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금주의 국감스타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가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713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번 국감은 20대 국회서 문재인정부의 공과를 다룰 마지막 기회다. 국민들에게 특히 필요한 현안을 다룬 의원들을 대상으로 <일요시사>가 금주의 국감스타를 선정했다.
 

▲ ▲(사진 왼쪽부터)위성곤(더불어민주당)·박선숙(바른미래당)·이용호(무소속)·추혜선(정의당)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안전사고 피해자에 책임 전가 서부발전 갑질 문화 개선해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태안발전소 특별안전보건감독 결과 발표서 총 1029건의 산업안전보건법의 위반사항이 있었다. 주요 위반사항은 추락 방지를 위한 작업 발판, 안전난간 미설치, 설비 방호 덮개 미설치 및 노동자 안전교육, 건강진단 미실시 등이었다. 총 지적 건수 중에 과태료 부과 대상 건수는 284건으로 부과금액은 6억6700만원이다.

한국서부발전(이하 서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8년부터 2019년 9월 15일 기준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발전소서 총 72건의 재해 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사고 건수의 85%인 61건의 사고가 태안발전소서 발생한 것이다.

전체 사망자 13명 가운데 12명(92%)의 사망자가 고 김용균씨 작업장인 태안발전소서 일했다. 같은 기간 전체 부상자 68명 가운데 58명(85%) 역시 같은 작업장이었다.

재해 기록을 분석한 결과 주로 발생하는 재해의 형태는 추락과 협착 등의 재래형 재해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위험 요인이 개선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재해로 이어지고 있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특조위’의 석탄화력발전소 사망 재해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태안발전소서 김씨가 사망하기 전까지 하청업체 직원들은 한국서부발전에 안전을 이유로 주요 설비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서부발전은 그 요청을 외면했다.

재해사망자 전원이 하청노동자였고, 전체 부상자 68명 가운데 63명(93%)이 하청 노동자이며 나머지 5명은 서부발전 직원이었다.

위 의원은 “고 김용균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자신들의 잘못은 축소하며 안전사고의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며 “사고의 근본 원인은 위험한 작업환경과 이를 외면하고 방치한 서부발전의 잘못된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바른미래당 박선숙
“MBC, 현재까지 표준계약서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이 입수한 MBC의 작가 계약서에 따르면 8조 ‘계약의 해지’서 계약기간 종료전이라도 MBC는 프로그램이 폐지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또 질병, 사고,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업무를 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박 의원은 “MBC의 상황과 의사에 따라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어떤 보상도 청구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독소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9조에는 ‘을(작가)’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 벌금 200만원을 지급한다고 돼있지만 반대 경우는 규정돼있지 않다”며 “을이 프로그램 섭외자 등으로 인해 MBC와 MBC 구성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에도 손해를 배상토록 했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도 작가가 손해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0조에는 저작권에 대해서도 모두 MBC가 별도의 협의 없이 행사하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5조에서는 임금에 대해 보수 약정 액을 제외한 어떠한 보수도 요구 또는 지급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MBC는 지난해 비공개 국감서 작가들과 계약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계약서 등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표준계약서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MBC는 “제작부서가 상황에 맞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와 MBC는 다른 지상파 사업자들이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작가들이 처한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서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최근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당한 작가의 경우처럼 결국 또 다시 부당 계약해지 사례가 나온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방문진은 MBC가 작가 표준계약서 등과 관련해 불공정 관행을 끊지 못한다면 감독하고, 바로잡을 권한이 있다”며 “작가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이행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무위원회] 정의당 추혜선
“금융위 산하 금융 공공기관 여성 임원 6.5%에 불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금융위 산하 금융 공공기관의 전체임원 78명 중 여성은 6명으로 6.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지난해 공공기관 여성임원 임용 목표 17.9% 대비 3분의 1수준이며, 공공분야 전체 여성임원 비율 14.3%와 비교해도 절반이 되지 않는 수치다.

특히 예탁결제원의 경우에는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추 의원은 지난 1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 국정감사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 승진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 15일 국회에 출석한 이날 출석한 4개 기관의 임원 외 직책자 중 여성 비율은 평균 8.2%를 기록했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주택금융공사 15.4%,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 10.3%,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6.3%,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6.9%였다. 부서장급 이상에서는 캠코 5.6%, 예탁원 4.5%, 신보 3.6%, 한국주택금융공사 3.7%로 더 낮았다.

추 의원은 “예탁원의 경우 올해 9월까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있었고, 캠코를 제외하면 그나마 있는 여성 임원도 모두 비상임이사”라며 “결국 여성이 내부 승진을 통해 임원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여성채용을 늘리고 균형인사를 위한 대책으로 출산·육아 등 경력단절 여성들이 불리한 평가를 받지 않도록 부서평가직원평가 기준 개선과 관리직 선임시 여성할당제 도입 등 2가지를 제안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윤대희 신보 이사장은 “전반적으로 여성차별적인 요인이 없는지 검토하겠다”며 “여성인재 육성을 통해 채용,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위원회] 무소속 이용호
“HUG 여의도 이전 의문…윤리경영도 D학점 수준”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지난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 국정감사서 이재광 사장이 방만 경영을 하거나 개인 편의를 위해 공사 예산을 함부로 사용한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HUG(주택보증공사)가 1년 가량 의무임대차 기간이 남아있었음에도 사장실과 임원실이 있는 사무실을 여의도로 이전했다”며 “이는 심각한 모럴헤저드”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 “HUG는 서민주거안정 기관이다. 작년 10월 갑자기 사장실과 임원실이 있는 서울역 D타워 사무실을 여의도로 옮겼다. 1년 가량 의무임대차기간이 남아있었다. 결국 3억 5000만원 돈을 낭비한 셈”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의원은 “여의도빌딩에 장관실을 계획했다. 돈이 남아돌아서 만든 건가”라며 “누가 지시했나. 국토부 장관 아니면 사장님이 지시한 거죠”라며 거듭 질책했다.

이어 “심지어 지인 채용 비리 의혹으로 민정수석실 조사도 받았다”며 “윤리경영은 D+가 나왔다. 이는 창피한 일”이라며 “사장 때문에 직원들도 경고 받았다. 나였다면 이 정도면 (사장을) 관뒀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이재광 HUG 사장은 여의도 사무실 이전과 관련해서는 “정책 사업 수행과 조직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적 뼈저리게 느끼고 앞으로 그럴 일 없도록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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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