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금주의 국감스타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가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713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번 국감은 20대 국회서 문재인정부의 공과를 다룰 마지막 기회다. 국민들에게 특히 필요한 현안을 다룬 의원들을 대상으로 <일요시사>가 금주의 국감스타를 선정했다.
 

▲ ▲(사진 왼쪽부터)위성곤(더불어민주당)·박선숙(바른미래당)·이용호(무소속)·추혜선(정의당)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안전사고 피해자에 책임 전가 서부발전 갑질 문화 개선해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태안발전소 특별안전보건감독 결과 발표서 총 1029건의 산업안전보건법의 위반사항이 있었다. 주요 위반사항은 추락 방지를 위한 작업 발판, 안전난간 미설치, 설비 방호 덮개 미설치 및 노동자 안전교육, 건강진단 미실시 등이었다. 총 지적 건수 중에 과태료 부과 대상 건수는 284건으로 부과금액은 6억6700만원이다.

한국서부발전(이하 서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8년부터 2019년 9월 15일 기준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발전소서 총 72건의 재해 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사고 건수의 85%인 61건의 사고가 태안발전소서 발생한 것이다.

전체 사망자 13명 가운데 12명(92%)의 사망자가 고 김용균씨 작업장인 태안발전소서 일했다. 같은 기간 전체 부상자 68명 가운데 58명(85%) 역시 같은 작업장이었다.

재해 기록을 분석한 결과 주로 발생하는 재해의 형태는 추락과 협착 등의 재래형 재해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위험 요인이 개선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재해로 이어지고 있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특조위’의 석탄화력발전소 사망 재해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태안발전소서 김씨가 사망하기 전까지 하청업체 직원들은 한국서부발전에 안전을 이유로 주요 설비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서부발전은 그 요청을 외면했다.

재해사망자 전원이 하청노동자였고, 전체 부상자 68명 가운데 63명(93%)이 하청 노동자이며 나머지 5명은 서부발전 직원이었다.

위 의원은 “고 김용균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자신들의 잘못은 축소하며 안전사고의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며 “사고의 근본 원인은 위험한 작업환경과 이를 외면하고 방치한 서부발전의 잘못된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바른미래당 박선숙
“MBC, 현재까지 표준계약서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이 입수한 MBC의 작가 계약서에 따르면 8조 ‘계약의 해지’서 계약기간 종료전이라도 MBC는 프로그램이 폐지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또 질병, 사고,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업무를 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박 의원은 “MBC의 상황과 의사에 따라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어떤 보상도 청구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독소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9조에는 ‘을(작가)’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 벌금 200만원을 지급한다고 돼있지만 반대 경우는 규정돼있지 않다”며 “을이 프로그램 섭외자 등으로 인해 MBC와 MBC 구성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에도 손해를 배상토록 했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도 작가가 손해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0조에는 저작권에 대해서도 모두 MBC가 별도의 협의 없이 행사하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5조에서는 임금에 대해 보수 약정 액을 제외한 어떠한 보수도 요구 또는 지급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MBC는 지난해 비공개 국감서 작가들과 계약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계약서 등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표준계약서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MBC는 “제작부서가 상황에 맞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와 MBC는 다른 지상파 사업자들이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작가들이 처한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서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최근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당한 작가의 경우처럼 결국 또 다시 부당 계약해지 사례가 나온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방문진은 MBC가 작가 표준계약서 등과 관련해 불공정 관행을 끊지 못한다면 감독하고, 바로잡을 권한이 있다”며 “작가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이행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무위원회] 정의당 추혜선
“금융위 산하 금융 공공기관 여성 임원 6.5%에 불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금융위 산하 금융 공공기관의 전체임원 78명 중 여성은 6명으로 6.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지난해 공공기관 여성임원 임용 목표 17.9% 대비 3분의 1수준이며, 공공분야 전체 여성임원 비율 14.3%와 비교해도 절반이 되지 않는 수치다.

특히 예탁결제원의 경우에는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추 의원은 지난 1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 국정감사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 승진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 15일 국회에 출석한 이날 출석한 4개 기관의 임원 외 직책자 중 여성 비율은 평균 8.2%를 기록했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주택금융공사 15.4%,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 10.3%,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6.3%,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6.9%였다. 부서장급 이상에서는 캠코 5.6%, 예탁원 4.5%, 신보 3.6%, 한국주택금융공사 3.7%로 더 낮았다.

추 의원은 “예탁원의 경우 올해 9월까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있었고, 캠코를 제외하면 그나마 있는 여성 임원도 모두 비상임이사”라며 “결국 여성이 내부 승진을 통해 임원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여성채용을 늘리고 균형인사를 위한 대책으로 출산·육아 등 경력단절 여성들이 불리한 평가를 받지 않도록 부서평가직원평가 기준 개선과 관리직 선임시 여성할당제 도입 등 2가지를 제안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윤대희 신보 이사장은 “전반적으로 여성차별적인 요인이 없는지 검토하겠다”며 “여성인재 육성을 통해 채용,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위원회] 무소속 이용호
“HUG 여의도 이전 의문…윤리경영도 D학점 수준”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지난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 국정감사서 이재광 사장이 방만 경영을 하거나 개인 편의를 위해 공사 예산을 함부로 사용한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HUG(주택보증공사)가 1년 가량 의무임대차 기간이 남아있었음에도 사장실과 임원실이 있는 사무실을 여의도로 이전했다”며 “이는 심각한 모럴헤저드”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 “HUG는 서민주거안정 기관이다. 작년 10월 갑자기 사장실과 임원실이 있는 서울역 D타워 사무실을 여의도로 옮겼다. 1년 가량 의무임대차기간이 남아있었다. 결국 3억 5000만원 돈을 낭비한 셈”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의원은 “여의도빌딩에 장관실을 계획했다. 돈이 남아돌아서 만든 건가”라며 “누가 지시했나. 국토부 장관 아니면 사장님이 지시한 거죠”라며 거듭 질책했다.

이어 “심지어 지인 채용 비리 의혹으로 민정수석실 조사도 받았다”며 “윤리경영은 D+가 나왔다. 이는 창피한 일”이라며 “사장 때문에 직원들도 경고 받았다. 나였다면 이 정도면 (사장을) 관뒀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이재광 HUG 사장은 여의도 사무실 이전과 관련해서는 “정책 사업 수행과 조직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적 뼈저리게 느끼고 앞으로 그럴 일 없도록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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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