 말쯤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스스로 탈당을 선언하면서 민주당 입장에선 또 다른 짐을 덜게 됐다. 민주당은 김 전 원내대표의 시간 끌기가 부담스러울뿐더러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로 거듭 자진 탈당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지방선거 올인 모드 앞서 한 여권 관계자는 “윤리심판원은 60일 이내에 재심 결정을 해야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보다 빠르게 사안을 매듭짓고 싶어 한다. 여의도는 하루가 다르게 지방선거 모드로 접어들고 있는데 (공천 헌금 의혹에) 메어 있을수록 당에 손해”라면서도 “(정 대표가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비상 징계를 할 가능성은 작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은 무너진 당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신뢰를 회복한 뒤 지방선거 기반을 탄탄히 쌓겠다는 방침이다. 공천 헌금 문제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에서 두고두고 발목 잡히는 만큼 의혹을 제대로 털어내기 위함이다. 공천 헌금 문제를 매듭짓는 동시에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 의제 선점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행정통합으로, 지역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민주당 대전시당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지역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통합 시장을 지방선거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황명선 의원은 국회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어 “충남도민과 대전시민의 의견을 철저히 담아낸 특별법을 내년 1월 중에, 늦어도 2월 초까지 발의하고, 2월에 국회 처리,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선출, 7월1일 통합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 특별위원회 역시 “대한민국의 성장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재명정부의 국가 균형성장 전략인 ‘5극 3특’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의 첨단과학 디엔에이(DNA)와 충남의 제조 기반을 결합해 경제 영토를 넓히고, 광역철도와 도로망을 확충해 대전과 충남을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한편 통합에 걸맞은 자치 권한과 특례 등 재정 주권을 확보해 스스로 설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광주·전남 통합도 급물살을 탔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색채를 띠는 대전·충남 대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남이 먼저 통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 급물살 척척 맞을까?…6월 지선 표밭 다지기 전력 지난 14일 광주·전남 통합 추진 특별위원회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간담회를 하고 행정통합 시 권역별 발전 계획 수립이 필요함을 전달했다. 공동 위원장을 맡은 김원이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전남, 전남·광주 통합은 이미 사실상 결정됐다”며 “오는 6월 지방선거는 통합자치단체 선거로 치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은 구의원과 단체장 등이 대부분 민주당 소속으로 사실상 통합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우선 전남도와 광주시가 양 시·도 교육청과 뜻을 모았다. 김 총리와 간담회가 마련된 날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등 네명은 민주당 정책위의장실에서 회담을 열고 본격적으로 통합 논의를 이어갔다. 이들은 회담 후 ‘광주·전남 대통합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고 ▲특별법 제정 추진 ▲27개 시·군·구 정체성 존중 ▲교육자치 보장 등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도 같은 날 상무위원회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적극 추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을 광주광역시당 공식 당론으로 결정했다. 양부남 광주시당위원장은 결의문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라며 “상무위원회에서 조속한 추진을 공식 당론으로 결정한 만큼, 광주시당이 앞장서 통합 논의를 실행 단계로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원보이스’ ‘원팀’을 강조하던 중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복병이 나타났다. 순항하는 줄만 알았던 검찰개혁이 민주당을 두 쪽으로 가르면서다. 한 원내대표는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 정부·의원들 간 이견이 있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얼마 뒤 SNS를 통해 “당정 이견은 없다”고 뒤집었다. 정 대표도 “개별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벌써부터 불안 불안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는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 등 당이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민주당은 숙의 과정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지만 새 진용이 꾸려짐과 동시에 손발이 엇나가면서 불안한 기류를 보였다. 청와대와 여당, 강성 지지층과 중도층이라는 급류에 올라탄 민주당이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장기적 과제’이자 ‘여당의 숙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전·충남 통합 여야 샅바싸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정부여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새 특별법안 발의를 예고한 데 대해 “특례 없이 행정구역만 합치는 것은 정치공학적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지난해 국민의힘이 먼저 띄운 만큼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이장우 대전시장을 만나 “대통령이든 민주당이든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257개 특례뿐 아니라 260개, 270개 더 많은 특례를 담아야 할 것”이며 “특례가 포함되지 않으면 그냥 행정구역만 합치는 것, 시장과 도지사를 합쳐서 한 명의 시장을 내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대전·충남 통합은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이 찬성하고 지금까지 끌고 온 이슈다. 여야를 넘어 대전·충남의 발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용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는 ‘우리도 대전·충남 통합을 적극 환영한다. 공동으로 추진하자’는 발언을 하시길 바란다”며 정부여당에 협조할 것을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